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forcement 2.5 (19) 펠롭스의 안에 있는 것
소드쉽 2017-12-10 0
‘난 어째서 눈물을 흘린 거지?’
통제를 할 틈도 없이… 느끼기도 전에…
‘분명히 죽어 마땅한 사람인데…’
자신이 착하다는 증거라곤 하지만… 개운치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의문이 있다.
‘어째서 저렇게 된 걸까?’
힘겹게 칼과 방패로 심판자의 낫과 부딪칠 때마다 생각했다.
엄마와 아빠, 누나와 삼촌 그리고 형……
나타와 다른 누나들도 전부 괴로운 과거를 가지고 있는데…
하지만 어째서 데이비드는 왜 이렇게 된 걸까?
‘쾅!!!’
“읏!!!”
겹쳐진 상처들이 큰 탓인지 생각대로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방패로 막았는데도 크게 밀려나 무언가랑 부딪쳤다.
“쓸데없는 짓 말고 얌전히 저쪽으로 가라, 임마. 미리 말하는데 네 엄마가 널 저쪽으로 데려가라고 했어.”
“난…”
“닥치고 저쪽으로 가. 네가 말도 안 되게 쎄긴 하지만 말도 안 되게 중상이라고. 보통사람은 그런 몸으로는 못 움직여. 하여튼 딴 생각 말고 저쪽으로 가.”
어쩔 수 없이 나타를 뒤로 한 채, 엄마 곁으로 갔다.
엄마는 경악한 눈으로 내 몸의 상처를 보았다.
애쉬의 폭발 공격으로 여기저기 그을리고 팔과 다리엔 살이 파여져 있었고 왼팔엔 가시넝쿨까지 자라나 있었다.
피는 흐르지 않았지만 살이 드러난 곳엔 핏자국이 화려하게 물들어 있었다.
“어쩌자고 이런 상태로…”
“엄마, 지금 어떻게 싸워야 되는 거야?”
“…전방은 아빠랑 누나, 나타, 하피 씨, 바이올렛 씨가 맡고 나머지는 후방에서 지원 겸 너희 둘을 보호하려고 해. 펠롭스. 자청이랑 충분히 잘 싸웠어. 이젠 몸을 회복해야 돼.”
“……”
엄마의 말에도 머릿속에서 휘몰아치는 감정으로 인해 제대로 집중을 못했다.
“왜 그러니, 펠롭스?”
“엄마, 싸우는 도중에 이런 말 하는 건 그렇지만… 내가 정상이에요?”
“뭐?”
“그렇잖아요. 데이비드 저 자식은 얼마나 나와 가족들을 괴롭혔는데… 왜 난 막상 이런 상황이 되니까 이런 눈물을 흘리는 거냐고요? 누나는 내가 착하다는 증거라고 말하긴 했지만… 이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무엇보다 다른 사람은 눈물 따위 흘리지 않잖아요.”
다른 사람은 하지도 않을 이상한 질문이다.
그럼에도 엄마 앞에서 난 이상한 질문을 했다.
답 해줄 순 없어도 털어보고 싶었다.
내 감정이 정말로 ‘인간이 느끼는 정상적인 감정’인지……
그런 나를 엄마는 두 팔로 안아주고…
“조금만… 이 싸움만 끝나면… 많은 걸 알려줄게.”
난 그렇게 엄마의 품에서 따스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주변은 그걸 거부라도 하려는 듯 어두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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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서 와요!!!”
미스틸의 보호를 받고 있던 자청이 소리치자마자 녹색 빛의 빛기둥이 각자의 발밑에서 솟아올랐다.
“3명씩 조를 짜서 피해!!!”
슬비랑 펠롭스, 미스틸과 자청이, 그리고 나타, 세하, 하피가 1조로 바이올렛(하이드는 바이올렛 곁에서 언제나 은신), 티나, 유리로 2조로 뭉쳤다.
그 덕에 솟아오르는 빛 기둥 영역이 줄기는 했지만 점차 피할 방향이 좁아져 갔다.
자청은 이런 정신없는 상황속에서 뭔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다가…
“저기다 창을 던져 미스틸!!!!”
차원의 뒤틀림 속으로 숨은 지고의 심판자를 유일하게 발견하였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날아간 창은 부딪치는 충격파와 더불어 모습을 드러나게 만들었다.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오른쪽 어깨에서 차원종의 피를 흘리는 심판자의 평온한 얼굴이 일그러졌다.
모습을 드러낸 심판자를 향하여 나타와 유리가 공격하려고 하자 심판자는 각자의 발밑을 폭발시켜 순식간에 불바다로 만들었다.
유리는 시프트로, 나타는 그림자 사냥으로 폭발을 피한 다음 유리는 거대한 참격으로 공간을 갈랐고 나타는 공중에서 폭발하는 쿠크리들을 심판자에게 던졌다.
그러자 심판자는 낫을 휘둘러서 쿠크리들을 죄다 쳐내버리고 유리에게 낫을 던져서 저지하려 했다.
낫에 맞기는 했지만 이미 참격이 발동해서 주변의 불들이 진화되자마자 하피가 대각선방향으로 날아왔다.
배에 재대로 적중한건 좋은데 그 상태에서 하피의 발을 잡아버린 심판자는 그대로 하피를 양쪽으로 번갈아 패대기쳤고 구해주려는 바이올렛도 섣불리 다가갈 수가 없었다.
하피는 그런 어지러운 상황에서도 포 카드를 심판자의 얼굴에 적중했고 잠깐 멈춘 심판자는 아예 끝장을 내려는 듯 바닥에 꽂아버리려는 순간…
‘탕!!!’
손목에 제대로 총알이 박힌 탓에 하피를 놓쳐 버렸고 세하가 강화된 공파탄을 날렸고 바이올렛은 장미꺽기를 시전했다.
그러나 이미 되돌아온 낫은 공파탄을 상쇄하고 심판자의 손에 되돌아와 내리치려는 대검을 막았다.
그러나 다른 방향에서 유리는 일섬을 준비하고 나타는 양손의 쿠크리들을 마구 휘두르면서 전진해오고 있었다.
얼른 바이올렛을 날려버렸지만 그 와중에 하이드가 위에서 심판자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러나 별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그대로 맞아주고는 유리의 일섬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금세 둘 다 뒤로 물러나서야 등 뒤의 감촉이 이상하다는 걸 알아 챈 심판자는 등 뒤에 있는 무언가를 손으로 들어서 보려고 한 순간 터져버렸다.
그리고 그 틈을 타 뒤에서 접근한 티나가 전술 위성으로 폭격을 퍼부었고 이 때 만을 기다려온 슬비의 지하철 직격이 폭격 지점에 꽂혔다.
그리고 세하는 조용히 공중을 걸어다니면서 손에 있던 푸른색 빛을 터트렸다.
그야말로 완벽한 콤비네이션으로 심판자를…
“심판자의 분노에 삼켜져라!!!”
완전히 쓰러뜨리지 못했다.
그래도 꽤나 심각한 타격을 입어서 그런지 목소리에 깃든 노기는 더욱 짙어졌고 자신만의 위광을 본격적으로 펼치면서 클로저들에게 가해지는 위압이 더욱 거세졌다.
심판자의 주변에 금방 폭발할 것 같은 구체 4개가 떨어지더니 낫을 야구방망이 삼아서 구체를 클로저들에게 쳐서 보냈다.
얼핏 보기엔 조금 웃기기도 하지만 클로저들에겐 날벼락 같은 재앙이었다.
그리고 이건 심판자의 계략이기도 했다.
구체의 폭발로 일어난 연기로 인해 주변이 어두워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것이다.
다시 뭉치자니 방금전의 공격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진 상황인데다가…
“컥!!! 커억!!!”
모두의 몸에서 갑자기 작은 폭발들이 줄지어 나타났다.
미스틸은 발할라를 생성하려 했지만 이 정체불명의 공격에 몸이 먼저 부서지려 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속에서 나타난 데이비드의 손에서는 세하와 비슷하지만 다른 색의 빛이 머물고 있었다.
순식간에 절망적인 상황으로 몰린 클로저들은 손도 쓰지 못한 채 그저 빛의 폭발을… 잘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통도 사라졌다.
당황한 심판자는 짐작가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다…행이야…… 늦지 않았어.”
클로저들에게 가해진 차원 압력을 해제하고 심판자의 폭발 공간을 한정지어놓은 자청은 그대로 맥없이 쓰러졌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제대로 당하자 이제 심판자의 눈에는 오로지 자청이만 들어 올려 했다.
그런데…
“너한테 흘린 눈물이 아깝네. 이 X자식아!!!!”
모두가 하마터면 죽을 뻔한 상황까지 몰리자 그동안 흐물흐물하던 검은 형상이 완벽하게 형체를 갖추었다.
처음으로 당황한 표정을 보여준 심판자는 얼른 8방향으로 창을 전개했다.
그 다음 폭발을 일으켜서 다음 공격을 연계하려 했지만…
‘퍼펑!!!!’
뜬금없이 자신이 폭발 공격에 당했다.
그런데 이 폭발 공격은 세하와 같은 폭발 공격이 아니었다.
“이건… 설마…… 재와 먼지의 힘까지…!!!”
얼른 연기를 거두자마자 본건 펠롭스의 오드아이.
한쪽은 밤하늘 같은 남색의 눈을 다른 한쪽은 차원종의 눈인 보랏빛의 눈이 강렬한 빛을 발휘하였다.
그런데 완벽한 형체를 갖춘 사룡의 모습이 흐물흐물한 젤리처럼 형체가 뒤 바뀌었다.
그 형체를 보고 심판자는 펠롭스의 몸을 보니 중상을 당했던 곳에서 피가 다시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
무리하게 위상력을 내려다가 몸이 무너져가리라 생각한 심판자는 펠롭스에게 레일캐논을 날렸다.
그런데……
‘콰아!!!!!’
펠롭스의 뒤에 있던 검은 형체가 별안간 거대한 손이 되더니 심판자의 레일캐논을 아랑곳하지 않고 상쇄시켜나가면서 심판자에게 뻗어나갔다.
놀란 심판자는 얼른 위로 날아갔지만 팔은 그대로 심판자를 향해 뻗어서는 손에서 생성한 블랙홀로 심판자를 끌어당겨서 가두었다.
세하와 슬비는 부모로서, 클로저로서…… 펠롭스는 지금 머릿속에 있는 순수한 분노로 저런 공격을 펼치고 있는 거라 생각되었다.
모두가 이 현상에 어안이 벙벙하게 있을 때쯤, 빠져나갈려는 심판자와 블랙홀을 손은 잔혹하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펠롭스는 힘을 다한 듯 제풀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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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이러면 안 돼.’
겨우 일어나고 보니 주변이 어두컴컴했다.
설마 데이비드가 또 무슨 짓을 했나 싶어서 빛의 구체를 소환해 주변을 밝혔다.
그런데 아까와는 주변이 확연히 달랐다.
이리저리 둘러보고 말하자면 쓰레기산이다.
그런데 그 중에는 뭔가 쓰임새나 용도가 불확실한 물건들이 많았다.
태어난지 1년도 안된 펠롭스가 봐도 이상한 물건들이 상당히 많았다.
책에는 알 수 없는 글자들이 가득했고 뭘 나타내는지 알 수 없는 그림들이 많았다.
괴상한 기계장치들은 건드려보니 주변의 물건을 빨아들여서는 괴상한 형태로 합체시키거나 변형시켰고 그대로 분쇄해서 정체불명의 용액을 만들기도 했다.
점점 무서워져가는 펠롭스는 되도록 물건들을 건드리지 않기로 하고 가족들을 찾아서 이리저리 소리쳤다.
“다들 어디있어? 대답 좀 해주세요!!!?”
커지는 불안감을 뒤로 한 채, 현실감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이 공간을 이리저리 해매고 있는 펠롭스는 마침내 인기척을 발견했지만…
“거기 누구세요?”
가족은 아니었다.
심지어 아는 사람도 아니었다.
경계심을 강화한 채, 펠롭스는 빛의 구체를 인기척이 느껴지는 대상에게 가까이 다가가게 했다.
순간……
‘!!!!!!!!!!!!!!!!!!!!!!!!!!!!!!!!!!!’
펠롭스 자신은 지금 뭐라 말 할 수가 없었다.
지금 보고 있는 것, 자신이 느끼고 있는 충격을 묘사할 수가 없었다.
충격을 받은 몸은 저항을 할 새도 없이 어딘가로 끌려갔다.
간신히 뜬 눈에는 파란 하늘과 가족들과 아는 사람들이 있었다.
무었이었는지는 몰라도 펠롭스는 모든 것이 끝났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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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죄송합니다.
솔직히 좀 게으름 피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인데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한번 안쓰면 정말 영영 못쓰겠더라고요.;;;
다음부턴 이딴 핑계 대지 않고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드디어 에필로그만 남았다!!!!
오늘도 제 소설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재가 늦은 것을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