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끄적끄적-세하슬비] 관심

혜우비 2015-02-13 4

[단편끄적끄적-세하슬비]





관심





-글쓴이 : 낑깡-






하늘도 맑고 차원종들도 꽤 조용(차원종들이 제저씨의 비싼알약(영양제)들전부 가루로 만들어 공중에 아름답게 흩날리게 하여 한바탕 폭풍이 몰아쳤다고 한다.)해졌는데... 지금 '검은양'팀의 동아리실에서는 싸늘한 냉기만 돌 뿐이다.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 시한폭탄같이 긴장감이 계속 흐르고 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아마도 30분 전일거다.

갑작스런 김유정 관리요원의 호출에 이슬비가 서둘러 그곳으로 달려갔고 이슬비가 도착하자 보이는 것은 기분이 안좋은지 굳어있는 표정의 그녀. 그녀도 이슬비를 발견했는지 살짝 풀어진 얼굴로 싱긋-웃어보인다.


"아, 슬비야. 내가 너를 부른건 다름이 아니라 내가 갑자기 어디를 좀 가야해, 그래서 '검은양' 팀원들을 모두 부르는 것 보다는 리더인 너만 부르는게 훨씬 효율적일 것 같아서 내가 급히 호출했어 미안해, 많이 놀랐니?"


"괜찮습니다. 상관없어요. 근데 어디를 가시길래 저를 급히 호출하신 건가요?"


"갑자기 유니온 신서울지부에서 호출명령이 떨어졌구나. 또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는건지..."


"꽤 오래있다가 오시는 건가요?"


"글쎄... 아무래도 가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하루는 걸릴거야. 선우 란 요원의 오토바이를 타면 금방 갈 지도 모르지만... 그건 영 내키지가 않는구나."


"아..."


"그래서 말인데 슬비야. 요즘 차원종들이 많이 돌아다니지도 않고, 꽤 조용해졌잖니? 이틈을 노려서 우리가 차원종들을 소탕하면 한동안은 조용할거야. 내가 유니온 신서울지부에 갔다 올 동안 '검은양'팀의 리더로써 팀원들을 데리고 차원종들을 소탕해줘. 갈 곳은 내가 다섯 곳으로 추려놨어. 여기 서류에 적혀있으니까 한 사람당 하나씩 맡아서 소탕하면 될거야. 부탁할게."


그렇게 짧고도 긴 이슬비와의 대화가 끝난 직후 지체할 시간 없이 김유정 관리요원은 바로 유니온 신서울지부로 출발했고 이어서 이슬비는 작전회의를 한다고 모두를 불러 모았다. 작전회의라 할 것도 없이 지금까지의 상황을 설명하고 '차원종소탕지역' 이라고 써져있는 서류 목록을 보여주니


"으음~ 나는... 벚꽃길! 요즘 차원종들 때문에 벚꽃구경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참에 벚꽃구경이나 가야지! 기념할만한 것 있으면 가져올게! 원래 벚꽃보면서 정미정미랑 놀러가기로했는데... 할 수 없지. 오랜만에 몸좀 풀어볼까~"


"아직 약도 다 소화 안됐는데... 그럼 준비운동으로 백화점 내부에나 가볼까... 이참에 내가 블렌딩한 특제건강차를 업그레이드 시킬 만한 재료를 찾아야겠어."


"아핫, 제이아저씨가 거기 가신다면... 전 여기갈래요! 백화점 외부!"


"아저씨 아니라니까!!! 형이라고 불러!!! 것보다 왜 나랑 가까운 곳을 고르는거야?"


"아핫, 아저씨 목마가 재밌어서요. 어, 같이가요! 저보다 먼저 가면 안돼요!"


각자 갈 곳을 정하고는 바로 임무를 수행하러 나갔다. 그렇게 알아서 하나씩 맡아 소탕하러 갔는데... 남아있는 한사람 때문에 이슬비는 골머리를 앓고있다. 감기몸살인지 머리도아프고 미열도 좀 있는데 나도 빨리 임무를 완수하고 쉬고싶은데 이 한사람 때문에 그마저도 불가능하다니, 평소같음 염동력으로 빼앗았겠지만 지금은 도저히 내 몸이 버텨낼 수 없을 것 같다. 지끈거려오는 머리를 한손으로 감싸고 눈을 감는다. 잠시동안 침묵이 계속 되던 도중 삐링-하는 게임 소리에 이슬비는 미간을 좁히며 눈을 떴고 팔짱을 끼며 그 사람을 노려본다.


"야, 이세하. 게임기 꺼."


"아... 알았어... 이 판만 하고..."


맨날 똑같이 반복되는 상황. 머리도 아프고 열도 오르는것 같고, 더 이상 화날 기력도 없다. 이게 몇번째인지. 이세하가 자진납세해서 간건 다섯 손가락안에 꼽을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아마... 벚꽃길 이었지. 그때 최종 보스인 마나나폰을 만났는데 갑자기 고릴라처럼 가슴을 쳐대며 어깨에 있던 스케빈저를 던지더니 나비라도 잡는 듯이 허공에 손을 저어대길래 약간 모자란 놈인가... 하며 방심하고 있었다가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달려온 마나나폰 때문에 방어도 못하고 그대로 게임기가 부서지는 일이 일어났다며 엄청난 우울모드로 돌아온 이세하. 게임기는 부서졌다며 절망하다가 세이브데이터가 들어있는 메모리칩은 지켰다면서 어찌나 기뻐하던지... 그러다가 갑자기 '누나, 저 그 자식좀 처리하고 올게요. 내 게임기에 대한 복수를 해야겠어요.' 하면서 우울모드에서 분노모드로 바뀐건지 평소에는 절대 못 본 달리기 실력을 보여주며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 나랑 유정이 언니랑 많이 놀랐었다. 그 때를 회상하던 이슬비는 더 두통이 심해지는지 아랫입술을 꽉 물었다가 다시 입을 연다.


"너 내말 안들려? 게임 그만 하라고!"


"그러는 넌 내 말 안들리냐? 이 판만 하고 간다니까."


"이세하!"


"왜"


계속 되는 언쟁에 머리는 더 아파오고 아무런 미동도 없는 이세하를 보더니 결국 화가 났는지 뚜벅뚜벅 게임에 빠져있는 이세하 곁으로 걸어가 주먹을 꽉 쥐고 소리친다.


"야 이세하! 너 지금 장난해 왜 이렇게 제멋대로야? 다른팀원들은 각자 정해서 갔어. 지금쯤이면 끝났겠지 근데 너는 지금 여기서 뭐하는거냐고!!!"


"그러는 너는 여기서 뭐하는데?"


"나는 팀의 리더니까! 네가 가면 남은 곳을 가려고 했어! 근데 너는 지금 몇 분째 게임만 계속하고있잖아!!"


"야, 나 귀 안먹었거든! 살살말해!"


"게임 끄라고 몇번을 말해!! 나도 언성 높이기 싫어! 게임 갔다와서 하라고! 아무 말 안할테니까!"


"알았어!!! 간다고!!! 가면 될..거.. 어, 야?!"


갑자기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는 이세하에 움찔거리며 놀란 이슬비가 휘청-하며 뒤로 넘어질 뻔 했지만 순발력을 발휘한 이세하가 이슬비의 팔을 잡아 자신의 품으로 끌어 당겼다. 평소같으면 염동력을 이용해 자신을 벽으로 날려버렸을텐데 이상하게 얌전한 이슬비가 이상했는지 상태를 확인하려고 그녀를 떼어내려다 이내 허리와 머리를 끌어당겨 꼬옥- 안아버리는 이세하. 그로인해 제대로 안긴 꼴이 되었다. 당황한 이슬비가 이세하를 밀어내려 가슴팍에 손을대고 밀어보아도 손에 힘이 들어가지를 않아 결국 포기하고 그에게 기댄다. 눈만 깜빡이며 '이건 드라마에서만 보던 장면인데... 왜 나한테 일어난거지...'생각하다가 코끝에 맴도는 이세하의 특유의 향기에 자신도 모르게 슬쩍 미소 짓는다. 아까 언성을 높여서 그런지 열이 더 오른 느낌을 받은 이슬비는 무거워지는 눈커풀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갑자기 추욱- 쳐지는 이슬비의 몸을 재빨리 무릎을 굽혀 안은 이세하는 평소보다 붉은 얼굴, 조금 거친 숨소리, 불규칙적으로 오르내리는 어깨를 보고 대충 눈치 챘는지 그대로 이슬비를 안아올린다.


"뭐야, 왜이렇게 가벼워?"


자신이 생각한 것 보다 꽤 가벼운 이슬비에 적잖게 당황한 이세하. 많이 당황했는지 아니면 걱정되서 그런건지 잠시동안 그러고 서있다가 한숨을 푹- 내쉰다.


"하아- 먹는 것도 제대로 안 먹고 그렇게 훈련만 하니까 쓰러지지."


이슬비가 떨어지지 않게 좀 더 꽉 그녀를 잡고 '사람이 뭔가를 먹으면서 해야지 그냥 무턱대고 그렇게 무리하면 좋을줄아나' 투덜투덜 대면서 문앞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벌컥- 쾅- 하고 열린 문에 움찔하는 이세하. 문을 박차고 들어온건 다름아닌 서유리다. 활짝웃으며 들어오다 세하 품에 안긴 슬비를 보고 쏜살같이 달려와서는


"슬비 왜그래? 무슨일이야? 쓰러진거야? 어디 아픈거야?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많이 아파? 무슨 문제 있어?"


폭풍질문을 쏟아낸다. 계속 쏟아져나오는 질문에 정신없는 사이에 제이와 미스틸테인이 들어오고 마찬가지로 세하 품에 안겨있는 슬비를 보고 제이는 조금 생각하는가 싶더니 달려가려던 테인이와 폭풍질문을 쏟아내고 있는 유리를 진정시킨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후 지켜보고있던 이세하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특경대의 송은이 경정에게 가봐. 아마 간이 침대 하나쯤은 있을거야."


제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세하가 이슬비를 안고 동아리실을 나가려는데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두 지역의 차원종 소탕을 못했다며 대신 좀 부탁한다. 라는 말을 하고 동아리실을 나갔다. 남겨진 세 사람은 서로만 멀뚱멀뚱 바라보다가 제이가 '차원종소탕지역' 서류를 보더니 이건 노동이라며 자리에서 다시 일어난다.


"에휴, (우득)허...허리가...끄응...그,그럼 가 볼까. 나는 역삼 우웁...역삼 주택가를 가지."
"그럼 저는 역삼 골목길을 갈께요!"
"아니지, 테인이 너는 쉬고있어. 역삼 골목길은 이 누님하나로 충분하다고!"
"아핫, 그럼 저는 제이 아저씨랑 같이 갈께요."
"뭣?! 야, 너 나한테 왜 우욱... 그래! 나 환자야!"
"제이 아저씨 약드셔야 할 시간넘었잖아요? 많이 힘드실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제가 지켜드릴께요 제이 아저씨!"
"아저씨 아니라니까?!! 야, 야, 올라타지(뚜둑)악-?!"









긴 복도를 천천히 하지만 빠르게 걷고 있는 이세하. 그렇게 걷다가 우뚝- 멈춰서더니 여전히 자신에게 기대어 곤히 잠들어있는 이슬비를 보고 무슨 말을 하려다 다시 꾹 다물고 빠른 걸음으로 복도를 걸어간다.
책상에 앉아 꾸벅꾸벅 졸던 송은이 경정은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아, 안잤어!' 라며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자신을 부른 사람을 찾아 두리번두리번 거리다 이세하를 발견함과 동시에 그의 품에 안겨있는 이슬비를 보고는 안절부절하더니 특경대에 간이 침대가 몇개 있다며 따라오라고 손짓한다. 원래는 내가 낮잠자는 곳인데 이번만큼은 특별히 빌려준다느니 뭐라느니 옆에서 열심히 뭔가 말을 했지만 정작 이세하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그의 모든 신경은 이슬비에게로 쏠려있어 송은이 경정의 말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니 '소 귀에 경 읽기'라는 말이 여기에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송은이경정은 캐롤리엘을 불러오겠다며 뛰어갔고 이세하는 조심스레 이슬비를 간이침대에 눕히고 담요를 덮어준 다음 옆에 있는 의자에 털썩 앉는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말한다.


"네가 물었었지. 왜 이렇게 제멋대로냐고... 내가 제멋대로인 이유. 이거 너 때문이야 이슬비.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너는...나한테 관심을 안주니까... 관심받고싶었어. 너한테."


'어차피 너는 이 말을 못들을 테지만.. 뭐 못들으니까 하는 말이지. 네가 듣고있었으면 쉽사리 말하지 못했겠지. 그나저나 관심받고싶어 하다니 관종같잖아.' 여전히 잠들어있는 이슬비 옆에서 혼자 재잘대다가 갑자기 멈추고는 걱정어린눈과 말투로


"아프지마"


속삭이듯이 말하며 이슬비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머리에 묶인 리본을 풀어 짧게 입을 맞추고 그녀의 손에 리본을 쥐어 준 뒤 그녀의 앞머리를 손으로 살짝 걷어내더니 이마에 살짝 입술을 댔다. 그리고 피식- 웃더니 그녀의 앞머리를 다시 정돈해 주고 다시 자리에 앉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송은이 경정과 뒤에 급하게 따라온 캐롤리엘이 도착했고 그녀의 상태를 보더니 'Oh, 감기몸살같아요. 그렇게 심하지는 않아요. Don't worry! 금방 낫게 해줄게요! 주사맞고 하루만 푹 자면 개운해 질거에요.' 진단을 내리고는 이제 가도 괜찮다며 세하를 밖으로 내보냈다. 주르륵- 미끄러지듯이 문에 기대 주저앉은 이세하. 얼굴에는 옅은 홍조가 띄워져 있다. 아까 자신이 했던 행동을 떨쳐버리려는지 고개를 세차게 젓고는 벌떡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가벼워진 발걸음을 재촉해 동아리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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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안녕하세요.

여기에는 처음 글을 써보네요. 제가 단편글 같은걸 좋아합니다. 장편글은 제 취향에 안맞더라구요(쓰지도못해요<쯧).

그리고... 달달한거? 이런거 많이 좋아합니다. 스릴러보다는 로맨스 추리보다는 코믹이랄까요. 여기에 글 쓰는 것도 괜찮네요. 일주일에 한번 씩은 피로도 다 쓰고 할 거 없을 때 와서 끄적여야겠어요.

2024-10-24 22:23:1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