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념과 함꼐하는 자. 3

클라인다이나 2017-08-14 0

현재 나는 병원 침대 위였다.


사정상 1인실에 입원했고, 진통제 및 의사한테 부탁해서 수면제를 처방받았다.


진통제야 고통 완화 효과였고, 수면제의 경우는...


'역시 너의 몸은 너무 허약하다. 인간.'


'뭐, 빌려쓰는 처지에 이러는 것도 뻔뻔하지만,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는 건 어떻겠나?'


머리속에서 쉼 없이 제잘거리는 이 사념들과 대화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상대가 더스트라면야 조금 운동해서 이길 상대는 아니지만, 최하 유니온으로부터는 지켜야 되는 것 아닌가?'


크...아픈 곳 팍팍찌르네. 애초에 너희들만 없었어도 겜돌이 인생 살 수 있었는데 말이지.


'네 앞길을 막은 것은 여전히 사과한다. 하지만 인간. 너도 우리를 내보낼 수 없어서 포기한 것 아닌가?'


팩폭은 그만해라.


애초에 말싸움을 하려고 잠든 것도 아니다.


아마 눈을 뜨면 눈앞에는 트레이너나 또는 이 병원에 입원 하신 할아버지가 있겠지.


어느쪽이 됐건 성가신 상대였다.


특히 할아버지는 위상력을 이용해 내 머리를 주무를 지도 모른다.


'그건 사절하고 싶군.'


'나도 그렇다.'


참고로 우리 셋다 할아버지가 제일 무섭다.


특히 사념체인 그들에게 할아버지의 능력은 거의 천적 수준이니까.


자, 그럼 설명 설명. 각각 검은 양과 늑대개에 관한 추억에 대해 알려줘. 그래야 대화가 될테니까.


나와 사념체들은 뇌 하나를 공유한다.


그 탓에 뇌는 일반인에 몇 배는 바쁘게 움직였고, 두통은 그것에 대한 부작용이다.


근데 이 웃긴 능력은 뇌는 공유하는데 상대방의 기억은 독립적이라서 이렇게 사념체들이 직접 입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알 방법이 전혀 없다.


우선 맘바. 그러고보니 방금 전에 하피보고 첫사랑이라고 그랬지?


'그, 그건...말해 두겠지만 나와 관계가 있는 것은 늑대개 뿐이고 검은 양은 왕을 죽였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


좋아 좋아...그럼 이제 박사는.


'이미 내가 보고 들은 것은 전부 너에게 말했다. 네 몸을 쓰는 대가로.'


그러니까, 이제 남은 것은...


멋대로 새 살림 차리고, 말없는 아저씬데... 뭐 넘어가도록 하고.


이제 슬슬 눈을 뜰때다.




"일어났군요."


"Holy Shit!"


"성스러운 똥이라니...꽤나 격한 반응이네요."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 보는 여성은 내 상상을 뛰어넘는 인간이었다.


끽해봤자 친절한 김유정 임시국장님이나 트레이너 아저씨 정도로 예상했는데 설마...


"오래간만 뵙네요. 앨리스 와이즈멘이에요. 알브먼 전 총장님 퇴임식 이례로 처음이네요."


"저...할아버지나 다른 팀 요원들은요?"


"현재 볼프씨의 설득으로 밖에서 대기중입니다."


최하 할아버지는 오실줄 알았는데...뭔 계획대로 되는게 없냐...


'알다가도 모르는게 인생이라고 하지 않나? 소년.'


인생 교육 감사 합니다. 빌어먹을 박사님.


"누구랑 대화한 건가요? 차원종? 아님 칼바크 턱스?"


"박사라고 해두죠."


"그렇군요. 뭐, 망자와 예기하는 것은 조금 상식밖이지만...그래도 나쁘진 않군요."


"근데 사냥터지기팀은 독일로 돌아간거 아닌가요? 근데 왜 여기에..."


"그런 것도 안건가요? 유니온 내에서 저희에 존재를 아는 사람은 손에 꼽는데. 역시 유엔 전 총장님의 손자 답네요."


"뭐...유능한 사념들이니까요"


말이 없어서 문제지만.


"그나저나. 본론이 뭔가요? 정보입니까? 그렇다면 박사나 맘바로 바꿔드리죠."


"아뇨, 여기 온 것은 어디까지나 다른 임무로 온 것입니다., 상부는 당신의 능력은 커녕, 이 일에 대해서도 알지 못합니다."


"그럼 어떻게 알고온거죠?"


"볼프의 책이 공명을 하더군요."


검은 책...내 능력의 모체가 되는 무기.


하긴, 이렇게 대대적으로 사념들이 활동했는데 반응이 없는 것이 이상한가?


"원한다면 당신의 사념을 저희가 받아가도록 하죠. 그렇다면 앞으로 평범한 인생을..."


"그건...곤란하군 사냥꾼이여."


갑자기 튀어나온 박사.


원래는 이러면 안되지만 튀어나온 그에게서 나름 절박함이 느껴지니 넘어가도록 하자.


왼쪽  눈을 감고, 눈동자가 붉게 변하자 앨리스의 시선이 날카롭게 변했다.


"칼바크 턱스, 전 당신에게 질문을 하지 않았는데요?"


"후후후, 하지만 난 소년과 계악을 했지. 내 모든 것을 알려주는 대가로 몸에 머무는 계약을 말이지."


"인류의 배신자가 용케도 타협을 했군요."


"뭐, 뺏고 싶었지만 먼저 들어온 맘바에 의해 저지당해서 말이지."


말은 잘해요.


아무리 협상을 유리하게 하려는 목적이지만 당사자들도 듣고 있다는 걸 생각해주면 안되나?


"순순히 책으로 봉인되서..."


"봉인되면 나의 자아는 완전히 붕괴될텐데 괜찮겠나?"


"그, 그건..."


"난 애쉬와 더스트에 진실을 아는 몇 안되는 증인. 그런 증인을 단순히 위험하다는 이유로 이성을 지우고 봉인시켜 봤자 무슨 의미가 있지?"


역시 박사, 혓바닥은 우리들 중 최강이다 최강.


"하다 못해 언사가 훌륭하다 해주게나 소년."


투덜거리면서도 박사가 조종하는 나의 몸은 웃고 있었다.


"그리고 너희의 말에 한가지 정정을 하도록 하지."


"뭐죠?"


"상부, 최하 총장은 나와 하랑의 정체에 대해 파악을 했다. 못했다 하더라도 조만간 파악을 하겠지."


"무슨 소리에요?! 신강고에서 일어난 일은 김유정 임시국장과 트레이너씨가 철저하게 비밀로..."


"인간의 입을 막아도 차원종의 입은 막지 못하지."

"차원종과 싸우는 기관 최고 수장이 차원종과 내통이라도 한다는 거에요?!"


꽤나 흥분한 기색이다.


하긴, 일반인들의 경우 인간과 차원종 중 누글 믿으라고 묻는다면 전부 인간을 믿는다고 말할 정도로, 차원종은 인간의 적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른다.


인간과 차원종. 모두 기본 정신은 똑같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때로는 차원종보다 인간이 더 악날해 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문제를 하나 내도록 하지, 사냥꾼이여."


"말 돌리지 마세요! 칼바크 당신은 인류의 적..."


"아주 강력한 용사가 있었다. 그 용사는 마왕과 싸웠고, 물리쳤지...자 그럼 세상은 이제 그 용사를 뭐로 볼까? 구국 영웅으로 볼까?"


"뭘 말하고 싶은거에요? 대체..."


"그렇군, 너무 추상적이었나? 아니지. 요즘 이런 주제의 소설이 많으니 하나쯤 추천하도록 할까?"


그러고 보니, 박사 요즘 내가 보는 판타지 소설 많이 봤지. 특히 용사가 마왕 물리치고 개고생하는 소설...


"뭐 답은 간단하지. 두려워 하는거야. 강력한 마왕을 물리친 더 강력한 용사를...어떤가? 지금 클로저와 차원종의 관계와 쏙 닮지 않았나?"


광소를 터트리는 박사와 달리 앨리스 씨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었다.


그럴 수 밖에, 최후의 최후까지 남겨진 보루가 완전히 허물어지는 것이니 충격에 빠지는 것도 이상할 건 하나 없다.


"현실을 받아들어라. 그래야만 전진할 수 있다 사냥꾼이여. 너희가 봉인해야될 건 내가 아니라 너희의 주인일 지도 모르겠군."


아주그냥 쐐기를 박아라, 쐐기를...


"그걸 입증할 증거는요?"


"정황 증거 밖에 없지. 그 중 하나가 사냥터지기팀 너희고 말이야."


무언가 생각을 하는 듯 시선을 내리는 앨리스.


그런 그를 박사는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하긴, 우리도 아저씨기 알려준 총재의 진상을 몰랐다면 그냥 봐줬구나 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또, 비교적 인간과 차원종에 관대한 나도 충격이었는데 유니온에서 일한 그녀에게는 나보다 더 할 것이다.


"이만 가도록 하죠."


"나를 봉인할건가?"


"일단 보류하도록 하죠. 만약 당신말이 사실이라면 조만간 상부에서 연락이 올 것이니."


"그때가 되면 진짜 봉인 할 것인가?"


"...."


앨리스는 대답도 하지 않고 떠났다.


그리고 잠시 뒤, 원래 내가 봐야 됐을 검은 양과 늑대개...그리고 할아버지가 병실로 들어왔다.


정말있지 산넘어 산이라니까...

2024-10-24 23:16:5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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