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Remake) (1부 17화) - 여행에서 생긴 일 (3)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8-01-0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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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가 자신을 감싸주려다가 카르간에게 인정사정없이 당하는 광경을 바로 앞에서 두 눈으로 똑똑히 바라본 이세희는 이제껏 느껴본 적이 없는 '분노'가 치밀어올랐고, 그 분노는 곧 [성화]라는 모습으로 형상화되었다. 


'이 모습은 분명...'
"그래, [성화]라는 거였나? 그런데 설마 아무런 힘도 없는 네가 갑자기 이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되다니, 역시 피는 못 속인다고 해야겠군."

'이 힘이라면... 나도 싸울 수 있어!'
"하아앗!!!"


이세희는 자신의 손발을 묶은 구속을 진작에 재 하나 남기지 않고 완전히 불태워버리고, 자유로워진 몸을 움직이며 카르간에게 맞섰다. 


콰아앙-!!!


이세희는 카르간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카르간은 위로 뛰어올라 공격을 피하고는 이세희의 뒤로 착지하였다. 빗나간 이세희의 주먹은 카르간이 서 있던 자리를 박살내며 큰 충격파를 일으켰다.


'과연... 약한 소녀를 이렇게나 강한 힘을 발휘할 줄이야.'
"하지만..."

"이잇!"

... 빠직-

"어...?"


뒤로 돌아 다시 한 번 카르간에게 공격을 하려는 찰나,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짧게 들려왔다. 이세희는 그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소리는 자신의 주먹과 팔에서 난 소리였다.

카르간을 맞추지 못해 땅을 내리친 이세희의 주먹은 뼈가 군데군데 부서져 뒤틀려 있었고, 팔은 팔꿈치의 피부를 뚫고 뼈가 탈골되어 있었다. 그걸 보고나서야 이세희는 엄청난 통증을 느끼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악!!!"

'역시 그렇군.'

"으으... 아으..."
'ㅇ, 어째서...?'

"아직도 깨닫지 못한 거냐?"

"!?"


[성화]의 힘 덕에 빠르게 움직이고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게 된 이세희였지만, 커다란 결점이 하나 존재하였다. 그것은 바로 이세희의 '육체'였다.

[성화]는 본래 일정 수준의 실력을 갖게된 소수의 프레이먼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을 때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변신'의 일종이었다. 그만큼 [성화]의 힘을 가지려면 뛰어난 힘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고 이를 뒷받침해줄 육체 또한 필요하다. 하지만 이세희는 조금도 단련되지 않은 육체로 [성화]의 힘을 발휘하게 된 탓에 육체가 그 힘을 견뎌내지 못하고 스스로의 몸을 망가트리게 것이었다.

간단하게 비유하자면, 지금 이세희는 공기를 과도하게 넣어 조금만 건드려도 터져버릴 것만 같은 풍선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카르간은 이러한 사실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그런 말을 한 것이었다.


"기껏 힘을 얻었는데, 유감스럽게 되었군."

"그럴 수가..."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들, 결국 지금의 자신에게는 허울만 좋을 뿐인 힘이라는 사실에 이세희는 망연자실하였다. 그리고 힘을 얻었어도 이전의 자신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마찬가지라는 사실 또한 이세희에게 더 큰 좌절을 안겨주었다.


"어쨌든 이제 끝내도록 하지."

퍼어억-!!

"아윽!'


그러는 사이 카르간이 다가와 이세희의 복부를 주먹으로 가격하였다. 늑골이 여러 개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이세희는 피를 한껏 토하면서 그대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이세희가 정신을 잃음에 따라 [성화] 상태 또한 자연스럽게 풀려버렸다.


'죽일 생각으로 공격하였건만, 죽지 않았다? 그렇군, 반사적으로 [성화]의 모든 힘을 방어에만 사용한 건가. 대단한 재능이군. 만약 이 소녀가 아비인 이세하에게 단련받아왔다면 분명 상당한 실력자가 되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상관없지. 해야할 일은 변함이 없으니. 이제 곧 편히 보내주마."


카르간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 이세희를 확실하게 죽이기 위해 주먹을 높이 치켜들었다. 곧 카르간의 주먹이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이세희를 향해 일절의 주저없이 내리쳐졌다. 카르간의 주먹이 이세희에게 내리꽂히려 할때, 


"?!"


그의 앞을 누군가가 막아서며 자신의 양팔로 카르간의 주먹을 막아내었다. 카르간의 주먹을 막아낸 그 양팔에는 단단한 갑옷과도 같은 비늘이 덮여 있었다. 그 양팔로 카르간의 주먹을 막아 이세희를 지킨 것은 바로 아까 전에 카르간에게 던져졌다가 기절하였던 이천용이었다.

그 사이에 정신을 차린 이천용이 때마침 카르간의 주먹이 이세희에게 내리꽂히려 하는 것을 목격하고 모든 힘을 쥐어짜면서 순식간에 다가와 막아낸 것이었다. 


"네놈... 아직도 일어설 수 있는 거냐."

"그야 물론이지... 이대로 네가 세희를 해치도록 내가 가만히 두고 볼 거라고 생각했냐!"

'그런데 이 녀석의 팔... 아니, 이 녀석은 틀림없는 인간이다.'
"흥, 그렇다고 네가 뭘 할 수 있다는 거지? 너와 나의 실력차는 명백하다. 그럼에도 날 막겠다고?"

"그딴건 내가 포기할 이유가 되지 못해!"


이천용은 양팔로 막고 있는 카르간의 주먹을 쳐내고 양팔에 덮은 비늘을 양손에도 덮고 주먹을 내질렀다. 그 주먹은 일전에 싸웠던 피부를 경화시키는 능력을 가진 미기네의 경화된 피부를 꿰뚫었을 때보다 더욱 강해진 위력을 지닌 주먹이었다. 하지만, 그 주먹은 카르간의 손에 간단하게 붙잡혀 막혀버렸다.


"이익!"


이천용은 남은 손으로 두 번째 주먹을 내질렀다. 그러나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카르간의 다른 손에 붙잡혀 막히는 것이었다. 양주먹이 붙잡힌 이천용은 카르간의 손에서 주먹을 빼보려 하였으나, 자신을 훨씬 뛰어넘는 괴력으로 꽉 붙잡고 있어서 도저히 빼낼 수가 없었다.

보통이라면 양쪽 다 양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됬어야 했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달랐다. 겐카르만인 카르간의 팔은 2개가 아닌 4개였기 때문에, 2개의 손을 못 쓰는 상황이었어도 아직 나머지 2개의 손을 쓸 수 있었다. 카르간은 이천용의 양주먹을 계속 붙잡고 있는 채 남은 두 손으로 주먹을 쥐고 이천용의 상체를 마구잡이로 연타하였다.


"크악! 으억!"


양손이 봉쇄된 데다가 카르간의 주먹은 묵직하고 빠르기까지 하여 이천용은 속수무책으로 카르간의 연타에 계속 당하고 있을 뿐이었다.


"크으으...!"

"용케 버텨낸 그 근성은 칭찬해주지."

뿌지직-!!

"으아아아악!!!"


연타를 멈춘 카르간은 발로 이천용을 차버리면서 양손으로 붙잡고 있던 이천용의 양주먹을 그 양팔과 함께 몸에서 뜯어내버렸다. 양팔이 뜯긴 이천용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팔이 떨어져나간 부위에서 선혈을 허공에다 흩뿌리며 그 주변에 있던 잡동사니 더미 위에 힘없이 쓰러졌다.


콰직-!!

"컥..."


그리고 카르간은 쓰러진 이천용을 강하게 짓밟았다. 내장이 찌부러지는 듯한 고통과 함께 이천용은 피를 토하고는 금새 빈사 상태가 되어 몸을 아주 조금 까딱거리는 것도 불가능 해보였다.


"끝났군."


카르간은 그 상태로 가만히 내버려둬도 이천용은 알아서 죽게 될 것이라 단정짓고는 다시 몸을 돌려 쓰러져있는 이세희에게로 다가갔다.


"......"
'어딜... 가는 거야...!'

"시간이 꽤나 걸려버렸군."

'그만둬... 세희를... 건드리지 마...!'

"이제는 어떠한 방해도 없다. 확실하게 끝을 내주지."

'... 누구라도 좋으니까 제발... 세희를 구해줘... 부탁이야...!'
.
.
.

"아아~ 이거 꽤 큰일났네. 하지만 '내'가 죽음 직전까지 내몰린 덕에..."

스으으...

"드디어 닿았다구."
.
.
.

예상치 못한 방해자들 때문에 예정이 지체되긴 했으나, 그 방해자들을 전부 처리한 카르간은 이제 이세희를 확실하게 죽이려고 하였다. 단숨에 주먹으로 심장을 내리찍어서 즉사시키려고 주먹을 치켜든 바로 그때,


툭-

"이봐."

"?!"


이천용, 이리스, 이세희, 그 누구의 목소리도 아닌 다른 낯선 누군가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고 굵은 피부와 그 피부를 단단한 비늘로 덮고 있으며 카르간의 머리보다 더욱 큰 손 하나가 마치 거대한 산으로 짓누르는 듯한 엄청난 악력으로 카르간의 어깨를 붙잡는 것이었다. 

이에 깜짝 놀란 카르간은 고개를 뒤로 돌려 자신의 어깨를 붙잡은 것의 정체를 확인하려 하였다. 그런데 카르간이 고개를 뒤로 돌리기가 무섭게


푸화아아악-!!!

"... 크억...?!"


카르간의 어깨를 붙잡고 있는 손의 반대쪽 손이 어떤 공격을 해도 소용이 없었던 카르간의 육체를 마치 순두분처럼 너무나도 간단하게 관통해버린 것이었다.

카르간이 뒤돌아 확인한 것의 정체는...


"...!!!"
'... [용]?!'


당장에라도 광선을 발사할 것만 같이 영롱한 눈동자, 머리에 돋아나 있는 굵은 3개의 뿔, 물리면 그게 무엇이든 단숨에 산산히 부숴서 짓이겨버릴 듯한 이빨, 두터운 피부와 그 위 덮인 어떤 공격을 하든 통하지 않을 것만 같은 단단한 백색의 강철 비늘, 한 번 펄럭이면 주변의 모든 것을 쓸어버릴 것 같은 4개의 커다란 날개...

하체와 따로 분리된 것처럼 상체만이 있는 그것은 거대한 한 마리의 [용]의 형상이었다. 그리고 그 [용]의 형상은 바로 빈사 상태가 되어 움직이지 못한 채 사경을 헤매고 있는 이천용에게서 빠져나와 있는 것이었다.
.
.
.

"... 아, 벌써? 이렇게 짧은 시간밖에 유지하지 못하다니... 큰일났네."
.
.
.

슈우우...


카르간의 몸을 손으로 관통시켜버린 그 [용]의 형상은 점차 모습이 흐릿해지더니 이내 그 모습을 잃고 이천용의 몸 속으로 들어가 사라졌다.


"커윽... 허억...!"
'저 녀석... 도대체 정체가 뭐지...?! 평범한 인간이 저런 걸 할 수 있을 리가 없어!'


예상치 못한 공격에 당해 치명상을 입은 카르간은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지혈을 하고 천천히 숨을 고르면서 주의를 이세희에게서 이천용으로 옮겼다.

카르간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나의 실수다... 먼저 끝을 내야 하는 건 이세하의 딸이 아니라 바로 저 녀석이었어...! 만에 하나 살아서 돌아간다면 무슨 위협이 될 지 모른다!'


만약 이천용이 이곳에서 살아 돌아간다면, 앞으로에 있을 자신의 계획에 있어서 크나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 카르간은 서둘러서 이천용을 죽이려고 하였다.
.
.
.

한편, 지상에서 카르간의 다른 부하들을 홀로 막고 있던 박창우는 여전히 이들과 싸우고 있었다. 각자의 실력도 꽤나 상당한 데다가 수도 이십 정도였으니 그런 수적 열세에 조금씩 몰려서 박창우는 상당히 지쳐있었다.


'아고, 빡신 거... 쌤이랑 천용이는 아직이가? 와 이리 오래 걸리는기고?'

"끈질긴 녀석! 어서 그곳을 비켜라!"

"니들 같음 비키겠나, 이 시키야!"

"건방ㅈ...?!"

?"


싸움이 계속 지체되어 가고 있는 그때, 카르간의 부하들은 갑자기 무언가를 보더니 사색이 되어 당장이라도 덤빌 것만 같던 그 기세는 어느샌가 사라지고 조금씩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갑자기 전원이 이러자 박창우는 의아해하며 카르간의 부하들이 바라보고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옮겨 이들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였다.


'... 겐카르만?'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한 명의 낯선 겐카르만이었다. 그 겐카르만은 다른 겐카르만들보다 몸집이 컸고 그 크기가 2m를 넘을 정도였다. 그 몸집에 걸맞게 암석과도 같은 육중한 근육을 가지고 있었다. 얼굴을 포함해서 전신에는 크고 작은 흉터들이 있고 단지 노려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을 죽일 것 같은 인상을 한 모습은 마치 한 명의 '투귀(鬪鬼)'를 보는 것만 같았다.


"저 사람은... 그럴 리가...! 어떻게 여기를...'

'ㅁ, 머고? 다들 왜 이러노? 그보다 저 겐카르만... 다른 놈들하곤 분위기부터가 다르구마. 게다가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될 것만 같네...!'

"카르간은 이 밑에 있는건가."

"...?!"
'어느새 내 뒤로...!'


그 겐카르만은 눈으로 쫓아갈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단숨에 박창우의 뒤로 이동하였다. 그는 지하로 통하는 구멍을 발견하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더니, 천천히 그 구멍을 통해 지하로 들어갔다.

박창우를 비롯하여 그 자리에 있는 모두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저 제자리에서 가만히 그가 지하로 내려가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
.
.

"네놈부터 죽여주마!"


서둘러 이천용을 죽이려는 카르간, 이천용은 아무것도 하지 못 하고 그저 가만히 쓰러진 상태에서 카르간의 마지막 일격이 자신에게 내리꽂히는 것을 놔둬야만 했다. 곧 카르간의 마지막 일격이 이천용에게 내리꽂히려는 순간, 문이 부서져 여전히 열려 있는 그대로인 입구에서 누군가가 걸어와서 카르간을 불러 멈춰세웠다.


"멈춰라, 카르간."

"!"
'이 목소리는...'


그는 방금 전에 박창우와 카르간의 다른 부하들의 틈을 지나쳐 지하로 내려온 정체불명의 겐카르만이었다. 그런데 그 겐카르만은 마치 카르간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익숙한 말투로 카르간을 대하며 말하는 것이었다.


"당신은...!"

"오랫동안 내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더니, 이런 짓을 벌이고 있었군."

"'크루가람'...!"




[제 4사도 - '부동철벽(不動鐵壁)'의 크루가람]





그는 바로 이리스가 말하였던 <사도>라고 불리는 이'들' 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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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희 많이 아프겠당...
2024-10-24 23:18:1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