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Remake) (1부 16화) - 여행에서 생긴 일 (2)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8-01-05 1
이제 방학이고 하니
평일에도 자주 적을 수 있을 것 같네요
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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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아래층에서 이리스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은 이천용과 박창우는 무슨 일인가 싶어 이리스가 있는 숙소를 찾아왔다. 열려있는 문을 통해 숙소로 돌아온 이천용과 박창우의 눈에 들어온 것은 베란다의 앞에 주저앉아있는 이리스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세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이세희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주저앉아있는 이리스의 모습, 이천용과 박창우는 분명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선생님,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천용아, 창우야... 세희가..."
자신이 없는 동안 이세희가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사라졌다. 만약 자신이 곁에 있었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는 않았을텐데. 그런 생각들을 하며 이리스는 계속 자기 자신을 책망하였다. 하지만 마냥 그렇게 좌절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한시라도 빨리 이세희를 찾아 구해내야 한다.
"어서 빨리 구하러 가야죠! 선생님, 세희를 납치한 녀석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시나요?"
"잠깐만 기다려봐."
이리스는 베란다 근처에서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그것은 이세희와 이세희를 납치해간 자가 남긴 냄새를 맡는 것이었다. 이리스는 '수인(獸人)', 동물적인 감각이 크게 발달했으며 특히 후각은 매우 뛰어났다. 이리스는 이러한 자신의 후각을 이용해 아무리 먼 곳으로 이동한 상대라 하더라도 냄새가 남는다면 어디에 있든지 추적할 수 있었다.
몇 초도 되지 않아 이리스는 이세희를 납치해간 자가 어디로 향하였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찾았어. 두 사람 다 나를 따라와."
"네, 그런데 이 일을 다른 사람들한테는 알리지 않아도 될까요?"
보통 이런 일이 생기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 협력을 구하는 편이 좋았지만, 이번만큼은 사정이 조금 달랐다. 납치된 사람은 이세희, 모든 종족들에게 있어서도 큰 영향력을 가진 이세하의 딸이다. 그런 소녀가 지구도 아닌 다른 종족들이 사는 행성에서 정**를 누군가에게 납치되었다. 그 사실이 크게 알려진다면 국제적인 문제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었으며, 만약 그 범인이 겐카르만이라면 인류와 겐카르만과의 관계에 큰 금이 갈 우려도 있었다.
이리스는 그렇게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자신들의 선에서 조용히 해결하려는 것이었다.
"확실히..."
"어쨌든 꾸물거릴 시간이 없어. 어서 가자!"
'무사히 있어줘, 세희야...'
.
.
.
"이제 슬슬 돌아가 쉬어야겠... 응?"
'인기척이... 누구지?'
"......"
"거기 있는 당신, 누구십니까?"
"이제서야 내가 있는 것을 알아차렸나? 되도 않는 평화라는 것에 찌들어서 감이 많이 무뎌졌나 보구나, 리루캄."
"당신은...!"
푸화악-!!!
"크억...!"
.
.
.
"냄새가 끊겼어. 틀림없이 이 주변이야."
이세희를 납치한 자를 추적하여 도착한 장소는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외딴 장소였다. 이리스는 냄새가 이 주변에서 끊긴 것을 알고 이세희를 납치한 자가 분명히 이 장소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단정지었다.
세 사람은 이 장소 이곳저곳을 샅샅이 살펴보았지만, 사람의 그림자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이런 식으로는 찾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박창우가 나섰다.
"흡!"
[에코로케이션]
박창우는 한 발로 가볍게 땅을 내리찍고 이 주변에 파동을 발산시켰다. 박쥐가 초음파를 날려 주변에 있는 물체와의 거리, 그 물체가 있는 방향, 그 물체의 크기를 알아는 것처럼, 그와 비슷하게 박창우는 넓은 범위로 파동을 확산시켜서 주변의 지형 뿐만이 아니라 지하의 안까지도 확인하는 것이었다.
주변의 탐색을 끝마친 박창우는 어째선지 조금씩 표정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것일까.
"창우야, 왜 그래?"
"하아... 골 때리겄네. 하나, 둘... 스무 명 정도인가."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박창우가 말한 것처럼 스무 명 되는 괴한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세 사람을 빈틈없이 포위하며 막아선 것이었다. 그들은 마치 세 사람이 이곳으로 온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행동하였다.
그 괴한들 중에는 겐카르만들이 있었고, 겐카르만 외에도 처음보는 종족들도 여럿 섞여있었다.
"인간놈들, 잘도 여기까지 왔구나. 여기에 온 이상, 살아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뭐라고? 너희들은 누구냐!"
"이제 곧 죽을 녀석들이 알아서 뭘 하겠느냐, 해치워라!"
그들은 문답무용으로 다짜고자 세 사람을 향해 일제히 덤벼들었다. 대화 따위는 들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들의 눈에 이 세 사람은 그저 배제해야할 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존재로밖에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따 고놈들 막무가내구마. 천용아, 쌤! 여긴 내게 맡기고 먼저들 가소!"
"뭐?"
"내가 서 있는 바로 뒤에다가 밑으로 구멍 뚫으면 지하로 통하는 길이 있을끼다. 난 괜찮으니께 얼렁 가라!"
"... 무사하지 못 하면 내가 가만 안 둔다!"
"그건 내가 할 소리다, 문디야. 자, 가라!"
이천용은 박창우가 말한 대로 박창우가 서 있는 자리의 바로 뒤에다가 땅을 향해 주먹을 내리쳐 구멍을 뚫었다. 그러자 정말로 지하로 통하는 길이 보이는 것이었다. 이천용과 이세희는 박창우가 그들을 막는 동안 서둘러서 지하로 내려갔다.
"저놈들을 쫓아라!"
"으딜 가려는 기고!?"
"크읏! 건방진..."
"니들 상대는 내다카이. 어디 함 댐비바라."
.
.
.
"...!"
숙소 안에서 누군가에게 붙잡혔다가 기절하였던 이세희는 천천히 눈을 뜨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주변을 살피니 출구가 되는 문이 딱 하나밖에 없는 폐쇠된 공간 안이었다.
이세희는 조금씩 몸을 움직여보려고 하였지만 손발이 꽁꽁 묶여서 움직일 수도 없는 상태였다. 게다가 말조차 할 수 없도록 입에는 재갈이 물려져 있었다.
일단 손발을 묶은 구속을 풀어보려고 안간힘을 써봤으나 소용이 없었다. 그때였다.
이세희가 정신이 든 것을 알아차린 정체불명의 무리들이 이세희의 주변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이들은 겐카르만들을 포함하여 그 외에도 다른 종족들이 여럿 섞여있는 무리였다. 이들 중 겐카르만 한 명이 천천히 이세희의 앞으로 걸어오더니, 이세희의 입에 물려있는 재갈을 풀어주었다.
"당신들은 대체 누구죠?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에요?"
재갈이 풀려 말을 할 수 있게 된 이세희는 가장 먼저 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였다. 무슨 이유로 자신을 이런 곳으로 납치한 것인지 물어봤으나, 이들은 이세희에게 그 이유를 알려줄 생각 따위는 없었다.
"어차피 곧 죽을 목숨인데 알아봤자 뭘 하려고?"
"네...? 그렇다는 건... 저를 죽이겠다는 건가요?"
"그래, 다행히 머리는 잘 돌아가는 모양이군."
자신을 죽인다는 사실에 이세희는 겁에 질려 사색이 되고 조금씩 몸을 떨었다. 본 적도 없는 사람들에게 납치되어서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죽는다니,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이들은 이세희가 겁 먹고 떠는 모습을 보더니 하나둘씩 낄낄거리며 비웃었다.
"이 녀석 진짜 그 이세하의 딸 맞아? 약한 건 둘째치고 완전 겁쟁이잖아?"
"뭐, 상관없지. 이봐, 너무 그렇게 겁 먹지는 말라고 꼬마 아가씨. 조금은 즐겁게 놀아주다가 죽여줄테니까, 고마워 하라고."
이번에는 다른 한 명이 다가오더니 손으로 이세희가 입은 옷을 넝마가 되도록 찢어발겨버렸다.
"꺄악!?'
"꽤 좋은 비명인걸? 그럼 어디, 더한 비명도 지를 수 있나 한 번 볼까?"
"시, 싫어!"
이세희는 손발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도 필사적으로 저항해보려 하였다. 하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자신의 옷을 찢어발긴 그가 이세희를 힘으로 제압하여 저항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고, 당장이라도 **을 하려 하고 있었다. 이세희는 눈물까지 흘리며 계속 비명을 질러댔지만 이 장소에서 이세희를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제발... 하지 말아주세요...!"
"너무 그렇게 빼지 말라고. 금방 기분이 좋아질 거라ㄱ..."
"뭐하는 거냐, 너희들."
"...!"
그때, 이들의 뒤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며 걸어왔다. 4개의 팔과 육중한 몸집, 겐카르만이었다.
"'카르간' 씨..."
그 겐카르만, '카르간'의 등장과 함께 주변은 금새 정숙해지고 이들은 각자 하고 있던 행동들을 멈추고 전부 그에게로 시선이 옮겨졌다. 카르간의 분위기에 압도된 모습이나, 이들이 카르간을 대하는 태도들을 봤을 때, 그가 이들을 통솔하는 우두머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분명히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 이세하의 딸을 죽여놓으라고 말했을 텐데... 이게 무슨 장난질인지 설명해주겠나?"
"아니, 그게... 저..."
"다른 말 하지 않겠다. 지금 당장 이세하의 딸을 죽여라."
"ㅇ, 예!"
카르간은 즉각 이세희를 죽이라고 명령하였다. 카르간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부하들은 즉각 이세희를 죽이려 들었다.
"너무 원망하지는 말라고, 꼬마 아가씨. 원망하려면 네 아버지를 원망해라!"
"읏...!"
...콰아아앙-!!!
카르간의 부하들이 이세희를 죽이려고 하기 직전에 하나밖에 없는 문이 강한 충격파와 함께 부서졌다. 깜짝 놀란 부하들은 이세희를 죽이려던 것을 멈추고 부서진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부서진 문을 통해 어떤 두 사람이 들어왔다. 바로 이천용과 이리스였다.
"세희야!"
"언니... 천용아...!"
"금방 구해줄께!"
이천용과 이리스는 동시에 땅을 박차고 빠르게 달려갔다. 카르간은 부하들에게 어서 빨리 이세희를 죽이라고 명령하였으나,
"끄아악!"
그러기도 전에 이천용과 이리스가 한 발 앞서 이세희를 에워싼 카르간의 부하들을 쓰러트리고 이세희를 구해내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이천용과 이리스가 보게 된 것은 무사히 있는 이세희가 아니라 싸늘한 시체가 되어 땅에 널부러진 이세희였을 것이다.
어찌됐건 무사히 이세희를 구해내었고, 부하들이 이세희를 죽이지 못하자 카르간은 혀를 차며 눈살을 크게 찌푸렸다. 자신이 잠깐 자리를 비우고 다시 돌아오기 전에 확실하게 이세희를 죽여놓으라고 명령하였던 카르간이었지만, 부하들이 이를 듣지 않고 이세희를 살려둔 채 놔두고 있다가 결국 이렇게 일을 그르치게 만들어버렸으니... 카르간의 입장으로서는 열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멍청한 놈들... 결국 내가 나서게 만드는 건가."
"! 세희를 납치하도록 시킨 게 바로 너냐?!"
"아니, 납치하라고 시킨 게 아니라 죽이고 시체를 들고와라고 명령하였지. 멍청한 부하놈들이 멋대로 행동하는 바람에 일이 꼬였지만."
"뭐야? 이 자식!"
원래는 납치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죽이려 했다는 사실은 이천용을 분노하게 만드는 데에 충분하였다. 이천용은 즉각 카르간에게 덤벼들었다. 덤벼드는 이천용을 카르간은 하찮은 벌레 보듯이 보며 이천용의 공격을 피하거나 혹은 막으려 하지도 않았다.
퍼억-!!
"...!"
"고작 이 정도냐?"
이천용의 공격은 정통으로 카르간에게 명중하였으나, 카르간은 간지럽지도 않다는 것처럼 미동조차 없었다. 이는 카르간의 힘이 이천용보다 뛰어난 사실도 있었지만, 그가 겐카르만으로써 타고난 강인한 육체의 덕도 있었다. 타고난 강인한 육체, 그리고 본인의 힘, 이 두 가지가 더해져 이천용의 공격에도 끄떡없는 방어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크읏... 하아아!!!"
일격이 통하지 않자 이번에는 마구 연타를 날렸다. 쉴새 없이 퍼부어지는 노도와도 같은 연타, 하지만 그런 이천용의 연타는 카르간에게 있어서 조금 시원한 마사지 정도밖에 안 되는 수준에 불과하였다. 여전히 미동조차 없는 카르간, 카르간은 이천용의 연타를 어느정도 일부러 맞아주고 있다가 금새 질렸는지 이천용이 연타를 하는 틈새를 뚫고 한 손으로 이천용의 목을 붙잡았다.
"컥!"
"결국 인간의 힘이란 이 정도밖에 안 되는군. 흠!"
"우와악!!"
야구에서 전력투구로 공을 던지는 투수와도 같이 카르간은 목을 붙잡고 있는 그대로 이천용을 던졌다. 물의 표면을 튀어오르며 날아가는 물수제비탄처럼 이천용은 땅에 여러 번 튕기다가 벽에 박혀 기절하였다.
"... 음?'
이천용을 던져버린 틈에 이리스가 재빠르게 카르간의 뒤로 이동하여 그의 머리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
"좋은 움직임이구나. 하지만 나에게는 소용없다."
이리스의 발이 닿기 전에 카르간은 뒤를 돌아**도 않고 자신의 머리 옆으로 손을 펼쳐 간단하게 이리스의 발목을 붙잡아서 막아내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리스의 발목을 붙잡은 채 카르간은 이리스를 채찍마냥 이리저리 난폭하게 휘두르며 땅에다가 여러 번 처박았다.
"언니이!!"
그런 다음에 앞서 던져버렸던 이천용이 있는 방향으로 똑같이 이리스를 던졌다. 던져진 이리스는 이천용과 세게 충돌하며 두 사람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 두 사람이 이리도 간단하게 당하다니, 이세희로서는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두 사람을 쓰러트린 카르간은 이세희에게로 다가와서 주먹을 쥔 한 손을 높이 들어올렸다.
"이젠 네 차례다."
"아... 아...!"
곧 카르간은 주먹을 있는 힘껏 세게 내리쳤다. 그 여파만으로 이세희가 있던 자리가 폭탄이라도 터진 것처럼 땅이 부서지고 먼지구름이 일었다. 그런 공격을 맞고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카르감도 분명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먼지구름이 걷혔을 때 이세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카르간은 잠시 그 자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옆으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옆을 보니 쓰러졌다고 생각했던 이리스가 엄청난 속도로 달려와서 카르간의 주먹이 닿기 직전에 이세희를 구해낸 것이었다. 하지만...
"설마 그 짧은 틈에 구해낼 줄이야, 제법이군. 하지만..."
"크으... 윽...!"
"언니... 파... 팔이...!"
이리스의 오른팔이 몸에서 떨어져 나가고 팔이 떨어져나간 부위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세희를 구해내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너무나 아슬아슬했던 찰나였기 때문에 그만 오른팔을 카르간의 주먹에 맞고 만 것이었다.
자신을 구하려다가 그렇게 큰 부상을 당한 이리스를 보고 이세희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그런 부상으로는 이제 제대로 싸울 수조차 없겠군. 이제 그만 포기하는 것이 어떠냐? 순순히 포기하면 고통없이 보내주마."
"당신... 대체 이런 짓을 벌이는 이유가 뭐야?!"
"당장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런 게 궁금하나? 그래, 좋다. 마지막으로 알려주지. 그건 바로 너희 인간들과의 전면전쟁을 위해서다."
"뭐...? 전면전쟁이라니... 대체 왜..."
"너희 인간들이 가장 잘난 것처럼 활개를 치고 다니는 꼴을 더 이상 보고싶지 않기 때문이다."
카르간의 목적은 바로 인간들과의 전면전쟁이었다. 이를 위해서 카르간은 이세희를 죽이려고 했던 것이었다. 만약 이세희를 죽이고 이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린다면 인간과 겐카르만과의 관계는 적대관계로 돌아서게 될 것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두 종족간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충분하였다.
하지만 이는 겐카르만에게 있어서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볼 수 있었다. 인류와 교류하는 종족은 겐카르만 외에도 여러 종족들이 있다. 그리고 다른 종족들의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 바로 인류다. 그런 인류에게 그런 식으로 선전포고를 하는 것은 곧 다른 종족들에게도 선전포고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내가 어리석다고 생각하나?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러나 이것은 반드시 필요한 행동이다. 너희 인간들을 알 턱이 없겠지. 하루아침에 자기 종족들의 정체성과 문화, 그리고 긍지... 모든 것이 사라져갔을 때의 비참함. 겉으로는 선인의 탈을 쓰고 있어도 그 속은 그저 침략자에 불과한 녀석들이 바로 인간들이다. 나 카르감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인류를 몰아내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이다!"
"당신... 정말로 바보네."
"뭐야?"
"당신의 계획이 정말로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어림도 없는 소리, 무엇보다 <사도>분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걸..."
"!... 그 이야기는 꺼내지도 마라!"
퍼어억-!!
"아윽!"
<사도>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갑자기 광분한 카르간은 이세희를 죽인다는 목적조차 잊고 이리스를 일방적으로 구타하기 시작하였다. 왜 그렇게 갑자기 광분하는 것인지 알 길이 없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대로 계속 이리스가 카르간에게 당하고 있으면 결코 무사하지 못할 거라는 것이었다.
"언니! 그만... 제발 그만하세요!"
"세희야, 어서 도망ㅊ... 커억!"
자신은 신경쓰지 말고 어서 도망치라고... 이리스는 카르간에게 심하게 구타당하고 있는 와중에도 그런 말을 하였다. 카르간의 공격이 이리스에게 직격될 때마다 들려오는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이세희의 귀를 괴롭혔다.
"후우... **... 나 답지 않게 흥분해버렸군."
"언니..."
"이제 네 차례다."
냉정함을 되찾고 이리스를 구타하는 것을 멈춘 카르간은 당초의 목적인 이세희를 죽일려고 다시 몸을 이세희 쪽으로 돌려 다가왔다. 이세희는 그저 공포에 질려 몸을 떨며 도망치거나 할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주저앉아만 있었다.
카르간은 손을 송곳처럼 세워서 단숨에 이세희의 심장을 꿰뚫으려고 하였다. 그때, 이세희의 몸에서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만해..."
"?"
"이제... 그만하라고!!"
이세희의 머리카락이 위로 치솟고 검은색이었던 머리와 눈동자가 푸른색이 되며 몸에서 푸른빛의 오라를 발산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소수의 프레이먼들이 한계를 넘었을 때 발현되는 모습, [성화]였다.
"이건...!"
"당신... 절대로 용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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