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forcement 2.5 (20) 에필로그- 끝나지 않는다.

소드쉽 2017-12-17 0

푸르게 바뀐 하늘아래에



이곳저곳에서 분주한 소리가 평화롭게 울려 퍼진다.



검은양과 늑대개는 일대를 순찰하며 남아있는 데이비드의 잔당들을 처리하거나 뉴욕 복구에 힘을 보태러 갔다.



트레이너는 그러한 두 팀을 관리하거나 베로니카를 보러가기도 하고 김유정은 서류뭉치에 둘러싸여 골머리를 썩히고 있었다.



김시환은 벌처스에서 오는 물자들을 관리하고 선우란은 다른 클로저들에게 지옥의 라이딩을 선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남은 두 사람은 유니온 본부의 옥상의 중앙에 마주보고 앉아있었다.



눈을 뜨자마자 다 끝나있다니어쩐지 조금 허무하네.”



그래도 네가 펼친 그공격 덕분에 데이비드를 쓰러뜨릴 수 있었어.”



그래서 그 녀석 지금



죽었어. 트레이너 대장님이 직접 확인까지 하셨는걸.”



그래



펠롭스는 짧은 한숨을 내쉬면서 납득했다.



그땐그저 씁쓸했던 탓일까? 아니면그래도 죽는 건 원하지 않았던 걸까? 막상 이렇게 되고 보니 머리만 더 복잡해지는 것 같아.”



내가 보기엔 둘 다 같은데?”



……~!!! 그냥 내가 그때 눈물을 왜 흘렸냐고?!! 지금 생각하니까 약간 창피한 것 같고, 내가 그래도 왜 그랬는지 납득이 안 가고



양팔로 머리를 감싸 쥐면서 이리저리 뒹굴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자청은 약간 웃기면서 신기했다.



그냥 어린아이가 이런 복잡한 감정에 대해 혼란스러워 할 뿐인데, 대상이 대상이다 보니 자청의 눈에는 그렇게 보여 졌다.



전에는 만들어진 인간으로 보였다면 지금은 인간다워지고 싶은 인간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 맞다. 늑대개 팀 지명수배 풀렸다면서? 축하해.”



, 그거그건 기쁘긴 한데하필이면유니온에서 일을 해야 하니까.”



쫓기는 것보다는 백배 낮잖아.”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너도 유니온에 대해선 많이 안 좋게 생각하잖아.”



나도 싫어. 특히나 간부들은 더 싫어. 하지만 유정이 누나가 뭔가 바꾼다고 했으니까.”



거기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나



어떤 면에서는 자신이 살았던 나라 북한보다 더 악랄한 짓을 벌인 유니온에 속한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살던 나라는 바뀌지 않고 끝내 멸망한 사실 때문에 유니온도 망하는 것 외엔 길이 없다고 심증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든 저렇든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기도 하고 미스틸이 있어서 납득했다.



둘 다 이런 곳에 있었군.”



자청은 얼른 일어나 인사했고 펠롭스는 아직도 반만 일어난 상태였다가 자청이 얼른 일으켜 세웠다.



펠롭스. 세하가 널 급하게 찾고 있구나. 오늘 굉장히 중요한 날이라 했는데



, 맞다. 오늘이 그 날이지?”

-----------------------------



임무랑 복구 작업을 뒤로한 검은양 팀과 김유정에게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트레이너는 얼굴 마주칠 용기가 안 나서인지 늑대개 팀과 함께 복구작업 도우러 갔다.)



이렇게 긴장만 해선 아무 소용없는 건 알지만



아냐. 이해해. 나도 막상 이 지경까지 되니



특히나 세하와 슬비는 전화를 두고 몸 전체에 진동이 가해지는 것처럼 떨고



펠롭스세수는 했니? 양치질은 했고?”



엄마, 그거 벌써 다섯 번은 넘게 물었어. 그리고 아빠, 언제 전화 거는 거야? 아까부터 나랑 전화기만 보고 있잖아.”



? 그래?”



허락해 주시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생각 때문에 세하도 통화하기가 겁이 났던 것이다.



세하야. 청심환 한 알 줄까?”



분명 아줌마도 이해해 주실 거에요. 걱정마세요.”



아빠가 아이 앞에서 용기를 내야지. 그냥 팍팍 걸어!!”



서지수 씨도 이미 내가 보낸 자료로 펠롭스에 대해선 알고 있어. 내가 먼저 통화해 봤는데 적어도 펠롭스에 대해서 거부하는 느낌은 없었단다.”



모두의 말을 듣고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긴 숨을 토해낸 세하는 마침내



엄마.”



그래, 아들



알파퀸이 화상 스크린에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알파퀸님. 전 검은양 팀의 리더인 이슬비라고 합니다.”



김유정씨한테 다 들었단다. 너희들이 이번 뉴욕사태에서 얼마나 활약 했는지그리고



서지수의 눈길이 마침내 펠롭스에게 향했다.



이 아이가펠롭스구나.”



안녕하세요. 할머니. 펠롭스라고 해요.”



제이와 유리는 침을 삼켰다.



과연 무슨 반응이



푸하하하이거 막상 들으니 걸작인 걸? 내가 할머니라니.”



이제야 좀 안도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할머니로써 물어볼게. 엄마랑 아빠의 어디가 좋니?”



어디가라뇨? 다 좋은데요?”



그 중에서 특히 어느 부분이 좋냐고?”



어느 부분이냐니? 그건



어려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 전전긍긍하다가



반드시 어느 부분이 더 좋아야 하나요? 다 좋으면 안 되는 건가요?”



그래도 무언가 더 생각하려는 듯 끙끙대는 신음소리를 내다가



역시 모르겠어요. 엄마아빠 사랑하는데 딱히 이유가 필요하나요?”



합격.”



“????”



합격이야.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는데 이유 따위 없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펠롭스가 할머니하면서 화상 스크린한테 달려갔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 이번엔 펠롭스가 아니라세하와 슬비, 둘에게 하는 질문이야.”



그러더니 이번엔 목소리가 다소 진지해졌다.



자료를 읽고 네가 펠롭스를 양자로 들이겠다고 했을 땐, 좀 당황스러웠긴 했지만 널 이해해. 하지만그 마음이 저 아이를 향한 단순한 동정인지 아니면 정말로 양자로 받아들이겠다는 진심인지는 모르겠구나. 이건 솔직히 애완동물을 들이느냐 마느냐의 수준이 아니야. 너희들의 인생에 펠롭스를 들이느냐 마느냐의 문제야. 그리고설령 진심이라 해도 네가 걱정 돼. 내가부모 노릇을 너한테 잘 해주지 못한 것이 너무 마음에 걸려.”



알파퀸이 아닌 서지수라는 어머니로써 정말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다.



엄마가 왜 부모 노릇을 잘 못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펠롭스를 받아들이기로 한 건 다름아닌 엄마 덕분인걸요.



다소 쑥스러운 듯 하지만 그래도 말은 끊기지 않았다.



사실엄마 말대로 좀 걱정 되요. 제가 진짜 아빠로 있을 수 있는지. 그래도 펠롭스는 이런 절 끝까지 아빠라 부르는 걸요.”



그리고 세하는 슬비를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바톤을 넘기자 슬비는 살짝 당황하며



, 그러니까 저도 부족하지만저희가 법적으로 결혼한 사이라던가 그런 건 아니지만 적어도 펠롭스의 부모로써 있고 싶습니다.”



이유는 뭐지, 슬비양?”



……세하와 같아요. 펠롭스가 이런 절 엄마라고 부르니까요.”



그러자 합의 다 봤다는 듯 박수를 한번 치더니



좋아좋아. 이걸로 결정 됐네. 이제 결혼식만 치르면 완벽하겠어. 그런데 펠롭스. 나중에 엄마아빠사이에 동생이 나오면 어떻게 할 거야?”



잘 해줘야죠. 내 동생인데.”



“OK. 또 합격이야.”



엄마!!!”



밑장빼기도 못할 농담이 나오자 모두가 웃음보를 터트렸다.



다만 펠롭스가 우리 가문에 오기 위해선 우리 가문의 성과 이름으로 바꾸도록.



그리고 모두 모여 간의 회의를 시작했다.



그냥 너희 둘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서 세슬이라 하는 거 어때?”



그건 너무 대충 지은 것 같잖아. 유리야.”



세하가 기각하자



그런가? 그럼 아저씨는요?”



기다려봐라. 멋있는 이름 고민 중이니까.”



그러나 아저씨 센스에 기대자니 뭔가 좀 못 미덥다는 반응이 나왔다.



뭐야, 니들? 그럼 너희들은?”



이런 저런 이름들이 나왔지만 뭔가 좀 아니거나 펠롭스가 그 이름을 거부했다.



차라리 전문가한테 상의를 할까라는 의견까지 나왔는데



그나저나 펠롭스가 있어서 이런 일도 다 있네요.”



미스틸이 우연히 한 이 말이 결정적이었다.



!!! 그래!! 이런 이름 어때요?”



슬비가 종이에 급하게 한자를 써 내렸다.



()()



펠롭스가 이 세상에 나타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니까.”



괜찮은데? 그럼 이제 펠롭스는 이세현이 되는건가?”



나도 좋아. 엄마!!”



그리고 그 뒤에 열린 고기파티에서 바뀐 이름을 공식 발표되었다.



그리고 모두가 함께 찍은 사진엔 펠롭스와 류자청이 함께 있게 되었다.

------------------------------



결국 난또 잃기만 하는 구나.”



13세대 인공지능 큐브가 자기 통제에서 벗어나자마자 베리타여단에서 탈출한 채 오도가도 못한 신세가 된 전 콘도르의 사장인 환기성.



자네도 결국 금단을 건드렸다가 화를 입었군.”



당신은윤경환 박사?”



이제 박사는 아니네. 학회에서 쫓겨났거든.”



당신당신은 설마 펠롭스를 연구하다가 그렇게 된 거요?”



환기성은 설마하는 심정으로 추측한 말을 꺼냈다.



내가 좀 자중을 안 했네. 침착하지 못했지. 가증스러운 괴물이긴 했지만 동시에 흥미로웠거든.”



그랬군. 그런데 왜 날 찾아서 이 난리 난 땅까지 온 거요?”



자넨 이것으로 끝이라 생각하나? 자네는 류자청의 능력을 연구하면서, 또 이번 사태를 통해서 무엇을 느꼈나?”



본론을 말하시오. 내가 지금 그럴 여유가 없는 거 딱 봐도 알잖소.”



위상력에 의해 시대가 바뀌었듯이 세상은 또 다시 변할 걸세. 그런데 다름아닌 저 괴물들의 손에 의해서 말이야.



나도 능력은 인정하지. 그렇다고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해요?”



바뀌네. 분명 저 아이들이 끝이 아닐테니.”



윤경환 박사의 뒤에 수 많은 과학자들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럼 본론을 이야기하겠네. 이렇게 있을 텐가? 아니면 저들이 가져다 올 시대에 대비하겠나?

-----------------------------



대장님. 여기서 대체 뭘 찾으시려는 거에요? 유하나 님이 빨리 모이라고 했단 말입니다.”



내가 책임진다. 지금밖에 없어. 분명 여기 근처에!!!”



탐지기에서 온 반응에 숨소리까지 작게 내쉬면서 조심히 다가간 병단의 일원이 마침내 고철더미 안에서 무언가를 찾아냈다.



!! 그거 13세대의 머리? 대장님. 그거 복구하시려고요? 관두세요. 그 폭발로 이렇게 머리가 남은 것도 기적이라고요.”



듣거나 말거나 머리를 찬찬히 뜯어보고 있는 상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다행이야. 이 정도면 우리가 쓸 수 있어.”



대체 어디에 쓰시려고요?”



너도 칼바크 턱스의 예언에 대해 들었잖아. 그런데 말이야. 저런 힘이 필요한 재앙이라면얼마나 끔찍할까?”



설마…… 그래도 대장님.”



내가 유하나님을 설득할거다. 이건 반드시 필요해. 재앙이 올 때까지 손가락만 빨 순 없잖아. 우리도 그에 걸맞게 대비해야 돼.”



재앙이 끝나자 또 다른 재앙의 씨앗이 뿌려진다.



그리고



사람이 다니지 않는 어느 장소에서



흙무더기가 솟아오르며 팔이 올라오고 몸의 상반신이 일어선다.



간신히 올라온 더러운 몸은 무릎 꿇고 쭈그린 채 숨을 헐떡였다.



일어나. 달링두 번째 인생을 시작하자.”



그리고 그 몸에 연결된 물 덩어리 같은 연체덩어리가 여자의 몸을 형성하며 말한다.

=============================

드디어!!! 드디어 끝났네요

뭔가 좀 시원섭섭합니다.

좀 더 잘 할수도 있을텐데 하는 부분과 드디어 시즌 3를 연재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섞여서 더 그런 듯 합니다.

시즌 3의 경우 일단 사냥터지기 팀이 얼마나 개입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좀 달라질 것 같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할게요

아직 밑그림만 그린 정도라 다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까지 따라오신 모든 분들, 그리고 읽어와 주신 분들을 위해 다시 돌아올 것을 약속합니다.

제 이야기의 완성을 위해서라도

2024-10-24 23:17:5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