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위상력과 함께 16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10-20 0

역시 최고레벨의 모험가 실력이니 그 정도는 당연한건가? 저런 공격에 제대로 맞으면 위상능력자인 나도 무사하지 못할 거 같았다. 평범한 물리 공격은 어느 정도 버틸만 하다고 했지만 총알 한발만 맞아도 아플 지경인데 술집을 부숴버릴 만큼 괴력의 공격을 내 몸이 견디지 못할 게 뻔했다. 조심해야겠다. 파워가 그만큼 강한 편이니 말이다.

 

"애송이, 어떠냐? 내 힘을 맛본 소감이? 이거 제대로 맞으면 즉사야. 지금이라도 잘못했다고 빌어라."

"싫어. 잘못은 당신이 한 거잖아. 무식한 인간 같으니라고."

"뭐라!?"

 

역시나 무식이라는 말에 발끈하는 단순한 녀석이다. 거구의 몸집과 파워가 강한 적을 상대할 때 어떻게 해야되는 지 트레이너 씨에게 배운 게 머릿속에서 떠오르고 있었다. 상대가 거구의 덩치라면 오히려 싸움에서 쉽게 지는 편이라고 했다. 공격할 수 있는 부위가 많기 때문에 피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고, 그 상대를 이기려면 민첩성을 이용해야 된다고 말씀하셨었다. 그리고 상대의 움직임을 눈으로만 쫓으면 상대방의 전투패턴을 파악할 수 없다면서 모든 감각을 이용해야된다고 말씀하신 것도 기억이 났다.

 

쾅!

 

도끼로 나를 내려치려고 하자 나는 잘 보면서 측면으로 피해냈다. 모몬트가 도끼로 내리칠 때마다 땅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 이러다가 정말로 마을이 쑥대밭이 되겠다. 어떻게 해서든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기사들은 어느 새 린제를 찾아서 천으로 감싼 채로 어딘가로 대피시키는 게 보였다. 그들은 감으로 상대할 수 없다는 걸 알고 도망치는 거 같았다. 그러고도 기사냐? 라고 말하고 싶지만 애초에 도움요청도 안했으니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쥐** 같은 녀석이군. 피하기만 한다고 이기는 줄 아냐?"

"그런 힘을 가졌으면서... 왜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거지? 모험가로써 체면을 생각이라도 한 거야?"

"왜? 괴롭히면 안 된다는 법이 있나? 뭔가 단단히 착각하는 군. 다른 귀족들 처럼, 부자로 살 수 있는 이런 쉬운 방법을 두고 길드에서 쥐꼬리만한 보수나 받아 먹고 살라는 것이냐? 그리고 원하는 데로 여자들을 잡아들여 시중을 들게 할 수도 있지. 내 야망을 이참에 알려주지. 나는 이 나라의 왕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맘에 안드는 놈들을 마음대로 없애버리고 공주와 결혼해서 부귀영화를 이룰 거니까 말이야. 여자는 말이지. 그냥 내 것으로 만들면 그만이야. 임자가 있든 말든 그딴 거 상관없어. 무조건 내가 내거다 하면 내거인 거야. 이런식으로 살아보니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마음대로 가질 수도 있었고 얼마나 행복해? 이번에 잡아들였던 여자도 귀여워서 내 걸로 삼았지. 킬킬킬킬."

 

완전히 실성을 한 놈이였다. 린제를 그런식으로 잡아들여서 한 짓을 떠올리자 나도 모르게 분노가 치솟고 있었다. 나와는 상관은 없는 사람이라해도 피해자들의 기분을 누구보다 이해하는 나였다. 아마 제일 화가나는 건 린제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그렇게 만든 저 모몬트라는 사내에게 복수하고 싶고 굉장히 혐오스러워할 것임에 분명했다.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살아간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기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 Union 상층부가 생각이 났다. 그들은 자신들의 체면을 위해서 우리같은 클로저들을 사지로 내몬 채로 뒤에서 구경이나 하는 녀석들이었다. 그리고 우리 몰래 자신들끼리만 이익이 되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목숨을 바쳐서 싸운 클로저들을 인위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만들고 전사했다고 거짓 해명까지 한 녀석들이었다. 제이 아저씨가 그 피해자들 중 하나였다. 여기 이세계에도 그러한 패턴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권력은 아니지만 힘만으로 왕국을 집어 삼키기 위해 세력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럴 때 국왕은 뭐하는 거야!? 정말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나중에 만날 기회가 있으면 당당하게 따질 것이다.

 

"애송이... 이제 알겠나? 모험가란 그런 것이다. 나처럼 살지 않으면 귀족들처럼 부귀영화를 누리지 못하는 신세가 되지. 평생 고생하는 것보다는 나아."

"아니, 당신은 착각하고 있어. 당신은 모험가가 아니야. 귀족들보다 더 못한 돼지나 다름없는 무식한 수준이다."

"이... 이 애송이가아아아아아아!!!"

 

화를 내면서 도끼로 내 머리를 겨냥하여 내리치려고 했지만 나는 왼 발을 앞으로 내밀고 오른발을 왼발 뒤쪽으로 옮김으로써 몸을 세워서 피해냈다. 이미 이 자의 공격패턴은 파악한 지 오래다. 도끼로 휘두르거나 내리치는 것, 그리고 참격을 날린 것 등, 이게 전부였다. 오로지 파워를 증가시키는 마법 하나를 갖춘 상황이었다. 오른 주먹으로 나는 위상력을 주입했다. 아무래도 내가 화가 좀 많이 났으니까 말이다. 푸른 불꽃이 내 오른주먹을 감싸고 있었고, 드란 모몬트는 놀란 기색을 보이면서 내 주먹이 그의 복부에 꽂히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콰아앙!

 

"흐어억!!"

 

입에서 이물질이 많이 배출될 정도였고, 모몬트는 그 주먹을 맞고 그대로 흰**만 드러낸 눈동자를 한 뒤에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고 있었다. 인간을 상대로 위상력을 썼다. 어떻게 보면 파워증가가 맞다고 봐야된다. 하지만 위상력에 맞아서인지 그 거구의 몸집에 모험가 최고레벨이라고 하는 남자가 이렇게 한방을 맞고 쓰러진 걸 보면 개운하지 않았다. 에르제 몫과 린제 몫을 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한방에 나가떨어질 녀석이었다니 어이가 없다.

 

"으아아악!! 대장... 대장이... 말도 안 돼!!"

"대장. 지금 장난치는 거죠? 이런 애송이에게 한방을 맞고 쓰러질 리가..."

 

포박된 부하들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그렇겠지. 쉽게 믿어지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으니까 당연한 거다. 당연하지. 난 모몬트보다 몸집이 작은 평범한 소년의 몸이다. 그리고 강해보이지도 않는 근육인데 위상력을 모르는 그들 입장에서는 모를 만도 하지. 숨어있던 기사들이 나와서 상황을 보았다. 린제는 천으로 감싼 채로 한 기사에게 안겨 있었다. 그리고 얼굴에 상처가 있는 게 보였다. 아까 무너져 내릴 때 다쳤나**.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지만 일단 의료소로 데려가 달라고 그들에게 부탁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기사단장이 부하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아마 지원요청을 받고 온 거겠지.

 

"쓰러뜨리신 겁니까?"

 

기사단장 리온 블리츠는 눈앞에 쓰러진 드란 모몬트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다른 기사들도 마찬가지다. 어안이 벙벙한 그였지만 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저들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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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마무리 된 후에 모몬트는 리플렛 마을사람들을 상대로 수차례 사기친 것과 기사단 폭행 등의 혐의로 왕도로 이송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고 했다. 다른 자들도 모두 잡아들여 왕국의 심판을 받는다고 기사단장이 말했다. 역시 대단하다고 칭찬하면서 앞으로 잘 좀 부탁한다고 하자 나는 그에게 한마디 했다.


"저를 그렇게 믿으셔도 괜찮으신가요? 보통, 기사단은 모험가들을 믿지는 않던데요."

"그 부분이라면 염려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은 기사단장에게만 주어지는 마법 아이템이 있거든요."

"마법 아이템?"

"벨파스트 왕국 궁정 마법사와 연금술사가 합작해서 만들어낸 반지입니다. 저희 벨파스트 왕국은 여러 왕국에 둘러싸여 있었기에 경계를 강화하는 상황이죠. 상대방이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겁니다."


아, 그래서 처음에 심문할 때 기사단장이 직접 나서서 심문했구나. 확실히 이상하다고 느껴지기는 했다. 보통은 조사관이 심문하지 기사단장이 직접 나서서 심문하는 일은 드물었다. 내가 거짓말을 하는 지 알아보기 위해서 그런 거였구나. 아니, 잠깐... 그럼 내가 수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 나를 호위로 보낸 거란 말이야? 이거 완전히 나를 부려먹었구만. 왠지 모르게 불쾌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호위임무에 끌어들인 것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봤을 때, 전투 경험이 풍부한 인상이라서 말이죠. 저희 기사단에게 포위당하실 때도 마치, 그런 경우는 많이 겪어봤다는 듯이 행동하셨습니다. 호위임무에 대해서도 놀라는 기색도 없으시고 말이죠. 그걸 통해서 수많은 전투에서 살아남으신 숙련된 모험가 출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모험가들에게도 공지를 부탁드렸는데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으시더군요."

"그래서 저를 끌어들이신 겁니까?"

"네. 인원 하나라도 더 필요한 상황이었으니까요. 죄송합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러고도 기사단장이냐면서 쓰레기 취급을 했을 것이지만 나는 그래도 만족했다. 어찌되었든 보수는 풍부하게 들어왔고 여관에 한달 동안 숙박할 수준이상으로 자금사정이 충분했으니까 말이다. 나는 그것만 해도 만족할 일이였다.


"아니요. 오히려 감사합니다. 기사단장님이 의뢰를 안 주셨으면 전 아마 길바닥에서 계속 노숙해야 했으니까요. 앞으로 이런 의뢰가 들어오면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저... 정말 그래도 됩니까?"

"네."


보수도 나쁘지 않고, 기사단과 친밀도를 높이고 내게 들어오는 이익이 많았다. 물론 앞으로도 기사단을 경계할 거지만 그들이 당장에 날 어떻게 할 거 같지는 않았다. 기사단장에게서 보수를 충분히 받은 뒤에 에르제와 린제가 입원한 의료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17:3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