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념과 함께하는 자. 1
클라인다이나 2017-08-12 0
우선...볼프강 관련 소설이 아님을 밝힙니다.
그걸 보고싶어 오신 분께는 사과하겠습니다만, 지금 쓰는 글은 그 볼프강을 플레이하며 영감을 얻은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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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머리야."
"괘, 괜찮은거야? 하랑아?"
머리를 부여잡은 나를 석봉이는 걱정하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어떻게 보면, 석봉이의 상태가 더 안 좋아보이는데 웃긴 상황이었다.
"두통약 먹으면 괜찮을 거야."
"그, 그렇구나...아 맞다 오늘 세하가 온다는데 소개시켜줄까?"
"그 검은 양의 팀원 말하는거지? 관찰하면 좋은 소재가 나올 것 같네."
"아마 그럴껄? 꽤나 재밌는 애거든."
자랑스러워하는 석봉이에게 미안하지만, 세하와는 나름 안면이 있다.
부모를 통해 알게된 사이고, 안 만나서 녀석은 기억이나 할지 의문이지만, 최하 그의 어머니인 서지수 아주머니하고는 1년 전에 뉴욕에서 만났다.
도무지 아들하나 단 어머니라고 믿기진 않은 외모지만...
"근데 하랑아. 어제 준 게임말인데..."
"어 다 깼어? 빠르네."
"그, 그럴리가. 막힌 부분이 있어서..."
"어디? 난 한번에 깨서 막힌 부분이라고 하면 모르겠는데?"
"여, 역시 대단하구나. 프로게이머는..."
"벌써 손 놓은지 1년은 됐어."
말은 했지만...벌써 1년이나 지났구나. 시간 참 빠르다니까.
하, 앞으로 뭐 먹고 살아야 되려나...유산갔고 빈둥대는 것은 싫은데.
"어, 정미야."
"왠 일이냐? 평소에 하지도 않은 꾸미기를 다 하고?"
"시, 신경 꺼!"
평소보다 많이 신경쓴 티가 역역한 정미.
근데 꾸몄으면 꾸몄다고 하면 될 것이지. 왜 성질을 내냐?
애초에 세하한테 잘보이고 싶어서 꾸몄다고 말하면 얼마나 솔찍하고 좋을까? 나는 몰라도 석봉이라면 나름 눈치도 있고, 슬비를 좋아하니까 잘 도와줄텐데.
연애에 대해 모른다고?
그야 난 연애는 커녕, 사랑이란 감정도 전혀 모르니까. 당연한거 아니야?
"그나저나. 하랑. 너 할아버지는 괜찮으신거야?"
"허리 삐끗하셨을 뿐이야. 생명에 지장 없어."
"넌 어떻게 그렇게 냉정하냐? 유일한 가족이잖아."
"오히려 내가 불안해 하면 할아버지 병이 더 악화될 수도 있는데?"
대답에 반박하려는 듯 입을 땠지만, 정미는 말하지 않았다.
대신 뒤에 기억과 별로 달라지지 않은 세하와 검은 양 애들, 그리고 늑대개의 아이들이 함께 티격거리며 등교를 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할아버지의 강력한 권유로 늑대개팀도 학교에 편입한다고 했는데...다른 애들은 그렇다 쳐도 나타 저 녀석은 괜찮으려나?
"오 정미야, 석봉아. 오래간만."
"어, 세하야. 그리고 슬비도 오래간만이야."
얌마, 얼굴 붉혀졌다. 정신차려.
녀석의 옆구리를 툭툭 건들었지만 녀석은 고개를 들지도 못했다.
중증이구나...
"어, 넌..."
"그래도 기억은 하네. 하랑이야. 10년 만..."
"아! 맞다. 유럽 게임컵 우승자!"
"그걸로 기억하냐!"
헛 웃음이 다 나왔다.
하지만 지수 아줌마를 생각하면 오히려 이게 정상이라고 해야 되려나?
"넌...하랑? 윤하랑 맞지?"
"맞는데. 넌 누구..."
"모르는 거야?! 유럽 게임컵 결승전! 나한테 이기고 도망친 주제!"
"아...그 세상 물정 모르는 아..."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의 뒤에서 나를 무섭게 노려보는 안경잡이 사내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았으니까.
저게 악마라고 불렸던 클로저인가...겁나 무서운 사람을 잘도 집사로 삼았네. 이 아가씨는...
"마침 잘됐어! 나랑 한번 더 붙어! 지금 당장!"
"저기...우리 학교 가야 되는데?"
"그, 그럼 하교를 하고 나서라도."
"참고로 게임 안한지 1년은 다 되서 예전의 피지컬 안나와."
"당장 부활시켜. 죽기 싫으면."
게임으로 사람을 죽이다니...세하보다 더 하잖아. 아니 승부욕이 그만큼 대단한건가?
어쩔 수 없지.
오늘 끝나면 간만에 손을 풀어야 겠다. 제도 1년간 바뻤는데 게임실력이 늘 리가 없지.
학교는 영웅이 되어 돌아온 애들과 새로운 전학생들로 소란스러웠다.
평소 그들이 수근거리는 것을 들은 나로써는 정말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애들은 즐기는 것 같으니 입 다물고 있어야겠다.
너무 삐딱하다고?
글쎄...유니온에 관련된 일을 하신 할아버지와 함께 있다면 이런 삐딱선은 그나마 양호한 편에 속할텐데...
물론 그들의 소란도 선생님의 수업시작을 이길 수는 없었다.
참고로 우리반에는 세하와 유리. 나타와 레비아라는 모자를 눌러쓴 차원종 소녀가 있었다.
근데 레비아는 13인데 고등부에 있어도 되는 건가? 뭐 나타는 18살이나 되고도 초중을 모두 패스했으니 그걸 비춰보면 납득이 가긴 했지만...
그렇게 지루한 수업시간 동안 나타와 유리는 책상에 엎어져 잤다.
하긴 클로저가 된 이상 공무원인데 아등바등 공부해서 대학갈 필요는 없지만...그래도 정미의 반만 본받으면 어디가 던나나?
그리고 세하는...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본다.
레비아의 경우는 모르는 것을 석봉이나 정미에게 물어보면서 알아갈려고 노력중이고.
이걸 보면 성실에 차원종 인간 구분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나도 필기를 하면서 공부를 하던 중...
"어...째서?"
세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선은 여전히 창밖에 고정된체 말이다.
뭐가 있는거....
미처 확인하기도 전에 학교에 울리는 시끄러운 경고음.
딱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먼나라 이야기였던 경고음이지만, 지금은 달랐다. 전부 경악 내지는 공포가 짙은 표정을 지은체 몇몇은 비명을 지르며 순식간에 교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모, 모두 침착하게 밖으로 나가렴!"
이상황에 침착이라는 말이 어울리진 않았지만,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문으로 나갔고, 세하와 유리. 나타와 레비아는 자신의 무기를 들고 창밖을 그대로 뛰어남었다.
아마 차원종을 사냥 하려는 것이 겠지.
근데 어쩨서 나온거지?
변곡기는 정상가동에 칼바크의 가방이라는 차원문을 여는 장치를 사용한 것 치고는 나오는 차원종의 위상력이 너무 강력했다.
그때 찌를 듯한 두통의 경고가 들어왔다.
나는 달려나가려는 정미와 석봉이를 향해 뛰었고, 그대로 교탁뒤에 숨었다.
그 직후.
콰과과광! 쨍그랑!
엄청난 폭음과 함께 방금 전 나가던 아이들의 대부분이 폭발에 휘말렸다.
비명과 피, 또 시체 조각이 굴러다니는 참혹한 교실.
하지만 그보다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은...
"더스트...너무 당당하게 라스보스냐?"
새하얀 백발의 장발을 나부끼는 치명적인 유해 소녀였다.
내가 더스트에 대해 아는 가장 최신 정보는 그녀가 애쉬의 힘을 흡수했다는 사실이다.
고처 말하면 지금 그녀는 지수 아줌마급으로 쎈 단일 차원종이고, 밖에 나간 아이들이 전부 덤빈다 해도 가볍게 이길 수 있는 강력하다.
"잘했어. 인질을 구해서."
그런 그녀에게 처음으로 들은 말이 칭찬이라니, 정말 몸둘바를 모르겠네.
"보상으로 넌 살려줄게. 얼른 가,"
대~단한 선심쓰네.
정말 고마워서 눈물이 다나올 지경이야. 진짜.
물론 도망칠 생각은 없다. 이 둘은 학교에서 사귄 유일한 친구고, 또 방금 전 녀석이 말한 인질이란 말도 신경쓰였다.
그래도 믿을 구석이 있으니까 이렇게 있는 거지.
"뭐야? 얼른 가. 마음 바뀌기 전에."
"한가지, 물어나 보자. 너 총장하고 무슨 관계냐?"
"무슨 소리야? 그 늙은 이라면 당연히 죽이고 싶은..."
"그 영감이 널 놓친 사냥터지기팀을 용서했다. 이게 뭘 의미할까?"
녀석의 눈살이 찌뿌려졌다.
아무래도 할아버지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럼 최대한 파해쳐야겠지. 그래야 1년 전 참사를 미연에 막을 수 있을 테니까.
"하, 건방떨지마. 위상력도 없는 주제. 차원종의 차기 여왕에게 대들어?"
"큭, 내눈에는 그냥 공주병 말기에 걸린 철없는 꼬맹이 같은데? 아 맞다. 두뇌는 동생인 애쉬가 맡으니 무식한건 당연한건가?"
내 도발에 녀석이 보인 반응은 살기였다. 것도 무지막지하게 방대한 위상력을 방출하면서.
크, 약빨이 너무 잘 들었나보다.
"너, 죽일거야. 아주 고통스럽게."
"하, 하랑아 도망...."
"괜찮아요?! 정미양 석봉군!"
우리와 더스트이 사이를 막아선 여성.
분명 하피라고 불리는 전직 괴도였다. 근데 한명...아무래도 밖의 차원종이 상상이상으로 고 레벨 인 듯 했다.
"비켜! 죽여버리기 전에!"
"그런 소리 들어도, 전 클로저라서 말이죠."
식은 땀을 흐르는 하피.
그만큼 더스트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했다.
"여러분 빨리 도망..."
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더스트가 하피의 품을 파고 들더니 주먹을 휘둘었다.
대충 휘둘은 주먹이지만, 그것을 맞은 하피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좋은 말로 할때 비키라고 그랬지!"
발을 들어올리는 더스트.
아무래도 여기까진가 보다. 조금만 하피가 늦었으면 원하는 정보를 얻었을 텐데...아쉽군.
그래서...누가 나갈래?
'내가 나가지.'
머리속에 묵직한 목소리가 들린 직후 모든 감각이 차단됐다.
하지만 내 몸은 똑바로 더스트를 향해 달려가더니...
카걍!
어느세 들린 장검으로 더스트의 발을 막아섰다.
"뭐야?! 너 위상능력자였어?!"
"왕을 능욕하고, 내 첫 사랑을 건든 것은 용서 못하겠구나. 참모장이여."
"누구야? 넌."
녀석의 시선은 내 눈에 꽂혔다.
정확히는 푸른 색으로 뒤덥힌 차원종의 눈을 말이다.
"맘바. 어느 인간이 그렇게 지었더군."
왕과 동격의 힘을 갖고도 인간과 화합에 가능성을 보여준 최고의 사념은 그렇게 더스트의 앞을 막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