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Remake) (1부 14화) - 공개수업 (完)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7-12-3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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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앗!"

'뭐야, 이거...!'


반 아이들이나, 관객석에서 지금의 공개수업을 지켜보고 있는 학부모들이나, 하나같이 무언가에 상당히 경악하고 있는 얼굴들이었다. 그들이 그렇게 경악하고 있는 이유는 이세하가 홀로 아이들을 상대해주는 모습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전력으로 이세하에게 자신들의 모든 것을 부딪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세하는 정말로 단 손가락 하나만으로, 그것도 제자리에서 1mm조차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아이들을 상대해주고 있었다.

주먹을 내지르면 정면에서 손가락의 끝부분으로 가볍게 막아내고, 원거리에서 탄환과도 같은 공격을 날리면 하나도 빠짐없이 손가락으로 빗나가게 만들었다. 이에 대응해 이세하가 한 공격이라면 간단하였다. 힘을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서 다치지 않을 정도까지 낮춘 다음,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는 것이었다. 굳이 직접적으로 맞출 필요는 없었다. 단순히 그러는 것만으로 풍압과 함께 충격파를 발산하여 아이들을 밀쳐내는 것이다. 단지 그뿐이다. 단지 그뿐이어도 충분하였다. 그러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음... 그래도 학생 때의 1세대 클로저들보다는 좀 더 수준이 높은걸? 자... 다음은 너로구나, 천용아."

"윽..."

"그런데 너는 딱히 클로저를 목표로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왜 참여한 거야?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던 것 같은데 말이지."


이세하의 말대로 이천용은 클로저 같은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는다. 그러니까 굳이 이세하의 수업에 참여할 필요는 없었다.

이천용이 참여한 이유, 이 수업에 참여하여 자신의 실력을 확실하게 가늠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힘이 어떤 수준까지 통할지, 지금 자신이 가진 힘으로 앞으로도 이세희를 잘 지켜줄 수 있을지, 그것을 확인해보고 싶었기에 이 수업에 참여한 것이다. 


"뭐, 이유를 굳이 들어야 할 필요는 없지. 어찌됐건 너희들도 슬슬 덤벼봐."

'좋아, 까짓거 한 번 해보자고!'
"간다아!"


이천용은 이세하를 향해 냅다 달렸다. 지쳐서 잠깐 숨을 돌리고 있는 다른 아이들의 사이를 헤쳐나가며 정면으로 당당하게 덤볐다. 잔꾀같은 것 없이, 순수한 힘으로 부딪히는 주먹을 이세하를 향해 질렀다. 정확하게 이세하의 안면을 향해, 이천용의 주먹이 빠르게 날아들었다. 

그리고 직후에 체육관 전체에 울려퍼지는 소리, 소리만 들으면 이천용의 주먹이 명중한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천용의 주먹은 무언가에 완벽히 막혀 이세하에게 아무런 충격도 주지 못하였다. 그 무언가는 물론, 이세하의 손가락이었다. 


"!"


이천용은 주먹에 전력을 실어 공격하였다. 그럼에도 어떠한 충격도 주지 못한 것이다. 일전에 데드리스 단의 단원인 4인의 전사들을 상대하면서 스스로도 꽤 성장하였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 성장한 자신의 힘이 지금 눈앞에 있는 이세하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는 것이다. 이세하의 힘을 체감한 이천용은 이세하가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산처럼 보이고 자신은 그런 산에 쓸데없이 주먹을 날리는 느낌을 받았다.


"정면에서 당당하게 덤벼온다라... 꽤나 정직한 움직임이구나. 하지만, 혼자서 무작정 덤비면 안 되지."

"으앗?!"


이천용의 주먹을 막은 그 상태에서 이세하는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이천용은 방금 내질렀던 주먹의 손목에 풍압으로 이루어진 올가미가 묶여 뒤로 끌려가기라도 하는 것처럼 체육관의 벽까지 날려졌다. 

이천용을 간단하게 날려버리고 난 뒤, 이세하는 체력이 크게 소모되어 숨을 돌리고 있는 다른 아이들을 한 번씩 훑어보고 난 뒤에 큰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말하였다.


"다들 이런식으로 싸운다면 클로저는커녕 훈련생조차 안 되는 레벨에 불과해. 잘 생각해서 다시 덤벼봐."

"하지만, 저희는 이게 전력을 내고 있는 거에요...!"

"... 그럼 잠깐 너희들에게 질문 하나를 하도록 할게. 아무나 좋으니 대답해봐. 클로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 뭐지?"


이세하의 질문에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킨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다', '상부의 명령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히 임무를 완수한다' 등등의 대답이 있었으나, 이세하가 기대하는 대답을 말하는 아이는 없었다. 이세하는 짧게 한숨을 쉬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희들이 지금 말한 대답들도 어찌보면 다 맞는 대답들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너희들은 아직도 잘 모르고 있어."

"그게 대체 뭐죠?"

"그건... 내가 손가락이 아닌 손 전체를 쓰게 만들면 가르쳐주겠어. 만약 수업시간이 끝나기 전까지도 그러지 못한다면 그냥 그대로 끝을 맺을거고."

"그런..."


지금까지 이천용을 포함해서 모든 아이들이 전부 전력으로 덤볐지만 여전히 이세하의 손가락 하나에 쩔쩔매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제는 손가락 하나가 아니라 손 전체를 쓰게 만들라니, 이세하가 일부러 그렇게 해주지 않는 이상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나 다름없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단순히 이세하에게 쩔쩔매다가 아무런 배움도 얻지 못한 채 수업시간이 지나가게 될 것이라는 것은 뻔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대체 무슨 방법으로 이세하가 손가락 하나가 아닌 손 전체를 쓰게 만들라는 것인가... 아이들은 점차 눈앞이 막막해져만 갔다. 바로 그때,


"좋아, 해주겠어!"


이천용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 모두가 무의식적으로 완전히 포기하려 하고 있을때 오직 유일하게, 이천용만이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더 투지를 불태우는 것이었다. 이천용은 다시 한 번 이세하에게 덤벼들었다. 하지만 이세하는 요지부동, 계란으로 다이아몬드에 부딪히는 꼴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천용은 계속해서 덤벼들었다. 자신의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더라도 몇 번이나 계속.


"끄악! 으으... 아직이야!"

"...!"


이대로 가만히 앉아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이 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싶지는 않다... 아이들은 그런 생각들을 머릿속으로 되뇌이고 이천용의 끈질기지만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다시금 하나둘씩 각자의 몸을 일으켰다.


"그래, 이대로 끝날 수는 없어!"

"한 번 해보자고!"

"흐음..."
'금방이라도 포기할 것만 같았던 아이들이 다시... 천용이 덕분인가?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상황을 변하게 만들 수는 없어.'


이천용을 따라 아이들은 다시 이세하에게 덤볐다. 그래도 역시 변함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딱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모두가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이세하는 작게 미소를 짓다가 가볍게 한 번 자신의 몸을 중심으로 주변에 충격파를 발산시켜 아이들을 전부 체육관 벽 가까이 밀쳐내버렸다. 그리고 아이들을 보며 다시 한 번 큰 목소리로 말하였다.


"모두 포기하지 않는 자세는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해! 한 명씩 따로따로 내게 덤벼든다고 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아직도 모르겠어?"

"크읏... 아직... 응?"
'잠깐... 한 명씩 덤벼들어봤자 소용이 없다고...?'
"... 그렇다면..."

"?"


잠깐 조용히 생각을 하던 이천용은 아이들 모두에게 무슨 말을 속닥거렸다. 말을 끝마친 이천용은 맨 앞으로 걸어나와 다시 한 번 자신의 모든 힘을 한 주먹에 실었다. 이를 본 이세하는 이번에도 똑같이 무작정 정면으로 덤비려는 것으로 알고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무리인가...'

"자, 간다!"

"가라!"

"!"


이천용은 제자리에서 낮게 뛰어올라 정면이 이세하를 향하도록 몸을 엎드리듯이 가로로 세웠다. 그리고 뒤에 있던 체격이 큰 남학생 두 명이 손바닥으로 이천용의 발바닥과 접하게 하고 있는 힘껏 이천용을 날려보냈다. 그와 동시에 이천용은 그런 두 남학생의 손바닥을 발판으로 삼아 뛰어서 이세하를 향해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염동력 계열의 힘을 가진 아이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만든 결계를 글러브처럼 이세하의 주먹에 둘러주었고, 나머지 아이들은 이천용의 주먹을 포함해서 팔 전체에 자신들이 가진 모든 힘을 실어넣어 주었다. 그 덕분에 이천용은 아까 전에 자신이 혼자서 덤빌 때보다 더욱 강한 힘을 가지고 다시 이세하에게 돌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세하에게로 날아가 주먹을 내지르는 순간, 이천용은 직감하였다. 모두의 힘을 빌려서 일시적으로 강해지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라고 이천용의 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물러설 수도 없는 상황, 이천용은 이를 악물고 없는 힘까지 쥐어짜내보려 하였다.


"하아아아아!!!"

"!"
'비늘?!'


이천용의 주먹이 닿기 직전에 이천용의 주먹에는 일전에 미기네와의 싸움에서 자신도 모르게 주먹에 씌워져서 미기네를 이길 수 있게 만들어 주었던 '비늘'이 덮였다. 당연히 이번에도 이천용 본인은 그런 줄도 모르고 주먹을 내질렀다. 곧 이천용의 주먹이 직격하며 강렬한 충격파가 체육관 전체에 확산되었다. 

충격파가 잠잠해지고, 체육관 안에 있는 모두가 이천용과 이세하 쪽을 바라보았다. 성공인가? 아니면 실패인가? 그 결과가 밝혀지려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모두가 확인하게 된 것은...


"......"

"...!"
'손가락 두 개로 막았어...?'


손 전체가 아닌, 손가락을 하나만 더 늘려 손가락 두 개로 모두의 힘이 실린 이천용의 공격을 막아낸 것이었다. 충격적인 결과에 모두는 망연자실하며 고개를 푹 숙인 채 주저앉았다. 그와 동시에 울려퍼지는 수업시간이 끝난 것을 알리는 종소리, 결국 끝까지 이세하가 손 전체를 쓰게 만드는 것은 실패하고 말았다.


"... 미안, 너희들이 힘을 빌려줬는데..."

"사과하지 않아도 돼. 우린 최선을 다했잖아? 조금 아쉽기는 해도... 이걸로 만족해."

"그래,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어도 이세하 씨가 손가락 하나를 더 쓰시게 만들었잖아? 오히려 성장을 한 것 같아서 기쁜걸."


이천용은 모두의 힘을 빌려도 성공하지 못한 것에 미안함을 느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이천용을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잘 해줬다며, 할 수 있는 만큼 해봤으니 후회따위는 없다고 하였다. 확실히 이세하가 손 전체를 쓰게 만드는 것까지는 못했으나 이천용의 제안한 방법으로 이세하가 손가락을 하나 더 쓰게 만들었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큰 발전을 했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


"자, 그럼 완전히 마치기 전에 빨리 가르쳐줘야겠네. 클로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뭔지 말이야."

"... 엥?"

"응? 왜?"


분명히 자신의 손 전체를 쓰게 만들면 '클로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겠다고 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세하는 결과와는 상관없이 그냥 가르쳐주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이에 아이들은 놀라면서도 동시에 황당한 표정을 지은 채 이세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아, 그러고보니 내가 손 전체를 쓰게 만들었을 때 가르쳐준다고 했었지? 미안, 그거 사실은 거짓말이야."

"네에?!"

"아니, 이러면 너희들이 더 자극받을 것 같아서 일부러 그렇게 말한 것 뿐인데..."

"......"

"으흠, 어쨌든 다들 모여봐. 클로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뭔지 가르쳐줄테니까."


아이들은 이세하의 앞으로 모여서 이제 이세하가 할 말에 귀를 기울였다. 곧 이세하가 '클로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하였다.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킨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다', '상부의 명령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히 임무를 완수한다' 등, 아이들이 말한 그 어느 답도 해당되지 못했던 '클로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 그것은...


"'동료'야."

"동료?"
"맞아, 잠깐 옛날 얘기를 해보자면... 사실 내가 막 클로저가 되었을 무렵에는 임무는 건성으로 하고 맨날 게임에만 뿍 빠진, 간단히 말해서 글러먹은 클로저 'A' 정도였지."

"그게 정말인가요?"

"그래. 하지만 같은 팀의 동료들의 도움으로 나는 조금씩 달라졌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도 동료들과 함께 헤쳐나갔지. 그리고 그때마다 같이 성장해갔고. 그렇게 동료들이라는 존재들이 나의 옆에 있어준 덕분에 지금의 나, '이세하'라는 사람이 여기에 있게 된 거야."

"......"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해. 클로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그건 자신의 모든 걸 공유하고 맡겨줄 수 있는 진정한 '동료'라는 거라고 말이야. 그걸 너희들이 알아줬으면 해줘서 일부러 너희들에게 내가 손 전체를 쓰게 만들어 보라고 한 이유도 있어."


사실 이세하가 아이들에게 자신이 손 전체를 쓰도록 만들어보라고 한 것에는 아이들을 자극하려는 것 외에도 다른 목적이 있었다. 그것은 자신이 손 전체를 쓰게 만드려면 아이들이 각자 혼자서 따로 덤비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서 덤비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동료들이라는 존재의 중요함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은 목적이었다. 

클로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그것이 동료라는 말을 들은 아이들은 한 번씩 서로를 마주봤다가 다시 이세하에게로 고개를 돌리더니, 일제히 허리를 굽히며,


"감사합니다!"


라고 앞으로 클로저를 꿈꾸는 자신들에게 중요한 사실을 가르쳐준 이세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였다. 역대 최강이자 최고의 클로저였던 이세하, 비록 그에게서 배운것은 얼마 없었으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 자신들에게 있어서 이 공개수업은 잊지못할 기억의 날로 남게 되었다.


"너희들의 모습을 보니 다들 훌륭한 클로저들이 되겠구나, 하하. 자, 그럼... 이걸로 수업은 끝! 이랄까, 애초에 나는 선생님이 아니지만."

"수고하셨어요, 아버지."

"이리스 너, 다음에는 나한테 이런 건 부탁하지 말아줘. 알았어?"

"헤헷."

"... 참, 천용아."

"네?"


몸을 돌려 다시 이슬비의 곁으로 가려고 할때, 이세하는 깜빡 잊었던 것이 생각난 듯 이천용을 불렀다.


"내가 봤을 때 너는 지금보다도 더욱 성장할 거야. 내가 보장해. 그러니 더욱 힘내고, 앞으로도 우리 세희를 잘 부탁한다."

"아... 네!"

'그리고... 가까운 시일에 이 아이를 그 종족이 있는 행성으로 안내해줘야겠어. 이 아이에게 있어도 꼭 필요한 일일테니까.'
.
.
.
.

"준비는?"

"문제 없습니다."

"좋아, 이제 남은 건... 이세하, 그 자의 '딸'이다. 그때까지 쓸데없는 짓들은 삼가도록. 이번 일은 우리 종족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종족들도 협력하는 중대사이니."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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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세희에게 위기가 오는 것인가

다음 에피소드가 끝나면 이제 완전히 천용이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아무튼 내일 찾아뵙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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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 su 1 jedero an hana?!
2024-10-24 23:18:0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