[시즌3](Remake) (외전1) - 교류의 시작 <아스트랄 편> (完)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8-02-18 0



------------------------------------------------------------------------------------------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나는 이들에게 있어서 구세주나 다름없는 존재로 찬양받게 되었다. 그래서 모두가 나에게 극진한 대접을 하려고 해서 나는 계속 사양을 했지만 도무지 들을 생각조차 없어보인다. 좋은 뜻으로 그래주는 거니까 고맙기는 하다만, 솔직히 말하면 너무 과하달까?

어쨌든 대접 받는 것을 뒤로 하고 나는 패르사 외에도 사렌에 걸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환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그들에게도 치료약을 만들어 나누어 주었다. 그러자 이제는 왕족들 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까지도 나를 우러러보는 것이 아닌가... 아, 이럴거면 나 대신 다른 사람한테 치료약을 나누어 달라고 부탁을 하는건데...

그래도 뭐... 여러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만족하자.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패르사가 신하들과 함께 내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아스트랄 님, 뭔가 원하시는 거라도 없으십니까?"

"뭐? 갑자기 무슨 소리야?"

"은혜를 갚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저희의 능력으로 가능한 선에서는 어떠한 요구라도 들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잠깐만, 나는 딱히 무슨 대가를 바라고 그런 짓을 한 게 아닌데."


난 그저 단순히 자원봉사처럼 아무런 대가도 필요없이 선행을 베푼다는 차원에서 그렇게 행동했을 뿐이다. 그런데 어떠한 요구라도 들어주겠다니... 그만큼 고맙다는 마음이 얼마나 큰 지는 알겠지만 그 정도가 상당히 심해지는 것 같다.


"그러니까 내 요구같은 걸 들어줄 필요는 없으니까 괜찮아. 그리고 너무 친절하게 대하면 오히려 상대방이 불편할 수도 있다고."

"아, 그... 그렇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 아니, 잠깐만. 요구는 아니지만 부탁이 하나 있기는 한데... 괜찮을까?"

"그게 무엇인지?"


당초에 내가 동료들과 함께 우주로 나온 목적, 그것은 우리 인류 외의 다른 종족들을 찾고 훗날 그들과 교류하기 위함이다. 즉, 나의 부탁이란 바로 이들 [스페드]가 우리 인류와 교류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어떤 행성에서 온 어떤 종족이며, 무슨 목적으로 우주에 나왔다가 뜻밖의 트러블로 인해 이 행성으로 오게 된 경위를 간단하게 설명한 다음 패르사에게 가까운 시일에 우리 인류와 교류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부탁을 하였다.


"그러셨군요. 알겠습니다. 아스트랄 님의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죠. 아니, 오히려 저희 쪽에서 부탁을 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패스라는 어떻게 생각하니?"

"물론 찬성입니다."

"그럼 지금 이 자리에서 저희 스페드는 인류와 교류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고마워.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부탁이 있는데 말이야."







다른 한 가지 부탁, 그것은 정비소 하나를 빌려달라는 것이었다. 

캡슐은 애초에 비상탈출용만을 목적으로 설계해서 우주선처럼 직접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날아가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그러니까 이 캡슐을 제대로 된 우주선으로 개조할 필요가 있었다. 원래부터 그럴려고도 했었고. 

패르사는 흔쾌히 왕궁 내의 기술자들이 이용하는 정비소를 통째로 나에게 빌려주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나를 보조해줄 많은 인력도 지원해줬다. 역시 왕궁이란 곳의 정비소라서 그런가,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었다. 게다가 이 많은 인력, 이 정도라면 30분도 채 안 되서 끝날 것을 확신하였다.


"그럼 시작해볼까?"


곧 우주선의 개조를 시작하였다. 많은 인력의 지원까지 받으며 캡슐은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었다. 


"다음은 그거."

"예."

"... 응? 패스라?"


그러던 와중에 다른 사람 대신에 패스라가 와서 나를 도와주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패스라가 찾아와서 조금 놀라 왜 이렇게 갑자기 찾아왔는지 물었다. 이유는 그저 단순히 자신도 돕고 싶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왕자라는 자가 직접 이렇게 도와주기까지 해도 괜찮나? 아니, 생각해보면 패르사도 지상의 뚫린 구멍을 다른 자들에게 시키지 않고 본인이 직접 나섰다고 했었지. 패스라는 단지 그런 패르사의 성격을 닮은 거려나?

아무튼 나로써는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었고, 패스라도 본인이 직접 원해서 그런다고 하니 괜찮겠지. 


"... 참, 그렇지. 패스라, 너의 아버지는 어디에 계셔?"


이런 질문을 던진 이유는 그저 단순히 조금 의아했기 때문이다. 패스라의 어머니이자 스페드의 여왕인 패르사가 병을 앓고 상태가 악화되었다고 했을 때도 패스라의 아버지처럼 보이는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가족들에 대해 완전히 무심한 아버지... 아니, 잠깐. 그런 게 아니라면...


"아버지는... 패스리가 태어나고 얼마 뒤에 돌아가셨습니다. 사렌 때문에..."

"... 미안, 괜한 질문을 한 것 같네..."

"아닙니다. 혹시 괜찮다면 얘기를 좀 더 들어주시겠습니까?"


패스라는 얘기를 계속 하였다. 패스라의 아버지인 '패드로'는 왕으로써 나라 전체를 훌륭하게 다스리는 성군이었다고 한다. 항상 자신보다는 타인, 백성들을 우선시하며 나라 전체에 어려운 일이 생겼을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니 그의 인망은 누구보다도 두터웠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날, 불치병이었던 사렌에 걸리게 되었다. 그리고 패스라의 동생인 패스리가 태어나고 얼마 뒤, 숨을 거두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예, 그렇게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 저는 제 스스로에게 맹세했습니다. 언젠가는 아버지와 같은, 아니... 아버지보다 더욱 훌륭한 왕이 되어서 나라를 이끌어 가겠다고. 그리고 아버지의 몫까지 어머니와 동생을 꼭 지키겠다고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스트랄 님, 당신은 크나큰 은인입니다. 어머니를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주셨으니까요. 아, 너무 제 할 말만 했군요. 죄송합니다."

"아니, 오히려 너에 대해서 조금 더 알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좀 더 네가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

"아스트랄 님..."

'그리고 왠지 이 녀석, 레이하고 잘 맞을 것 같은 기분이 드네.'
"아, 얘기를 하는 사이에 완성이 됬네."


패스라와 대화를 하면서 개조 작업을 진행하다가 어느샌가 개조 작업을 완료하였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좀 과하게 개조를 한 것 같았다. 이건 평범한 우주선이라기보다는 뭐랄까, 우주 호화 여객선은 될 것 같은 수준이었다. 이 정도라면 500명 정도는 수용 가능할 것 같았다.


"... 안 되겠다, 다시 하자."
.
.
.

"어디 보자... 여기네."

"어서 내려가자, 세하야."

"알았다, 알았어."
'이번에는 누가 있으려나. 나타 그 녀석이라면 이중으로 시끄러워지니까 걔는 제발 나중에...'
.
.
.

"좋아, 이번에야말로 완성!"

"아까 전보다 더 안 좋아진 것 같습니다만..."

"패스라, 뭘 모르는구나. 세상 일이란 원래 과하게 해서도 안 되는 법이야. 때로는 적당하게 할 필요가 있는 거지."

"과연...! 그렇군요!"

'... 아니,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아무튼 개조가 끝났으니 이제는 준비를 끝마치고 출발을 하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 정비소의 문을 열고 신하 한 명이 달려와 패스라에게 말하였다.


"왕자님! 스페드가 아닌 수상한 자들이 나타났습니다!"

"뭐야?"

"어떻게 할까요?"

"...! 잠깐만, 그 수상한 자들이라면 혹시..."
.
.
.

"이럴 수가...!"

"우리들의 속도로도 잡을 수 없다니?!"

"아니, 이 사람들은 갑자기 왜 달려들고 난리야? 우린 아직 아무짓도 안 했는..."

"세하야! 유리야!"

"?! 아스트랄 씨?"


내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도 수상한 자라고 불리면서 잡혔으니 혹시나 하고 와봤는데 역시나였다. 수상한 자들이란 바로 세하와 유리였다. 상황을 보아하니 몇몇 신하들이 세하와 유리를 붙잡으려고 하는 듯 보였지만 옷깃조차 스치지 못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긴, 상대가 저 둘이니 당연한가. 아무튼 수상한 자들이 바로 세하와 유리라는 사실을 알았으니 나는 그들에게 그만 하라고 말하였다.

내가 말하니 그들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금방 행동을 멈추고 제자리에 섰다. 


"아스트랄 씨,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보다시피 그렇지."

"... 아스트랄 님, 이 둘은?"

"이 둘은 내 동료야."


패스라를 비롯한 다른 신하들에게 지금 눈앞에 있는 세하와 유리는 나의 동료라고 설명해주었다. 그런데 세하와 유리가 내 동료라는 사실을 듣자마자 패스라와 신하들은 세하와 유리에게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를 하는 것이 아닌가.


"아스트랄 님의 동료 분이신 줄도 모르고 크나큰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시길...!"

"용서해주시길!"

"... 아스트랄 씨, 이게 대체 뭔 상황이죠?""

"음... 설명하자면 조금 긴데..."


나는 세하와 유리에게 이곳에 와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였다. 내가 이 행성에 사는 스페드의 여왕인 패르사의 병을 고쳐준 것, 그리고 더는 스페드들이 사렌에 걸리지 않도록 수를 쓴 것, 그 다음으로는 패르사 외에도 병에 걸린 자들을 치료해준 것, 그로 인해 내가 이들에게 있어서 구세주 대접을 받게 된 것.


"그래서 이 사람들이 이런 태도인 건가요?"

"뭐, 그렇지... 하하..."


아무튼 이렇게 세하와 유리를 만나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이제는 두 사람과 함께 나머지 동료들을 찾으러 떠나는 일만 남았다. 그래서 나는 이제 그만 모두에게 이곳을 떠나야 한다고 말을 전한 뒤, 세하와 유리를 데리고 캡슐을 개조한 우주선에 탑승하였다. 


"그 캡슐을 이런 우주선으로 개조하시다니, 역시 아스트랄 씨라고 해야하나... 대단하시네요."

"뭘 이정도 쯤이야."

"아스트랄 님, 벌써 가시는 겁니까? 조금 더 있다가 가셔도..."

"마음은 고맙지만, 어서 빨리 다른 동료들도 찾아야 해서. 그럼 가볼께."

"예, 그럼 다음에 다시 만나뵐 때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들과의 만남을 뒤로 기약한 채 우리들은 내가 캡슐을 개조해서 완성한 우주선을 타고 그 밖에 뿔뿔이 흩어진 나머지 동료들을 찾아 떠났다. 
.
.
.

"뭐야? 이 자식들은!?"

"쿠웨에에에엑!!!"

"하! 작살나고 싶어서 안달이 난 놈들이군! 소원대로 해주지!"

[신기 - 강요저]


------------------------------------------------------------------------------------------


다음은 나타네요



2024-10-24 23:18:4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