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위상력과 함께 38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11-01 0

"그래서 그들을 잡아달라는 말씀이십니까?"

"자네 정도의 실력이라면 가능할 거라고 믿네. 증거는 잡지는 못해도 현장을 목격할 수는 있을 것이네."

"피해자들을 불러주세요. 이야기 좀 해야겠습니다."

"알겠네."

"아 참, 이왕 이렇게 만나뵙게 된 거 벨파스트 왕국의 사정에 대해서 알려주시겠습니까? 제국이랑 전쟁할 거라는 소문도 들어서요. 총수님이라면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내 말에 총수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인 후에 내게 입을 열었다.

 

"현재 벨파스트 왕국은 제국의 침공에 대비하여 미스미드 왕국과 동맹을 맺으려고 하지만 귀족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네. 수인족과 동맹이라는 게 말 도 안 된다는 이유였지. 그들은 우리의 적인 몬스터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그들이 인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더군."

"총수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나야 뭐 상관 없네. 그들이 마을 주민들에게 피해만 안 준다면야 동맹을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네."

 

내가 들었던 대로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오르트린네 공작님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물어보았고, 길드 총수님의 대답은 간단했다. 오르트린네 공작은 인품이 좋고 귀족답게 품위를 유지하고 자신을 낮출 줄 안다는 겸손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이다. 오호, 총수님이 보기에는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인 거 같다. 아니, 그 말은 절대 믿을 수 없다. 총수님은 공작의 편을 드는 사람으로써 말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내가 직접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절대 믿지 않겠다.

 

일단 지금 내가 할 일은 정해진 거 같다. 골드사자 모험가 집단을 한마디로 박살을 내주면 되는 거다. 증거는 필요없이 힘으로 박살을 내면 그만이다. 그들을 유인하려면 상위급 퀘스트를 받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지도 모르겠다. 그 퀘스트의 보상이 크니까 그들이 미끼를 물고 달려들 것임에 분명하다. 내 생각을 이야기해보자 총수님은 고개를 저었다.

 

"그 방법은 안 되네. 자네는 이미 모몬트 집단을 박살내버린 것만으로 알려진 상황이야. 골드사자 집단은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아. 강자는 절대로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지."

 

으음, 그렇단 말이지. 하긴 그 일로 나를 모르는 모험가가 없다고 할 정도였다고 했는데 나는 그렇게 유명한 것에는 신경을 안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모험가 레벨이 높았지만 다른 모험가의 공적을 강탈할 정도라면 어느 정도 실력은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한번 해봐야될 거 같았다. 지금까지 검은색 옷을 입고 활동했으니까 다른사람으로 보이게 하면 될 거 같았다. 그리고 증거라면 만들 방법이 있다. 그들이 숨어있는 아지트를 발견한다면 충분히 공략이 가능할 거라고 확신이 들었다.


"이번 일은 아마 자네에게도 어렵겠지만 달리 부탁할 만한 사람이 없어서 말일세. 이번 일로 모험가를 그만두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어. 더 심각해지기 전에 해결해야하는 상황이지."


그냥 길드의 존재를 위해서 그런 거라고 말하면 좋을 것이다. 모험가들의 활동으로 길드가 사람들에게 필요성을 느끼고 신뢰를 받기 마련이다. 한마디로 자신들 일자리를 잃을까봐 빨리 해결해달라는 거겠지. 그 속내는 다 알고 있다. 하긴 나라도 그렇게 할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 일을 해야 되는데 일자리를 잃으면 인생을 앞으로 어렵게 보내야되고 돈도 못벌어서 거지가 될 운명이었다. 누구라도 그러겠지. 누가 직업을 잃고 싶을까?

 

여기 이세계 사람들도 직업 잃는 것에 매우 민감하게 신경을 쓴다. 당연한 거겠지. 직업을 잃으면 도적이 되거나 거지가 되거나 새 직업을 얻거나 세가지 중에 하나다. 도적들이 생겨난 이유도 거기에 있는 것이었다.


"알겠습니다. 제가 어떻게든 해볼게요. 다만... 다른 사람과 같이 해도 될까요?"
"물론이네. 아무래도 혼자서는 힘들 거 같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그럼."


자리에서 일어나서 총수님에게 인사를 하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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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왠 듀라한 토벌 임무야? 새야가 우리에게 도움을 청할 줄은 몰랐는데? 혼자서 듀라한을 상대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아, 괜찮아. 듀라한을 상대하는 건 너희들이니까. 난 바빠서 너희에게 양보하는 거야."

"뭐라고!!?"


에르제 일행이 동시에 놀랐다. 세하는 사정이 있어서 이 의뢰를 수행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대신 해달라고 말했다. 의뢰를 요청한 건 그인데 이런 거를 떠넘기니 말이다. 듀라한 토벌 임무는 골드 2개 정도의 보수가 되는 일이었다. 에르제와 야에 정도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하면서 새야는 자리에서 재빠르게 벗어났다.


"뭐... 뭐야? 이런 의뢰를 갑자기 맡기다니..."


에르제는 달려가는 세하를 보며 인상을 썼다. 에르제와 린제는 레벨 2 파란색 카드였지만 야에는 아직 레벨 1이었다. 반면에 세하는 레벨 3으로 올라서 노란색 카드를 받았었다. 레벨 3 의뢰 중에서 제일 어려운 의뢰였다. 그렇기 때문에 에르제 일행은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 야에도 세하가 너무한 거 아니냐면서 한숨을 내쉬었지만 일단 한번 해보자고 에르제가 말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새야가 부탁한 거니까."

"하지만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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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파스트 왕국 밖에 있는 한 오두막집, 그곳에 노란색 사자마크가 달린 깃발이 놓여있었고, 모여있는 두건을 쓴 남녀 모험가들이 술을 마시고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정찰을 다녀온 모험가 한명이 대머리에 거구의 몸집을 하고 흉터가 많아보이는 남자에게 무릎을 꿇고 보고한다.


"길드에 정찰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듀라한을 사냥나선다는 모험가들이 나타났습니다. 보수는 금화 2개입니다."

"오호, 금화 두개란 말이지? 제법 있는 보수인데? 그래. 이번에 나서는 모험가들이 누구냐?"

"염려마십시요. 파란색 카드를 가진 계집 2명과 빨간색 카드를 가진 계집 한명입니다."

"그래? 그런데 어떻게 그들이 노란색 모험가 의뢰를 받을 수 있는 거지?"

"원래는 노란색 모험가가 의뢰한 건데 사정이 생겨서 못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양도했다고 하죠. 일이 좀 쉬워졌습니다."

"그렇군. 로제스, 너희가 나서서 처리해라."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붉은 머리 여성이 우두머리에게 예를 취하며 대답한다. 모험가들을 상대로 보수를 가로채 호화로운 생활을 보내는 골드사자 집단, 창고에 금이 많이 있을 정도였다. 마을에 가서 대량으로 주문하고 가져와서 매일 같이 잔치를 벌이기도 한다. 특히 마을에서 마시는 맥주를 즐겨 마시는 우두머리인 파프닐은 모험가들을 모아서 길드에 마땅한 보수를 가로채서 살아가고 있다. 길드나 기사단 입장에서는 손을 쓸 수가 없다. 증거가 없기 때문에 도적들처럼 쫓기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다른 모험가들이 억울하다고 해도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하는 그들의 수법으로 인해 피해자들만 고통을 받게 된 것이었다.


"대장. 그 이새야라는 모험가 말인데... 어때? 우리 일원으로 끌여들어도 되지 않아?"


노란 머리를 한 부하가 묻자 파프닐은 피식 웃으면서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세하의 일에 대한 소문은 그들도 들어서 알고 있다. 몬스터 연합군을 혼자서 쓰러뜨리고 모몬트 집단을 괴멸시켜버린 녀석이었다. 그 정도면 충분히 강자라고 판단해도 될 일이다.


"그 녀석은 어디있는데?"

"은월 여관에서 머무르고 있다고 해. 그리고 총수와도 가깝다고 하는데? 그 녀석을 우리편으로 삼으면 편하지 않을까?"

"괜찮군. 제라스. 네가 다녀와."

"에? 내가?"

"불만 있나?"

"아니. 다녀올게."


제라스는 파프닐이 무섭게 노려보자 재빨리 뛰쳐나갔다. 파프닐은 시시한 녀석이라면서 맥주 큰 컵을 한잔 마셔대고 있었고, 그의 곁에 여자 두명이 취한 채로 달라붙고 있었지만 아무렇지도 않는 표정을 하면서 입가에 미소만 번지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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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제 일행은 듀라한이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세하 없이 그들이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래도 할 수밖에 없었다. 거절할 틈도 없이 바로 맡겨버려서 가버린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그들은 세하 없이는 어려운 의뢰를 할 자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세하만 계속 의지할 수는 없다는 건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한번쯤은 우리끼리 해보자고 에르제는 쉽게 말했지만 야에와 린제는 불안해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에르제 공."
"야에, 대륙 제일의 검객이 된다고 했잖아. 이 정도 강적은 물리칠 수준이 되어야 되지 않을까?"

"그건 그렇소이다만..."

"언니는 너무 쉽게 얘기해. 듀라한과 한번도 싸운 적이 없잖아."

"이제부터 상대하면 되지. 하하하핫."


에르제는 너무 긍정적이어서 탈이었다. 야에는 원래 에르제가 저런 성격이냐고 린제에게 묻자 그렇다고 그녀가 대답했다. 정말로 고생이 심하겠다고 귓속말로 말하니 에르제가 뭘 수군대냐면서 화를 내고 있었다.


"에르제 공. 다시한번 생각해주시오. 소인은 이제 막 수련을 시작한 참이라오. 처음부터 이런 어려운 의뢰를 받을 필요가 있소이까?"

"새야가 할 수 있다고 했잖아. 우리라면 말이지. 일단 해보자고."

"엇!? 사악한 기운이 감지되오!!"


야에가 고개를 돌리자 검은 연기를 내뿜는 갑옷이 모습을 드러냈다. 목이 없는 갑옷의 기사, 그리고 한 손에 머리를 들고 있는 듀라한의 모습이었다. 에르제와 야에는 각자의 무장으로 준비태세를 갖추었고, 린제도 완드를 들며 마법을 사용할 준비를 했다. 듀라한이 천천히 다가오면서 느껴지는 어두운 기운이 그들에게 뼈저리게 느껴지고 있었다.


"이... 이 위압감..."
"저기... 나 지금 떨고 있니?"


떨고 있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에르제는 두 주먹을 쥐면서 기합을 지르며 먼저 달려들자 야에도 뒤따라서 듀라한에게 돌진한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17:3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