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데모니움-EP.1:상황종료

jhs990410 2017-09-11 0

어느때와 다름없이 오늘도 게임기를 켰다. 이슬비는 질리지도 않냐면서 핀잔을 늘어놓았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묵묵히 게임을 했다. 유니온에선 우리를 영웅이라 불렀다. 하지만 우리가 과연 영웅일까..요즘들어 사색에 잠길 때가 많다.

뭐 내가하는 행동임에도 내가 납득하지 못하는 행동이다. 그래도 우리가 한 행동이 살인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유하나때의 일이 벌어졌을 때에는 인간이기에 구하자라는 사명감이 생겼다. 나를 무시하고 조롱하던 인간들을 향한 증오보다

더욱 사명감이 앞섰다. 그 결과 유하나는 구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데이비드 사건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오히려 토벌대상이 된 데이비드를 우리가 죽인거다. 그래...클로저인 우리가. 유정누나는 확실히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유니온의 상층부와 다를지는 모르겠다. 유정이누나 역시 복수심에 사로잡혀 있었던 순간이 있다. 배신을 당했다는 좌절감과 허탈함..그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오..그게 유정이누나에게는 보였다. 그리고 유니온의 간부들과 별반 다를바 없는 눈매가 얼굴에 서리어 있었다.

'삑' 게임기를 껐다. 지금은 뭘해도 재미있을것 같지 않다. 저 멀리 티나가 보인다. 손짓을 하는걸 보니 나를 부르는 모양이다.

게임기를 주머니속에 집어넣고 티나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티나, 불렀어?"

"이세하 요원. 아이스크림이 다 떨어졌다. 만들어 줄 수 있겠나?"

이제는 나를 완전 요리사 취급한다.

"딱히 상관은 없는데, 재료가 있으려나 모르겠다."

"재료라면 아마 있을거다. 김유정 감시관이 어제 여러 식자재나 구호물품을 들여왔으니."

"그래 그럼. 어느정도 만들어 놓을게."

"알겠다. 이세하 요원. 그리고 한가지."

"응? 또 할말 남았어?"

"마음속에 너무 생각이 많다. 조금은 머리를 식혀라.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으면서."

"그래. 고마워"

옅게 미소를 지은 후 식자재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래..너무 사색에 빠져있었나보네. 일단 지금 먼저할건 아이스크림 만들기랑...엄마로 실험을 했던 녀석들을 찾는게 되겠네.

반드시 찾아서..죽여버릴거야.

2024-10-24 23:17:0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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