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고
HYTAS 2017-08-13 1
**는 보@지 입니다. 사실 성적인 의미로 쓴 것이 아닌데 검열 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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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머리야….”
무언가에 부딪혔는지 머리가 아프다.
“여긴….”
주위를 둘러보니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어둠뿐.
자리에서 일어나자 무언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왜 차원종이 이런 곳에 있지?”
볼프가 시선을 돌리니 그곳에는 엘리고스의 모습을 한 차원종이 양손에 푸른 마검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엘리고스라 하기에는 온몸을 덮는 눈 같은 하얀색이 차원종의 몸을 이루고 있었다.
주먹에는 자신이 없지만 3시간 동안 주워진 휴가 때 배운 권투를 기억에서 되짚으며 자세를 취하자.
“큽 - 하하하하하하!”
엘리고스의 모습을 한 차원종이 크게 웃었다.
“검은 책의 사서여. 아무리 내 모습이 다르다고 해도 날 몰라보다니. 정말 웃기군.”
“뭐?”
그렇다면 저 녀석이 진짜 엘리고스라고?
“얼굴을 보아하니 믿을 수 없나보군. 하지만 상관없다. 넌 여기에서 죽을 테니!”
“뭣?!”
마검을 들고 빠르게 달려오는 엘리고스의 공격을 인지하지 못하고 배에 칼이 찔리게 생긴 볼프는 최대한 피하기 위해 중심을 뒤로 잡았다.
“늦었다!”
말 그대로.
마검은 어느새 볼프의 옷을 가르고 있었다.
‘이런 **! 아직 휴가도 제대로 못썼는데!’
볼프가 마검에 시선을 집중하며 자신의 운명에 한탄하는 도중.
“어?”
갑자기 자신의 배를 관통하려던 마검이 사라졌다.
다시 시선을 위로 돌리니 다른 차원종의 주먹이 엘리고스를 볼프의 곁에서 때어냈다.
거대하고 묵직한 팔을 따라 눈을 돌리니 이번에는 흰 갑주를 입은, 낯이 익은 차원종이 두 발을 이용해 서있었다.
다른 한 손에는 거대한 할버드가 들려있었고, 푸른 망토를 입고 있는 차원종은 누구인지 금방 알 수 있었다.
“벨리알?!”
책에서 소환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모습에 한순간 벨리알의 모습을 한 다른 차원종인 줄 알았지만 저런 덩치와 무식하게 커 보이는 무기를 든 차원종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결국 넘어진 볼프는 혀를 차며 재빠르게 일어났다.
이 녀석 또한 자신을 죽이러 온 것일 테며,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싶을 테니.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 검은 책의 사서여.”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내뿜으며 벨리알은 할버드를 내렸다.
마치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는 듯이.
“사서여. 여기는 어디고, 네가 왜 여기에 왔는지 아는가?”
“뭐?”
갑작스러운 질문에 볼프는 당황했다.
하지만 금방 냉정해져 사고를 정리하고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색.
그리고 방금 전에 보았던 엘리고스와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벨리알.
“설마…이곳은 책 안은 아니겠지?”
“잘 맞췄다. 사서여.”
“하지만, 왜 내가 이런 곳에 있는 거지? 난 휴가를 다 쓰기 전까지 죽을 생각은 없다고?”
“…….”
볼프의 말에 벨리알은 말없이 서있었다.
왕관과 비슷한 투구에 얼굴이 가려져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을 수 없어 볼프의 불안감이 커져만 갔다.
아니, 애초에 얼굴은 있는 건가?
“어이, 뭐라고 말 좀 해보시지?”
볼프가 적의를 갖고 말하자 그제 서야 벨리알이 입을 열었다.
“넌 죽지 않았다. 사서여.”
그 말을 듣자 안심하는 한편.
“이곳은 네가 말한 대로 검은 책의 안. 사념이『봉인』되는 곳이다. 그리고 지금, 네 사념은 봉인된 상태지.”
“뭐?”
이해할 수 있는 범주를 아득히 뛰어넘었다.
이 상태로는 답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 볼프는 어떻게든 기억을 끄집어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검은 책의 폭주를 기억하는 가.”
“…폭주 - !”
드디어 기억이 떠올랐다.
분명 자신은 반차원종이 된 흑지수를 구하고 돌아와 근처 벤치에 앉자.
“갑자기 책에서 엘리고스가 튀어나오더니 근처에 모든 것을 배기 시작했지…그때처럼.”
어떻게든 엘리고스를 다시 책속에 봉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자신은 갑자기 시야가 흐릿해지고, 어느새 깨어나 보니 이곳. 책속이었다.
그것을 인지한 볼프는 혀를 찼다.
어떻게든 빨리 돌아가 폭주하는 엘리고스를 막아야하는데!
시간이 없다.
“어이! 여기에서 나갈 방법, 알고 있는 거야?”
“걱정하지 마라.”
다급하게 말하는 볼프와 다르게 벨리알의 목소리에는 차분함이 느껴졌다.
“이 책에 사념이 있다는 것은 폭주를 멈추고 책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와 천천히 이야기나 하지.”
갑자기 볼프 앞에 탁자와 의자가 솟아오르고 하늘에서 커피가 떨어져 티타임을 위한 세트가 완성되었다.
벨리알이 거대한 왕좌를 소환해 그곳에 앉자, 꺼림칙한 얼굴을 한 볼프도 벨리알을 노려보며 자리에 앉았다.
"먹어봐라.“
벨리알의 손짓에 커피가 든 컵을 들어보니 무게가 느껴졌다.
입에 가져가 마시니 맛 또한 커피였다.
진짜 커피라는 사실에 약간 의아해하는 볼프를 보며 벨리알도 입에 커피를 가져가 마셨다.
“그래서, 할 말이라는 것이 뭐지?”
다시 사나운 눈을 한 볼프가 물어보자 벨리알은 손에서 커피를 내려놓았다.
“너는 왜 네가 책에 갇혔는지 모를 테지.”
“그래. 넌 알고 있는 거냐?”
다시 커피를 한모금 홀짝이더니 입을 열었다.
“네 마음속의 어둠이 너를 여기에 가두었다.”
“마음속의 어둠이라니?”
“사서여. 최근 너의 마음을 검게 물들이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지 않았나?”
“…확실히.”
슈브의 배신과 더스트의 장난, 그리고 유니온의 클론에 대한 대처와 함께 애쉬와 더스트가 흑지수에게 한 짓들.
덕분에 최근 볼프는 마음속에 화를 담으며 임무를 수행하는 나날이 많아졌었다.
“하지만 그것이 왜….”
분명히 그랬지만 슈브 때와는 다르게 흑지수는 알파퀸의 도움으로 구할 수 있었다.
그럼 저 녀석이 말하는 어둠도 사라지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마음의 어둠이라는 것은 단숨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넌 어떠한 대상에게 항상 가시를 드러내고 있지.”
어떠한 대상…유니온을 말하는 거겠지.
“설마, 그 어둠이 날 여기로 불러드렸다. 그거야?”
“정답이다. 사서여."
“하지만 난 안 죽었다고?”
죽지도 않은 자에 사념이 책에 갇혔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최근, 책에 너의 사념을 담아 인간을 구출한 적이 있지 않은가. 그것의 여파로 넌 지금 여기에 끌려온 것이다.”
“…….”
“하물며 너의 어둠은 죽어서 강력한 사념을 남기고 재앙을 불러올 만큼 커진 상태. 별로 놀랄 일도 아니다.”
한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볼프는 현재의 자신에게 한탄했다.
대체 얼마나 약해 빠져야 자신의 어둠 때문에 책에 갇히는 일이 생기는 것일까.
그런 볼프를 조용히 커피나 홀짝이며 지켜보던 벨리알이.
“후후후….”
“뭐야. 비웃는 거냐?”
커피를 내려놓고 왕좌에서 일어난 벨리알이 발을 바닥에 내려찍었다.
볼프가 의아해하는 눈으로 벨리알을 지켜보는 것도 잠시.
“…말도 안 돼….”
현재 볼프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방금까지 눈에 보이던 어둠이 아니었다.
위에는 푸른 하늘이 보이고 바닥에는 어느새 잔디가 깔려있었으며 군데군데에 나무들이 솟아올랐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어루만져주며 주위의 잔디들이 노래할 수 있게 지휘를 했다.
“이건 마치….”
숲. 그것도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숲이었다.
어떻게 이 녀석이 이런 숲을….
볼프의 마음이라도 읽었는지 벨리알이 코웃음 쳤다.
“이곳은 책속이면서 나의 영역. 이정도의 일은 간단하다.”
다시 왕좌에 앉아 커피를 홀짝였다.
“…조금은 어둠이 사라지는 것 같나?”
“…너….”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벨리알이 엄마와 같은 미소를 짓고 있는 것 같았다.
“어째서 네가 이렇게 까지 해주는 거지?”
진심으로 궁금하여 물어본 볼프의 질문에 벨리알이 다시 코웃음 쳤다.
“네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지.”
“뭐?”
“사실 난 그리 인간을 싫어하지 않거든.”
벨리알의 말이 확 와닫지 않았다.
지금까지 자신이 죽인 차원종의 수는 셀 수 없이 많으며 그 중에서 인간이 좋다고 말한 차원종은 슈브를 제외하고는 본 적이 없었다.
하물며 자신을 이용하는 자가 마음에 들다니.
“너…M이냐?”
“어떻게 하면 그렇게 도달하는 거지?”
컵에 커피를 채워 한 모금 마신 벨리알이 주제를 바꿨다.
“이번에는 돌려보내주지만 만약 다음에도 여기로 온다면 너의 숨은 내가 가져가겠다.”
“돌아갈 방법을 아는 거야?”
“말하지 않았나. 여긴 드넓은 책의 공간에서 내 손길이 닿는 나의 영역. 이곳에서 나갈 문 정도는 만들 수 있지. 뭐, 난 사용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벨리알이 손을 펼치자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차원문이 생겼다.
자세히 보니 문 너머로 쓰러져있는 볼프가 보였다.
돌아갈 수 있다. 어서 돌아가서 뒤처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
“가기 전에 한 가지. 내 어둠에 먹히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방법은 간단하다.”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에 볼프의 머리와 벨리알의 망토가 휘날렸다.
동시에 그들 사이에 침묵이 시작되었다. 가벼운 침묵이.
“너를 믿어라.”
“…….”
무슨 어린아이가 보는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대답이라는 게….
맥이 빠진다.
“네가 존경하는 선배가 말하지 않았나. 너를 믿으라고.”
“하지만 겨우 그런 걸로 - .”
“물론 겨우 그런 거다. 하지만.”
잠시 뜸을 들이는 벨리알의 모습에 볼프는 진지해졌다.
거짓 없는 해답.
“네 자신을 믿고, 네 자신이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게 해라. 사서여.”
다시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찾아왔고 볼프는 웃었다.
“그래, 네 말을 믿어**.”
차원문을 향해 걸어가는 볼프의 뒷모습을 벨리알은 바라** 않았고 볼프 또한 뒤를 돌아** 않았다.
그럼에도 알 수 있었다.
“꽤 즐거움 티타임이었다.”
“다음에는 없길 빌지.”
이 망할 차원종이 얼마나 신사적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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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념을 이용해 흑지수를 구출한다는 이야기에 갑자기 화실이 꽂혀 써봤습니다.
중간에 갑자기 급 귀찮아져서 내용이 이상해졌네요. ㅠ
책이 폭주한 이유를 실수로 안 썼는데 간단하게 말하면 볼프의 마음의 어둠에 공명해서 폭주했다 정도로 해석하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