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forcement 2.5 (18) 두 사람과 재와 먼지(2)
소드쉽 2017-11-12 0
자청은 간신히 일어났고 하이드는 양 팔에 레비아와 나타까지 있는데도 특유의 은신과 순발력으로 자청의 근처에 도착했다.
“일단 여기서 벗어나야 합니다.”
“어딜!!!”
더스트가 폭발을 일으켰을 땐 이미 둘은 순간이동을 하고 없는 상태였다.
이제는 폐허가 되어버린 건물에 숨은 하이드와 심리적인 상태가 영 안 좋아 보이는 자청이가 있었다.
“전… 어떡하죠? 이대로 있다간 선배들과 제이 씨가 당할 텐데…”
‘쪼르르르륵’
“지금 뭐 하세요, 하이드 씨? 이런 상황에 차를 왜 따르는 건가요?”
“일단 한잔 마셔 보세요. 그래서 마음을 가라앉히세요.”
그렇게 말하자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차를 마셨다.
좋은 향이 머리를 맑게 해주었고 들끓는 생각을 가라 앉혀 주었다.
“자청 양, 지금은 상황이 무척 급박하고 당신은 아직 미숙하니 심정은 이해해요. 하지만 앞으로도 그래선 달라질 순 없어요. 위기의 순간에는 언제나 그 만큼 잠들어있는 기회도 큽니다. 마침 멀쩡히 움직일 수 있는 제가 있잖아요.”
“…… 감사합니다. 더 이상… 이렇게 되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런데 하이드의 눈에 무언가 이상한 것이 보였다.
그리고 둘의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하이드는 그 소리의 진원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자청의 어깨에 있는 시커먼 그림자를…
“피해요!!!!”
자청은 본능적으로 소리쳤고 하이드는 본능적으로 몸을 피하려 했지만 더스트의 그림자가 이미 하이드에게 달려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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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엉♬”
폭음에 맞추어서 느긋하게 말하는 더스트는 폭발한 장소를 지켜보았다.
자청의 어깨에 더스트의 분신이 잠복해 있었던 건 다름아닌 자청이 더스트를 보자마자 몸이 굳었을 그 수초의 찰나에 분신을 심었다.
분신의 눈을 통해서 본 하이드는 아직은 이동해서 달아날 정도의 상태인 것 같아 보여 조금 더 기다리기로 했다.
더스트의 눈에 보이는 분신은 아직도 하이드를 계속 뒤쫓고 있었지만 못 본 것도 있었다.
워낙 연기로 자욱해서 자청이 어떻게 되 있는 건지는 모르고 있었다.
어째서 하이드에게만 신경써서 자청의 상태를 못 보는가?
사실 더스트에겐 자청의 능력숙달 부족이라던 지 과거의 트라우마 같은 건 아무 상관없었다.
자청의 능력은 펠롭스와 맞먹는 ‘존재 자체로 이미 사기’인 수준이다.
위상력으로 공간을 뒤틀거나 혹은 베거나 하는 건 그만큼 어마어마하게 성장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을 그냥 능력의 특성으로 쉽게 해낸다.
이것뿐이면 더스트가 이렇게까지 번거롭게 하지 않았다.
순간이동에 사용하는 좌표 교환, 아무리 먼 장소라도 연결하는 웜홀, 애쉬와 더스트조차 뚫으려면 시간이 걸리는 차원의 벽 소환 능력…
지금은 거리 제한 같은 것이 있기는 하겠지만 저기서 더 성장하면?
막말로 자청이 자신의 트라우마건 뭐건 간에 자신의 신체 일부를 주변의 물건으로 연속으로 바꾸면?
적어도 그걸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없다.
그렇다면 지금쯤 확실하게 재기불능에 빠져있을 하이드를 자신의 손에 넣어서 자청의 움직임을 완전히 봉쇄하여 죽이는 것뿐이다.
지금까지의 공격에도 용케 살았으니 이번엔 확실하게 자청을 없애겠다고 확신한 더스트는 폭발이 터진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애쉬에게서 오는 반응이 심상치 않았기에 한시라도 빨리 끝내고 싶었다.
‘꿍!!’
눈앞에 분명히 아무것도 없는데 이마가 벽에 부딪친 것 같은 소리가 났다.
놀란 더스트는 분신의 눈을 확인해 보았더니 분신도 무언가에 부딪쳐서 뒤로 튕겨나가는 듯 했다.
“설마 이렇게 잘 걸려주다니… 고맙기 짝이 없네.”
들려오는 자청의 목소리엔 오로지 분노만이 가득했다.
“너랑 같은 수법이잖아. 난 그래서 네가 이렇게 걸려줄 줄은 몰랐어.”
“이… 이건 뭐야?”
“실전에선 처음으로 해 보는 거지만… 넌 내 아공간에 갇혔어. 네 조그마한 분신은 임무를 다 끝마쳤다고 기분 좋게 웃고 있어서 넓게 가두었더니 눈치도 못 채더라고.”
더스트는 이해 할 수 없었다.
“네 생각대로라면 난 더욱 절망해 있어야겠지. 그런데 하이드씨까지 당하고 나니 이젠 절망하기도 지쳐버렸는지… 널 박살내고 싶단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 그래도 진정하려고 폭발에 휘말려서 먼지가 잔뜩 들어간 차까지 마셨어.”
더스트는 얼른 아공간을 부수려고 위상력을 발하자 자청이 손을 꽉 쥐더니 더스트의 몸이 마치 무언가에 쥐어 짜이는 듯 뒤틀어 졌다.
“인간에겐 이렇게 못하겠지만… 넌 아니지.”
그러면서 하이드에게 손을 대서 임시본부로 보내자 집중을 못했는지 아공간이 축소되는 건 멈추었다.
그 틈을 타 더스트는 이미 모아 두었던 위상력을 폭발시켜서 공간을 파괴하려고 했다.
‘콰직!!!!’
“안심해, 이젠 너와 나 뿐이거든. 다른 사람들도 다 구조했어.”
터트리기 전에 자청은 봉을 휘둘러서 공간 파괴를 일으켜 아공간에 금이 갔다.
그 균열에 말려든 더스트는 결국 모아둔 힘이 흩어지는 것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여기 사는 사람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전부 날려 버릴 거라서 말이야!!!!!”
“자… 잠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기에 더스트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
길게 늘어난 봉은 자청의 손에 의해 휘둘러지면서 허공을 베고 찔렀다.
그럴수록 선과 균열이 많아지면서 주변이 불안정해졌다.
마지막으로 힘껏 내리친 순간…
공간이 뒤틀린다.
자청의 능력에 의해 이미 공간으로 있을 수 없는 ‘주변’은 오로지 자청만이 그 뒤틀림 속에서 태연히 서 있었다.
그러나 더스트는 그 예외가 될 수 없어서 뒤틀림에 휘말렸고 자청은 그런 더스트를 확인한 뒤 순간이동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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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덩쿨은 펠롭스가 번개와 함께 검을 내리칠 때, 끊어지긴 했지만…
‘내가 두려워하고… 있는 건가?’
쇼그가 데이비드에게서 아자젤의 의식을 분리시킨 일 때문에 검은양과 늑대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의 여지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저건… 생각할 것도 없군. 여왕 다음엔 마왕이 자리에 앉는 건가?”
차원종에게서 능력 특성을 (애쉬가 보기엔) 거의 한정 없이 얻을 수 있고 감정이 격해질 때마다 나타나는 검은 사룡은 누가보아도 충분히 두려워 할 만한 마왕의 모습이었다.
펠롭스는 자신에게 한방 먹인 뒤, 어딘가로 사라졌다.
보나마나 류자청에게 합류하러 간 것이 뻔했다.
‘누나… 들려? 누나도 당한 것 같은데…’
‘애초에… 한명씩 맡아서 싸우는 게 아니었어. 펠롭스는 몰라도… 설마 류자청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아무래도 우린 각오가 부족했나 봐. 애초에 상대는 우리가 봐도 어이가 없는 능력을 지닌 녀석들이야. 그러니 이번엔 ‘나눠질 각오’로 싸워야 돼.’
‘진심이야?’
‘녀석들을 죽이려면 지금 죽이거나… 아니면 우리 둘 중 하나가 불사를 되찾아서 싸워야 해. 하지만 누나… 불사를 되찾았을 그 때는…… 저 둘은 아마 우리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성장해 있을 거야. 난 그 상황만큼은 도저히 장담할 수가 없어.’
‘그건 그래… 하지만 지금은 너나 나나 상태가 심각해. 그 계집애… 설마 공간을 통째로 없애버릴 줄이야. 조금만 더 늦었으면 아마 내가 나뉘어 졌을지도 몰라.’
‘지금 그 둘은 우리보다 훨씬 심각해. 그러니까…’
그때 애쉬와 더스트는 펼쳐지는 ‘뒤틀림’을 감지했고 그것을 피해보려 했지만 이미 늦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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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만났다 싶었는데… 저건 뭐야? 저거… 행성 맞지? 자청아?”
“세… 세상에. 이건 거의 공간 그 자체를 창조한 수준이야. 내가 만드는 임시적인 아공간 따위와는 차원이 달라.”
“아무래도 저 검하고 나무가 섞인 듯 한 구조물이 중심인 것 같은데…”
“나의 세계에 온 걸… 환영하네.”
펠롭스와 류자청 둘 다 뜻밖의 인물에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데이비드? 쇼그가 아자젤의 의식을 돌려보냈을 텐데?”
“다, 당신…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공간의 중심이… 다름 아닌 당신이라니…?”
“잘도 알아보는군. 그래… 원반을 내 몸속에 집어 넣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거부한 탓에 이런 차원의 뒤틀림이 생긴 모양이야.”
“당장 그만둬!!! 이런 걸 계속 방치했다간 당신도 물론이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단 말이야.”
“**!!! 네 까짓 년이!!! 감히 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신세계를 열기 위해… 난 내 모든 것을 희생했단 말이다. 너희들은… 너희들은 날 절대 이해 못해. 태어나면서부터 축복받은 힘을 지닌 너와 무슨 경위로 그런 말도 안 되는 힘을 지닌 너희 둘은!!!”
“너야말로 이해안가는 녀석이잖아? 세상을 바꿔? 신세계? 헛소리 하지 마!!! 이건 그냥 전부 네 걸로 만들고 싶어서잖아!!! 지금 하고 있는 짓도 그냥 네 뜻대로 안 되니까 발악하고 있는 거잖아!!!”
“**!!! 닥치라고!!! 나한테 처음부터 위상력이 주어졌으면 이렇게 거치적거리는 경위 필요 없었어!!!”
“위상력!?”
펠롭스는 무의식적으로 핀포인트 되는 단어를 말했고…
“그래!!! 위상력!!! 왜 나처럼 뛰어난 사람에겐 생기지 않고 오히려 왜!!! 나보다 더 덜 떨어진 것들한테 가냐고!!!? 그건 나한테 더 적합한 힘이었어. 나에겐 배경이며, 능력이며, 어디로든 자격이 더 적합했다고!!!”
결국 펠롭스는 데이비드의 정신 나간 말에 어이가 상실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넌 설마… 여태껏 위상력을 가지지 못한 것 때문에 이런 짓을 한 거야? 그런 거야?”
“그럴 리가… 저 사람은 모든 걸 가졌잖아. 그런데… 진짜로?”
이제 자청이까지 펠롭스와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모든 걸 가졌다고? 너희들 눈에는 그렇겠지… 하지만 그 가지지 못한 위상력 때문에 얼마나 속으로 삭혀야 했는지 알아? 날 바라보는 그 눈을 얼마나 감당해야 하는 줄 알아?”
“너야말로 도대체 무슨 착각을 하는 거야? 위상력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필수 요소 같은 건줄 알아? 내 힘을 딱히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난 다른 녀석이나 사람들이 날 괴물이라 부르거나 이상한 눈초리로 보는 게 더 싫었다고!!! 아무리 거기에 대해 화를 내고 무섭게 노려봐도… 난 애초에… 엄마 뱃속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서 마음속으로 반박조차 못하는데…”
“참으로 한심한 신세한탄이구나. 그건 네 녀석이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 같으면 그 힘으로 벌써 이 세상을 바꾸고도 남았어.”
“아니…… 그래도 세상은 못 바꿔.”
“한 살도 안 된 아기가 뭘 안다고 큰 소리냐?”
“만약 그렇게 해서 바꿀 수 있었다면 아빠나… 할머니가 벌써 했었을 거야. 위상력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아냐. 우리가 가진 힘은 주변에서 정말 어마어마하다고 말해도, 실제로 내가 화가 나서 힘을 사용해도 변한 건 없었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쇼그가 보여준 용기야!! 쇼그가 널 이렇게까지 몰아넣은 것이 바로 그 증거야!!!”
“다 죽어가는 것들이 감히!!!”
원반을 집어 삼켰다더니 과연 뿜어내는 힘은 지금의 펠롭스와 류자청이 자신의 몸조차 못 가눌 정도의 파동을 소리 한 번 친 것으로 발산하고 있었다.
“네놈들은 빈사상태인 것에 반해 난 지금 애쉬와 더스트마저 가두고 있다. 그것들도 그것들이지만 우선 너희들부터다. 네 녀석들만큼은 내 신세계에서 아예 지워주마!!!”
자청은 연속으로 이어지는 싸움으로 인해 비틀거렸고 펠롭스도 팔에 달린 시들시들한 넝쿨로 알 수 있듯이 데이비드가 눈앞에서 펼치고 있는 초신성을 어떻게 해 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려고 칼을 위로 들어올리려 할 때였다.
옆에 있던 자청이 어디로 갔나 했더니…
“그동안 고생 많았구나.”
“아빠!!!!”
그리고 초록빛의 섬광은 푸른빛의 섬광에 먹혀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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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이 시즌 2 최종보스인데 너무 대충 넘기는 건 아니기도 해서 결국 2.5의 최종보스는 데이비드가 되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잘 쓸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오늘도 제 소설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