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스차징 버그가 생긴 미스틸의 이야기(단편)
yubin532 2017-08-16 1
나는 미스틸테인
클로저스에서 버려진 캐릭터중 하나이다.(다른캐릭터로는 나타라던가 나타라던가 나타가 있다)
솔직히 이번 3일날 특수요원이 나오는걸 내심 기대했지만..
결과는 쿨타임의 너프로
특요전보다 약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당시에는 많은 미스틸유저들이 반발해서
들은척을 하긴한건지 쿨타임을 조금 상향시켰는데
그래봤자 지약 미스틸 테인에는 변함이없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평소처럼 나는 차원종을 사냥하러 떠났다.
(사냥하는건지 사냥 당하는쪽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던전을 돌리던 도중
이상한게 느껴졌다.
"랜스차징이 이렇게 쌧었나??"
랜스차징을 쓰는순간
차원종들이 내 어깨에 치어 나가떨어졌고,
도저히 믿을수없는 데미지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거 데미지가 원래 이렇게 쌧어??"
터져나오는 데미지들을 보면서 내눈을 의심할수밖에없었다.
도저히 심각한 버그가 아니고서야 절대로 저런 데미지가 나올수가없었다.
깜짝 놀란 나는 네트워크를 살펴봤다.
네트워크엔 이런말이 적혀있었다.
"님들 랜스차징 20렙 기준 타당 18000%라고 버그났데요"
"엌 지강 미스틸ㅋㅋㅋㅋㅋㅋㅋ"
"지강 미스틸이 쩔해줄까?"
네트워크에, 유저들이 다 보는 그곳에 지강 테인이라고 하면 분명 숙청당할게 분명하다고 생각했지만 내 생각은 완전히 틀려버렸다.
숙청은 커녕 오히려 옳은말 이라며 치켜세웠다.
솔직히 지강 미스틸이라는게 믿을수는없었지만
랜스차징을 나의 두 눈으로 본 이상 현실을 부정할수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동안만큼은 나도 지강이 될수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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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뻣다.
말로 표현할수없을 만큼 기뻣다.
사람들이 다들 지강 미스틸이라며 입모아 말하고있었다.
나는 당장 토벌에 달려갔다.
평소에는 발할라도 못쓴다며 욕을 먹었을테지만, 오늘은 달랐다. 클리어 타임도 엄청나게 줄었다. 거의 30초 줄였나? 엄청난 발전이였다.랜스차징 버그가 아니였다면 절대로 못했을 기록이다. 네트워크엔 미스틸을 찾는 파티로 가득했다.
랜스차징만 써서 데이비드 잡는데나 뭐래나..뭐 이건 접어두고
내가 놀랐던 점은..
이 버그가 다음주 목요일에 고쳐진다는것이였다.
솔직히 당장 긴급점검을 할줄알았는데 내가 간과한 사실 하나가 있다면
상대는 나딕이였다.
"잘들어라. 애초에 기대를 하니까 배신을 당하는거다. 기대를 하지않으면 배신 당할 일도없지"
트레이너의 명언이 갑자기 떠올랐다. 어쨋든 이말의 뜻은
다음주 목요일까지는 나도 지강이라는 말이다.
이거.. 너무 행복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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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티나유저를 참교육시켰다. 아마 시작한지 얼마 안된 뉴비같았는데
티나는 엄청 쎄고 미스틸은 엄청 약하단 말은 어디서 들은건지 템도 아직 덜 맞춘 티나가
나한테 미스틸 그런 똥캐 왜 키우냐고 말해서
내 어깨깡패 스킬로 참교육을 시켜줬다.
차원종을 엄청난 데미지로 때려잡는 나를 보며 티나유저는 기겁을 하며 자기가 잘못했다고 사과까지했다.
평소에는 이런식으로 말을 들으면 아무것도못하고 고개를 떨궈야만 하는데
오늘은 정말로 기분좋은 날이였다. "지강 미스틸! 영원해라!"
네트워크에 그렇게 싸지르고는 다시 차원종을 학살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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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날이 다가왔다.
바로 내일.. 8월 17일이면
나도.. 약해지는 그때로 돌아가는것이다. 강한 놈들의 놀림거리가 되어버린 그때로 다시 돌아가는거다..
"하아.. 생각만 해도 싫다.."
무심코 말해버렸다.
강한 놈들이 내앞에서 거들먹거리며 미스틸은 버프캐 답게 발할라나 쏘라는걸 다시 봐**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근데 솔직히.. 나도 이번 일주일간.. 그런 강한놈 처럼 행동했던거같다. 전에는 나타 유저를 보며 "나타는 나타답게 염화 다쓰면 죽고 부활하셈 ㅋㅋ"라고 해버렸다.
당연히 다른사람과 나타유저가 나에게 뭐라고했지만
나는 아랑곳하지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강한 캐릭터였으니까.
하지만 이런것도 내일이면 다 끝난다..
"하하.. 어차피 일주일밖에 없었는데...알고있었는데..."
알고있었는데 눈물이 났다.
내가 약해져서 눈물이 난게 아니였다.
그 일주일동안 잠시 강해졌다고
힘들게 자신의 캐릭터를 키워온 사람들에게 험한말을 해버린게.. 내가 가장 싫어했던 행동을 내가 해버렸다는게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났다.
그 사람들도 나 처럼 싫어했을텐데 난 도대체 왜 그랬던걸까
나같은놈이 너무 한심하다..
그리고 눈물은 멈추지않았다.
처음에는 몇방울 내눈에 맺힌 눈물이
지금은 내 뺨을 타고 내려가 바닥에 뚝 뚝 떨어졌다.
그 자리에서 울어버렸다.
그렇게 한동안 울고나니
내가 무슨짓을 한건지 후회가 되면서
지금 당장이라도 사과해**다고 생각했다.
나는 당장 스크린샷을 뒤졌다.
사실 내가 놀린사람들..반응을 스샷에 찍었다.. 나같은놈 너무 한심하다...
"아니 이럴때가 아니지"
정신차리라는 의미로 뺨을 치고는 다시 닉네임을 찾았다.
꽤 많은 사람들이있었다.
다들 약한 캐릭터였다.
한분한분 귓말로 미안하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다음부터는 그런짓 하지말라고했고
어떤 사람은 나는 욕하기도했다. 왜 그걸 패치 하루전날 사과하러오냐고 그러더라.
그말을 듣고선 너무 뻔뻔한 내 자신이 부끄럽고
너무 미안해서 그만 또 눈물이 났다. 그렇게 울면서 마지막 한사람.. 나타유저한테도 갔다.
나타유저는 스크린샷을 찍진 않았지만.. 닉네임은 기억하고있었다. 워낙 반응이 재미있어서 잊을래야 잊을수가없었다.
하지만 그런것도 지금은 왜그랬는지 그저 후회가 된다.
눈물을 삼키고
나타유저에게 말을 걸었다
"..dayu123님..나타 유저맞으신가요..?"
접속하고 계셨는지 칼답이 날라왔다.
"누구시죠?"
"아..저는 몇일전 토벌에서 님보고 나타 왜 키우냐고 무시했던 미스틸입니다..."
"...네 그래서 무슨일 이시죠?
또 무시하러 오셨나요?
제가 나타라서?"
'제가 나타라서?' 라는말을 듣고 아무말도 할수가없었다.
단지 약한 캐릭터라는 이유만으로 저렇게 욕먹는게
그리고 남 얘기만은 아니라는게
그리고 내가 저지른 일이라는게
나타님께 너무 미안해서 아무말도 할수가없었다.
그대로 아무말못하는 나에게
그가 말했다.
"제가 너무 흥분했나봅니다. 죄송해요. 단지 약한 캐릭터라는 이유로 욕먹는게 너무 힘들어서 그랬어요. 솔직히 미스틸님도 갑자기 쎄지니까 그런거라고 이해해요."
이해한다 라는 말이 빈말인지 진담인지는 알수없었다.
다만 농담하는건 아니라고 장담할수있었다.
여기서 내가 아무말 안한다면
나는 그에게 상처만 남길것이 분명했다. 마음속 상처는 지울수없지만.. 그래도...
진심을 담아 사과하면..
조금은...아주 조금은 줄어들지않을까...
"죄송합니다."
한마디 밖에 못했다.
정확히는 이 말밖에 생각나는 말이 없었다. 이 한마디만으론 내 마음을 전부 전할수없지만 그가 이해해주길 바라며..
죄송합니다라고 계속 말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이제 괜찮으니 그만 사과하셔도 괜찮아요."
"...네?"
"이제 저는 괜찮으니까 아파하시는건 그만하세요."
놀랐다. 다음부턴 하지말라고 일침을 날리는 사람들과
이제서야 사과한다는 사람은 봤어도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은 처음봤기 때문이다.
'아파하지마세요' 이 한마디가
너무 고마웠다.
지금까지 받았던 상처들이 모두 치료되는 느낌이였다.
"더이상 아파하시는건 그만하세요. 들어보니 저말고도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를 하고 다니신다는데.. 처음에 왜 그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사과하는것도 쉬운일은 아니예요. 대개 사과는 커녕 더욱 나빠져 이런일을 또 해버리곤 하죠. 사과 잘 받았습니다.
더이상 상처받지마세요.
그리고 더이상
지약으로 돌아간다고 슬퍼하지마세요."
"...감사합니다...정말 감사합니..흐윽.."
그만 나도 모르게 눈물을 터뜨렸다.
"괜찮아요 이해해요 저였어도 그럴수도 있었을거같아요.
자신이 벌인 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한다는건 쉬운일이 아니죠. 수고하셨어요."
나도 모르게 나타유저에게 기대어 울고말았다.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그는 아무말없이 내가 우는걸 계속 바라봤다.
"..이제 괜찮아지셨나요?"
"네..훌쩍.. 괜찮아졌어요..."
"다음부터는 그러지마세요. 아시겠죠?"
"네..죄송합니다.."
"후..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서클원분들이 같이 토벌하자고 해서 가봐야할거같아요.
그럼 지금까지 즐거웠어요. 약해져도 기죽지마세요!"
그리고 그는 선우란을 향해 걸어갔다. 나는 그가 떠나는걸 한참을 바라봤다.
그러다 갑자기 그가 나에게 뛰어왔다.
"헉헉..힘들다..휴"
"...?"
"이것도 인연인데..
친추좀 해도 괜찮을까요?"
"..네? 친추ㅇ..."
말하려던 도중 우측하단에 알림이 떳다.
dayu123님이 친구신청을 보냈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그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그는 웃으며 어서 받으라고 신호를 줬다.
나는 얼떨결에 친구신청을 받았다.
"오 받아주셨다! 감사해요.
다음에도 도움이 필요하시면 불러주세요! 이만 진짜 가볼께요."
그리고는 서서히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가 가고 나서도 그곳을 함참을 바라봤다.
왠지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던거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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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8월 17일
랜스차징이 패치되었다.
더이상 나는 강한 캐릭터가 아니였으며
"지강 테인이가 쩔해줄까?"
라는 말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더이상 나는...지강이 아니였다.
그러나 나는 더이상 슬프지않았다. 나는 약하지만...
전에 나타님의 말을 들은뒤로는
약한 캐릭터여도 슬프지가않았다. 솔직히말하면 전에 나타님이 말하신 '약한 캐릭터여도 슬퍼하지 말라'는 말을 정확히는 이해 못하겠지만..
대충..이해할수있을거같다.
아마 내생각에는.. 슬프다 라는 말보단 행복해라 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거같다.
약한 캐릭터지만... 나를 좋아해주는 유저들이 있기에 나는 행복할수있다... 라는 말인거같다.
이말이 맞는말인지는
나타님만이 알고계시겠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신할수있다.
나는 지약이여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주고 응원해주고
나타님같은 좋은 사람이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라고 확신할수있다.
...
나는 창고에서 남은 네트워크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는 이렇게 적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여러분 덕분에 저는..행복합니다!"
-end-
오타/설정오류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잠시 지강이 되었던 미스틸의 기분을 담아 써봤습니다
(요번주 목요일 패ㅊ...읍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