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위상력과 함께 56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11-22 0

이번에는 레이네씨를 만나기가 어려울 거 같았다. 만나고는 싶은데 왕궁은 아무나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들어가기가 꺼려했다. 그렇다고 몰래 들어가면 실례를 범하는 거고 말이다. 어떻게 해야 되지? 레이네씨가 떠나는 날짜만 알면 좋을 거 같은데 말이다. 알다시피 레이폰드 후작을 지지하는 수인반대파 귀족들이 그녀에게 보복을 할 가능성이 높았다. 사건에 대해서 자백하고 꼬리를 잡혀서 진범을 검거하는 데 기여가 컸으니까 말이다.



경비병들도 모험가가 쉽게 들어가는 곳이 아니라면서 나를 가로막았다. 당연한 절차지. 으음... 이걸 어쩐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뒤돌아서서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수인반대파 귀족들이 이대로 끝낼 리가 없다. 미스미드 왕국과 동맹을 맺게 되면 대사가 벨파스트 내에 체류하게 되고 수인족은 보통인간에 비해 감각이 뛰어난 편이니까 그 귀족들에게 있어서는 약점을 잡힐 가능성이 높았다. 아마 내가 그들이라면 그렇게 되기 전에 무슨 수를 쓸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으음. 일단 라크레트 백작의 집으로 가볼까?"



이 나라가 흔들리게 둘 수는 없다. 그러면 내 모험가 인생도 더 힘들어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국왕폐하도 그렇게 나쁜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벨파스트를 위해서 동맹을 선사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미스미드에 다녀온 사람도 극진한 대접을 받았으며 그곳에서 무리하게 요구한 것도 없었으니까 미스미드가 벨파스트를 진정한 동맹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리고 레굴루스 제국... 그들과 전쟁을 위해 병사들이 함성을 지르면서 한목소리로 훈련받는 소리도 들린다.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거겠지. 뭐, 그래도 공작님에게 입은 은혜도 있고, 에르제 일행을 지켜주기로 약속도 했으니까 딱히 불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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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레트 백작의 집 앞까지 도착했다. 거기서 상인 3명을 보았다. 뭔가 값비싼 물건을 팔고 싶어서 왔다는데 집사라는 분이 들여보내는 게 보인다. 값나간 것을 사려고 하는 건가? 내가 저택에 방문하겠다고 하자 집사는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안으로 들어갔지만 빠르게 나와서는 만나지 않겠다고 전했다. 당연하겠지. 내가 여기 저택에 와서 좀 난리를 피운 거니까 날 싫어할 만도 하겠지. 그렇다고 포기할 내가 아니다. 나는 그들의 의도를 알아야하니 말이다. 나는 집사를 억지로 지나쳤고, 곧바로 귀족들이 모여서 회의하는 곳으로 들어간다.



"뭐야!? 집사. 저 놈을 여기로 들여보내지 말라고 했잖아!!"

"라크레트 백작님. 잊으신 건 아니시겠죠? 공작님의 문서 말입니다. 사건조사를 하는 한 절 막으실 권한은 없으실텐데요."

"무슨 소리야? 네녀석이 말한데로 진범이 잡혔잖아!!"

"호오... 반박을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레이폰드 후작님이 진범이라고 인정하시는 건가요? 전 그걸 확인하러 왔습니다. 이 나라의 법은 제 추리만으로 결정되는 사항이 아닙니다. 진범이라고 제가 주장하긴 했지만 아직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건 아니라고 보고 있거든요. 재판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확실한 진범이라고 밝혀지는 건 재판관의 판결이 일어난 뒤입니다. 제가 진범이라 해도 재판관이 무죄라고 하면 무죄가 되는 게 현실아닙니까?"



확실히 그렇다. 수집한 증거를 인멸해서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니라고 무죄판결을 내려 자유의몸이 되게 하는 사례도 있다. 그렇기에 나는 사건이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제 뒤늦게 생각에 잠기다가 깨닫게 된 사실이다. 물론 재판관을 돈으로 매수해도 소용없겠지. 이미 증거는 넘치고 폐하 앞에서 그걸 다 증명했는데 재판관이 돈을 먹는다해도 임금이 주목하고 있는 마당에 그런 짓을 할 리가 없겠지.



"재판을 받기 전까지는 사건이 해결된 게 아니라는 소리죠. 따라서 제 권한도 아직 남아있다는 게 됩니다."



그 말에 모여있던 귀족들이 아무도 반박하지 못했다. 맞는 말이니까. 사건이 종결된다는 건 재판이 끝나고 나서야 결정되는 것이다. 구속만 하면 뭐하냐? 재판관이 무죄라고 말하면 바로 풀려나서 사건은 다시 미궁으로 빠지게 되는데 말이다. 확실한 형을 받아**다. 국왕폐하의 말대로 사형이라해도 어느나라에든 마찬가지로 재판이라는 게 있다. 여기 이세계에서는 원래세계와 마찬가지로 처형하라고 해도 즉각 바로 처형하는 게 아니라 재판을 거쳐서 하는 것이었다. 그건 국왕도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절차다.



"저는 이번 진범의 배후가 혹시나 남아있다고 보고 여러분을 다시한번 조사하러 왔습니다. 모두 협조해주시겠지요?"



나의 자칭 '로직 체스' 에 당한 사람들은 내 말솜씨에 밀려서 꼼짝을 못한 귀족들 뿐이다. 나와 말로 붙는다해도 못 이길 거라는 걸 알기에 나에게 함부로 반박하지 않는 거 같았다.



"라크레트 백작님. 긴장하지 마시고요. 제가 묻는 말에나 대답해주시면 됩니다."



나는 라크레트 백작의 등을 한대 세게 치면서 말하자 그는 불같이 화를 내면서 무엄하다고 큰 소리를 쳤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기다렸다는 듯이 나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말했지만 나는 이런 환경은 하도 겪어봐서 그냥 오리들이 꽥꽥 소리지르는 수준으로밖에 안보인다.



"자... 자... 진정들 하시고요. 제 질문에만 답해주시면 됩니다. 당신들은 레이폰드 후작이 진범이라는 걸 인정하시는 거겠죠?"

"그래. 인정한다. 그러니까 나가!!!"



자기가 살기 위해서 버린다라... 이게 바로 정치인의 본능일 수도 있다. 나는 씨익 한번 웃으면서 그 자리에서 벗어났고, 귀족들은 이를 뿌득 갈면서 나를 차갑게 노려보는 게 느껴졌었지만 아무렇지도 않았다.



"저런 무례한 놈."

"모험자 따위가!!"



문을 닫고 나가도 어찌나 소리가 큰 지 다들릴 정도였다. 모기가 왱왱거리는 소리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 유니온 총본부 간부들 앞에서도 나는 당당하게 나섰었지. 총본부장에게도 말이다. 그런 나인데 귀족들을 두려워할 리가 없지 않는가? 나에 대한 손가락질은 어렸을 때부터 겪어봤기에 그 정도에 내가 기죽을 정도도 아니다. 자, 일단 여기서 충분히 얻을 건 얻은 거 같으니 이제 조금 기다렸다가 대책을 마련하면 될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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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하가 나간 뒤, 그들은 계속 하던 얘기를 한다. 이번에 쿠데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었다. 라크레트 백작은 이미 좋은 용병단을 찾았다면서 그들을 안심시킨 후에 말한다.


"이번에 가장 규모가 큰 용병단조직인 '데하미트' 라는 조직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물론 높은 보수를 받고 허락해줄 녀석들이었지만요."

"고작 용병나부랭이 하나도 기사단의 상대가 될 수 있을까?"


케이르 백작이 의문을 던졌지만 라크레트 백작은 미소를 지으면서 답한다.


"걱정하실 필요없습니다. 그 용병단은 전사부대와 메이지 부대, 암살부대로 되어있습니다. 아무리 막강한 기사단이라고 해도 마법 앞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그리고 든든한 방패전사가 전방을 맡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지요. 마침 들어온 모양이군요."


노크소리와 함께 상인 3명이 들어왔다. 그들은 귀족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곧바로 인사를 올린다. 상인으로 보이지만 검을 차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데하미트 용병단의 대장 지르데치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두사람은 제 왼팔과 오른팔이죠."


두 사람은 말 없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올린다. 라크레트 백작은 그들을 반갑게 맞이했고, 자리로 직접 안내해주었다. 그들은 자리에 앉아서 백작이 건네준 왕도에 관한 구조설계도를 받았다. 지르데치는 자리에 앉아서 귀족들을 한번씩 훑어본다. 라크레트 백작은 용병단을 보면서 이들이라면 잘 해낼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럼 지르데치 대장. 계획을 말씀해주시오."

"간단합니다. 왕도를 지키는 경비병들을 메이지 부대를 통해 조용히 제압하고 왕궁으로 도달할 때에 왕궁기사단들을 방패전사들이 끌어내어 메이지부대와 합동으로 기사단을 상대합니다. 그리고 그 틈에 암살자부대는 배후로 돌아가서 국왕폐하가 계시는 침실로 들어가 가디언들을 물리치고 암살하는 겁니다."

"경비병을 어떻게 제압한다는 거지?"

"저희 메이지부대에 속해있는 자들 중에 무속성 마법을 사용하는 자가 한명 있습니다. [슬리핑] 마법을 사용하는 자인데 대상을 그대로 잠들게 하는 효과를 가졌습니다."

"오호, 그거라면 경비병이 보고할 틈도 없이 곧바로 조용히 처리되는 군."


케이르 백작은 괜찮은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귀족들도 마찬가지로 훌륭한 계획이라고 칭찬하기 시작했다. 조금 망설였던 케이르 백작도 이번만큼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확실히 이런 계획이라면 가능한 거라면서 말이다. 귀족들이 용병단 대장에게 지지하고 있었다.


"성공만 해주면 나도 보상을 하도록 하지."

"나도일세. 이참에 귀족으로 명예를 가지는 게 어떤가?"

"감사드립니다.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이미 제 부대는 왕도 밖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경비병들은 여기 제 왼팔이 처리해줄 겁니다."


지르데치 대장은 자신이 생각만해도 완벽한 계획이라면서 좋아하고 있었다. 그의 왼팔이라고 불린 여자가 바로 무속성 마법을 쓰는 마법사라고 소개했고, 오른팔은 방패전사 지휘관이라고 그들에게 말했다. 계획은 오늘 밤, 곧바로 실행한다고 하자 귀족들은 그들에게 진심으로 응원하는 말을 전했다.


To Be Continued......


귀차니즘으로 이제 올리네요. 73편까지 연재했는데 조만간 다 올릴게요

2024-10-24 23:17:4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