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유리 짧은 단편-세하와 유리 이야기

흑신후나 2018-01-2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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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수 없이 돌아가는 시간들, 수 없이 반복되는 순간들, 그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작은 것들이 큰 것을 이룬다. , 작은 순간의 선택이 세계의 큰 결말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말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는다.

 

코앞에서 터진 차원종의 공격에 흙이며 먼지가 온갖 사방팔방으로 날아들었다. 사선에서 마구잡이로 들어오는 차원종의 공격들. 하지만 유리는 그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유리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녀의 시선이 얽힌 곳에는 세하의 장갑이 놓여있었다. 그의 장갑 속은 그의 손을 벗어났지만 그는 장갑을 벗지 않았다. 장갑 속에는 아직도 온기가 남아있을 것만 같은 그의 손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시선을 돌려 그가 있었던 장소를 찾아본다. 곧이어 그가 있었던 장소를 찾았지만 그는 없었다. 그를 찾는 시선이 얼마동안 방황하다 멈춰선 곳은 얼마 떨어져 있지 않는 바닥이었다. 산산조각난 그의 몸에서 붉은 꽃과 같은 피가 흩뿌려졌다.

 

서둘러 그를 찾는다 세하야, 세하야 어디 있어? 세하야, 그만해 나 무섭단 말이야. 세하야? 세하야?

 

"유리야!"

 

그녀의 귓속으로 날카로운 목소리가 파고든다. 그 목소리로는 아마 제이일 것이다.

 

"아저씨"

"유리야, 어서 여기를 빠져나가야 해 어서 가자."

"아직 세하가 나오지 않았어요. 세하를 찾고 가야해요."

 

덜덜거리는 손으로 유리는 제이를 붙잡았다. 손끝은 붉었고 얕게 떨리고 있었다.

 

"유리야, 지금 빠져나가지 않으면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어! 지금 나가야 한다고!"

"아직 세하가 남아있다고 했잖아요! 빨리...빨리 세하를 찾아야해요!"

 

뒤늦게 도착한 슬비는 유리를 보았다. 정신이 나간듯한 눈빛은 슬비의 슬픔을 더했다. 가까스로 슬비는 말을 틔었다.

 

"유리야, 세하는..."

"아니야!! 아니라고!! 찾아야 한다고! 같이 돌아가야 한다고!"

 

제이의 주먹이 유리의 배로 꽂힌것은 그 다음이었다. 무너지듯 쓰러지는 유리를 들춰업고 귀에 달린 무전기를 이용해 무전을 했다.

 

'상황은 어때?'

 

'여기는 늑대개, 사망은 없지만 부상이 크다. 지금 퇴각한다.'

 

'나도 퇴각한다. '

 

차원종의 침공에 검은양과 늑대개팀의 작전은 실패했고, 팀원을 잃었다.

 

한달이 지났다.

 

차원종의 침공은 무사히 클로저 측의 승리로 끝이 났다. 전열을 재정비한 우리들의 반격에 속수무책으로 차원종은 당했고, 결국 많은 피해를 남긴 채 차원문 넘어로 퇴각했다. 차원종들은 많은 피해를 보았고, 우리는 승리했다.

 

다만 우리도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램스키퍼의 의무실에서 온갖 물건이며 기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검은양팀과 늑대개 팀원들 중 그 누구도 그 소리를 막을 수 없었다. 단지 김유정과 제이가 그것을 뜯어말리느라 애를 쓸 뿐. 아무도 움직이지 못한 채 문밖에서 목석처럼 서 있어야만 했다.

유리가 제이의 멱살을 잡고서 늘어진다. 공허한 눈이 제이를 사정없이 짓누른다.

 

... 왜 놓고 온거야! 대체 왜!”

그만해 유리야!”

살았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왜 놓고 간 거냐고

네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당시에 이미 세하는 죽었어.”

아니야.....아니야...”

정말 미안해요.”

 

멱살을 잡은 손에서 힘이 풀린다. 김유정은 유리를 더는 쳐다** 못했다. 제이도 선글라스 너머 시선을 피했다.

 

그럼.... 그럼 그냥 저도 두고 오지. 왜 데리고 왔어요......”

 

유리는 주저앉아서 한참을 펑펑 울었다.

 

02

 

 

 

 

저기 세하야?”

? 그래 유리야?”

 

램스키퍼의 바깥에 세하와 유리가 앉아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그들을 밀고 지나갔다. 서늘한 느낌이 썩 기분 좋았다.

대뜸 유리가 세하에게 질문했다.

 

세하는 나를 사랑해?”

 

세하가 게임기를 놓고서 그녀를 쳐다보았다. 매력적인 그의 눈빛이 그녀를 빨아들인다.

 

가장. 그 무엇보다 사랑해.”

 

세하는 유리에게 담요를 덮어주었다. 매사에 무신경하고 못마땅해 보일지라도 속은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 유리는 세하와 함께 있는 순간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나도 네가 너무너무 좋아. 사랑해.”

 

세하의 품으로 파고드는 유리를 가볍게 껴안았다.

 

항상 네 곁에 있어줘.”

그래.”

어디 가면 안돼.”

알았어.”

무모하게 나서지도..... .”

알았어.”

 

세하는 유리의 볼에 입 맞췄다.

 

차원종의 습격 바로 하루 전날이었다.

 

유리가 눈을 떴다. 문득 눈을 떴을 때는 초췌해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유리야 정신이 드니?”

 

김유정이 유리에게 다가온다. 한달째 먹지도 않고 링거에 의존해 누워서 죽은 듯 눈만 감고 있는 그녀를 더 이상 보기 힘든 찰나였다.

 

언니....”

일단 배고프면 밥이라도 좀 먹어.”

 

유리를 쳐다보는 김유정의 눈에 떨림이 들어왔다. 더 없이 공허한 떨림이었다. 두 볼에 눈물이 떨어진다. 주룩주룩, 계속해서 흐른다.

 

유리야.”

날 지켜주다 죽었어요.”

“........”

언니 어쩌면 좋죠? 더 이상 힘이 나지 않아요. 삶의 의욕이 없어요. 이럴 바엔 차라리..”

안돼!”

 

김유정이 소리를 질렀다. 단숨에 짖어지는 소리는 그 명맥을 잇지 못하고 공중에서 흩어진다.

 

싫다. 싫었다. 김유정은 더는 소중한 사람이 망가지는 꼴을 볼 수 없었다. 김유정은 마음을 먹은 듯 굳게 말한다.

 

정말 무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주겠니?”

 

김유정은 도박을 감행한다.

 

03

 

 

 

 

램스키퍼의 지하에는 많은 기구들이 있다. 많은 기구들은 각자의 쓸모에 맞게 만들어졌을 거지만 그 의미가 퇴색된 채 아무도 그 쓰임새를 모르는 기구들도 있다.

 

타임머신은 그 중 하나였다.

 

확률은 반반, 아니 그보다 더 낮아. 실패하면 영원히 이 세상에는 돌아올 수 없겠지.”

“....”

만약 성공한다 하더라도 구토와 이질감이 네 몸을 덮칠거야. 그러니까 하루의 사용은 한 번 이상은 안돼. 내 말 알겠니?”

.”

 

유리는 단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기계를 돌렸다. 기계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한다. 크게 흔들리며  곧 희멀건 빛을 방출하며 끊어졌다.

 

유리는 무서웠다. 잘못될까 더 없이 무서웠다. 크게 옥죄는 두려움 앞에서 그녀는 속수무책이었다.

 

 

(https://youtu.be/jSvxE5eIUIQ- 브금입니다. 들어주세요.)

 

 

만나고 싶어.”

 

그녀는 흔들리는 기계 안에서 간절히 기도한다. 그를, 소중한 그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단 한번만이라도 좋으니까. 그에게 그런 짓은 하지마라고 하고 싶었다.

 

보고 싶어 세하야.”

 

 

 

 눈이 떠진 것은 그 다음이었다.

 

“............ 정신......

 

이상한 환청이 들린 것은 그 때였다. 아련한 그 목소리가 내 귓전을 때렸다.

 

순간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그토록 보고 싶은 그의 모습이었다.

 

왜 그래?”

 

아아, 드디어 만났다. 드디어,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었어.

반사적으로 몸이 그를 향해 튀어나갔다. 그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게 물든 채 당황해 했다.

 

...왜 그래?”

다행이야.. 다행이야..”

 

유리는 잠시나마 만질 수 없었던 그의 온기, 머리, 얼굴, 몸을 어루만졌다.

 

이제는 혼자 두지 마.”

 

눈물범벅으로 된 얼굴을 뒤로한 채 간신히 말을 이었다.

 

당황스러운 그는 곧 그 투박한 손으로 그녀를 어루만졌다.

 

절대로 혼자 두지 않을테니까.. 울지마.”

 

그래. 이 목소리, 이 느낌이었다. 영원했음 하는 그의 느낌. 간직하고 싶었다.

 

이제는 내가 지켜줄 차례야. 세하야.’

 

속으로 다짐하는 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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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어찌되었는 쓴다고 써 봤는데, 안되었군요. 슬픕니다.

이야기가 이상하게 끊긴 거 같아서 이상하시다고요? 그럴리가요. 그렇게 느끼셨다면 제가 잘 쓴거겠군요. 유리는 세하를 만나서 과거를 바꾸었을까요? 아님 실패했을까요? 결과는 여러분들에게 따라 달려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열린결말이라는 거죠. 이 뒤의 모든 내용은 여러분들이 상상하기에 따라 달려있습니다. 비극을 좋아하면 비극으로 희극을 좋아하면 희극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 목적으로 결말을 남겼죠.

좋아해주시기를 바라면서 이만 저는 물러갑니다.

이상한 글이라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4-10-24 23:18:2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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