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5화- [크라스나야 즈베즈다(Krasnaya Zvezda)]
호시미야라이린 2015-02-13 1
“올비아님? 그런데 ‘검은양(Black Lamb)’ 이라고 했잖습니까? 그 녀석들요.”
“그래.”
“이젠 우리들이 어떤 팀인지를 공개할 때도 되지 않았나요.”
“사이가랑 사야의 말이 맞다.”
“그 녀석들이 검은 양이라면, 우린 뭡니까?”
“이건 어때? ‘크라스나야 즈베즈다(Krasnaya Zvezda)’ 라고 말이야.”
본교의 클로저스 요원들이 검은 양이면, 모스크바 분교의 클로저스 요원들은 ‘크라스나야 즈베즈다(Krasnaya Zvezda)’ 라고 한다. 크라스나야 즈베즈다란, 러시아어로 ‘붉은별’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앞의 철자인 ‘크라스나야(Kresnaya)’ 라는 용어는 러시어어로 ‘붉은’ 이라는 의미다. 크라스나야를 한자로 보면 ‘붉을 적(赤)’ 으로 생각하기 바란다. 그리고 뒤의 철자에 해당하는 ‘즈베즈다(Zvezda)’ 라는 용어는 마찬가지로 ‘별’ 이다. 결국 크라스나야 즈베즈다는 ‘붉은별’ 이란 의미다. 크라스나야 즈베즈다. 붉은별이란 뜻이 있지만, 러시아 국방부와 관련한 언론? 잡지? 대충 그런 부류의 이름이기도 하다.
“......”
“저 녀석들이 ‘검은양(Black Lamb)’ 이라면, 우린 ‘붉은별(Krasnaya Zvezda)’ 이란 거죠?”
“......그렇군요.”
“저 녀석들이 스트라이커, 캐스터, 레인저, 파이터, 랜서와 같이 근접이면~?”
“우리는 ‘라이플러(Rifler)’, ‘샤프슈터(Sharp Shooter)’ 라는 겁니다요!”
“올비아님을 빼면 사야가 짱인데, 그럼 혹시 이세하와 같을까요?”
“사이가. 날 너무 ‘과대평가(過大評價)’ 하지 마라. 이세하는 알파퀸의 아들이다.”
“알파퀸?!”
“차원전쟁에 있어서 그야말로 전설적인 존재. 바로 ‘알파퀸(Alpha Queen)’ 이라 부르나. 그 자가 이세하의 모친이다.”
“......;;;;;;”
“사야가 저렇게 말할 정도면, 우리들은 찍소리도 내지 못하겠군.”
신강고등학교 본교의 학생들 중의 하나인 이세하. 이세하의 모친이라면 과거 차원전쟁 시절에 정말로 유명했던 존재다. 그야말로 ‘차원전쟁의 전설(次元戰爭の傳說)’ 이라 불렸던 존재임과 동시에 ‘알파퀸(Alpha Queen)’ 이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던 인물이다. 사야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을까는 모르겠지만, 뭔가 확실한 사실이 하나 있다면 사야는 이번에 모스크바 분교에서 파견온 학생들의 대표이자 ‘전교 1등’ 출신이란 거다. 사야, 사이가, 정나혜, 김유미, 리리스 순으로가 그 정답이다. 그러니까 모스크바 분교에선 정식 클로저스 요원이자 최상위권 학생들을 파견학생단이란 명목으로 보냈다가 맞다. 말이 좋아서 신강고등학교 모스크바 분교지만, 러시아 국방부가 관리하는 학교다.
여기서 잠깐, 아까 저들이 말한 라이플러와 샤프슈터 등등에 대해서 알아보자.
사이가가 말한 ‘라이플러(Rifler)’ 라는 용어는, 말 그대로 ‘거너(Gunner)’ 와 같은 거다. 소총을 쓰는 사람들을 라이플러라 부르기도 한다. 사야, 사이가, 김유미가 라이플러에 해당한다. 실질적으로는 가변총검이라 하나 주로 검보다는 총을 사용하기에 사실상 라이플러가 맞는 말이다. 거너라 불러도 상관은 없지만 정작 그녀들은 라이플러란 이름으로 부르고 있기에 사실상 라이플러라고 결정해서 부르는 것도 괜찮을 거다.
그리고 이어서 언급한 ‘샤프슈터(Sharp Shooter)’ 라는 용어는 과연 무엇일까?
우선 두 단어를 나누어서 생각하자. ‘샤프(Sharp)’ 란 날카로운, 날카롭게란 뜻을 지니고 있으며 뒤의 ‘슈터(Shooter)’ 라는 것은 말 그대로 사수, 포수, 사냥꾼 등이란 뜻이 있다. 결국 둘을 합치면 ‘날카로운 사수’ 라고 보면 된다. 보통 저격수를 ‘스나이퍼(Sniper)’ 라고 부르는데, 스나이퍼가 아니라도 샤프슈터라고 불러도 된다. 어쨌든! 샤프슈터는 정나혜가 그런 경우다.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리리스는 뭘까? 리리스는 총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절편(多節鞭)’ 이란 이름의 채찍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찍이란 무기를 생각하면 뭐라고 부르기가 애매하다. 뭐라고 해야 좋을까?
------------------------------------------------------------------
한동안 조용한 신강고등학교. 그 덕분에 이세하 등의 검은양 팀은 아주 한가한 때를 보낼 수가 있다. 어째선지 ‘차원종(次元種)’ 이라는 그 몬스터들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을 보냈다고 했으면서 정작 이 녀석들은 수업에 집중을 잘 하질 않는다. 특히 리리스와 사이가. 선생님들이 분필을 던져서 깨우려고 할 때면 저절로 얼굴이 옆으로 이동하며 분필을 피한다. 자는 상태에서 선생님들이 던지는 분필을 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걸까? 분명히 자고 있고, 얼굴만 옆으로 움직이는 상태인데 말이다. 녀석들이 자는데도 정작 사야는 전혀 깨우지를 않는다.
“이봐, 사야.”
“......?”
“사이가랑 리리스 말이야. 수업시간에 자주 졸고 있잖아. 왜 안 깨워?”
“서유리. 너 정말 모르는 거냐.”
“뭐?”
“수업시간에 자는 녀석을 뭐 하러 깨워야만 하는 거지. 꼭 깨우라는 법이라도 있나.”
“뭐... 뭐?!”
“내가 수업을 들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자는 애들을 일일이 깨우는 선생님들이 멍청해 보여.”
“멍청해?!”
“무슨 말이지? 선생님들이 멍청하다니?”
“뭐야. 이젠 세하까지도 태클을 거는구나. 근데 그게 당연한 상식이야.”
왜 사야는 수업시간에 자는 애들을 절대로 깨우지 않을까? 한번 들어보자.
사야는 본인이 모스크바 분교에 다니던 시절에도 수업시간에 자는 사람들은 절대로 깨우지 않았다고 한다. 자는 녀석들을 뭐 하러 깨워야만 하는 거냐고 말함은 물론이고, 그들을 깨워서 내가 얻을 수익이 뭐냐고, 어차피 깨워봐야 자기가 얻을 이익이 없기 때문에 자는 녀석들은 그냥 철저히 내버려둔다고 한다. 쉬는시간에 총을 꺼내어 열심히 손질하는 사야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마치 친구가 죽든 말든은 자기가 상관할 일이 아니라는 듯한 느낌? 얼음보다도 더 단단하고, 심지어는 진짜 악역과 같은 냉혹함이 느껴진다. 자기 친구들을 상대로도 총으로 쏘는 녀석인데, 과연 생판 남을 못 죽일까?
“수업시간에 자는 녀석들을 일일이 깨우는 선생들이 더 멍청한 인간들 아닌가.”
“......;;;;;;”
“어떤 상황에서도 ‘마치 영혼이 없듯 말하는’ 사야 네가 무섭다.”
“이세하. 이건 너도 마찬가지 아닌가. 옆에 서유리가 당황한 거 같은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