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슬여행준비하는편

미쿠냥팬시작합니다 2017-08-14 0

-이세하의 방-

"야, 이세하... 유정 언니한테 연락 들었지?"

"아... 내일모레 러시아에 가는 거? 운도 좋았지, 임공(임시공휴일)이랑 개기(개교기념일)가 타이밍 좋게 맞다니 어서 게임기도...."

세하가 기분 좋게 말하던 것과는 다르게 '게임기'라는 단어가 슬비의 귀에 들리자마자 짐을 챙기고 있던 세하의 옆의, 짐 정리를 끝낸 뒤 밤을 새우면서 즐기기 위해 미리 켜둔 게임기 하나가 중력의 영향으로 찌그러졌다. 세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나의 플라스틱 공이 되어버린 자신의 게임기를 보며 세하는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자제할게..."

"그래야지. 러시아에 가면 볼거리가 얼마나 많은데~"

이미 짐을 챙긴 탓인지 여유롭게 세하의 짐 꾸리는 것을 도우며 덤으로 잔소리를 해대는 슬비가 불편했는지 세하는 계속 슬쩍슬쩍 슬비의 눈치를 보며 짐의 정리를 시작했다.

계속해서 자신을 힐긋힐긋 보는 세하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무엇이 문제이길래 그렇게 뻘쭘해하며 자신의 눈치를 보는 것인지 궁금해졌지만 세하의 말 한마디와 함게 그 궁금증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저... 슬비야? 나도 일단 사람인지라 속옷은 챙겨야 하는데..."

그제야 슬비는 세하가 두 손으로 감추고 있던 무언가를, 그리고 세하가 남자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놀라며 몸을 휙 돌리며 세하를 등졌다.

"미... 미안! 나도 모르게 들떠서..."

"그... 그럴 수도 있지 뭐... 응..."

다시 한번 세하와 슬비 사이에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다.

"우... 으... 아... 저... 저기..."

슬비는 말을 잇지 못했다.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머릿속이 망상으로 가득 차 스스로 자폭해서 부끄러워 고개를 흔드는 슬비의 모습은 그야말로 가관이었지만 아쉽게도 세하는 자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는 슬비의 모습을 ** 못했을뿐더러 허겁지겁 속옷을 넣고 캐비닛을 잠그기 위해 생각도 하지 않고 옷들을 쑤셔 넣기 시작했다.

"그... 세... 이세하!"

"예!!"

갑작스레 소리치는 슬비의 목소리에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세하가 자신도 모르게 캐비닛을 걷어차버렸다. 물론 옷 무더기가 터지듯 열린 캐비닛에서 세하가 연신 쑤셔 넣었던 옷들이 퍼져 나왔다.

"..."

"미... 미안."


세하의 표정이 싸해지며 허탈한 표정으로 슬비를 무덤덤하게 바라보았다. 결국 세하를 놀래킨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슬비가 고개를 숙였다.

"너답지 않아 요즘들어."

"그... 그래? 사실 나도 좀 그렇게 생각해..."

한숨을 내쉬며 옷을 치우기 시작하는 세하의 뒷모습을 슬쩍 바라보며 슬비는 우물쭈물 거리며 얼굴을 붉혔다. 무언가 강렬히 할말이 있었지만 타이밍을 잡지 못해서 계속해서 망설이고 있는 슬비를 보고는 결국 정리를 멈추고 성큼성큼 슬비에게 걸어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뭔가 할이야기가 있으면 해."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슬비는 입을 열었다.

"내일... 나랑... 같이 데... 데... 데이트... 하자."

얼굴이 새빨개져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는 슬비의 얼굴을 보면서 세하는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자신을 비웃는 것이라고 착각했는지 슬비의 표정이 뾰루퉁해 보였다.

"그런거 가지고 고민한거야? 어차피 내일 쉬잖아?"

세하는 웃음기가 가시기도 못하여 슬비의 반응이 정말 재밌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치만... 그... 밤새서 게임할 꺼라면서..."

주변을 빙 둘러본 뒤 세하는 슬비가 자신에게 이런 말을 어째서 하는지 이해했다. 그리고 정리가 어느 정도 끝나자 곧바로 일어나 게임이를 바로 껐다.
예상외의 행동에 슬비는 조금 놀란 기색을 보였다. 게임기를 끄며 여유 넘치는 표정으로 슬비의 양팔을 잡은 세하가 곧이어 슬비를 천천히 그 자리에서 넘어뜨렸다.

"게임기 같은 것보다 네가 더 중요하지..."

"이... 이세하..."

바닥에 드리 누워져 세하에게 양팔을 제압당하자 우물쭈물 거리며 세하와 시선을 마주하지 못했다. 슬비의 몸이 저절로 움츠려 들었지만 딱히 세하의 행동이 부담스럽다고 느끼진 않은 것 같았다. 세하의 손길이 스윽 슬비의 팔을 쓰다듬으며 천천히 오른손으로 슬비의 고운 뺨을 어루만졌다.
다시 한 번 이상한 분위기와 함께 분홍빛의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하자 머릿속이 망상으로 터지며 과부하가 된 건지 어버버거리는 슬비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슬비의 모습이 너무나도 재밌었는지 세하의 표정에서는 웃음기가 가시지 못했다.

"으으... 짓궂어... 이세하."

슬쩍 세하를 밀어내며 자리에서 일어 난뒤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갑작스레 슬비가 세하를 밀어 넘어뜨렸다.

"우왓!"

둘 다 가벼운 편에 속한다 하더라도 두 명분의 체중으로 바닥에 머리를 박았지만 세하는 아무 탈이 없다는 듯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잡으며 아파할 뿐이었다.

"매일 그렇게 귀찮게 하면... 나도 방법이 있다고..."

슬비가 살며시 세하의 위에 올라탔다. 슬비가 살며시 세하의 위에 올라탔다. 자신이 내려다보던 시선이 역전되자 상당히 기분이 좋은 듯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세하의 멱살을 부여잡았다.
반대로 자신이 슬비에게 제압당하자 세하는 이것도 나쁘지 않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슬비와 시선을 마주했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세하와는 다르게 자신이 세하의 위에 올라타있는 자세가 부끄럽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멱살을 흔들며 세하와의 시선을 피하기 시작했다.

"저... 세하씨... 아가씨께서..."

그리고 문이 열리며 하이드가 들어왔다. 안경을 고쳐 쓰면서 세하에게 바이올렛이 보낸 선물이 담긴 쇼핑백을 건네주려 했지만 슬비와 세하의 모습을 보자마자 정적에 휩싸였다. 속옷을 포함하여 여기저기 널브러진 옷가지들과 위상력이 실린 힘으로 이리저리 흔들려 반쯤 벗겨진 세하와 그 위에 올라타있는 슬비의 모습을 보며 하이드의 안경에 빛이 반사되었다.

"저... 하... 하이드 씨? 그... 저... 아시죠? 이런 상황은 보통 다..."

할 말을 잇지 못하며 하이드는 다시 한번 안경을 고쳐 썼다.

"저기... 들뜬 맘은 이해하지만... 그... 방음이 잘 안되는 건 알고 계시죠?"

곧바로 고개를 푹 숙인 슬비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세하의 위에서 일어났다. 이미 옆방의 슬비나 맞은편의 건물인 늑대개의 기숙사에서 여기까지 온 하이드에게까지 들켰으니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다는 감정이 복받쳐 올라오기 시작했다.

"물론 전 오해하지 않습니다. 두 분은 이미 장래를 생각할 수 있는 나..."

"오... 오해하고 계시잖아요!!"

슬비의 호통소리와 함께 주변의 사물이 요동치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문어처럼 살아있듯 위로 솟아 흔들흔들거리며 부끄러움이 폭발하여 씩씩거리는 슬비의 감정에 맞춰 움직였다.

"아... 장난이었습니다. 물론... 아가씨께서 두 분은 분명 같이 있을 것이라며 선물을 주셨습니다."

하이드는 이내 쇼핑백을 현관에 조심스레 놓았다.

"그... 화내서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이세하의 장난에 놀아나서..."

"괜찮습니다. 애초에 밖에서 다 듣고도 장난을 치려고 했던 제 잘못이죠. 그럼."

고개를 꾸벅 숙인 뒤 하이드의 몸이 점점 불가시화되어가며 사라졌다. 끼익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며 하이드가 나갔다는 것을 짐작한 뒤 한숨을 내쉬며 슬비는 이세하의 귓불을 잡아당기며 일으켜 세웠다.

"아파!"

"제발... 철 좀 들어라. 언제까지 애처럼 충동적으로 행동할래. 아무리 평화롭게 되었어도 우린 아직 클로저란 말이야."

역시나 시작된 슬비의 설교에 세하가 서서히 위축되기 시작했다.

"그랬었지... 잊고 있었어..."

주머니 속을 ** 클로저의 라이센스를 꺼내 어루만지는 세하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잘못한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버리자 자책하는 것만 같은 세하를 바라보며 슬비는 한숨을 내쉬었다.

"후... 이. 세. 하."

"응?"

슬비의 가녀린 두 손이 세하의 양 볼을 어루만졌다.

"앞으로도 힘내자."

세하는 말없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기운을 차린듯한 세하의 모습을 보며 슬비는 기분이 좋아진듯 그대로 세하를 껴안으며 말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보냈다.


-바이올렛의 방-

"아가씨... 말씀하신 물건을 세하군에게 보냈습니다."

"고마워요 하이드... 이런 쓰레기같은 짓에 어울려줘서..."

이 시간이면 여유롭게 홍차를 마시며 잘준비를 할 바이올렛이었지만 왠지모르게 다소곳하게 의자에 앉아있던 그녀의 표정에는 너무나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쓰레기라뇨... 당치도 않습니다."

"아니, 전 목숨을 걸고 싸운 전우조차 믿지 못하는 쓰레기 입니다."

"하지만 검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하이드의 안경에 달빛이 비춰지며 표정에 살기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후... 만약 세하군이 '반인반차원종'이라면 아마도... 애쉬와 더스트가 반드시 수거하려들 꺼예요."

"군수공장의 칼바크 때처럼 말이죠... 그런데 아가씨... 위상력 발신기를 어째서 슬비양에게 까지..."

"그녀가 세하군의 '트리거'기 때문이죠... 세하군의 눈앞에서 슬비가 험한꼴을 보인다면 반드시 각성하겠죠..."

"'용의 위광'말인가요..."

고개를 끄덕이며 바이올렛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분간은 연기를 해주세요. 만약 세하군의 트리거가 발동된 다면... 반드시 죽이려 할꺼예요... 그의 모친인 '알파퀸'이..."

"그렇다면 '이 건'은 묻어두도록 하죠... 그렇다면 다음 문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으며 양 손으로 깍지를 끼며 무릎을 끌어모아 턱을 괸체 바이올렛은 무언가의 생각을 쉴세없이 했다.


세슬 애껴욧...
2024-10-24 23:16:5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