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위상력과 함께 58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12-30 0

"이세하. 너는 대규모 적을 혼자서 상대해본 적이 있나?"

"혼자서요? 그런 적은 없습니다."


트레이너 씨가 건 블레이드를 들고 서있는 내게 말했다. 18년 전, 그분은 우리 엄마를 가르친 교관이다. 지금은 우리 엄마가 더 강하다고 하지만 우리 엄마를 그렇게 강하게 키운 건 트레이너 씨였다. 그런 그분이 지금은 나를 가르친 것에 만족하고 있다. 나는 목적이 있다. 내 주변에 있는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나는 강해지기로 결심했다. 다수의 적이라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다.


"이순신 장군님이라고 혹시 들어봤나?"

"네. 들어봤습니다."

"난 그분을 존경하여 지금 이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울프팩 팀이나 늑대개 팀을 강한 팀으로 만들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지. 역사서에 기록된 게 전부 사실은 아니더라도 나는 믿고 있다. 그분이 보여준 것이야말로 다수의 적을 소수의 인원으로 이길 수 있었다는 그 전술을 말이다."


트레이너 씨는 이순신 장군님을 존경하고 있는 듯 했다. 확실히 나도 그분을 존경하는 마음도 있다. 게임에서도 이순신 캐릭터로 RPG로 나올 정도인데 당연하지 않는가? 하지만 그게 차원종과 무슨 상관이 있었을까? 트레이너 씨는 이해를 못하는 나를 보면서 쓴 웃음을 짓고는 본론으로 들어간다.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방법, 그 첫번째는 바로 적들에게 두려움을 선사하는 것이다. 아무리 정예요원이라해도 두려움이 섞여있으면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법이지. 최소 70%에서 10%까지 떨어질 수도 있지. 나도 눈빛만으로도 상대를 제압하기도 했지만 말이지. 차원종들은 두려움이 없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아니야. 그들이 덤벼드는 건 그냥 본능 때문이지 두려움이 섞이면 그들의 힘이 100% 발휘되지 못하는 법이거든."


트레이너씨가 위상력을 방출하면서 내게 위압감을 보인다. 내 몸이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끼고 있다. 당장이라도 내게 주먹을 날릴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건 블레이드를 쥐었다.


"뭐, 이런식으로 상대를 겁주게 만들지. 이세하. 너의 눈은 너의 엄마와 똑같이 황갈색일텐데 콘텍트 렌즈를 끼고 있는 거냐?"

"네. 어렸을 때 그런 일을 겪다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네 어린시절은 김유정 부국장에게 들어서 알고 있다. 하지만 너의 행동은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

"뭐라고요?"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방법, 그 두번째는 두려움을 버리라는 것이다. 어떤 어려운 상황이라도 당당하게 나설 수 있어야하는 법이다. 다른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고 숨긴다는 것은 다시말해 자기자신에게서 도망치는 겁쟁이의 모습이나 다름없지. 그리고 방금 말했듯이 두려움이 남아있으면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싸움이 길어지더라도 조금이나마 두려움이 남아있으면 안 된다는 걸 명심해라."


틀린말은 아니라서 뭐라고 반박을 못할 거 같았다. 확실히 내게 두려움이 있으면 다수의 적을 상대로 제대로 못싸우겠지. 그렇게 되면 나는 적들을 상대로 살아남지 못하는 데다가 지키고 싶은 사람도 못 지키게 된다. 울프팩 팀이 왜 그렇게 뛰어난 팀이었는지 이제야 알 거 같았다. 훌륭한 교관이 있었기에 그렇게 강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전투력이 저하되는 요인인 공포를 없애버렸기 때문이라고 나는 판단했다.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방법, 그 세번째는 자신의 두려움을 상징하는 아이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눈빛이나 위상력 방출이 되겠지. 이세하, 너에게는 위상력 잠재력이 뛰어난 데다가 적을 기겁하게 할 수 있는 너희 엄마의 눈동자를 물려받았다. 그리고 당당해져라. 너의 그 두 눈은 절대 잘못된 게 아니다. 확실히 남들에게 보이기에 너 자신이 두려워할 수도 있겠지. 그럼 이렇게 해라. 너 자신이 겪은 두려움을 적들에게 넘긴다고 생각해라."

"적들에게 넘긴다..."

"내가 이순신 장군 얘기를 한 이유는 내가 말한 세가지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에게 연전연패한 왜군들이 그에게 줄곧 당해온 두려움이 남아있기 때문에 전투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반면에 아군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전술을 펼쳐 기적같은 승리를 거두었다고 판단했지. 물론 지형이나 물살환경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 역사서에 기록된 것만으로 전부 다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확실히 우리는 역사를 공부할 때 남아있는 역사서를 보고 공부하는 편이다. 실제로 눈으로 본 적은 없기에 역사에 기록된 것만이 전부 다는 아니다. 트레이너 씨의 말대로 정말로 그렇다고 생각했다. 콘텍트 렌즈를 이제 벗어서 자기자신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적들에게 그 두려움을 준다. 그게 바로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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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너 씨에게 배운데로 나는 콘텍트 렌즈를 벗은 채로 위상력을 방출하여 적들의 접근을 막아냈다. 그들이 주춤하면서 두려워하는 게 보였다. 게임에서는 그냥 적들이 설정대로 공격해와서 캐릭터 레벨과 스테이터스를 믿고 일일이 다 쓰러뜨려야되는데 역시 현실은 다르긴 하다. 용병단들이 손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 얌전히 여기 계시지요."

[슬리핑]


오우, 슬리핑? 이건 게임에서도 들어본 마법이다. 상대방을 잠들게 하는 마법, 여 마법사가 내게 마법을 걸었지만 내게 효과는 없었다. 왜냐하면 내 코트가 있기 때문이다. 모든 속성 마법의 방어력이 뛰어난 고급 방어복이다. 나는 무속성 마법도 사용할 수 있기에 마법방어효과가 적용된다. 반면에 적성이 없으면 배로 데미지 입었겠지만 말이다. 거액을 주고 산건데 이 정도 효과는 당연하지.


"말도 안 돼. 내 마법이 통하지 않다니..."


여 마법사가 놀란 표정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방패전사 지휘관으로 보이는 남자가 전진명령을 내리자 방패전사 4명이 천천히 전진했고 나는 위상력을 거두고 검을 꺼내 마법을 외웠다.


[인첸트 : 스테미나 업] , [인첸트 : 웨폰 브레이크], [인첸트 : 아머 브레이크]


세 가지 마법을 사용한다. 검의 내구력을 올리고, 무기 파괴 마법을 부여한 동시에 방어구까지 파괴마법을 걸었다. 녀석들은 방패전사이기 때문에 방패까지 부숴버려야 될 거 같았기 때문이다. 방패전사들은 천천히 내게 접근한다. 다리가 후들 거리는 게 티가 난다. 저래야지고 제대로 싸울 수 있으려나? 나는 사양않고 그들에게 달려가 우선 한명에게 검을 내리친다. 당연히 놈은 방패로 막았지만 무속성 마법 효과로 인해 방패가 산산조각났고 그대로 몸이 베였다.


"크아악!"


방패가 깨진 것을 본 그들은 비명을 질러댔지만 그럴 틈을 주지 않는다. 나는 곧바로 다른 한명도 베었고, 나머지도 베었다. 사람을 죽이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이미 싸움을 시작한 이상 어쩔 수 없다. 방패와 검이 깨진 것을 본 용병단들은 전부 기겁하고 있었다.


"이... 이런 괴물같은 게 다있어? 메이지 부대!! 너희가 나서라!"


대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명령하자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메이지 부대가 주문을 외우는 게 보였다. 소용없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다. 아니지. 그렇다고 해도 다수의 마법이 내게 집중적으로 떨어지면 아무리 코트라도 버티는 건 어려울 지도 모른다. 약한 자들도 힘을 합하면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보아하니 다수로 보인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그걸 써야 될 거 같았다. 내가 게임을 안했다면 이런 생각은 절대 못했을 거다.


[불이여 와라, 솟아오르는 불꽃의 덩어리, 파이어 볼]

[물이여 와라, 푸른 바다의 창, 워터 스피어]


쨍그랑-


그들이 파이어볼과 워터 스피어를 사용하려는 참에 기껏 뭉쳐진 마력이 전부 깨지는 소리가 나면서 마법공격이 소멸된다. 메이지 부대는 동시에 놀랐으며 다시한번 영창을 하려고 해도 더 이상 마력이 모여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대장이 뭐가 어떻게 된 거냐고 당황하는 게 보인다. 그러자 나는 미소를 지으면서 품에 감춰둔 수정을 꺼낸다.


"이제 마법은 사용할 수 없어요."

"그... 그건 뭐냐?"

"안티스피릿 수정입니다. 고대 아이템이지요."

"뭐라고!? 네놈이 고대 아이템을 가지고 있었다고? 넌 도대체 정체가 뭐냐!?"


용병단이 동요하는 게 보인다. 당장이라도 도망치려고 하니 말이다. 두렵긴 두렵나 보군. 대장이 부하들을 불러서 당황하지 말라고 큰소리 치는 게 보인다. 겁먹은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려고 한다.


"에잇!! 방패전사들!! 한꺼번에 덤벼들어!! 상대는 한명이야. 한명을 가지고 이렇게 떨고 있다는 게 말이 되냐!? 공격하란 말이야!!"


명령하는 대장이 제일 먼저 겁을 먹고 있고만 부하들이 명령에 따라주겠어요? 마지못해 덤벼드는 전사들도 있지만 전부 무기나 방패가 부숴진 채로 베어지는 것만 반복할 뿐이었다. 마법의 효과가 사라질 때마다 다시 걸면 되는 거니까 상관없다. 여 마법사도 마법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이미 안티스피릿 수정이 효력을 발휘한 이상 마법 지팡이로 싸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마법 지팡이로 제대로 공격할 수 있으려나? 방패전사들의 스무명이상이 쓰러지자 그들의 움직임이 또 멎었고, 대장은 적잖게 당황하고 있었다.


"뭐, 상관없겠지. 우리는 목적만 달성하면 되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그놈들은 뭐하는 거야? 아직도 국왕을 못죽인 건가?"

"아아... 지금쯤 암살자부대는 전멸했을 겁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사실 그곳에는 리플렛 마을 소속 기사단들도 있었거든요."

"아니 뭐라고!?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리플렛 마을에서 여기까지 5일이상 걸리는 거리인데 어디서 나를 속이려 하느냐?"

"거짓말이라고 생각이 되시면 직접 확인해보시지요. 마침 나오네요."


뒤에서 횃불을 들고 나오는 기사단들이 보였다. 그리고 리온 블리츠 기사단장님과 레온 장군님이 앞장서서 나오는 것도 보인다. 그들은 암살자들의 목을 용병단들에게 던져주면서 말했다.


"네놈들의 계획은 실패했다. 폐하를 시해하려는 암살자들은 우리 기사단이 전부 베었다. 순순히 항복해라!! 너희는 포위되었다."


레온장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왕도에 주둔한 병사들과 기사단, 그리고 근위대들까지 모습을 드러내며 용병단 주변을 포위한 상황이었다. 리플렛 마을 기사단이 여기 올 거라는 사실은 그들은 몰랐을 것이다. 하긴 당연하지. 애초에 나는 이들의 계획을 미리 알고 행동한 거니까 말이다. 리플렛 마을 경비는 에르제 일행에게 맡겼다. 보초서는 거라면서 불평하는 여자애들이었지만 나중에 선물을 준다고 말하자 금방 넘어가버리는 녀석들이다. 삐진 것도 어찌나 하나같이 다들 귀여운 지 큭큭...

기사단들은 내가 [게이트]로 모셔왔다. 그 마법을 내가 쓴다는 사실을 모르니까 용병단들이 이해가 안 될 만도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들은 전멸할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자, 항복하실겁니까? 아니면... 전멸을 택하실 겁니까? 제가 여러분들의 적인데다가 왕궁기사단과 근위대를 상대로 싸우자는 건 아니시겠죠?"


용병단 대장은 아무말도 못하고 있다. 다른 두 지휘관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대장의 눈치를 보고 있었고, 결국 무기를 먼저 버린 대장의 모습에 그들도 따라서 무기를 버렸다.

To Be Continued......


올만에 홈피 접속했더니 쪽지로 이걸 공홈에 올려달라는 분이 계셨네요. 으음... 문자 검열땜에 계속 안올리려고 했는데 해보다가 판단하겠습니다.

2024-10-24 23:18:0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