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Remake) (외전2) - 신혼여행은 ㅇㅅㄱ에서! (3화)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7-10-28 1
------------------------------------------------------------------------------------------
"크억!"
자만하며 기세등등하게 나섰던 팔라디스는 힘 한 번 제대로 못 써보고 마신 휘하의 군단장 중 한 명인 아리에스에게 당하고 있었다. 이건 이미 싸움이 아니라 아리에스가 팔라디스를 가지고 노는 놀이라고 봐도 무방하였다. 아리에스는 콧방귀를 크게 한 번 뀌고 팔라디스를 보며 말하였다.
"흥! 역시 기세등등하게 나선 놈들 중에는 제대로 된 녀석들이 없구나!"
'이렇게나 약한 녀석이니, 일단 이놈은 아니로군.'
"자, 잘못했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쇼!"
"...참으로 추하군. 이제는 목숨 구걸이라니, 더 이상 봐줄것도 없군. 이제 그만 끝을 내주마!"
"히이익!"
아리에스는 손에 들고있는 모든 무기를 치켜들고 팔라디스를 내리치려 하였다. 바로 그때, 20m정도 떨어진 정면에서 2명의 발자국 소리가 조금씩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듣고 아리에스는 잠깐 공격을 멈추고 정면을 바라보았다. 그 앞에는 검은 머리의 남성과 연분홍색 머리의 여성이 대화를 하며 나란히 걸어오고 있었다. 그 두 사람은 바로 이세하와 이슬비였다.
"흠, 날 막으러 온 모험가들 중 하나인가. 이 약한 놈 하나로는 충분하지 않았는데 그나마 잘 됐군."
아리에스는 어느새 팔라디스는 신경조차 쓰지 않고 정면에서 다가오는 이세하와 이슬비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무기를 치켜들며 조금씩 자세를 잡았다.
"최소한 이 약해빠진 놈보다는 괜찮았으면 좋겠군. 그럼 어디, 실력을 한 번 볼까?"
그리고 이세하와 이슬비가 아리에스의 앞에 가까이 다가왔을 때쯤,
"오늘 저녁은 뭐 먹을까?"
"네가 해준 요리는 다 맛있지만, 역시 고기가 제일 먹고싶어."
이세하와 이슬비는 저녁으로 뭘 먹을지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아리에스와 팔라디스는 본 척도 하지 않고 유유히 지나쳐갔다.
"... 네놈들! 거기 서라!"
콰직-!!
"우왓?"
눈앞의 자신을 본 척도 하지 않고 지나치자 단숨에 열이 뻗친 아리에스는 두 사람의 앞으로 도끼를 던졌다. 도끼는 땅에 강하게 내리박히며 두 사람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그제서야 이세하와 이슬비는 아리에스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뭐야, 너는?"
"그건 이쪽이 할 말이다! 감히 이 아리에스님을 무시하고 지나쳤겠다... 베짱이 아주 두둑하구나!"
"우리들은 아주 정교하게 만든 모형인 줄 알았는데..."
"뭐, 뭣이...!"
자신의 존재감을 한낱 정교하게 만든 모형으로 인식했다는 사실에 아리에스는 더더욱 화가 났다. 어찌나 화가났는지 이마와 팔뚝에 힘줄이 선명하게 보이고 몸의 근육이 조금씩 부풀어 오를 정도였다.
"...뭐, 좋다."
스윽-
화가 났었던 아리에스는 금방 마음을 가라앉히고 4개의 무기들 중 하나인 검을 팔라디스의 목에 갖다대며 협박하듯이 말하였다.
"이 녀석을 살리고 싶다면 나와 싸우도록 해라. 그렇지 않는다면 이 녀석의 목숨은 보장하지 못할 것이다.
"사, 살려줘!"
"......"
자신의 목숨이 사선에 놓이게 되자 팔라디스는 매우 비굴한 태도로 이세하와 이슬비에게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이세하와 이슬비는 잠깐 가만히 있다가
"아, 그래? 그럼 이만."
이세하의 이 짧은 한 마디만을 남기고 두 사람은 다시 가던 길을 가려고 하였다.
"기다려! 이 자식들아아아아!!!"
두 사람의 황당한 반응에 아리에스는 또 다시 광분하며 두 사람의 앞에 아까 도끼를 던졌을 때처럼 이번에는 철퇴를 던져 앞길을 막았다. 그러자 두 사람은 조금씩 짜증이 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아리에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또 왜?"
"사람... 아니, 마족을 무시하는 데에도 정도가 있지! 뭐냐, 그 반응은?!"
"아니, 우리들은 그녀석이랑 아무런 관계도 아니고. 오히려 싫은 녀석이거든. 그러니까 그런 같잖은 인질극 때문에 우리가 네 요구에 응해줘야 할 이유는 없잖아? 그리고 여태까지 그런 협박을 하는 놈들치고 약속 지키는 놈들은 못봤으니까 소용없을 것 같아서."
"아니... 보통 이러면 응해줘야 하는게 아닌가... 가 아니라! 됐다! 이렇게 된 이상 이쪽에서 먼저 상대해주마!"
"에휴... 어쩔 수 없지."
'지금이다!'
자꾸 무시하려고 해도 계속 귀찮게 굴거라고 생각한 두 사람은 아리에스를 가볍게 상대해주기로 하였고, 아리에스가 흥분하여 눈길조차 주고 있지 않는 틈에 팔라디스는 잽싸게 그 자리를 피해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쳤다. 그런 팔라디스를 아리에스는 물론, 이세하와 이슬비도 일절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그런데 넌 누구야?"
"아까 말했잖냐아아아아!!! 알겠냐!? 두 번 말하지 않을테니 잘 알아둬라! 이 몸은 마신님의 휘하에 있는 12군단 중 제 1군단의 군단장이시다!"
"아아, 그렇구나. 그럼... 이름이 뭐라고?"
"아리에스다아아아아!!! 이 건방진 녀석...! 네놈만큼은 절대로 곱게 죽이지 않겠다!"
콰과과과-!!!
아리에스는 엄청난 분노를 발산하며 검을 내리쳤다. 아리에스가 내리친 검은 휘두른 방향으로 강한 충격파를 발생시키며 땅을 갈랐다. 두 사람은 검이 땅에 닿기 전에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서서 그 공격을 피하였다.
"흥! 꽤나 잽싸구나. 허나 다음은... 응?"
짧게 말하고 공격을 계속하려고 할때, 아리에스는 가만히 두 사람을 관찰하듯이 바라보다가 갑자기 조금씩 웃음을 자아내었다.
"크크크... 하하하! 뭐냐, 네놈들. 이제보니까 마력이 전혀 느껴지질 않는구나. 아무리 겉으로 발산하는 마력을 제어하여 최소한으로 낮춘다고 해도 조금은 느껴지는 법이거늘, 네놈들은 마력이 전혀 없는 모양이구나! 참으로 대단하군!"
'그게 그렇게 웃긴가...'
"뭐, 그렇긴 한데. 갑자기 물어보는 거지만, 왜 이 마을을 습격한 거야?"
"크큭... 좋다. 나에게 큰 웃음을 주었으니 특별히 말해주지. 저쪽에 있는 나의 전차를 봐라."
아리에스는 마을 입구에 세워둔 자신의 전차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저 전차를 끄는 발록들이 보이겠지? 원래 나의 전차를 끄는 발록들은 전부 합해서 5마리였다. 그런데 지금은 4마리가 되었지. 왠줄 아느냐?"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알아...'
"사실 이몸의 봉인이 풀린 지 얼마 안되었을 때, 5마리 중 하나가 내가 없는 사이에 멋대로 뛰쳐나갔었다. 그 녀석만 유독 자유분방한 성격이라서 평소에 몇 번씩은 있는 일이었지만... 어쨌든, 문제는 그 다음이다. 슬슬 데려오려고 했을 때, 녀석의 마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었다. 마력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은 곧 죽었다는 소리. 그것을 확실히 알려주듯 녀석의 피가 이 마을 근처의 들판에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인간들의 발자국이 있었지. 즉, 이 몸의 전차를 끄는 발록들 중 그 한 녀석을 인간들이 죽였다는 것이다! 이 몸이 이런 마을에 몸소 온 것도 전부 나의 발록을 죽인 인간을 찾기 위함이다!"
'... 어라? 잠깐만... 설마...'
아리에스가 이 마을을 습격한 이유를 듣고나서 이세하는 조금씩 표정이 굳어지고 있었다. 왜냐하면,
"아..."
'...나 때문인가!?'
아리에스가 말한 그 발록이 바로 이세하가 이 마을에 오기 전에 다른 모험가들을 구해주려고 자신이 주먹 한 방에 쓰러트린 마족이었기 때문이다. 즉, 아리에스가 이 마을을 습격하여 엉망으로 만든 것도 거슬러 올라가면 이세하가 그 발록을 쓰러트린 것이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에 이세하는 표정이 완전히 굳어지고 조금씩 식은땀까지 흘리기 시작하였다.
"그, 그래...? 참 속상하겠구나... 그럼 어떻게 하면 화를 풀어줄건데...?"
'큰일이다, 지금 여길 보는 사람들도 조금 있는 모양인데. 만약 이 녀석이 마을을 습격한 게 나 때문이라는 걸 안다면...'
"나의 발록을 죽인 녀석을 이 손으로 없애버리기 전까지는 절대 나의 화는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어... 저기... 정말 미안해. 그러니까 그냥 없던 셈치고 가주면 안될까?"
"?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냐? 그리고 왜 사과를... 응? 잠깐... 설마 네ㄱ..."
"안돼애애애애!!!"
퍼어억-!!!
"크아아아아아악!!!"
아리에스가 말을 완전히 끝마치기도 전에 이세하는 단숨에 아리에스의 얼굴에 주먹을 때려박아 발록을 쓰러트렸을 때처럼 똑같은 쓰러트렸다. 이세하의 주먹에 맞은 아리에스는 땅을 몇 번씩 뒹굴다가 대(大)자로 땅바닥에 뻗어버렸다. 아리에스가 쓰러짐과 동시에 자신들의 주인이 당한 것에 놀란 발록들은 아리에스의 전차는 내버려두고 다급히 도망을 쳤다.
"...아."
'그래도 이걸로 사실은 숨겼군. 휴우...'
이것이 마신 휘하의 군단장 중 한 명, 아리에스의 최후였다.
"...이, 이겼다!!!"
아리에스가 이세하에 의해 쓰러진 광경을 지켜보았던 몇몇 마을사람들은 크게 환호하며 이세하의 곁으로 달려왔다.
"마신 휘하의 군단장 중 한 명을 이기다니! 정말 굉장하시군요!!"
"S급 모험가들도 애를 먹는다는 군단장을 이렇게도 쉽게...!"
"우리 마을의 영웅이시다!!"
"와아아아!!!"
이런 마을사람들의 찬양에 가까운 찬사를 받는 이세하였지만, 정작 본인은 마음이 편치 못하였다. 이렇게 자신에게 찬사를 보내주는 사람들이 자신 때문에 아리에스에게 마을이 습격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말은 못하지만... 정말 죄송합니다, 여러분...'
어찌됐든, 이리하여 아리에스에게 습격당했던 마을은 마침 의뢰를 수행하려 나가던 길의 이세하에 의해 평화를 지킬 수 있게 되었다.
.
.
.
.
.
이틀 뒤, 여느때처럼 이세하와 이슬비는 길드에 와서 다른 의뢰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뒤에서는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 모험가들이 수근거리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리고 있었다.
"저 녀석이야? 그 마신 휘하의 군단장 중 한 명을 일격에 쓰러트렸다는 녀석이."
"듣자하니 D급 모험가에 마력도 없다며? 그런 녀석이 어떻게 군단장을 쓰러트렸다는 거야? 거짓말 아니야?"
"직접 본 사람들도 많다는데?"
'왠지 귀가 간지럽네...'
이미 이세하가 아리에스를 쓰러트린 일이 널리 퍼진 것이었다. 그러는 동안 이세하와 이슬비가 의뢰가 붙어있는 게시판을 살피고 있을 때 아이린이 두 사람 곁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세하씨! 이슬비씨! 어제 마신 휘하의 군단장을 쓰러트리셨다면서요!? 굉장해요! 그 S급 모험가들조차 혼자서는 이기지 못할 정도의 마족을 쓰러트리시다니! 마력도 전혀 없으신데 대체 어떻게 이기신 건가요?!"
"하하... 그러게요..."
"지금 길드 내에서도 화제에요! '마력이 전혀 없는 D급 모험가, 마신 휘하의 군단장을 쓰러트리다!'라고 말이에요! 어쨌든, 이렇게 큰 공을 세우셨으니, 단숨에 S급 모험가로 승격해도 상관없을 정도에요! 그래서 마침 제가 위에 두 분을 S급 모험가로 승격시켜달라는 추천장을 쓰려ㄱ..."
아이린이 흥분하며 계속 말을 하고 있을 때, 길드의 문이 열리며 제복을 입은 건장한 체격의 남성을 필두로 부분부분 갑옷을 걸치고 한 손에는 창을 치켜든 병사 10명이 함께 들어왔다. 그들은 길드 내에 있는 다른 모험가들에게는 일절 눈길도 주지 않고 게시판 앞에 있는 이세하와 이슬비의 앞으로 천천히 다가와 이세하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이 이세하라는 모험가인가?"
"네? 네, 그렇긴 한데. 무슨 볼일이라도?"
"나는 알타노아 제국의 대장군, '듀나미스'라고 한다. 황제폐하께서 친히 그대를 왕도로 데려오라는 명령으로 이렇게 찾아왔다."
"... 아이린씨, 알타노아 제국이 뭐죠?"
이세하는 귓속말로 아이린에게 듀나미스가 말한 알타노아 제국이 뭔지 물었다. 아이린은 똑같이 귓속말로 친절하게 간단히 설명해주었다.
"이 대륙의 절반에 달하는 영토를 다스리는 거대한 제국이에요. 이 마을도 알타노아 제국에 속해있죠. 어쨌든, 그 제국의 장군이 몸소 이렇게 찾아온 것을 보면 아마 어제 이세하씨가 아리에스를 쓰러트린 소문이 왕도에까지 갔나봐요."
"아하."
"아하... 가 아니에요, 이세하씨! 그런 대제국의 황제폐하가 직접 부르신 거라구요?! 좀 더 놀란 반응을 보이셔야죠!"
"ㄱ, 그런가?"
'그보다... 그런 대제국의 왕도라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으흠... 좋아요, 따라갈게요."
이세하는 듀나미스를 따라 알타노아 제국의 왕도로 가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순순히 듀나미스를 따라가겠다고 말하였다. 이세하의 수락을 받은 듀나미스는 두 사람과 함께 길드 밖으로 나와 허공을 향해 손을 뻗고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하였다.
"바람이여, 한곳에 모여 우리의 몸을 떠받들어라...!"
"?"
'뭐라고 중얼대는 거야?'
'뭐라고 중얼대는 거야?'
듀나미스의 중얼거림이 끝나자 듀나미스의 앞으로 바람이 모여들더니, 그 바람은 자신과 자신의 병사들, 이세하와 이슬비를 포함한 13명을 감쌌다. 그리고 그 바람은 천천히 13명을 공중으로 띄우기 시작하였다.
"내 옆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해라. 이대로 왕도까지 간다."
'그냥 날아가는 게 더 빠르겠지만, 이 사람들을 두고갈 수는 없으니... 무엇보다 나랑 슬비는 길도 모르니까 일단 가만히 있어야겠다.'
"그럼 출발하겠다."
------------------------------------------------------------------------------------------
쿨럭...
다음화부터는 전개를 후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