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Remake) (1부 10화) - 데이트 (1)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7-12-1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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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후, 병원에 입원해있던 이천용은 일상생활을 하는 데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이 되어 퇴원을 하게 되었다. 퇴원을 한 이천용은 곧장 학교에 갔다. 쉬는 시간에 맞춰 교실로 들어가자 이천용을 맞이해주는 두 사람이 있었다. 이천용의 친구인 박창우, 그리고 이천용보다 먼저 퇴원하였던 이세희였다.
"아이고, 문디야. 퇴원했나보네. 몸은 괘안나?"
"물론이지. 내 회복력 잘 알잖냐."
"그보단 니가 그 범죄 조직 시키들하고 붙었다고 들었을 때는 참말로 놀랐다. 머, 세희가 위험했다켔으니 별 수 없었겠제. 암튼 잘 끝나서 다행이라. 아, 글치. 야야, 세희가 니한테 할 말이 있다 카더라. 함 들어바라."
"?"
박창우는 슬쩍 옆으로 빠져나오며 이세희에게 자리를 양보해주었다. 이세희는 조금 머뭇거리면서 천천히 이천용의 앞으로 다가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 천용아, 몸은 괜찮아?'
"어, 아까 괜찮다고 했었잖아."
"그... 그랬지 참... 하하..."
"... 그런데 할 말이라는게 뭐야?"
"별건 아니고... 이번에도 너한테 도움을 받아서 말이야. 그래서... 이번 주 토요일에 내가 밥이라도 사줄까 해서... 괘, 괜찮을까?"
이세희는 잔뜩 홍조가 달아오른 얼굴로 식사라도 하지 않겠냐는 말을 하였다. 그 말을 듣자마자 이천용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자, 잠깐... 주말에... 밥... 단 둘이서 식사... 설마 이건...!'
"데이트가? 거 좋네. 커플들끼리 함 해봐야제."
"에엣? 아, 아니야 이건... 말했잖아? 그냥 밥 사주는 거..."
"그래그래, 단 둘끼리 재밌게 놀다와래이."
"으으으..."
이세희는 괜스레 부끄러워져서 홍조가 잔뜩 달아오른 얼굴을 양손으로 가린 채 어쩔 줄 몰라 하였다. 이천용은 그러거나 말거나 이번 주 토요일에 이세희와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고 받아들이고는 얼굴을 헤벌쭉거리며 날아갈 것처럼 텐션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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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 하교하여 집으로 돌아온 이세희는 간단하게 씻고 부엌으로 걸어갔다. 부엌에 가까워질수록 코를 쉴새없이 자극하는 맛있는 요리의 냄새가 진해져가고 있었다. 이세희의 어머니가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곧 부엌으로 들어간 이세희는 자신의 어머니의 곁으로 조심히 다가갔다.
"엄마, 저 왔어요."
"아, 세희 왔니? 곧 저녁 준비되니까 기다리고 있으렴."
"네. 그런데 아빠는 아직 안 돌아오신 건가요?"
"아아, 실은 급한 볼일이 또 생기는 바람에 아마 이틀 뒤... 그러니까 토요일 저녁 때쯤에 돌아올 모양이야. 너도 알잖니? 아빠가 워낙 바쁜 사람이라는 거."
'그래도 자주 같이 식사라도 하고 싶은데.'
이세희는 아버지가 일이 더 생기는 바람에 토요일 쯤에나 돌아올 거라는 말에 꽤나 아쉬워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런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곧 저녁 준비가 다 되고 이세희는 자신의 방으로 가 교복에서 평상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식탁에 와서 다소곳이 앉았다. 곧 이세희의 어머니가 요리를 담아놓은 접시들을 공중에 띄워서 식탁 위에 가지런히 놓고 이세희의 앞자리에 몸을 앉혔다.
"자, 먹자."
"네."
두 사람은 식사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세희의 밥그릇이 절반 정도가량 비워졌을 때, 이세희는 식사를 하던 손을 잠깐 멈추고 앞에 있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무언가를 물었다.
"저... 엄마."
"응? 왜 그러니?"
"뜬금없을지도 모르지만 그... 엄마랑 아빠의 첫 데이트는 어떠셨어요?"
"ㅇ, 어? 그건 갑자기 왜 묻는거니?"
남편과 자신의 첫 데이트는 어땠느냐는 이세희의 물음에 살짝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세희는 자신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인지 그 이유를 말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말하기로 하였다.
"흐음, 이번 주 토요일에 남자친구랑 데이트를 한다고?"
"데이트가 아니라 그냥 제가... 밥을... 사주는 건데..."
"후훗, 그렇게 부끄러워할 필요 없단다. 그런데 세희에게 남자친구가 있었다니... 하긴, 이렇게 예쁜 우리 딸에게 남자친구가 없는 게 더 이상하겠지? 아무튼 그래... 나와 그이의 첫 데이트말이지? 그때의 일은 결코 잊을 수가 없지. 일단 먼저 데이트 신청을 했던 건 남편이었단다. 그것도 세희 네가 남자친구랑 약속을 잡은 날이랑 똑같은 토요일에 데이트를 했지. 그래서..."
이세희의 어머니는 과거 남편과의 첫 데이트 때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상세하게 술술 얘기해주었다. 그리고 첫 데이트의 마지막에 있었던 일을 듣자마자 이세희는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었다.
"처, 첫 데이트에서 키, 키, 키스를요...?!"
"응, 남편의 기습적인 키스였지. 깜짝 놀라기는 했지만 정말로 기뻤단다. 그걸로 우리 두 사람이 완전히 이어졌다고 생각해서일지도? 그때부터 나와 남편은 적극적으로 교제하기 시작했지. 아무튼 어떠니? 참고가 되었으려나?"
"전부 참고하면 저는 부끄러워 죽을 것 같은데요..."
"하긴, 부끄러움을 잘 타는 세희한테는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는걸? 하지만 세희야, 이거 딱 한 가지만은 꼭 명심하렴."
"?"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중요하단다. 알았지?"
그렇게 이세희에게 충고를 해주고 이세희의 어머니는 식사를 끝마치고 빈 밥그릇과 접시들을 띄워 싱크대에 놔둔 채 하나하나 설거지를 하기 시작하였다. 한편 이세희는 어머니에게서 들은 충고를 머릿속에서 몇 번씩 되뇌이고 있었다.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세희야, 다 먹었니? 그릇 가져갈께."
"아, 네."
'좋아... 해보는거야!'
'좋아... 해보는거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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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뒤, 드디어 약속한 토요일이 되었다. 이세희는 잔뜩 긴장을 한 탓인지 약속시간보다 1시간 더 일찍 집에서 나와 약속장소로 향하였다. 그리고 약속장소에 도착했는데,
"어?"
"응?"
반대편에서 이천용이 걸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살짝 놀란듯한 반응을 보였다. 곧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게 되었고 이천용이 먼저 말을 꺼냈다.
"아직 약속시간은 멀었는데 왜 벌써 온 거야?"
"어... 그, 그냥... 일찍 나와서 기다리면 늦을 필요는 없으니까...? 그럼 천용이는?"
"어? 아, 나도 그냥 일찍 나와서 기다리는 게 좋을거라 생각해서."
"그렇구나. 우연이네..."
"그러게."
"......"
"......"
대화가 끊기고 시작된 양쪽의 침묵, 그때동안 두 사람은 서로 어색한 분위기로 뭐라고 말을 꺼내면 좋을지 필사적으로 생각하였다.
'으아아~! 또 이런 어색한 분위기냐!! 생각하자, 뭐라고 말을 꺼내면 좋을까?'
"어, 어, 어떡하지...? 이대로 아무런 말도 안 하고 있으면 천용이가 이상하게 생각할거야...'
두 사람이 이러한 어색한 분위기를 어떻게 하면 깰 수 있을지 머릿속에서 필사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그런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하이고... 저 둘은 대체 뭘 하고 있는기고? 보는 내가 답답해 디지겄다."
바로 박창우였다. 박창우는 몰래 이천용의 뒤를 밟아서 지금의 상황을 엿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천용과 이세희가 어색한 분위기로 아무런 대화도 하질 못하고 있는 상황을 보니 박창우는 그런 상황을 보고 있는 자신이 답답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그런 건 박창우만이 아니었다.
"뭐 하는 거야, 세희야. 팍팍 밀고 나가야지!"
"... 엥?"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박창우는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리자 얼굴에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쓰고 머리에는 중절모를 쓴 딱 봐도 수상해보이는 한 명의 여성이 박창우처럼 숨어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 저기... 쌤인교?"
"핫! 창우... 가 아니라! 누, 누구신지?"
"... 쌤, 다 알고 있으니 고만하소."
"윽... 설마 내 변장을 단번에 알아보다니."
'그기 변장한 거였나...'
그 여성은 바로 자기 나름대로(?) 변장을 해서 박창우와 마찬가지로 이세희의 뒤를 밟은 이리스였다.
"쌤은 세희 뒤를 따라왔는교?"
"뭐, 그렇지. 어머니한테서 세희가 천용이랑 데이트를 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말이야. 그보다 학교에서나 선생님이라 부르고, 밖에서는 누나라고 부르렴.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니까."
"암튼 그건 그렇고... 저 둘을 계속 보고 있자카니 보는 이쪽이 답답하다 아입니까. 뭐라고 좀 말이라도 카지."
"그러게... 엄청 불안하단 말이야..."
다시 이천용과 이세희에게로 돌아와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어색한 분위기로 있던 두 사람간의 침묵이 드디어 깨졌다. 이세희가 먼저 말을 꺼낸 것이었다.
"이, 일단 약속했던 대로 식사 먼저 하러가자."
"어, 응. 그러자."
약속시간보다 1시간 일찍이었지만 어찌됬건간에 서로 만났으니 그런 건 신경쓰지 않고 두 사람은 애초에 약속했던 대로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두 사람은 근처에 괜찮은 식당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이에 따라 몰래 숨어서 지켜보고 있던 박창우와 이리스도 살금살금 뒤를 밟았다. 곧 이천용과 이세희는 식당 안으로 들어가 테이블의 의자에 서로 마주보고 앉았다. 이세희가 이천용에게 말하였다.
"천용아,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마음껏 골라도 돼. 전부 내가 살테니까."
"뭐? 그럴 것 까지는.."
"괜찮으니까 사양말구."
'그렇다고는 해도... 진짜 이것저것 막 고르면 염치없겠지. 그냥 어느 정도 저렴한 메뉴를 골라야겠다.'
두 사람은 각자가 고른 메뉴를 주문하였고, 잠깐 기다리고 나서 종업원이 요리를 들고 두 사람의 테이블 위로 옮겼다. 그리고 두 사람은 조용히 식사를 하는데,
툭-
"앗..."
식사를 하던 도중에 이세희가 실수로 컵을 쳐서 바닥 밑으로 떨어트려버렸다. 플라스틱 재질의 컵이었기 때문에 깨지지는 않았다. 이세희는 빨리 떨어져있는 컵을 주우려고 했는데, 그때 다른 손님이 주문한 듯한 국물 요리를 옮기던 종업원 한 명이 떨어져있는 그 컵을 발견하지 못하고 실수로 밟고는 균형을 잃고 말았다.
"꺅!"
종업원은 가까스로 균형을 잡고 넘어지는 것을 모면했지만, 그 대신 옮기고 있던 국물 요리를 이세희의 바로 앞에 떨어트리게 되었고, 그 충격으로 이세희의 가슴팍에 국물이 상당량이 튀어버리고 말았다.
"저, 정말 죄송합니다, 손님! 저희 종업원이 이런 실수를...!"
우연히 그 상황을 목격한 식당 주인이 황급히 달려와 허리를 90도까지 굽히며 이세희에게 종업원 대신 사과를 하는 것이었다. 이세희는 화를 내기는커녕,
"그렇게 사과하지 않으셔도 돼요. 오히려 저의 실수로 종업원 분이 다칠 뻔하였으니 제가 사과 드려야죠."
천사와도 같은 미소로 오히려 자신의 잘못이라고 되려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방금 자신이 떨어트린 컵을 밟고 넘어질 뻔했던 종업원에게도 예의바른 태도로 다시 한 번 사과를 하였다. 이에 식당 주인과 그 종업원은 이런 이세희의 상냥함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하였다. 그리고 이를 바로 앞에서 지켜보고 있던 이천용도 그런 이세희의 넓은 마음씨에 감탄하고 있을 뿐이었다.
'... 아, 이러고 있으면 안 되지!'
"세희야, 정말로 괜찮아?"
"응, 옷은 조금 축축해졌지만..."
'옷... 그렇지!'
"세희야, 식사가 끝나는 대로 옷이라도 사러 가자. 옷은 내가 사줄께!"
"뭐?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밥을 얻어먹었으니 이번에는 내가 뭐라도 보답해줘야지."
'이때까지 모은 내 용돈이 전부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이세희는 정말로 그렇게까지 해줄 필요는 없다고 하였지만, 이천용은 자꾸만 이세희에게 옷을 사주겠다고 하였다. 이에 못 이긴 이세희는 마지못해 이천용과 함께 근처 대형 마트로 가자고 하였다.
"그런데 왠 대형 마트야? 근처의 다른 옷가게에 가도 될텐데."
"아, 실은 집에서 나오기 전에 엄마가 집으로 되돌아오는 길에 대신 장을 봐달라고 하셨거든. 오늘 이 마트의 식자재 코너에서 특별 세일을 한다고해서."
"그렇구나."
"그런데 천용아, 정말로 안 사줘도 되는데... 괜찮아?"
"또 그런다. 괜찮다니까."
여전히 사양을 하고 싶었는지 이세희는 또 다시 이천용에게 굳이 자신의 옷을 사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지만 이천용은 뜻을 굽힐 생각이 없었다. 결국 이세희는 어쩔 수 없으니 제일 싼 가격의 옷이라도 골라서 이천용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생각하고 이천용과 함께 옷을 파는 층으로 향하였다. 물론 박창우와 이리스는 계속 두 사람의 뒤를 밟고 있었다.
"이거면 괜찮을까?"
이세희는 여러 옷들 중에서 몸에 맞는 옷을 아무거나 하나 집어들고 자신의 몸에 맞춰보면서 이천용에게 물었다. 이세희의 보기 어떻느냐는 물음은 이천용에게 있어서는 불필요한 질문이나 다름없었다. 왜냐하면 이천용의 눈에는 이세희가 어떤 옷을 입든간에 전부 다 환상적으로 어울리게 보였기 때문이다.
'아, 이게 제일 싼 옷이네.'
"천용아, 이걸로 할께."
"어? 하지만 아직 다 살펴**도 않았잖아? 그 옷도 잘 어울리지만, 좀 더 살펴보고 더 어울리는 옷을 골라보는 것도..."
"괜찮아, 이것도 충분히 마음에 드는걸."
'뭐, 그렇게 말하니 어쩔 수 없나...'
"알았어, 그럼..."
이세희가 고른 옷을 가지고 계산을 하려고 하던 그때,
타앙-!
"?!"
윗층에서 귀를 때리는 총성이 선명하게 들려왔다. 이 소리를 들은 이천용과 이세희를 비롯하여 그 층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시선이 윗층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로 향하였다. 그러기가 무섭게 검은 복면을 두른 무리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와 손에 들고 있는 총으로 사람들을 위협하기 시작하였다.
"손 들어!"
타타타타탕-!!
그들은 바로 마트를 점거하려는 테러조직의 일원들이었다. 그들 중 한 명이 위협용으로 총을 허공으로 여러 발 쏴대며 사람들을 위협하였다. 사람들은 순식간에 패닉 상태에 빠져 우왕좌왕 하였는데, 그 테러리스트들 중 또 다른 한 명이 앞으로 나와 소리를 쳤다.
"양손을 머리 위로 들고 조용히 한곳에 모인 다음에 꿇어! 이 이상 시끄럽게 하면 한 놈씩 죽이겠다!"
불호령과도 같은 외침에 사람들은 하나둘씩 그들이 시키는 대로 양손을 머리 위로 들고 구석진 곳으로 모여 주저앉았다. 이천용은 당장 그들을 상대할까 생각했지만, 만약 그랬다가 그들이 다른 사람들을 인질로 잡아버리는 상황이 발생하면 곤란하였기 때문에 우선 똑같이 시키는 대로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아... 아아..."
[엄마아~! 으아아아앙!!]
[시끄러워, 이 꼬맹이! 빽빽거리지 마!]
"아아아악!!"
이세희가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고 흔들리더니 이내 양손으로 머리를 싸매고 발작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몸을 심하게 떨면서 비명을 지르는 것이었다. 갑작스런 이세희의 이상한 반응에 당황한 이천용은 이세희를 진정시키려 하였다.
"세희야, 왜 그래?! 진정해!"
"하아...! 하아...! 하아...!"
"세희ㅇ..."
"어이, 거기. 시끄럽게 굴지 말고 어서 저리로 가지 못해?"
그러던 중에 테러리스트들 중 한 명이 이를 보고 성큼성큼 다가가서 이천용에게 총구를 겨누면서 명령하듯이 말하였다.
"잠깐만요, 제 친구가 몸이 조금 아파서... 가끔 이럴때가 있거든요."
이천용은 금방 지어낸 말을 변명삼아 잠깐만 기다려달라하고 이세희를 진정시키는 데에 힘썼다. 그런데 이를 보고 있던 그 테러리스트가 동료 한 명에게 말을 걸었다.
"어이! 하나쯤은 상관없지?!"
"어, 마음대로 하셔."
"오케이~"
그 말의 뜻은 바로 인질 한 명 정도는 죽여도 상관이 없냐고 묻는 것이었고, 이에 그 테러리스트의 동료는 그래도 상관없다고 대답해주었다. 그리고 즉각 그 테러리스트는 총구를 이세희에게 향하도록 겨누었고 방아쇠를 당기려 하였다.
"아프다면 금방 낫게 해주도록 하지."
"!!"
그 테러리스트가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그보다 먼저 테러리스트의 안면에 이천용의 주먹이 먼저 꽂혔다. 그 테러리스트는 쌍코피를 허공에 흩뿌리며 5m 정도 날아가 힘없이 뻗어버렸다.
"ㅁ, 뭐냐!"
나머지 테러리스트들은 동료가 당하자 깜짝 놀라며 전원 일제히 총구를 이천용에게로 겨누고 총알을 쉴새없이 퍼붓기 시작하였다. 이천용은 냉큼 이세희를 붙잡고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 가까이 있는 계산대를 엄폐물로 삼고 그 뒤에 숨었다.
"후우... 세희야, 너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나는 저 녀석들을..."
"안 돼!!"
이천용은 이세희에게 지금 자신들이 있는 자리에서 꼼짝말고 기다리고 있어라고 말하였다. 그런데 이세희는 겁에 잔뜩 질린 얼굴로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이천용의 팔을 꽉 붙잡았다. 이천용의 팔을 붙잡고 있는 이세희의 손은 벌벌 떨고 있었다. 이세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가면 안 돼...! 그랬다가 만약... 만약...!"
"괜찮아, 날 믿ㅇ..."
"또 그때처럼 다치면 어떡해...! 그런 건 싫단 말이야..."
"... 그때라니?"
"훌쩍... 네가 나를 지켜주다가..."
"... 윽?!"
'머리가 갑자기...! 어?'
[걱정 마, 내가 지켜줄께!]
[히끅... 흐윽... 저, 정말...?]
[응! 당연하고 말고!]
'뭐야, 이 기억은...? 이 꼬마는... 어릴 때의 나? 그럼 이 여자 아이는...?'
툭-
이세희가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필사적으로 이천용이 나서는 것을 막고 있던 그때, 계산대의 위로 무언가가 툭 하는 소리와 함께 튀어올랐다. 그 소리를 듣고 이천용은 계산대의 위로 튀어오른 물체를 보았다. 그것은 수류탄이었다.
"세희야, 엎드려!!"
이천용은 재빨리 이세희를 엎드리게 하고 자신은 이세희를 온 몸으로 감싸서 막아주려 하였다. 수류탄은 폭발하며 그 주변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렸다.
"으윽... 세희야, 괜찮아?"
"......"
이세희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천용은 놀라서 이세희의 상태를 살폈는데, 다행히 별다른 외상은 없었고 단순히 충격으로 기절만 한듯 하였다.
"다행... 윽... 따거워..."
이천용은 온 몸으로 이세희를 감싸 수류탄의 폭발에서 지켜준 탓에 등에 약간의 화상을 입고 말았다.
'일단 세희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겠어.'
이천용은 우선 정신을 잃은 이세희를 근처에 일인용 탈의실 안으로 옮겨서 테러리스트들이 발견하지 못하도록 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윽?!"
'**... 또 머리가 지끈거려...! 갑자기 왜 이러지?'
이천용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을 느끼고 약간 휘청거렸다. 이천용이 두통 때문에 잠깐 뜸을 들이게 된 사이, 멀리서 견제하고 있던 테러리스트들 중 몇 명이 나서서 이천용과 이세희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딱 걸렸군, 꼬맹이. 저항하는 인질은 필요 없으니 죽어줘야겠어."
"읏..."
'두통이 가시질 않아...!'
테러리스트들이 총구를 정확히 이천용의 머리에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려 하였다. 이천용은 반격을 하고 싶었으나 자꾸만 두통이 지속되는 바람에 제때에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죽어ㄹ..."
콰직-!
테러리스트들의 총의 방아쇠가 당겨지자마자 총알이 발사되는 대신 총이 두쪽으로 박살이 나버렸다. 그리고 동시에 누군가가 그들의 앞에 착지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고마 좀 나대라, 시키들아. 이런 짓거리나 하고, 쯧쯧."
"... 창우?"
테러리스트들의 총을 박살내고 이천용을 구한 것은 이리스와 함께 이천용과 이세희의 뒤를 밟으며 몰래 지켜보고 있던 박창우였다.
"틈을 봐서 도와줄라켔는데, 타이밍이 쪼매 늦어버렸구마."
"으아악!!"
"저짝도 정리가 댄 모양이네. 아따, 역시 빠르다잉."
이번에는 다른 방향에서 소리가 났다. 그 방향은 인질로 잡힌 사람들이 있는 방향이었다. 그곳에서는 이리스가 테러리스트들을 순식간에 제압하며 인질이 된 사람들을 해방시켜주고 있었다.
"자, 인자 거리낄 것이 없어졌네. 오랜만에 함 둘이서 싸워보자. 준비 댄나?"
"윽..."
"응? 와 그라노? 어디 아프나?"
"몰라, 그냥... 아까부터 머리가 자꾸 아파...!"
"머리가 아프다꼬?"
'글고보니 아까 내가 나서지 않았어도 충분히 반격을 할 수 있었을텐디... 그런 기였나.'
'글고보니 아까 내가 나서지 않았어도 충분히 반격을 할 수 있었을텐디... 그런 기였나.'
"고럼 니는 세희 데리고 잠깐 쉬고 있으라. 내가 다 처리해뿌께."
"이 망할 놈들이...! 뜨거운 맛을 보여주마!"
"아따 무시빈거. 어디 함 해보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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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뭔가 할 말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