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파티 비바체 4화
firsteve 2017-08-12 5
"나도 솔직히 말하면 고민을 많이 했어.너무 이른 건 아닐까....나중에 후회하게 되는 건 아닐까....그런 생각때문에 지금까지 망설였던 것도 사실이야..."
"...."
"근데....그것보다 너랑 있는 시간이 더 좋아서 그래서 결혼하자고 한 거야."
"세하야...."
슬비가 세하의 눈을 보며 말하자 세하가 슬비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말한다.
"내 옆에서 자는 네 모습이 좋아서, 너랑 이렇게 손 잡고 있는 순간들이 좋아서, 계속 같이 있고 싶어."
"...."
"물론 난....좋은 아빠가, 좋은 사위가, 좋은 남편이 못 될지도 몰라. 너를 울리고 답답하게 하고 화나게 만들지도 모르지만....널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
세하가 잡고 있는 슬비의 손을 만지작거리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이 손에 물 안 묻히겠다고 약속은 못 하겠지만, 최대한 네 손에 물 안 닿게 해줄게....그러니까..."
세하가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이내 슬비의 눈을 바라보며 말한다.
"나랑....결혼하자, 슬비야."
세하의 말 슬비가 입을 떼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나도...좋은 아내, 좋은 엄마, 좋은 며느리는 못 될지도 몰라. 힘들게 일하고 온 너한테 잔소리하고 바가지를 긁어댈지도 모르겠지만....난....난..."
슬비가 결국 눈물을 한 줄기 흘리며 세하에게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한다.
"난...너랑 같이 있고 싶어...!너랑 같은 침대에서 자고, 같이 밥 먹고, 같은 행복을 가지고 싶어...!"
슬비의 말에 세하가 슬비를 꼭 껴안으며 귓가에 속삭인다.
"고마워...그리고...미안해...이런 초라한 프로포즈라서...."
세하가 미안하다는 듯 등을 토닥이며 말하자 슬비가 그에게 안긴 채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아니야...흐윽....화려하지 않아도...이렇게...소소해도...그래도....난....이런 솔직한 고백이 더 좋아..."
"슬비야...."
"사랑해, 세하야....내...남편이 되어줘...."
슬비의 대답에 세하가 그제서야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더 세게 껴안는다.
"고마워....고마워, 슬비야."
"이상해...분명 지금 난 세상에서 더 할 나위 없이 행복한데 왜 계속 눈물이 나는 걸까...?"
슬비의 말에 세하가 피식 웃음을 짓더니 슬비를 보며 말한다.
"하여간에 울보라니까...왜 우냐?"
"크응....이거 기뻐서 우는 거야....그리고....자기도 울고 있으면서..."
"나도 기뻐서 우는 거야, 바보야."
세하가 슬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자 슬비가 세하의 어깨에 눈물을 닦아내고는 고개를 든다.
"그나저나...우리...집은 어떻게 하지?식장은? 웨딩 촬영은?신혼여행은?"
"천천히 생각해보자. 일단 난 어디든 상관없어. 너만 좋다면."
"또 무책임한 소리한다....식장에 뷔페 예약에 신혼여행 비용에 웨딩촬영 비용에 집 비용까지 하면 돈 꽤나 든다고. 계산하고 해야하는데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잖아...."
"오빠 돈 많다. 원하는 대로 해."
"네가 무슨 돈이 많아? 맨날 데이트 할 때 돈은 자기가 다 내면서?"
슬비의 말에 세하가 빙그레 웃으며 서랍에 통장 하나를 꺼내오더니 슬비에게 준다.
"이게...뭐야?"
"5년동안 월급 80%를 꾸준히 넣은 내 결혼자금 통장."
"네...네 거야?애...액수가 거의...."
"해약하고 싶은 거 몇 번이나 참았다고. 그 정도 액수면 되겠어?"
"어...그게....조금 모자랄 수도 있는데....그래도 이 정도면 어느 정도는...."
"확실히 말해. 네 마음대로 살 수 있어, 없어?"
세하의 말에 슬비가 우물쭈물하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조금 모자라..."
"모자라?"
"미안해...네가 준 거랑 내 월급에 네 월급 합쳐도...살짝 모자라..."
"...."
"미안해....이렇게 씀씀이가 헤픈 여자라서..."
슬비가 결국 울먹러리자, 세하가 슬비를 껴안고 토닥거린다.
그러자 슬비가 세하의 품에 얼굴을 묻은 채 말한다.
"예산....그냥 일반적인 집이면 충분한데...내가 가고 싶은 집이...작아도 마당이 있는 집이야....너도 알지? 그런 곳 비싼 거..."
"....."
"그래서 오버된 거야.....그게...진짜 로망이었거든."
슬비의 말에 세하가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심했다는 듯이 말한다.
"....해. 그 집."
"...어?"
"그 집으로 하자고. 마당이 있는 집."
"하...하지만 그러기엔 돈이..."
"이 집 팔고, 내가 가진 게임들 팔면 돼. 내 게임 중에 절판 된 것도 많아서 비싸게 팔릴 거고, 이 집도 깨끗하게 썼으니까 값도 잘 나올 거야."
"세....세하야..."
"안되면....단기 알바라도 뛰어서 충당하지, 뭐....널 위해서 그거 하나 못하겠냐, 내가?"
세하의 말에 슬비가 고개를 들더니 연신 도리질을 하며 말한다.
"아니야. 하지마. 집 팔지도 말고 게임 팔지도 말고 단기 알바도 뛰지 마. 내가 욕심 부린 거야. 그러니까...!"
"슬비야."
"그러니까 제발 그러지마....나 때문에 네가 희생하지 말란 말이야...."
"슬비야."
다정하게 자신을 부르는 세하의 목소리에 슬비가 세하를 바라보자, 세하가 슬비의 얼굴을 양손으로 쓰다듬으며 말한다.
"내가 가진 모든 것보다 네가 더 소중해. 5년 동안....늘 그랬어. 이제 와서 바뀌진 않아."
"...."
"그리고 너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야. 너라서 이러는 거지."
"..."
"그리고...나도 그런 집 좋아해. 너만 원한 로망이 아니라고."
"세하야..."
"게임은 다시 살 수 있어. 하지만....네가 원하는 신혼로망은 이 짧은 준비기간에서만 이룰 수 있잖아."
"..."
"그러니까 돈 걱정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해. 원하는 만큼 해줄게."
"부자도 아니면서...."
"네 로망 실현시켜 줄 만큼은 할 수 있어."
"게임 중독이면서...."
"너랑 만나면서 많이 줄였고, 너랑 있는 시간이 더 좋아, 이젠."
"물러터졌어, 정말..."
"너한테만 무른 거야. 이세하는 이슬비한테 잡혀 살 거니까. 미리 하는 아부라고 할까?"
세하의 말에 슬비가 자신의 볼을 만지는 세하의 손을 잡으며 묻는다.
"정말...그래도 돼?"
"내가 거짓말 한 적 있어?아, 있구나.**..."
"언제?"
"게임한다고 전화 못 받아놓고는 잤다고 거짓말 한 거."
세하의 말에 슬비가 푸흡 하고 웃음을 터트리더니 세하를 보며 말한다.
"바보. 연애 초기 때 한 잘못을 아직도 담아둘 거라고 생각했어?"
"...아니야?"
"오랜만에 생활 버전 규율의 칼날 날려줘?"
"죄송합니다. 실언했습니다."
세하의 빠른 사과에 슬비가 다시 한 번 풋 하고 웃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럼 사양 안 하고 쓸게. 대신, 조건이 있어."
"조건?"
"나랑 같이 가서 본 것 중에서 사자. 그 외에 좋다는 건 기각."
"헉..."
세하가 숨을 들이쉬더니 불안한 눈빛으로 슬비를 보자, 슬비가 짓궃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며? 그러니까 따라와, 알았지?"
슬비가 폭탄 발언을 하자, 세하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린다.
'최소 12시간은 끌려다닐텐데....게다가 슬비 성격상 이곳저곳을 돌아다닐테니까...벌써부터 힘든데...'
세하가 생각 외로 많이 고민하자 슬비의 눈에도 서서히 불안함이 서리기 시작한다.
'내가...너무 심했나....가뜩이나 집 밖에 돌아다니기 싫어하는 세하인데...그냥 나 혼자 보고 온다고 할까...어머님 불러서 가도 상관없는데...'
그 순간...
"평일 날 갈까? 그러면 사람도 없고 시간도 넉넉할텐데."
세하의 대답에 슬비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한다.
"가...같이 간다고?최소 8시간은 예상되는데?"
"생각보다 안 걸리네. 난 12시간을 최소로 잡았는데."
"이동도 많이 할 거야. 왔던 데 다시 가자고 할 지도 몰라."
"그건 이미 계산에 넣어뒀지. 다른 유의점은?"
"어...없는데..."
"그럼 됬어. 모레에 시간 되지? 그 때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아보자."
"지...진심이야?너 돌아다니는 거 싫어하잖아?"
"데이트는 좋아해. 그리고 앞에서 종종걸음으로 돌아다니면서 꼼꼼하게 메모 작성하는 네 모습도 보기 좋거든. 환하게 웃는 것도. 아, 이건 콩깍지이려나?"
"120% 콩깍지야!그리고 누...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여기 내 집이다? 들을 사람, 너랑 나 밖에 없어."
"아....아무튼...!모레에...진짜 같이 돌아다녀 줄거야?"
"대신 선택은 네가 해. 난 최대한 네가 하자는 대로 할 거야."
"뭐야~!너무해, 정말..."
"네 마음 가는대로 하라고. 예산은 네가 쓰고 싶은 대로 라니까?"
"우씨....알았어. 대신에 나중에 나 보고 왜 이런 걸 골랐니 라고 하기 없기다?"
"너무 이상한 건 커트 할 거야. 간섭 아예 안 한다고는 안했다?"
세하의 말에 슬비가 그럼 그렇지 하며 피식 웃더니 다시 세하의 품에 안긴다.
"근데....참 신기해....나 5년전에는 우리가 이렇게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그 땐 에라 모르겠다 헤어지자 하려고 했어?"
"사...사귀고 나서는 그 생각 거의 안 했거든?...뭐....가끔 네가 내 속 썩일 때는 그런 생각도 잠깐씩 했지만..."
"그럼 이렇게 될 거라는 생각을 못하던 때는 언제야?"
세하의 질문에 슬비가 우물쭈물하다가 입을 연다.
"너 처음 본 날."
"...아, 제발....그건 좀 잊어달라고...내가 봐도 그땐 정말 아니었으니까."
"왜에~지금 생각해보면 이해도 되고 귀엽기만 한데?"
"네가 귀엽다고 말할 처지냐...."
세하가 말하면서 슬비를 위아래로 훑어보자 슬비가 방어자세를 취하며 말한다.
"어...어딜 보는 거야!!그리고 나 안 귀여워!!난 숙녀라고!!성숙해!!"
"성숙한 지 안 한지는 못 봐서 모르겠습니다만?"
오랜만에 나온 수위가 간당간당한 멘트에 슬비가 얼굴을 붉히며 소리친다.
"겨...결혼 할 때까지만 참아달라고 했잖아!!하...한동안 안 그러더니 또 그런다..."
"금욕수행 5년째다. 끓어오르는 본능은 있다고, 나도."
세하의 말에 슬비가 슬금슬금 거리를 벌리며 말한다.
"그...그러니까 참으라고!!!아...앞으로 하...한달 조금 넘으면 마음대로 하게 해줄테니까..."
"진짜?마음대로 해도 돼?"
세하의 눈이 반짝이자, 슬비가 그제야 자신이 무슨 말을 내뱉었는지 깨닫고는 황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한다.
"그...그래도 어...업무는 나갈 수 있게 해줘!!!"
"쓰읍....조금 아쉬운 조건이긴 한데...콜!"
세하가 됬다는 듯이 말하며 일어나자 슬비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어디 가려고?"
"침대 자리 보러간다. 이불 2개 깔면 되지?"
"왜 2개나 꺼내....그냥 큰 거 하나 꺼내서 자자."
"왠일이야?매번 2개씩 꺼내서 각자 덮고 잤으면서?"
"오...오늘은 특별해....프로포즈 받은 날이니까...안겨서 한 이불 덮고 자고 싶어."
"계속 자극하지 마. 남자는 짐승이니까.'
"하기만 해봐. 비틀어버릴거야."
"실언했습니다. 가만히 놔둬주세요."
"그래. 놔둬줄테니까 가서 빨리 이불 세팅해. 실시!"
"실시!"
세하가 방으로 사라지자 슬비가 쿡 하고 웃음을 짓더니 작게 중얼거린다.
"그래....너랑 이렇게 사는 거....무지 행복할 것 같아...."
"세팅 끝! 들어와!"
세하의 말에 침실 안으로 들어온 슬비가 어느새 이불 안에 들어가 자신을 기다리는 세하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아무렇지 않은 듯 세하의 옆에 눕더니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베개에 머리를 댄다.
"뭐야....오늘은 팔베개 해달라고 안 하네?"
"내가 네 팔베개에서만 자는 줄 알아?오늘은 베개에서 잘 거야."
새침한 슬비의 말에 세하가 피식 웃음을 짓더니 슬비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긴다.
"꺅!"
자신의 품 속으로 쏙 들어온 슬비의 모습에 세하가 그녀의 머리에 팔베개를 해주며 말한다.
"좋아. 오늘은 내가 해주고 싶으니까 해준다. 안겨서 자."
"품에 안아놓고 무슨 짓 하려고?"
"안 해. 나 그 정도로 짐승아니거든? 결혼하고는 가능성 있는 이야기지만."
"뭐...뭐라는 거야!이럴 거면 놔 줘!"
"싫어. 이렇게 자는 게 잠 잘 온다고."
세하의 말에 슬비가 졌다는 듯이 세하를 꼭 끌어안더니 이내 작게 하품을 한다.
"졸려?"
"응...긴장이 풀려서 그런가...졸려...."
"자. 나도 잘 거야."
"응....잘 자, 세하야..."
슬비의 숨소리가 서서히 규칙적으로 바뀌더니 이내 새근새근 잠이 든다.
그 모습에 세하가 귀엽다는 듯 슬비의 이목구비를 만지며 중얼거린다.
"...5년을 봐도 참 안 질린다니까, 진짜...."
세하의 중얼거림 때문일까...새근새근 잠이 들어있던 슬비가 세하의 품으로 파고 들며 잠꼬대로 웅얼거린다.
"우음....우리 신랑...좋아....사랑해, 우리 신랑...."
슬비의 웅얼거림에 세하가 얼굴을 붉히더니 이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아...오늘 잠 자긴 글렀다..."
--------
이틀 뒤...
세하가 지친 표정으로 차 운전석에 쓰러지듯 앉자, 슬비가 뒤이어 조수석으로 들어오며 말한다.
"수고했어, 세하야. 힘들었지?"
"생각보단 짧게 끝나서 안 힘들었다고 말하고 싶지만....힘들어..."
"미안해....내가 너무 들떴나봐...너무 빨리 돌아다녔지?"
슬비가 세하의 손을 만지며 말하자 세하가 싱긋 미소를 짓더니 슬비에게 말한다.
"미안하면 예쁜 짓 좀 해봐."
"윽....그게 목적이었어? 너무해!"
"한 번만 해봐. 평소엔 잘 안 하잖아."
"나...나 그런 거 잘 못하는 거 알잖아!"
"그래도 한 번만 해주라. 힘 좀 나게."
"뽀...뽀뽀해줄게!그러니까 예쁜 짓만 시키지마, 응?"
슬비의 연이은 거부에 세하가 한숨을 쉬더니 조용히 말한다.
"됬어. 예쁜 짓 안 해도 돼. 뽀뽀도 됬고. 집에나 가자."
세하가 시동을 걸고 백화점 밖으로 나와 도로로 들어서자 슬비가 세하의 눈치를 흘긋흘긋 보더니 입술을 꼭 깨문다.
'크...큰일났다...세하 진짜 삐진 것 같은데....그냥 예쁜 짓 할 것 그랬나....그...그치만...나...난 그런 거 진짜 못하는데....'
슬비가 다시 흘긋 세하의 눈치를 보자, 세하가 무미건조하게 묻는다.
"왜? 할 말 있어?"
"세...세하야....화...화났어?기...기분 풀어, 응?"
"나 화 안 났는데."
'화났잖아....우으...어...어떡해....세...세하 저러고 있는 거 되게 무서운데....'
슬비가 손을 꼬물꼬물 거리더니 이내 무언가를 각오한 듯 세하를 보고는 입을 연다.
"세...세하야...."
"왜?"
"....."
"할 말 있으면 해. 나 화 안 났..."
"오빠~슬비가 예쁜 짓 안 해서 화났어요오?슬비가 잘못했어요오~그러니까 화 풀어요, 오빠~네~?아앙~오빠~"
".....?!"
갑자기 터져나온 슬비의 혀 짧은 소리와 애교에 세하가 급하게 앞에 있는 패스트푸드 주차장으로 들어서더니 차를 세우고는 핸들에 머리를 박는다.
그 모습에 슬비가 안절부절하며 세하의 눈치를 본다.
'우으...너...너무 과했나...?그...그래도....자...자기가 자기 입으로 예쁜 짓 하라고 했잖아....그...그리고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쁜 짓이라고....'
한참을 가만히 머리를 핸들에 박고 있던 세하가 고개를 들더니 슬비를 보며 말을 건다.
"....슬비야."
"으응...왜...세하야?"
"...너...그거....나 운전하고 있을 때는 절대 하지마...."
"그....그렇게나 이상해...?마...마음에 안 드는 거야?"
슬비가 시무룩한 표정을 짓으며 옆을 보다가 세하가 입을 가린 채 가만히 있는 것을 보고는 갸우뚱거린다.
"....아니....그게 아니라..."
"...응?"
"...너무 위험했어....하마터면....너....위험했다고...."
세하의 말에 슬비가 멀뚱멀뚱 세하를 보자 세하가 슬비를 보며 말한다.
"너무...귀여웠다고.....너....그래서....하마터면 위험할 뻔 했단 말이야...."
세하의 말에 슬비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더니 그대로 세하의 팔을 연신 때리며 부끄러운 듯 떽떽거린다.
"느...느끼하잖아, 이 바보야!!!!오글거려!!!!그...그리고 변...변 태야?!어...어떻게 그...그런 말에 유혹당할 수 있는건데?!"
"네가 이런 걸 자주 하면 모르겠지만, 오늘 처음 본 애교고, 게다가....부끄러운 표정으로 열심히 애교 부리려는 게 눈에 보여서....너무 귀여웠다고...."
"그거 콩깍지라고오!!!5년이 지나도 왜 벗겨질 기미가 없냐고오!!!"
슬비가 부끄러운 듯 세하를 때리며 말하자, 세하가 슬비를 달래고는 차에서 내린다.
"어...어디가?"
"온 김에 마실 거 좀 사올게. 잠시만 기다려, 여.보?"
세하가 툭 하고 멘트를 던지고 마실 걸 사러가자 슬비가 눈으로 세하를 쫒다가 의자에 몸을 기대더니 그대로 얼굴을 가리면서 발을 동**린다.
"어떡해,어떡해,어떡해,어떡해,어떡해,어떡해...!세하가 나 보고 여보래...꺄아아....!"
발을 동**리던 슬비가 자신의 가슴에 두 손을 모으더니 심호흡을 하며 중얼거린다.
"어우야....내 심장아....이런 걸로 일일이 나대지 않아도 된다고....세하가 이렇게 훅 들어오는 거 한 두번도 아니고...."
"내가 훅 들어간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세하가 문을 열며 피식 웃자 슬비가 깜짝 놀라며 세하에게 말한다.
"까...깜짝이야!어...언제 온 거야?"
"방금. 그나저나 내가 훅 들어간 적 있었던가?"
"아까도 그렇고 가끔씩 훅 들어오거든? 자제해, 정말....심장에 안 좋다고..."
슬비의 말에 세하가 피식 웃으며 가져온 커피를 슬비에게 주고는 놀리듯 말한다.
"그럼 성공인데? 설렌다고 잘 말 안 하는 네가 설렌다고 할 정도면."
"자...자제하라고 정말....진짜 심장마비 걸려서 갑자기 훅 가버리면 어떡하란 말이야!"
"설레서 심장마비 오고, 그것 때문에 사람이 죽을 수 있었으면 난 5년전부터 몇 번이나 죽었을려나?"
장난기 섞인 세하의 말에 슬비가 부끄러워 하며 떽떽거리자, 세하가 배시시 웃으며 그녀를 진정시키고는 다시 시동을 건다.
"어?우리 또 어디 가?"
"한 곳만 들렀다 가자. 빨리 끝나서 해 떨어지기에는 시간 좀 남았으니까."
"어...어디 가는데?"
슬비의 물음에 세하가 가보면 안다며 슬비의 안전벨트를 메어주고는 주차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기분 좋은 엔진음과 함께 달리기를 몇십 분....어느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언덕 근처에 차를 주차한 세하가 가져온 커피를 들고 내리자, 슬비도 안전벨트를 풀고 내린다.
"여긴 어디야? 우리가 예전에 왔던 곳인가?"
"아니. 오늘 처음 왔지, 넌. 난...많이 와 본 곳이지만."
세하가 언덕에 위치한 큰 나무를 보며 중얼거리자 슬비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슬그머니 그의 손을 잡으며 묻는다.
"여기 혹시....네 아지트 같은 곳이야?"
"아지트라....뭐....아지트라면 아지트라고 할 수 있는 곳이지....가 볼래?"
"응. 좋아. 나 가 볼래. 네 아지트에."
슬비가 싱긋 웃으며 손을 꼭 잡자 세하가 기특하다며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그녀를 데리고 언덕을 오르기 시작한다.
그리 가파르지도 높지도 않은 언덕을 손을 잡고 걸어올라오던 세하가 이내 홀로 우두커니 서 있는 큰 나무를 보며 피식 웃는다.
그 모습에 슬비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세하를 콕콕 찌르며 묻는다.
"여기 있는 이 나무가....네 아지트야?특별한 건 없는데..."
슬비의 질문에 세하가 말 없이 슬비를 데리고 나무에 가까이 다가서더니 이내 커피를 나무 앞에 내려놓고, 나무에 손을 댄 채 말을 건다.
"....아빠...나 왔어."
세하의 입에 흘러나온 낯선 단어에 슬비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어버버 거리자 세하가 피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간다.
"요즘 좀 바빠서 못 왔는데, 올 때마다 더 크는 것 같아? 하여간에 살아서나 죽어서나 제멋대로라니깐...옆에 있는 새싹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혼자 떡하니 커지기나 하고 말이야."
연신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하던 세하가 나무를 쓱 보더니 할 말이 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아빠. 내 뒤에 있는 조그만한 애 보이지?얘가 걔야. 내가 5년전부터 올 때마다 말해주던 내 여자친구. 이번에 결혼하기로 해서 데리고 왔어. 어때, 예쁘지?"
세하의 말에 슬비가 나무를 향해 90도로 인사를 하더니 긴장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처..처음뵙겠습니다, 아버님! 저...저는 세...세하랑 결혼하기로 한 유니온 특수작전부대 검은양 팀 소속 이슬비라고 합니다!"
"얘가 보기엔 귀엽고 예쁜데 이렇게 가끔씩 딱딱하고 답답할 때가 있어. 뭐...그 점도 내 눈에 예쁘기만 하지만."
세하가 슬비를 끌어당겨 자신의 품에 가두더니 나무를 보며 말을 이어간다.
"아빠. 나 아빠 아들 맞더라. 골라도 엄마 같은 여자를 골랐더라고. 뭔가 자기 고집이 있고, 가끔은 나 잡아먹을 듯이 할 때도 있는 그런 여자를 말이야...뭐...다른 점도 엄청 많긴 하지만."
"세하야...."
"근데...그래서 난 더 좋다, 이 애가? 강한 척하다가 혼자 삭히는 모습 보면 위로해주고 싶고, 가끔 허술해보이는 모습을 보이면 또 그게 귀엽고 챙겨주고 싶고."
"..."
"그래서 아빠한테 보여주고 싶었어. 내가 고른 내 여자가 아빠가 사랑한 아빠의 여자보다 더 멋지다는 걸."
"...."
"잘 봤지? 내 말 잘 들었을거라고 믿어."
그러더니 세하가 나무에 털썩 기대 앉자 슬비가 그 옆에 다리를 펴고 앉아 자신의 허벅지를 두드린다.
"...무릎 베개?"
"응. 누워. 오늘은 좀 길게 누워있어도 돼."
"후훗...감성팔이 한 보람 있네...자 그럼 사양 안 하고..."
세하가 슬비의 허벅지에 머리를 댄 채 눕자 슬비가 염색이 풀려가는 세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미소를 짓는다.
"...안 물어봐?"
"뭘?"
"궁금하잖아. 우리 아빠 이야기."
세하의 말에 슬비가 세하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물어봐도...돼?
"뭐 어때. 이젠 다 지난 일인데."
세하가 살짝 미소를 짓더니 놀고 있는 슬비의 손을 잡으며 말을 이어간다.
"뭐...우리 수다쟁이 엄마가 어디까지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아빠는 참 개성있는 분이였어. 요리치에 살림능력 제로에 가까운 우리 엄마를 구제할 정도로 요리 잘하고, 집안일 잘 하고, 살림까지 잘 하는 100점짜리 남편이었으니까. 나한테도 잘 해주셨고."
"...추억이 많아? 아버님이랑 지낸 게?"
"지금 돌이켜보면 추억인게 많지. 그 땐 애들이랑 완전히 벽을 쌓고 살 때라서 집에서 게임만 했는데, 아빠는 늘 나한테 다가오셔서 놀아주시고 때론 져주시곤 했어."
"....그때부터 아버님을 능가할 실력을 가진 건 아니었고?"
"뭐래...내가 게임에 본격적으로 빠진 건 아빠랑 못 놀게 된 그때거든? 그 전까지는 7살짜리 꼬맹이였어."
세하의 말에 슬비가 한참을 우물쭈물하다가 세하를 보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아버님...어떻게 돌아가신 거야?혹시...임무중에?"
"아니. 우리 아빠는 일반인이셨어. 돌아가신 건....교통사고 때문이었어."
담담한 말투로 말하는 세하의 모습에 슬비가 당황하자 세하가 한쪽 눈을 슬쩍 뜨더니, 슬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뭘 그렇게 놀래...벌써 10년도 넘은 일인데..."
"아...아니....난 아버님도 클로저이신 줄 알았지....일반인...이셨어?"
"정상인은 아니셨지. 천하의 서지수를 꼬신 남자니까."
세하가 아련한 표정을 짓자 슬비가 세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건다.
"어쩌다가...교통사고로 돌아가시게 된 거야?"
"...내 선물 사오시다가 음주운전한 차와 차끼리 정면충돌 하셨어. 그날...눈보라가 많이 불었거든."
"...."
"그래서....돌아가신 뒤, 한 몇 년은 날 원망 많이 했어. 나만 없었다면...내가 선물 사달라고 말하지 않았다면...그랬다면....아빠가 살았을 거라고 많이 원망했어, 나 자신을."
세하의 말에 슬비가 고개를 저으며 세하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다정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한다.
"네 잘못 아니야, 세하야..."
"...알아...그래도 그 땐 그랬다는 거지. 지금은 그런 생각 안 해."
세하의 대답에 슬비가 잔잔한 미소를 띄우더니 살짝 수줍은 목소리로 세하에게 말한다.
"잘 됬다...앞으로 그런 생각 하지마. 그런 말 들으면 내가 속 상해."
"...착해빠졌어, 넌..."
그러더니 팔을 뻗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슬비의 볼을 쓰다듬으며 상냥한 목소리로 말한다.
"뭐...이런 너라서 내가 아빠한테 보여준 거지만."
"으으...이세하! 느끼한 말 하지 말랬지!!"
'이크...튀어야겠다!'
세하가 황급히 슬비에게서 떨어져 언덕 밑으로 달리기 시작하자, 슬비도 세하를 따라 달리며 빽빽 소리를 지른다.
"너 잡히면 죽어!! 나이 만큼 중력장 먹여줄테니까!!거기 서!!"
"잡히면 중력장 세례인데 서겠냐!"
두 사람의 러브코미디 같은 행동에 방금 전까지 두 사람이 앉아 있었던 자리 위 나무가 살랑살랑 꽃을 흔들기 시작한다. 마치...두 사람의 행동을 응원하는 것 처럼 말이다.
------
그로부터 한달 뒤.
결혼하기로 한 후, 처음으로 지수를 대동한 채 웨딩샵으로 들어온 슬비가 배시시 웃으며 지수에게 쫑알거린다.
"어머님. 여기 너무 예쁜 거 많아요! 이런 데 어떻게 아신 거에요?"
"후훗...알파퀸이라는 칭호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거지. 유니온에도 물어봤고, 아줌마 네트워크도 동원해봤지. 그 결과, 여기가 베스트! 라는 결론이 도출됬지. 어때? 마음에 들어?"
"네!너무너무너무 마음에 들어요!"
슬비가 방방 뛰며 좋아하다가 문득 가격이 걱정됬는지 조심스럽게 지수에게 묻는다.
"근데요 어머님....여기....비싸지 않을까요?"
"응. 비싸."
지수의 쿨한 한 마디에 슬비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리자 지수가 귀엽다는 듯 슬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걱정마, 슬비야. 이번 웨딩드레스, 턱시도, 웨딩 촬영, 예식장까지는 내가 내줄거야. 이게 내가 주는 결혼선물이야."
"어...어머님!그건 너무 과해요!"
"아~니. 우리 슬비가 우리 애물단지 세하랑 결혼해주는데 이 정도는 해줘야지."
"누가 애물단지라는 거에요...애물단지는 엄마거든요?"
지수의 뒷담화에 세하가 카운터를 날리며 들어오자, 슬비가 세하를 보며 말한다.
"세하야! 어머님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아...아니...갑자기 사람을 애물단지 취급하잖아...."
"그렇다고 어머님을 애물단지 취급하는 건 아니지! 너도 똑같잖아!"
"우리 며느리 잘한다!!"
슬비의 밀어붙이는 말에 지수가 신나서 응원을 하자, 세하가 지수를 보며 말한다.
"하여간에 철딱서니 없...아...알았어!취소!취소!"
"흥. 그러니까 왜 어머님을 건드려...어머님~기분 상하지 마세요. 원래 남자들이 철이 없잖아요."
"그치그치?역시 우리 슬비는 똑똑하다니까~"
쿵짝이 잘 맞는 두 사람의 모습에 세하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슬비에게 말한다.
"뭐야...두 사람 왜 이렇게 쿵짝이 잘 맞아? 이러다가 나 이 집에서 왕따 되는 거 아니야?"
"왕따는 무슨...그런 거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그런 것 같은데...나 조금 섭섭해지려고 하는데?"
세하가 일부러 삐진 척 하며 쇼파에 앉자 슬비가 안절부절하며 세하 옆에 앉더니 세하에게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린다.
"왜 그래, 세하야~내가 그럴 리 없잖아~섭섭했어?"
"섭섭해."
"아앙~세하야~기분 풀어~응?"
슬비의 연이은 애교에 결국 세하가 푸흡 하고 웃음을 짓더니 슬비를 보며 말한다.
"가끔 써먹어야겠다. 쩔쩔매는 네 모습 오랜만인데?"
"삐...삐진 건 좀 풀렸어?"
"...자꾸 그러면 진짜로 삐진다? 내가 그렇게 속 좁아 보여?"
세하와 슬비가 티격태격하며 사랑싸움을 하자 지수가 쿡쿡거리며 소리 죽여 웃는다.
'귀엽네, 귀여워.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좋아 죽는 저 눈빛...후훗...언제 이렇게 커버렸나....쪼그만 애기들이었는데 벌써 결혼한다고 이렇게 웨딩 숍까지 와 있고...시간 참 빠르네...'
한참을 두 사람을 보며 생각하던 지수가 이내 박수를 치자 두 사람이 지수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자,자 애정싸움은 그만하시고 턱시도부터 고릅시다. 이러다가 시간 모자라겠어."
지수의 말에 세하와 슬비가 턱시도와 웨딩드레스가 있는 드레스룸으로 들어가더니 이내 하나씩 집어올려 몸에 대어보며 말한다.
"음...이건 좀 나이 들어보이는데."
"이건 어때?"
"너무 치렁치렁해. 다른 예쁜 거 없나..."
슬비가 턱시도와 웨딩드레스의 산을 이리저리 헤치며 걸어가자 행여나 그녀를 놓칠세라, 그녀를 따라가며 자신도 옷을 고른다.
잠시후, 서로의 마음에 쏙 드는 턱시도를 찾은 세하가 턱시도를 입으러 들어가자, 슬비는 쇼파에 앉아 그가 나오길 기다린다...물론....한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찍을 준비를 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렇게 좋니, 슬비야?"
"에헤헤....티 나나요?"
"내 눈엔 보여. 서로 좋아 죽겠다는 그 표정이."
지수의 말에 슬비가 배시시 웃더니 작은 목소리로 지수에게 말한다.
"세하한테는 비밀이에요, 어머님. 결혼해도 밀당은 계속 해야하니까요."
"오오...우리 슬비, 여우 다 됬는데? 이러다가 갑자기 혼수로 아이를...?"
"어...어머님..!저 그런 짓 안해요! 그...그리고...애초에..제 로망 때문에 그런 일은 없을 거고요."
"로망?"
지수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슬비가 지수에게 바짝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그...처...첫날밤에...진짜 허니문베이비 가지는 게 제 꿈이거든요....그래서...손도 못 대게 하고 있어요.."
"호오? 그거 좋네, 히히...근데...감당 되겠어? 잠 못 자는 거 아니야?"
"어...어머님!"
슬비가 얼굴까지 빨갛게 물들이며 당황하자 지수가 키득거리며 계속 놀려댄다.
그 때...
웨딩샵 직원이 세하가 옷을 다 입었다며 알려오자, 슬비가 핸드폰을 입구를 향해 조준하며 들뜬 목소리로 말한다.
"세하야, 나와!"
슬비의 말에 커튼이 열리자, 평소보다 멋들어진 헤어스타일에 꼭 맞는 듯한 턱시도까지 누가봐도 새신랑 같은 세하가 나타난다.
그 모습에 지수가 감탄을 하며 세하에게 연신 엄지를 들어올린다.
"아들 최고!!!왜 이렇게 멋있는 거야~"
"또 오버한다...머리를 잘 만들어서 그런 거야. 그리고 내가 정장 입은 모습은 꽤나 봤으면서 새삼스럽긴..."
지수에게 핀잔을 준 세하가 슬비를 보려고 고개를 돌리다가 지금껏 본 적 없는 모습에 당황한다.
"스...슬비야?누...눈이 좀 무서운데...?괘...괜찮은 거야?"
"누...누가 사랑에 빠진 눈을 하고 있다는 거야!!!그...그냥 옷을 잘 입어서 찍는 거야! 소...소장하거나 SNS에 올려서 내 남편이라고 자랑하거나 하진 않을 거라고!!"
말과 다르게 슬비가 연신 사진을 찍으며 눈에 하트를 날리자, 지수가 귀엽다는 듯 슬비를 바라보다가 세하를 향해 놀리듯 말한다.
"세하는 좋겠네~신부가 이렇게 좋아해주고 말이야."
"그...그야 당연하지!...어....어쨌든....슬비야...나...괜찮아?"
세하의 질문에 슬비가 세하를 보다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말한다.
"바...바보야! 괘...괜찮지 않으면 내가 이렇게...사진을 찍겠냐고....눈치 지지리도 없어..."
"그...그런가....고...고마워, 슬비야. 그...그럼 난 쇼파에서 기다릴테니까 옷 갈아입고 나와."
"어...응....기다려?빨리 입고 나올게..."
슬비가 쪼르르 안으로 들어가자, 세하도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와 쇼파에 앉는다.
"아들아들~아까 너무 멋지더라~역시 우리 아들 잘 생겼어."
"이번 촬영의 목적을 잘 생각해요, 엄마. 오늘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슬비라고요."
"아니지. 너희 [부부]가 주인공이지. 히히...."
"부...부부라니....아직....안 익숙하네..."
세하가 눈에 띄게 얼굴을 붉히며 당황하자, 지수가 깔깔거리며 웃는다.
"오구오구~우리 아들 이래 가지고 첫날밤 보낼 수 있겠어? 이렇게 부끄러워하면 어쩌려고?"
"그...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요!어...엄마나 아침 일찍 전화하지 마요....언제까지 잘 지 모르니까."
"오오...우리 아들 세게 나오는데? 기대할게, 첫.손.주.크큭..."
"으윽..."
세하가 지수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는 그 때....
"세...세하야...나 다 갈아입었는데....나갈까?"
"자...잠깐만...!카...카메라 좀 켜고....나....나와, 슬비야."
세하의 말에 커튼이 열리고, 그 안에서 웨딩드레스를 차려입은 슬비가 모습을 드러낸다.
"우와....우리 슬비 진짜진짜 예쁘다!!!우리 슬비가 아깝다!!"
"어...어머님도 참....부끄러워요..."
슬비가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말하다가 세하를 보며 말한다.
"뭐...뭐라고 말 좀 해봐, 바보야....아무 말도 안하고 그렇게 뚫어져라 보면 나라도 부끄럽다고..."
슬비의 말에 세하가 사진을 한 장 찍고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내 인생 최고의 득템이다..."
세하다운 표현에 지수가 결국 못 참고 빵 터지듯 웃음을 짓고, 슬비는 부끄러움에 부케로 얼굴을 가리며 중얼거린다.
"이세하 이 바보오오...."
----------------------------
업로드 완료.
달콤함은 계속된다.
오글거림은 옵션 ㅋㅋㅋㅋ
남은 비바체 2개
결혼식까지 1개
17년후 1개.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댓글과 추천은 작가를 춤추게 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