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그들의 미래Ep4-그들의 캠핑은 어딘가 특별하다
silvercore 2017-08-13 0
Ep4-그들의 캠핑은 어딘가 특별하다.
소란스러웠던 모임이 끝나고 내 집으로 돌아와 홀로 충전되고 있는 게임기를 바라보았다.
이 게임기와 함께 살아온 시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길다.
임무중에 난 스크래치가 그를 증명하고 있었다.
지나간 인생을 세이브파일로 되돌릴 수 있을까, 어림도 없는 소리다.
인생도 한번이고 그에 따른 자신의 선택지에 대한 선택기회도 한번이다.
그런 선택지에 의해 생사가 갈리는, 위험한일에 몸담근지 어연 7년쨰라니.
불현듯,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있었다.
X X X
약속장소인 유니온 건물 후문에 도착하자, SUV한 대가 보였다.
그곳엔 유정누나와 제이형이 짐을 차곡차곡 쌓아옮기고 있었다
제이형 허리에 무리가 갈까봐, 얼른 가서 짐정리를 거들었다.
박스를 다 옮기고 SUV에 기대서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데,
분홍머리와 흑발이 다가오는게 보였다.
분홍머리는 봄이라는 계절에 걸맞게 티셔츠에 분홍색 후드를 걸치고,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슬비가 전형적인 청춘 옷차림이라면, 유리는 고교시절 사복차림을 보는 듯했다.
핫팬츠에 티셔츠를 입고 그 위에 얇은 것옷을 걸친 유리는... 추...워...보인다..?
"아우~ 나 이 바지 괜히 입었어~!"
"너 그바지 입고 산 위 캠핑장 올라가면 백퍼 감기걸린다..."
"그치만! 일기예보에선 따뜻할거랬단 말이야~!"
"너 설마 그걸 믿고 가방에는 먹을것만 가져온거냐?"
"헉! 어떻게 알았어? 설마 스토커...?"
"뭐래..."
한숨을 내쉬며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얹고 말했다.
"츄리닝 남는 거 있으면 빌려줄 수 있는데?"
슬비가 유리에게 진심으로 걱정하는 눈빛으로 물어봤다.
"어 진짜? 근데 슬비옷이 나한테 맞으려나?"
"신축성 좋은 걸로 줄테니까 걱정마."
아니, 걱정됩니다만? 너 평소에도 요원복 딱 달라붙잖아.
셋이서 그렇게 담소를 나누고 있던 중, 유정누나랑 제이형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안절부절하더니 물었다.
"저...세하야? 짐이 좀 많아서 우리 둘 말고는 탈 데가 없을 것 같은데... 그래서 네 차에 다 태우고 가면 안돼?"
"네? 뭐...그거야 문제없지만...짐이 그렇게 많아요?"
"아...하하... 그게 말이지...한번쯤은 쓰겠다 싶은 건 모조리 넣었거든..."
제이형이 예상이 가니? 라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무리 그래도 SUV 뒷좌석이 꽉차다니...이사가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납득은 안갔지만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10분 쯤 지나서 마지막으로 온 미스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다들 출발할 준비를 마친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유리랑 슬비 너희 둘은 운전면허 안 따?"
"너가 있는데 뭘~ 평소엔 택시나 버스타면 되고~"
"나는 중장비만 조종하면 위상력이 기계를 고장내버려서... 좀더 위상력 제어를 연습해야지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알았다...알았어...얼른 타."
잘도 빠져나가시는군요 두분... 그렇게 회피한지 벌써 3년쨰라고...
X X X
그렇게 출발한 자동차는 쌩썡 달리지 못하고 우두커니 멈추기를 반복했다.
그럴법도 한게, 토요일 아침인데다가 날씨도 굉장히 좋다.
그래서인지 차 뒷좌석에 어린아이들이나 젊은 사람들이 타있는게 많이 보였다.
봄나들이 가기 딱 좋은 날씨에 걸려들어버였구먼...너무 날짜를 잘잡은게 문제가 됐네...
물론 그 속에서 고생하는건 나였다. 나머지 3명은 지쳤는지 쓰러져 자고있었고, 나 혼자서 고독한 씨름을 벌여야만 했다.
그렇게 한시간, 두시간을 달리다보니 우리는 검단산(경기도 하남) 야영장 입구에 도착했다.
자동차 시동 끄는 소리와 함께 모두들 일어나기 시작했다.
조수석에 탄 슬비는 하도 안일어나서 꺠웠더니 눈을 비비고 눈홍머리칼을 정리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나머지 두명도 밖에서 기지개를 피는 중이었다.
밖으로 나가 제이형네를 바라보자, 한찬 짐을 내리는 중이었다. 많이 무거워보이는 건 감출 수 없었다.
"야, 이슬비, 네 위상력으로 좀 도와드려."
"응? 아. 확실히 무거워보이시네..."
이슬비가 SUV쪽으로 걸어가서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러더니 분홍색 아우라가 SUV안의 짐들을 순식간에 밖으로 꺼내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다.
오우, 역시 7년차 클로저는 다르구만.
그제야 제이형도 한숨을 돌렸다. 그러더니 슬비에게 고맙다는 표시로 엄지를 치며세웠다.
"우리가 대여한 구역이 어디있죠?"
이슬비가 '목적지를 입력하세요'라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며 말했다.
"저기 계곡 쪽 초록 파라솔 보이지? 저기야."
유정누나가 목적지를 입력하자, 짐들은아래에 컨베이어 벨트라도 설치된 듯, 그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여러모로 탐나는 능력이다...
X X X
2박3일을 보낼 공간에 도착하자, 거대한 텐트가 알아서 조립되고 있었다.
꼼지락대는 텐트부품 뒤쪽에는 슬비가 우두커니 그것을 조종하고 있었다.
으와, 보면 볼수록 탐난다...저능력....
그렇게 텐트를 치고(?) 유리가 만들어온 주먹밥으로 다들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나니 오후 3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세팅이 몯 끝마쳐진 야영장의 간이의자에 유리가 털썩 주저앉더니, 이내 곪아떨어졌다.
이녀석 어제 잠잠 설쳤다? 그렇게 생각하던 도중 좋은 생각이 나, 키득키득 웃고는 옆 계곡에서 페트병에 물을 받아왔다.
앉아서 미스틸과 수다를 떨던 슬비가 나를 보더니 '뭐해?'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가볍게 입술에 검지를 갖다대며 '쉿', 수신호를 보냈다.
눈치를 챘는듯, 이내 흥미로운 기색으로 쿡쿡 웃음을 참으며 지켜보았다.
나는 차가운 물이 담긴 페트병을 티셔츠 목 뒤쪽을 잡아당겨 나온 틈에 콸콸 쏟아부었다.
예상대로 유리는 몸을 부르르 떨며 화들짝 잠에서 꺠고는, 도망가는 나를 카타나를 들고 죽일 기세로 쫓아왔다.
슬비와 미스틸이 그런 모습을 보며 깔깔 웃다가도 유리가 다가오면 '응? 무슨일이야?' 라면서 태연하게 대꾸했다.
잠시 후 나는 슬비와 미스틸에게 '연기 지리는데?'라는 뜻의 따봉을 보냈다.
그러고는 셋이서 피식, 몰래 웃음을 주고받았다.
X X X
간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느새 하늘은 충전된 배터리를 잃어가는듯, 주황색으로 물들었다.
그런 하늘을 보고있자니, 뭔가 따끈한 걸 마시고 싶었으나 귀탆은 관계로 체념하며 그대로 앉아있었다.
그러던 와중, 이슬비의 머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커피 타왔는데, 마실거야?"
"어...어. 고맙다."
타이밍 한번 죽여주는구만.
고개를 들어 다른 침원들이 뭐하고 있는지 살펴보니, 계곡에서 이것저것 잡고 있는 모양이다.
...그것보다 여러분? 왜 고기잡는데 위상력을 남발하고 계시죠? 관종들이세요? 사람들이 쳐다봅니다만?
그런 장면을 함꼐 지켜보던 이슬비가 입을 열었다.
"정말 우리 팀은 하나도 변한 게 없구나... 아니, 변하는 게 안보인달까?"
풋, 웃으며 팀원들을 바라보는 눈빛은 누가봐도 리더 아니면 어머니의 흐뭇한 미소였다.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은 나는, 문득 지금까지 이슬비가 해온 일의 책임감을 실감하고 있었다.
"너도 참 고생 많았겠네..."
이 말밖에 해줄수가 없었다. 툭 던지는 이 배려가, 여태까ㅈ의 모든 그녀의 수고에 대하여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자, 존경이었다.
슬비는 조금 놀라는 기색이었지만, 이내 미소를 머금고 화답했다.
"임무 중에도 게임만 주구장창 하던 게임충 이세하씨에게 그런 말 들으니 감회가 새로운데?"
"시끄러. 사람마다 다 특성이 있는 법이라고."
말투는 뽀족해도 분명히 웃고 있었을거다.
이슬비의 성격은 7년 전보단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렇기 떄문에 7년 전 우리의 모습을 더 동경하는지도 모르겠다.
커피를 홀짝이고 있는데, 유리가 우리쪽으로 바구니를 들고 뛰어왔다.
"얘들아~ 여기 소라 천국이야~ 삶아먹을까? 매운탕끓여먹을까?"
"먹을 수 있는지 확인은 하고 말하지 그러냐...?"
유리가 헤에~? 너무해~ 기껏 잡아왔는데~ 라며 불평을 늘어놓았다.
아니 그건 먹는데만 급급한 네 성격을 비판하는 말이었습니다만... 왜 그렇게 받아들이는거냐...
X X X
제이형의 소라매운탕은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마치 7성이 최대인 뽑기에서 8성이 뜨는 듯한....잠깐, 그럴리 없잖아.
모두들 한 숟갈 떠먹고는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다들 레시피 따기에만 바빴을 정도이니...
7년동안 묵혀온 이야기, 속상했던 이야기, 골 떄리는 이야기가 오가는 친근한 분위기 속에, 모두의 미소와 함박웃음에,
우리의 첫 캠핑의 첫날밤이 그렇게,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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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여러분 이번 에피소드는 도전이었네요.
여태까지의 분량보다 2배가 늘어났습니다.
지금 쓰기 시작한지 1시간 24분이 넘어가고 있는데요.
이야....성취감이 잠난 아닙니다... ㅋㅋ
역시 밖으로 나오니까 스토리가 줄줄써내려가지는데요,
세하의 인간관계를 세하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많이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캠핑 스토리의 반이 끝났습니다.
원래 세하가 자기 무기에 열을 흘러보내서 몰래 라면끓여먹는 스토리를 생각했으나, 훈훈함이 부족해!라고 느껴서 이내 바꿨습니다. 그렇게 도출된게 슬비와의 대화신이 되시겠습니다.
응원과 댓글, 추천은 많은 도움이 되고요, 오타 및 지적은 댓글로 보내주시면 땡큐떙큐임돠.
그럼 곧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글씨크기가 12포인트에서 10포인트로 바뀌었는데도 줄의 길이가 꽤 되네요.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