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위상력과 함께 40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11-02 0

그들의 실력을 일단 확인하기로 했다. 검과 도끼, 그리고 두개의 단검, 벨런스 전투력을 가진 검사 3명과 파워를 중요시한 도끼전사 2명, 그리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단검을 든 여자 한명. 종합으로 봤을 때는 파워 부분에서 뛰어난 파티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파워가 뛰어난 도끼전사들은 게임에서처럼 연속 타격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선공으로는 분명히 로제스라고 불린 여자가 단검으로 공격해올 게 뻔했다.

 

카앙!

 

그녀가 휘두르는 검을 막아낸다. 나는 절대 방심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덤벼들기 전 무속성 마법을 미리 발동시켰다. [롱 센스], 그리고 [부스트], 이 두 가지 마법은 효율성이 뛰어났다. [롱 센스]를 통해 피부의 감각으로 적의 공격을 감지하여 어느 방향으로 공격해올 건지 파악한 다음에  [부스트]로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피해낼 수 있으니 말이다. 항상 지겹게 들은 가르침이 있기에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처음상대라면 더더욱 방심하지 않는다. 로제스는 내 목과 심장부분을 중심으로 공격해왔지만 내가 검으로 빠르게 다 막아내자 그녀는 잠시 뒤로 물러나더니 이번에는 도끼 전사들이 내게 공격을 시도하자, 나는 뒤로 물러나서 피했다.

 

내 방어라면 그들의 공격을 버틸 지도 모르지만 지금 현재 내가 든 검은 이세계에 있는 평범한 검이다. 도끼전사들의 힘은 방패마저 부숴버릴 수 있는 위력이 있기에 검이라해도 내구력으로 못 버틸 게 뻔하니 뒤로 물러나는 게 정답이었다. 이어서 검사 3명이 나를 포위공격했지만 각각 막아낸 뒤에 힘으로 뒤로 밀쳐내기만 했다.

 

"으윽, 과연, 소문이 헛소문이 아니군. 우리 전부를 상대로 여유롭게 싸우다니..."

 

로제스는 내 실력을 파악한 모양이다. 칭찬해주는 건 고맙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이들을 보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근에 배운 무속성 마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처음으로 사용하는 것이지만 마침 좋은 실험물들이 있다. 이거야 원, 이렇게 말하니까 아버지를 닮아가는 기분이다. 피는 못 속인다는 건가?

 

[인첸트 : 스테미나 업]

 

일단 검에 무속성 마법을 부여했다. [스테미나 업]은 내구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도끼전사와 교전을 벌일 때 조금이나마 덜 부서지게 단단함을 강하게 만든 것이다. 다만 물체에 마법 효과를 부여하는 [인첸트]와 같이 사용해야 된다는 조건 때문에 이걸 사용하는 인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무속성 마법 두 개 이상 가진 사람도 흔하지 않았다고 알고 있었지만 내 경우는 별로 신경 안쓰는 편이다. 현재 내 검은 붉은 색으로 잠시 빛나다가 사라졌고, 그들은 처음보는 내 무속성 마법에 바짝 긴장했다. 마력이 강할 수록 마법의 효과는 뛰어나는 건 상식이다. 지금의 내 검의 내구력은 아마 도끼보다 더 뛰어날 것이다.

 

"자, 덤벼보라고."

 

이런 사람들이 뭘하든 별로 상관이 없었지만 내가 총수님의 의뢰를 받아들인 이유는 에르제 일행도 이들에게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딱히 정의의 사자 노릇을 하고 싶지는 않는다. 나는 자유롭게 살아가고 운명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으니까. 다만, 필요하니까 하는 거다. 단지 그것 뿐이다. 그들은 지금 속으로 왜 자신들에게 내가 이러는 건지 무척 궁금해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을 대비해 적당한 핑계를 준비하는 게 좋겠다.

 

"에잇! 한꺼번에 공격해라!"

 

로제스 일당이 나에게 달려든다. 나는 심호흡을 한번 하면서 검을 두 손으로 잡고 휘두를 준비를 한다.

 

[인첸트 : 웨폰 브레이크]

 

이 무속성 마법도 마찬가지로 [인첸트]와 같이 사용해야 된다는 조건이 있었다. 효과는 무기파괴, 적의 무기를 부숴버리는 효과가 있었다. 인첸트를 이용해 두 가지 무속성 마법을 보여한 나는 [부스트]를 발동시켜 덤벼드는 적들을 차례대로 대응하자 그들이 들고 있는 무기들이 산산조각이 났고, 하나같이 얼굴이 사색이 된 상황에 처했다.

 

"이... 이럴 수가... 넌 대체... 정체가 뭐냐? 무속성 마법을 이렇게 많이 사용하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아!!"

 

오호, 좋은 공부가 되었다. 무속성 마법을 이렇게 많이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많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람이라면 말이지. 다른 종족도 마법을 쓸 수 있는 자들이 있을 거 같은데 조사를 한번 해봐야 되겠다. 만약에 건 블레이드를 들고 위상력을 발휘했으면 그들의 몸에도 상처가 났을 것이다. 아니, 그냥 푸른 불꽃에 타서 녹아버렸을 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이들은 나한테 있어서 강자로 보이지 않는다. 에르제 일행에게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무기를 노린 채로 검을 휘둘렀으니 이정도로 끝났지. 남자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치고 있었지만 놓칠 수 없었다.

 

[페럴라이즈]

 

한명씩 지목하면서 마비 마법을 걸어주었다. 남자 5명이 전부 마비 증상을 보이자 로제스는 뒷걸음질을 하면서 천천히 도망갈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부스트]를 이용해 미리 도망가는 길 앞에 서서 차단시킨다. 그러자 그 여자는 비명을 지르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외모는 평범해보이는데 무서운 일을 꾸미니까 아주 꼴불견이다.

 

"으윽... 잘... 잘못했어요. 한번만 살려주세요."

 

이제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고 있다. 이런 패턴은 잘 알고 있다. 이미 나에 대해서 알면서도 덤벼든 데다가 이제와서 잘못을 빈다? 이런 건 기습을 노리려는 사람이 하는 뻔한 수법이다. 내가 게임을 안해봤다면 당했을 지도 모르지만 게임을 해본 나이기에 그런 속임수는 낡아빠진 수준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만 일어나세요. 용서할 테니까."

 

내가 앉아서 그녀에게 손을 내밀자 기다렸다는 듯이 로제스는 품에 숨겨둔 단검을 꺼내 내 심장을 노렸다.

 

"어리석은 놈. 죽어!!"

"누가 어리석다고?"

"허억!! 커허헉..."

 

놀랄 만도 하지. 단검의 날을 왼손 중지와 검지 사이에 끼어넣었으니 말이다. 그걸 보았으니 누가 놀라지 않겠는가? 이미 나는 무속성 마법 [롱 센스]를 한번 더 발동시켜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느꼈다. 그리고 내 신체능력만으로 손가락 두개 만으로 막아낸 것이다. 빼내려고 해도 빠지지 않았고, 더 찔러넣으려고 해도 앞으로 나아가지도 않는다. 로제스는 단검을 놓은 후에 나와 거리를 벌렸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모습이다. 이런 표정을 짓는 걸 보면 누구라도 내게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렇게라도 해야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더 이상 이런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엄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


"괴... 괴물..."


뒷걸음질을 하고 있는 그녀였다. 이제 더는 놀아줄 생각이 없으니 [페럴라이즈]로 마비를 걸었다. 상황이 끝난 뒤에 나는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곧 기사들이 이곳으로 도착했다. 기사단장 리온 블리츠는 이번에도 감사하다면서 내게 보수를 약속했다. 사실 이번일은 길드 뿐만 아니라 기사단에게도 골칫거리였다고 한다. 기사단들의 눈을 피하면서까지 저지른 범죄였다. 그들도 증거를 잡지 못해서 이들을 못 잡고 있었기 때문에 골드사자를 퇴치할 의뢰를 마침 할 예정이었다고 기사단장이 내게 말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새야님. 이번 보수는 반드시 드리겠습니다."

"아뇨. 드리실 필요 없어요. 기사단장님이 의뢰하신 게 아니잖아요. 보수는 길드 총수님에게 받겠습니다."

"욕심이 없으시군요."

"모험가로서 살기 위해서라도 욕심은 금물이죠. 자칫하면 모몬트처럼 되어버리니까요."


나는 모몬트 집단을 박살낸 후에 한 가지 사실을 배웠었다. 돈에 대한 과한 욕심으로 인해 타락하게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길드에서 주는 보수가 아닌 의뢰인에게 보수를 엄청나게 요구하면서 그를 못살게 군다는 것이다. 뭔가를 받고자 하는 욕심이 퀘스트를 거부하게 만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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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에게 증거까지 보여드렸으니 그 녀석들은 기사들에게 끌려가도 변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슬슬 사건 조사를 위해 그들을 심문하겠지. 나머지는 기사단의 몫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대로 놔두기에는 안심할 단계가 아니었다. '골드사자' 집단은 그들 만이 아니다. 규모가 조금 있는 집단이기에 그들의 아지트를 찾아 우두머리를 쓰러뜨리는 게 우선이었다. 일단 기사단들이 그들을 연행하여 심문한다고 했고, 나는 에르제 일행이 나무 위에 앉아있는 곳으로 [게이트]로 이동했다.


"여어, 안녕."

"안녕은 무슨!!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설명 좀 해줄래!?"


에르제 일행이 무섭게 노려본다. 이거야 원, 생명의 은인에게 보내는 눈초리라니... 아무래도 그들도 눈치챈 모양이다. 내가 근처에 숨어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주변만 잘 조사하면 눈치챌 수도 있을 듯 했다.


"하하... 미안해. 사실은 증거수집을 위해서 그렇게 했거든."

"우리를 미끼로 삼은 거 외이까? 여기서 다 보였소이다."


그들은 여기서 내가 '골드 사자' 집단 6명과 싸우는 것을 목격했었다. 그리고 놀라기도 했지만 도와줄 거면 빨리 도와주지 그랬냐며 에르제 일행이 불만을 보였다. 나는 그들에게 일단 사과를 했다. 속인 것은 잘못이었으니 말이다. 적을 속이기 위해서는 아군부터 속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들이 이런 말을 잘 알리가 없겠지. 한동안 나는 이들에게 잔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으으, 슬비와 정미에게 꾸중을 듣는 기분이다. 다음에는 티 안나게 행동해야 되겠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17:3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