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과 괴물-2.일상

jhs0410 2017-11-19 0

"야! 이세하. 이세하하하."

"뭐야, 또.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지."

"뭐기는 반가워서 그렇지~"

"...우리 오늘 아침에 봤거든?"

"그랬던가? 으아닛?! 저기 있는 이쁜 소녀는 정미정미잖아! 정미정미!!!"

유리는 순식간에 정미가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아니 뭔...태풍이 지나갔어."

"세..세하야. 안녕."

"아. 석봉이구나. 어제 우리 하던거 새 시리즈 발매됬다면서. 그거 샀어?"

"으응. 아직 해**는 않았어. 좀더 시리즈 해금되면 한번에 클리어하려구."

매번 느끼는 거지만

"석봉아...넌 역시 참 게이머야!"

"응? 무슨소리야?"

"별말 아니야. 칭찬이야 칭찬."

"또 게임가지고 얘기하는거야?"

이 목소리의 주인을 나는 안다. 적어도 여기서 마주치고 싶지는 않았는데 내가 있는 반까지 찾아올 줄이야

"이슬비...설마 잔소리하려고 여기까지 온거야?"

그러자 이슬비는 발끈한 듯 나를 노려보더니 말을 시작했다.

"이건 잔소리가 아니라 충고야. 왜 매번 소집시간마다 늦는거지? 아침에 조금만 일찍 준비하면 될 일 가지고 이렇게 매번 얼굴 붉힐 필요가 있나? 게임기는 어떻고. 작전 전이나 후마다 계속 게임삼매경에 나중에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서 크게 봉변을 당해 봐야 정신차릴래? 어제는 또..."

저 잔소리를 계속해서 듣는다면 내가 미쳐버릴지 모른다. 석봉이녀석은 저런게 뭐가 좋다고...

"또 내말 안듣지. 됐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니 내가."

딱히 무시하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저렇게 혼자 물러가 준다면 내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았다.

"미안해."

적당히 사과를 하고 이슬비의 표정을 보니 영 못마땅한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입은 닫은 채 였다.

"알았으면 잘해 좀. 오늘은 오후에 있을 트레이닝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온거야."

"트..레이닝? 우리 휴가라면서. 그런 것도 해야돼?"

"휴가니까 하는 거지. 감 잃으면 막상 작전에 투입되었을 때 실수하기 마련이야. 내가 특별히 이빛나씨에게 부탁해서 일정을 잡았어."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우리 리더의 추진력은 어떻게 되먹은지 하나도 모르겠다.

"미안하지만 나는 못가."

"왜?"

눈빛이 싸늘하게 바뀌더니 점차 표정 전체가 어두워졌다.

"너무 그렇게 정색하지마. 아침에도 말했잖아. 여행 비슷한 거 간다고. 그거 계획 짜놔야돼."

"급한거야 그거?"

"급하다기보단 중요한 거야. 꼭 해야하는 일이기도 해서."

"알았어. 그럼 넌 이번 트레이닝에서 제외하도록 할게."

그리고서는 서유리한테도 같은 말을 전했다.

"아...또 말 못걸었어..."

석봉이녀석 울상이 되서는...

"그럴거면 차라리 확 고백하던가."

"그게 됬으면 지금처럼 말도 못걸지는 않았지..."

가끔 느끼지만 얘는 이상한데서 어려워하는 게 많았다. 뭔가 쉬운 문제는 오히려 못푸는 모범생같은?

"야 이세하. 너 어디로 여행가?"

조금 있다가 정미가 쭈뼛쭈뼛 다가왔다.

"응.  갈건데 왜?"

"아니 그냥. 언제 가나 해서."

"그건 왜 궁금한데?"

예민한 질문이기에 다소 퉁명스러운 대답이 나갔다.

"아..아니야. 대답하기 싫으면 됐어. '휴..내가 왜이런담.'"

마지막에 중얼거리는 소리는 작게나마 들렸지만 무슨 의미지?

"아니 별로 싫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그냥 왜그런가 해서."

정미를 의심하는 건 아니다. 단순히 친구가 여행을 간다니 궁금해서 그런걸지도 모르니까. 그래도 혹시 모른다.

"그냥 같이 가면 좋겠다 싶어서."

"...뭐?"

"아..? 아니야 지금 한 말 잊어줘...내가 무슨말을 하는거야 진짜..."

"다음에 같이가자 그러면. 어디 편히 있을 수 있는 곳으로."

"으으..."

정미는 얼굴을 붉히고선 다짜고짜 교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세하가 또 정미정미 홀렸다."

"참 궁금한데 말이야. 대체 방금 상황중 어디에서 그런 사태가 발생한거지?"

"진짜 너는 커서 결혼은 못할 거 같다. 어쩌지 우리 세하..."

아니 진짜 모르겠는데.

"아무튼 난 오늘 학교끝나고 바로 집으로간다. 트레이닝 안하고."

"아 그건 슬비한테 들었어. 언제 갈거야?"

"아마...음. 내일?"

"응? 진짜로? 진짜 내일 당장 갈거야?"

"급한 불일수록 빨리 꺼야지. 그럼 나중에 봐."

마지막 수업의 시작종이 울렸다. 그래 이 여행은 아무도 모르게 가**다. 유니온의 상부에겐 절대 들켜선 안된다. 그것이 설령 유정이 누나라 하더라도 말이다. 어른은 믿을 수 없다. 그렇기에 나는 홀로 가**다. 엄마를 실험대에 오르게 한 녀석들을 파멸로 이끌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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