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도대체...!(길이 주의

닉네임있는척 2018-01-14 4

0.

콰아앙!


여기 납치된 민간인을 발견했다! 작전1 클리어! 작전2로 넘어간다! 여러분! 이제 걱정 마십시오! 테러리스트로부터 저희 유니온이 지켜주겠습니다!”


이건 내가 처음 그를 봤을 때의 기억.

 처음으로 느낀 죽음의 공포에서 날 살려줬다는 명목으로 막연히 동경을 가지게 된 나의 기억.

 이 기억을 시작으로 나는 유니온에 어떻게든 들어가 저 남자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 후 나는 유니온을 목표로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 남자를 만나기 위해.

 하지만 세상은 나에게 이 노력에 결과물이라 할 만 한건 주지 않았고,

오히려 지금까지의 나의 노력을 철저히 무시한 채 오로지 우연으로 나에게 성공을 가져다 줬다.

 

내가 위상력에 각성해 버린 것이다.

 

 

 

 

- 프롤로그 끝-

 

 

1.[유니온 OO지부]


관리요원님, 데이비드 관리요원님! 여기 부탁하신 차원종에 잔해를 가져 왔어요!”


나는 위상력에 각성한 후 바로 유니온에 입사를 성공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간에 위상력 테스트로 나의 능력 형태와 등급 같은 걸 체크한 후 이 곳에 배치받게 됐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곳에 정말 거짓말처럼 그 남자가 내 눈앞에 들어왔다.

그의 이름은 데이비드 리.

훈련받은 요원들을 이끌고 대테러 작전을 선두에서 지휘하며 사람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지금까지 내 머릿속에서 꾸며 왔던 모습 그대로 내 눈앞에 서 있었다.


흐음. 말했던 차원종의 잔해를 들고 왔군. 약속했던 지원품은 거기 책상위에 있네. 지금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니 자네가 알아서 챙겨가게.”


! 언제나 수고하십니다!”


그러나 보다시피 저 분은 언제나 일이 가득해서 모처럼 이렇게 만날 때 도 별다른 일이 없다면 사무적인 관계로만 대해주신다.

 그래도 첫 날 에는 조금 잘 대해주신다 생각했는데


....당신은...그분이군요! 저번에 날 구해준! 기억 안 나십니까? 접니다! 그때 테러리스트한테 납치 당했던! 그리고 당신이 와서 구해준!”


? 그런 일이 있었나? 아니, 그런일도 있었군. 그러니 갑자기 내 앞에서 울려는 듯한 표정은 그만두게! 크흠. 일단 내 눈앞에 있다는 건 이번에 배치된다는 신입 클로저겠군. 맞나?”


! 그렇습니다! 이번에 당신과 함께 할 것을 명령받은...!”


좋아 좋아. 활기차서 보기 좋네. 하지만 자네는 이제 클로저야. 과거에 무슨 일을 겪었었든 그런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조금 곤란하네. 그리고 한 가지 더. 나는 당신이 아니야. 소개하지. 내 이름은 데이비드 리. 앞으로 자네를 담당하게 된 관리요원이지. 나를 부를 때는 관리요원님이라 불러주게.”


나 혼자만 한 착각이었던 걸까?

 

2.[반 유니온 테러 집단 중 하나의 본부]

콰과과곽! ! 촤좌좌좟!


크윽! 여기를 찾아오다니 클로저...! 도대체...도대체 어떻게 알아낸 거지?”


,, 여기는 A. 명령대로 테러리스트로 보이는 자들을 대량 검거 했습니다. 인질로 보이는 자들은 없는 것 같으니 이대로 귀환하겠습니다.”


하아...클로저가 된 지 어느새 꽤 긴 나날들이 지났고 나는 이제 A급 요원 자격까지 올라가 있다.

 A급요원이 되니 이제는 통상적인 차원종 처치나 잔해수집보다 이런 테러리스트를 진압하는 작전에 자주 투입됐다.

 아무래도 데이비드 관리요원님의 일이다 보니 나도 자연스레 참가하는 형태가 되었는데

 이런 일을 할 때는 차원종을 처치할 때는 전혀 느끼지 못 했던 같은 인간을 처리한다는 죄책감,

 '같은 사람을 상대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데이비드 관리요원님께 작전에서 빠지고 싶다고 말해 봤는데 돌아온 대답은


이봐, 자네는 클로저야. 클로저는 위상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받는 호칭이 아닐세. 우리들의 보호가 필요한,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도와주는 그 때 비로소 클로저라는 호칭을 입에 올릴 수 있지. 들어보게, 자네. 저기에 민간인을 무차별 폭행 및 납치하는 테러리스트와 테러리스트에게 무차별 폭행과 납치를 당하는 민간인이 있네. 그러면 자네는 누굴 도와야 하는 것 같나? 내 말을 알아 듣겠나? 자네는 클로저로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거야. 망설일 이유는 없네. 난 자네가 앞으로도 잘 할 거라고 생각하네.”


이라는데 그 후 다시 찾아갈 수 있을 리가 없지.

이런 대답을 듣고 나는 이것도 클로저로서 해야 할 일이다.’ 라는 생각으로 테러리스트들을 계속 제압해 왔다.

이것도 내가 동경했던 이제는 존경하는 남자와 함께하는 일이라고 되새기며.

 

 

3.[유니온 총본부]


, 요원님. 혹시 데이비드님 못 보셨습니까? 여기 부탁 받은 보고서를 가져왔는데...”


? 데이비드 관리요원님? 아마 회의실에 있을 텐데. 오늘 중요한 회의가 있다고 하셨거든. 이리 줘. 내가 갖다줄게. 어차피 할 말도 있고 하니까


? 그래 주시겠습니까? 감사합니다! , ... 승급심사 건은... 괜찮으십니까? 역시 다시 한 번...”


그만. 내가 알아서 할게. 그리고 이건 내가 갖다 줄게. 그럼 일 봐


크흠. 벌써 쟤 귀에도 그 이야기가 들어간 건가. 하아... 하여튼 이놈의 유니온은 정보력이 엄청나다니까.

방금 내가 보고서를 가져간 저 남자는 얼마전에 들어 온 관리요원이다.

관리요원이라고는 해도 아직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지금은 잡무 쪽으로

여러 방면 다른 요원들의 심부름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이 보고서도 그 중 하나겠지. 그럼 이제 내 관리요원님을 만나러 가볼까? 

지금 나는 1. 데이비드 관리요원님이 있을 회의실은 꼭대기 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구장창 올라가면 찾아갈 수 있다. 

도착한다 해도 회의가 끝날 때 까지는 밖에서 기다리겠지만 이정도로 긴 엘리베이터가 도착할 때 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딩동 1층입니다 문이 열립니다 문이 닫힙니다





이거야 원. 이렇게 꽉 막힌 곳에 혼자 있으니 잡생각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군.’   


혼자 덩그러니 엘리베이터에 있으니 얼마 전에 겪은 일이 불현 듯 떠오른다.


, 안되는데. 데이비드님을 보고 질문만 하려했는데. 이러다간 원망까지 해버릴 것 같잖아.’


그 일은 다른 게 아니라 나의 승급심사. 내가 다음단계의 요원. , S급요원 심사에서 겪은 일이다.

 

3-1[클로저 승급심사장]


데이비드 관리요원님! 저 드디어 S급요원으로 승급할 수 있게 됐어요! 저 이제!”


하하하! 이봐, 자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 않나. , 평소의 자네 실력이라면 합격은 문제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기뻐하는 건 합격한 후로 잠시 아껴두게나.”


! 그럼 이제 곧 시작인 것 같으니 준비 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나도 준비하지. 좀 있다 보게나.”


오늘은 나의 실력을 검증받는 날이다. 그리고 이 검증이 끝나면 나는 S급 클로저가 되어 있을거다. 

그렇게 된다면 나는 이제 그 분, 데이비드 관리요원님에게 지금까지 내가 이런 일을 견딜 수 있었던 것,

어느새 이렇게 모두에게 인정받을 만 한 클로저가 된 것, 그리고 지금 내가 어쩌면 테러리스트들에게 끌려다니거나 

죽임을 당했을지도 모를 내가 이 자리에 살아있는 것 모두 당신 덕분이라고. 언제까지나 고마워 할 거라고.

옛 날 나를 구해 주었던 당신께 어느새 이런 자랑스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그렇게 말해 줄 거다.

이런 마음을 가득 안고 나는 어느새 인가 내 앞에 찾아 온 승급심사장의 문을 열었다.

 

이것으로 승급심사를 마칩니다. 최종결과 확인은 잠시 후 심사위원님들이 직접 알려줄테니 잠시 그 자리에서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후우...끝났다. 됐어. 이정도면 충분히 내 능력을 보여 줬다고.”


확실히 이번 승급심사는 조금 지치긴 했다. 하지만 그뿐이다. 다 끝나고 나서 조금 지친거지,

심사 도중에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경우는 없었다. 고 생각한다. 뭐 이미 지나간 건 지나간거고,

난 최선을 다했으니 이제 결과만 기다리면 된다.


지이이잉


눈 앞에 화면이 보이고 심사위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앉아있는 모습이 비친다.

 3명이 있는데 그 중에 한 명 데이비드 관리요원님이 있다. 그리고 한 명 한 명 자신이 평가한 점을 말해 주었다.

 뭔가 많이 말했지만 결국 중요한 건 결과지. 그리고 이번 심사 결과는...

불합격이다. 다른 두 사람이 나에게 합격이라 알려줬지만 마지막 데이비드가 결과를 바꿔 놓았다.

나에게 불합격을 준 것이다.

       

3-2[유니온 총본부 회의실 앞]

내 앞에는 문이 하나 있다. 이 문 너머에는 아마 이름 있는 유니온 간부님들과 데이비드가 모여 회의를 하고 있겠지.

지금은 아마 클로저의 향후 관리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문 밖으로 새나오는 목소리는 데이비드의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클로저들에게 많은 지원을 해 왔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차원종으로부터 우리들을 지켜와주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모르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이제 인류의 안전을 위협했던 차원문은 굳이 고위상력능력자가 아니라도 진압 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규모로 열리게 되었고, 차원문의 출현을 알려주는 위상변곡률을 직접 확인 할 수 있고,

위상능력자가 아니더라도 차원종을 처치할 수 있는 위상반전탄이나 위상탄 같은 강력한 대항수단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렇게 된 시점에서 우리들은 과연 위상능력자들에게만 의존해 우리의 신변을 그들에게 맡겨야만 합니까?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들은 과학의 힘으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어느새 위상력 이외에도 차원종에게 대항할 수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클로저만이 우리를 지킬 수단이 아니란 말입니다. 이에 저는 앞으로의 클로저들에 대한

지원을 다른 대차원종장비들의 제작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우리 유니온이 나아갔으면 합니다.”


데이비드의 자신있고 힘찬 목소리는 회의실 문 너머에 있는 나에게 들어왔고, 나의 머리를 뒤집어 놓았다.


어라? 저건 그러니까 결국 클로저들이 필요없다는 식으로 말 하는 것 같잖아. 설마 데이비드님이 저런 말씀을 하신거야? 지금? 여기서? ? 어째서? 지금까지 나에게 클로저들은 힘없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있는, 누구에게나 의지 받을 수 있는 그런 모습을 향해 나아가라고 알려주셨던 데이비드님이 지금은 클로저들이 이제 필요 없다고 말하는거야? , 어쩌지...이러면 안 되는데, 이런 생각 하면 안 되는데... 나 데이비드님을...아니야! 이건 뭔가 사정이 있을거야. 그러니까...그러니까 조금 있다가...내가 조금은 침착해졌을 때, 머리를 식혔을 때 다시 찾아오자... 그리고 그 때 이 말에 대해 물어보자. , 근데 내가 여기 왜 왔더라... , 맞아. 보고서...그리고 심사 건에 대해 물어보러... 후우... 하지만 지금은 내가 뭣 하나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러니까 나중에 하고 일단 지금은... 돌아가자.’


나는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올라올 때도 길다고 느끼긴 했지만 지금은 훨씬 더 길게 느껴졌다.


딩동 1층입니다 문이 열립니다 문이 닫힙니다


이 소리에 나는 다시 멍하게 있던 자신을 버리고 최소한의 이성을 챙겼다.

그리고 눈앞에 보인 관리요원들 중 한명에게 말을 걸었다.


이봐. 혹시 어디 처리해야 할 일거리 남는 거 없냐. 이왕이며 차원종 처리 같은걸로 말이야.”


?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A급요원인 당신에겐 너무 쉬운...”


됐어. 그냥 알려주기나 해. 바로 처리하러 가주지.”


알고 있다. 지금 내 모습이 이상하다는 정도는. 하지만 지금 당장 뭔가를 하지 않으면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잡념들이 다시 한 번 내 머리를 뒤집어 놓을 것 같다.

 

 

4.[차원종 출현 구역 - 작전 지역]

써걱! 촤아악!


이녀석으로 끝인가...”


방금 처리한 녀석을 끝으로 이번 작전은 끝냈다. 숫자는 많긴 했지만 E, D등급이 대부분이었고

높아봤자 C등급으로 판정된 녀석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 확실히 A급인 나에겐 쉬운 일 이었다.

이제 다시 돌아가면 끝이다.


요원님! 들리십니까? 지금 요원님이 계신 그 곳에서 새로운 차원종 반응이 감지됐습니다! 이번에는 A! A급의 차원종으로 추정 됩니다! 지금 주변에 있는 클로저들에게도 연락을 했으니 그들과 합류 후 함께 처리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아? A급이 나왔다고? 알겠어. 내가 처리하지.”


기다리십시오! 요원님! 지금 그 쪽으로 가고 있는 클로저가 있으니 함께...!”


시끄러워! 내가 한다고 했잖아! 정 도와주고 싶다거든 내가 처리한 후 잔해들이나 주워가라고 해!”


4-2[A급 차원종 발견 지역 - 작전 지역]


! 이건가? A급 이라는 게.”


내 눈앞에는 차원종이 있다. 그것도 A급이라고 판정 된.

다른 클로저와 함께 힘을 합쳐 이것을 쓰러뜨린다.’가 방금 전 내가 들은 관리요원의 의견. 타당하다.

뭐 하나 잘 못 된점 없는 지당한 의견이다. 하지만 방금 전에 나에게는 이 지극히 합리적인 의견에 오기가 생겨버렸다.

이 오기는 내가 A급 요원이니까 저정도는 처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총본부의 회의실 앞에서 들어버린 말들로 머리로 피가 쏠려서 인지, 아니면 그보다 전에 겪은

심사 탈락에 대한 불만 때문에 생겨버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 셋 다 영향을 주긴 했겠지.

어쨌든 결국 내가 해야할 건 이 녀석의 처리다. 다른 일들은 뭐가 됐든 이 일 후에 일어나겠지.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나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차원종을 공격해 나갔다.


카가가각! 츠츳! 콰광!


확실히 방금전까지 처리 했었던 잔챙이들과는 다르긴 했지만 조금 단단한 느낌이 들 뿐

내가 이녀석을 처리하는 데는 문제없어 보였다. 지금 바로 이 순간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 

지금 공격을 이어가던 나에게서 갑자기 위상력이 나오지 않았다.


챙강! 투두둑!


내가 잡고 있던 장비들은 나의 위상력 공급이 끊기니 차원종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부서졌다. 그리고 나 또한 차원종의 공격을 버텨내지 못했다.


철퍼덕!


이게 뭐야...! 위상력이... 위상력이 안나오잖아?”


나는 떠올렸다. 그날 나에게 있었던 첫 번째 죽음의 공포를. 그 두 번째가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것 같았다.

나는 지금 뭐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 그 자리에 그저 다리에 힘이 풀린 채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한 가지 생각이. 지금 내가 알고 있는 클로저에게 가장 치명적인 증상하나를 떠올랐다.

위상력 상실증. 그건 현재까지 원인을 알 수 없이 발현되는 증상으로 아직 치**법도,

예방법도 나오지 못 한 서서히 클로저로서의 삶을 죽여가는 최악의 증상이다.

그 빌어먹을 증상을 지금 나는 몸소 체험 중이다. 하지만 그건 잠시. 다시 위상력이 돌아왔다.

 위상력 상실증은 서서히 위상력을 잃어버리게 하는 증상. 이렇게 갑자기 모든 위상력을 잃어버리진 않은 것이다.

나는 돌아온 위상력을 느낀 후 그 자리를 바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직감했다. 내가 위상력 상실증에 걸렸다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방금까지 상대했던 차원종은 어떡할지 생각하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나는 그저 뛰쳐나갔다.

 내가 마주한 내가 감당하지 못할 거 같은 이곳에서.

 

 

5.

나는 위상력상실증에 걸린 내 몸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어차피 좋아 질리도 없고 오히려 나빠지기만 할 것이란 걸 짐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리는 할 수 없었던 나는 지금까지 했던 것 보다는 일을 많이 줄였고 지금 나의 위상력을 아끼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지금까지 함께 일했던 데이비드와는 멀어지게 됐고 각자의 삶이란 걸 만들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지금까지의 나를 완전히 바꿔놓을 연락을 받았다.


나와 함께 세상을 바꿔** 않겠는가?”


이런 의심만 받을 문자로 나에게 연락을 취해온 건 신서울의 지부장이었다.

신서울의 지부장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애초에 신서울이란 곳을 신경쓰지 않았던 나라서

갑자기 이러한 메일이 온 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무지 이걸 보낸 이유를 짐작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거절의 의미를 담은 메일로 답변했지만 상대방에게 나의 거절의 뜻은 닿지 않았다.

한번만 이라도 좋으니까 내말을 직접 들어달라고, 그후에 다시 답을 해주면 안 되겠냐?’고 나를 설득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나는 이 계획에 빠뜨릴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 같다.

결론을 말하자면 나는 그 질문을 긍정했고 세상을 바꾸기 위한 계획에 신서울 지부장과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솔직히 이제와서도 제대로 선택한 건지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나를 설득하기 위해 신서울 지부장이 직접 전해준 말들은 하나같이 충격적이었고

내가 버티기에는 힘든 말들 뿐이었다.

그 내용은 지금 진행중인 데이비드의 유니온 개편계획과 지금까지 유니온이 벌였던 온갖 더러운 행위들,

그리고 그것들에 앞장섰던 데이비드, 얼마안 가 데이비드가 저지를 수많은 참사들. 하나같이 지금까지

내가 따랐던 데이비드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남자의 ** 계획들을 들은 나는 처음엔 분노했고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짓이냐?’고 따져들었지만 쏟아져 나오는 증거들에 결국 납득할 수 밖에 없었으며

그 자리를 뛰쳐 나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뛰쳐나가고 있었다.


이봐, 잠시만 기다리게 내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아직 자네의 대답도 듣지 못했어. 어떤가? 이대로 그자의 계획이 진행되게 둘 텐가? 그렇게 되면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억울하게 죽을 것 같나? 지금 세상은, 앞으로의 세상은 자네같이 유능한 인재가 절실하네. 그러니 부디 나와 함께 그를 저지하면 좋겠네. 부탁하네. 클로저.”


'클로저인가. 이 얼마나 부탁받기 쉬운직업이란 말인가.'


나는 지부장에게 손목을 잡혔고 그의 입에서 나온 말들에 어지러운 마음들이 향할 방향을 잡아 주었다.

그렇다. 나는 클로저다. 시민들을 지켜야 한다.

그게 차원종에게서든. 사람에게서든. 나는 클로저로서 그 남자를 막아야 한다. 

더 이상 그 남자의 잘못된 모습을 보고싶지 않고 시민들도 지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지금까지 나의 우상이었던 데이비드를, 내 어릴 적 생명의 은인이었던 데이비드를,

나의 첫 관리요원이었던, 언제나 정의를 외치며 나에게도 정의를 가르쳐준 데이비드를... 내 손으로 막아야 한다.

이건 그러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 지금까지 정의를 동경만 하던 아이가 이젠 악에게 대항할 줄 아는 아이로

새롭게 태어나는 첫 번째 울음소리. 나는 그 첫 울음소리를 신서울 지부장에게 말했다.


저는... 클로저...! 당신과 함께 데이비드를 막아 시민들을! 세상을! 구하겠습니다!”


이렇게 나는 지금까지 믿고 따랐던 나의 첫 번째 우상을 막는 길을 향해 나아가게 되었다.

 나는 클로저.

 클로저 김기태.




-첫 작품이라 좀 짧습니다.-


※이 글은 픽션입니다. 너무 따지지 말아주세요.(갓기태님의 성격이 많이 미화 됐습니다.)  충고는 좋지만 나쁜말 하면 울거에요 진짜

2024-10-24 23:18:1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