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의 주먹] (4화) - 혁명의 시작 (1)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7-08-0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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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피스트라니... 제가요...?"
그 노인의 말에 나는 나의 두 귀를 의심하였다. 둠피스트... 그것도 나를 보며 말한 것이다. 나는 위상력은 전혀 없는데다가 게임을 좋아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일 뿐이다. 그런 내가 둠피스트라니...
"그럴리가 없잖아요... 절 보세요... 몸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엄청 허약하지... 게다가 저는 위상능력자도 아니라구요...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일 뿐이에요... 그런 제가 둠피스트일리가 없잖아요..."
"아무리 부정을 한다고 해도 자네는 건틀릿을 다루었네. 그것만으로도 이미 자네가 둠피스트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
"아..."
그러고보니 박물관에서 슬비가 나에게 둠피스트에 대해서 말해줄때, 둠피스트가 죽고 그의 건틀릿을 많은 이들이 사용해봤으나 그 누구도 사용하지 못하였다고 하였었다. 그런 건틀릿을 사용했다는건... 그래도 나는 아직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저는 건틀릿을 사용했다는 기억이 없는걸요...!"
"그렇다면 이걸 봐주겠나?"
노인은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나의 앞에 영상 하나를 재생시켰다. 그 영상의 풍경은 바로 슬비와 내가 갔었던 박물관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나와 슬비, 그리고 차원종들이 있었다. 그것도 내가 슬비를 수면제로 잠들게하고 건틀릿을 가진채 도망가다가 오른팔이 절단된 뒤, 내가 쓰러져있고 슬비가 인질로 잡혀있는 때였다.
"사실 건틀릿을 저 박물관에 전시되도록 조작한게 바로 나라서 말이네. 그래서 미리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게 스텔스 드론을 붙여두고왔지. 내가 왜 건틀릿을 저 박물관에 전시되도록 조작했는지는 나중에 천천히 설명해줄테니, 우선 저걸 계속 봐주게나."
"...!"
그 영상을 보던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오른팔을 절단하였던 차원종이 슬비의 목을 베려는 그 순간, 절단된 나의 오른팔 부분에 건틀릿이 착용되었고 문자 그대로 허약한 나의 몸은 2m에 가까운 근육질의 거구가 된 것이다. 그리고 나는 슬비의 목을 베려는 차원종의 머리를 건틀릿의 주먹으로 분쇄하고, 이어서 그 옆에 있던 우두머리 차원종의 몸을 박살내버린 뒤 주변에 있던 차원종들의 잔당들을 건틀릿의 주먹을 앞세운 맹렬한 돌진으로 거의 전멸에 가깝도록 해치워버린 것이었다. 그 다음에는 남은 차원종들이 자폭공격을 시도하였고, 나는 아직 정신을 못 차린 슬비를 냅다 던져 박물관에서 탈출하도록 만들었다. 그 다음 바로 이어진 폭발로 영상은 종료되었다.
"모니터링한 영상은 여기까지네. 자, 이제 믿을 수 있겠나? 자네가 2대 둠피스트라는 사실을."
"......"
그 영상을 다 본 나는 말문이 막혀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런 나를 잠깐동안 유심히 보던 그 노인이 말을 걸었다.
"하긴, 지금껏 평범하게 살아오다가 갑작스레 이런 일이 생겼으니 혼란스러운것도 당연하지. 그러니 천천히 생각을 정리해보게나. 궁금한게 있으면 말해보고."
"... 저 그럼... 왜 저를 이곳으로 데리고 오신거죠...?"
"그거 말인가? 흐음... 아까전에 내가 박물관에 건틀릿이 전시되도록 조작한 것이 나라고 했었지? 우선 거기부터 설명해주겠네."
그리고 노인의 설명이 시작되었다. 그가 박물관에 건틀릿이 전시되도록 조작한 이유, 그리고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내가 박물관에 건틀릿이 전시되도록 조작한 이유는 건틀릿을 사용할 수 있는 둠피스트의 계승자를 찾기 위함이었다네. 여태껏 유니온은 자신들은 쓰지도 못할 건틀릿을 자신들의 본부의 깊숙한 곳에 꼼꼼히 보관하며 썩혀왔지. 우리의 계획을 위해서는 둠피스트의 힘... 그러니까 건틀릿이 꼭 필요했었네. 그래서 내가 몇 달에 걸쳐 건틀릿을 빼돌리려고 했지만, 박물관에 전시되는 수준까지밖에 못미쳤다네. 하는 수 없이 전시된 건틀릿을 감시하며 빼돌릴 틈을 엿보려고 했는데, 그때 자네가 나타났던거야.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은 영상을 보여줬으니 알테고."
"......"
"그리고 자네를 이곳으로 데려온 이유... 여기까지 들었다면 이미 잘 알거라 생각하네."
박물관에 건틀릿이 전시되도록 만든 이유, 그것은 자신들의 계획에 건틀릿이 필요했기 때문이고 그 건틀릿을 얻기 위해 유니온에게서 빼돌리려다가 박물관에 전시되는걸로 밖에 못하였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여기까지 들었다면 이들이 왜 나를 이곳에 데려온 것인지 이유는 짐작할 수 있었다.
"저를... 이용하시려고...?"
건틀릿을 사용하는 나를 자신들의 계획에 이용하려고 하는 것이라는 걸. 이들은 분명 반(反)유니온 세력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런 그들의 계획이라면 분명 이로운 일이 아닐거라고 생각한 나는 조금씩 경계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용이라... 부정은 하지 않겠네. 다만, 자네에게 해가 되는 일은 아니야. 아니, 오히려 이건 인류를 위한 일이라네."
"인류를 위한 일...?"
"자네를 이용하려는 입장인 이상, 전부 밝히지 않으면 안되겠지."
"하지만 박사님... 아무리 둠피스트의 계승자라고 해도 아직까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일 뿐입니다. 그런걸 함부로 밝혔다간..."
"이미 둠피스트를 계승한 시점에서 한석봉군은 평범한 학생이 아니네. 그리고, 우리쪽에서 한석봉군을 이용하려고 하는데 우리가 뭘 할지도 모르고 무작정 이용할것이라 하면 한석봉군이 그러려니하고 받아들일 것 같나? 그래서야 유니온과 다를 바가 없네."
"...알겠습니다."
"으흠, 그럼 말해주겠네. 우리들의 계획이라는 것을."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노인은 진지한 표정으로 내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자신들의 계획이라는 것을 말하였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들은 유니온이라는 조직을 무너트릴 거라네."
"뭐라구요...?"
"자네가 알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유니온은 겉으로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며 평화를 추구하는 정의로운 집단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있지만, 속은 전혀 그렇지 않지. 이기적인데다가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것은 물론, 비인도적인 일까지도 비밀리에 서슴없이 진행하는 악인들의 조직이야. 그중에서 정의로은 자들도 몇몇 있기야 하겠지만, 이미 윗물부터 썩어버린 강물은 아랫물도 썩을 수 밖에 없는 법... 유니온은 이미 썩을대로 썩어버린 조직이라네. 그들이 계속 존재한다면 세상은 겉부분만 그럴싸한 껍데기뿐인 평화만이 있을 뿐... 그렇게 나는 오래전부터 유니온을 무너트리기 위한 계획을 세워왔네."
"... 그렇군요..."
어째선지 나는 그 노인이 하는 말에 조금씩 공감이 가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검은양팀이 임무를 수행할때 들은 얘기에 따르면 유니온의 상층부 사람들에게 많은 방해를 받았고,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하는듯한 행위와 검은양팀 멤버들의(특히 제이 아저씨의) 유니온 상층부 사람들에 대한 험담들... 그런 것을 알고있는 탓인지, 나는 그 노인의 말에 공감이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비록 썩은 조직이라고 해도 유니온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막강한 조직... 그에 비하면 우리들은 아직 오합지졸에 불과하지. 무엇보다 듣도 보도못한 자들이 갑자기 나타나 자신들은 인류를 위해 유니온을 무너트린다는 등, 그런 말을 해봤자 결국 일개 테러리스트로 몰리기밖에 못할거고 말이네. 하지만... 일개 테러리스트가 아니게 될 수 있는 심볼(상징)이 있다면?"
"... 아...!"
"알아차렸나 보구만. 그래. 바로 둠피스트의 이름을 계승하여 자네가 우리들을 이끌어나간다면 우리들은 일개 테러리스트가 아니게 된다네. 사실 알파퀸에게 몰래 협조를 부탁할까 생각했지만, 그녀는 유니온에게 매일 감시받고 있는 상황이라서 접촉을 시도했다가 발각될 가능성이 있고, 무엇보다... 그녀에게는 가족이 있으니 말일세. 그런 사람을 함부로 끌어들였다간 그 가족이 유니온에 의해 잘못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말이야. 그래서 둠피스트인 자네가 우리에게 협력해줬으면 하네."
"하지만... 가족이 있는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그런 제가..."
나도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다른 가족들이 남아있다. 그런 내가 이들에게 가담한다면, 방금전에 이 사람이 한 말처럼 부모님이 잘못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는 아무런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고 말하며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그건 걱정할 필요 없다네. 자네는 이미 사망처리 된 상태거든."
"... 네...?"
"말하는걸 깜빡했는데, 자네가 정신을 잃은 채로 이곳에 온지 벌써 3일이 지났어. 그 3일동안, 자네는 일반인이 그 폭발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거라 단정짓고 이미 사망처리가 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네. 설령 자네가 살아있다는걸 본다고 해도, 일반인이었던 자네가 갑자기 무지막지한 힘을 사용하는데다가 아까 영상에서 봤던 것처럼 그 거구로 변한다면 누가 동일인물이라고 알겠나. 그러니 걱정할 필요 없다네."
확실히 이 말대로라면 정말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은 거의... 아니, 아무도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 죄송해요, 역시 저는 못하겠어요..."
"...그런가?"
거절을 한다면 이들이 나를 강제적으로 억압하여 이용하려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그 뜻에 따를 수는 없었다. 아무도 나를 못 알아본다고 해도, 나는 다른 사람들을 알아볼 수 있으니까. 나의 사망소식에 슬퍼하고 계실 부모님, 그리고 세하나 슬비, 다른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한시라도 모두에게 돌아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지. 이 얘기는 없던걸로 하세나. 나중에 자네를 신서울로 돌려보내주겠네."
"네...?'
"왜 그렇게 놀라나? 자네가 협조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안 이상, 자네를 계속 붙잡고야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잖나."
"아뇨, 그게... 순순히 보내주실줄은 몰라서..."
예상밖이었다. 이렇게나 순순히 보내준다고 나올줄은... 그 노인은 짧게 피식 웃으면서 나에게 말하였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의사가 있는 법이니까. 유니온이라면 자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붙잡아뒀을테지만, 우리들은 유니온과는 다르다네. 알겠나? 유니온과는 다르다네, 유니온과는!"
"ㄴ, 네..."
시간이 지나고 1시간 뒤, 나는 이들의 이동수단을 이용해 신서울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떠나려는 그때, 그 노인이 직접 마중나와 나에게 잘 가라는 인사를 해주었다.
"잘 가게나, 평소에 운동도 좀 하고. 자네가 정신을 잃은동안 신체검사를 했는데 평균치보다 허약해서 말이야."
'네... 아, 맞다... 건틀릿은..."
"그건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네. 아니, 어차피 이미 그 건틀릿은 자네와 한 몸인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돌려주고 싶어도 불가능해. 그냥 새로운 의수 하나 달았다고 생각하게."
그 말을 마지막으로 노인은 가볍게 손을 한 번 흔들어주고 떠나갔다. 나는 노인이 완전히 떠난것을 보고난 뒤,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제일 먼저 부모님에게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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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 정말로 괜찮으시겠습니까? 그 소년을 그냥 돌려보내도..."
"우리가 그 소년을 붙잡아둘 자격은 없네. 하지만... 그는 결국 돌아오게 될걸세."
"네?"
"'숙명'... 때문이라고만 해두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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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라...?"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천천히 우리집 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부모님은 집에 계시지 않았다. 평소라면 이 시간대에는 아직 두 분 다 계셔야 할 텐데도 말이다.
"혹시...?"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나는 다시 발걸음을 옮겨 박물관으로 향하였다.
"......"
박물관에 도착한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박물관은 그 형체가 완전히 사라지고 지금은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려 있었기 때문이다. '출입금지' 라고 적혀있는 바리케이드로 둘러싸인채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는 도중에 나는 발견할 수 있었다.
"두 분, 계속 찾아와서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바로 부모님을 말이다. 부모님은 공사를 진행하려고 하거나 말거나, 폐허가 되어버린 박물관 앞에서 나의 사진을 든 채 서글프게 울고 계셨다.
'엄마... 아빠...'
나는 그런 부모님을 잠깐동안 지켜보다가 몸을 돌려 다시 집으로 향하였다. 이런 공개적인 장소에서 갑자기 죽었다고 생각한 아들이 나타나면 주변이 시끄러워질 것 같았기 때문에, 나중에 부모님이 집에 돌아오시면 그때 모습을 드러낼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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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봉이 그 자리를 떠났을때, 폐허가 된 박물관 근처에 검은색의 고급스러운 차량 하나가 정차하고 그 차에서 양복차림에 거만한 표정의 한 남자가 클로저들의 경호를 받으며 내렸다. 그 남자는 유니온 상층부의 간부중 한 명이었고, 그런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그 일대를 관리하는 검은양팀과 특경대에게 직접 처분을 내리기 위해 온 것이었다. 원래라면 다른 사람을 시켜 처분을 내려도 됬을테지만, 둠피스트의 건틀릿이 소실되었기 때문에 이런 큰 잘못을 저지른 자들에게 어떤 처벌이 가해지는지 본보기를 보여준다는 이유로 직접 몸을 이끌고 온 것이었다.
"음? 이봐, 저 두 명은 뭔가?"
"박물관에서 미처 탈출하지 못해 사망하였다는 학생의 부모라는 모양입니다. 3일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이렇게 이곳으로 찾아와 저러는 바람에 박물관의 복구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도 합니다."
"정말 쓸데없군. 저런다고 죽은 아들이 돌아오는것도 아닌데 말이야. 저렇게 생각없이 폐를 끼치니까 이 박물관의 복구작업도 늦어지는게 아닌가. 나중에 알아서들 저 두 명을 끌어내려. 쯧쯧, 정말 구질구질해서 원..."
그리고 그 남자는 다시 검은양팀과 특경대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려 하였다. 그때였다.
슈우욱-
박물관의 폐허에서 갑자기 차원문이 열리더니, 차원문에서 소수의 차원종들이 나타난 것이었다. 그 차원종들 중에서는 3일전에 박물관을 습격하였던 칠흑의 미라주와 똑같이 생긴 또 다른 칠흑의 미라주가 있었다.
"차, 차원종?!"
"......"
'혹시나해서 와봤건만, 역시 아무것도 남지 않았나? 그렇다면 볼일은 없...'
'혹시나해서 와봤건만, 역시 아무것도 남지 않았나? 그렇다면 볼일은 없...'
그때, 그 남자를 경호하던 클로저들이 차원종들에게 덤벼들었다.
"죽어라, 차원종!"
'싸울 이유는 없는데도... 어쩔 수 없군.'
칠흑의 미라주와 다른 차원종들은 하는 수 없는 모습들로 클로저들에게 맞섰다.
'...저 인간만을 없애면 이 이상 쓸데없이 싸울 필요는 없겠군.'
싸우는 도중 칠흑의 미라주는 클로저들의 뒤에서 지켜보기만 하던 유니온 간부를 향해 손에서 검은 광선을 날렸다. 자신에게 검은 광선을 날리는 것을 보자마자 간부는 깜짝 놀라 클로저들에게 소리쳤다.
"어서 나를 지켜!"
클로저들은 재빨리 간부의 옆으로 가서 칠흑의 미라주가 날린 검은 광선을 막아내며 간부를 지켜내었다.
'그렇다면...'
"앗?!"
그때, 칠흑의 미라주의 명령에 따라 차원종들이 그 주변에 있던 한석봉의 부모를 인질로 붙잡았다.
'이렇게 해서 빠져나가야겠군.'
한석봉의 부모를 인질로 잡아 클로저들이 덤비지 못하는 틈에 그 자리에서 빠져나가려는 속셈이었다. 그런데,
"어서 저 차원종들을 공격해!"
"네? 하지만 민간인이..."
"이미 다른 민간인들은 다 이 자리에서 도망쳤으니 신경쓸 필요 없어! 저런 평범한 민간인들 따위보다 나의 목숨이 몇 배 더 중요하단 말이다! 인질들은 상관말고 차원종들을 공격해!"
"!... 알겠습니다."
잠깐 머뭇거리던 클로저들은 그 간부의 명령에 따라 한석봉의 부모가 인질로 잡혀있던지 말던지 신경조차 쓰지않고 일제히 공격을 퍼부었다. 예상치못한 공격을 퍼붓자 칠흑의 미라주는 조금 놀라며 다급히 인질로 붙잡고 있던 한석봉의 부모를 내팽겨치고 열려있던 차원문을 통해 도망쳤다. 그 틈에 내팽겨쳐졌던 한석봉의 부모는 클로저들의 공격에 휘말려 중상을 입은채 땅바닥에 널부러졌다.
"칫, 놓쳤나... 대체 이 일대의 관리를 어떻게 하는거야! 저런 차원종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출현하다니! 검은양팀인지 뭔지, 그들에게는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겠군!"
"이 두 명은 어떻게 할까요?"
"대충 아무 병원에나 연락해둬. 알아서 처리하겠지. 내가 일일이 신경쓸 일은 아니다."
"네."
그렇게 말하고 그 간부는 한석봉의 부모는 나몰라라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를 경호하는 클로저들도 그 남자가 시킨대로 대충 아무런 병원에나 전화해둔 채로 간부를 뒤따라 그 자리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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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허억..."
집으로 되돌아가던 도중, 급히 뭔가를 피해 도망쳐오는듯한 다른 사람들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나는 그중에서 아무나 한 사람을 붙잡고 무슨 일이냐며 물었었다. 그 사람은 폐허가 된 박물관쪽에서 차원종들이 나타났다 말하고 다시 가던길을 달려갔었다. 나는 부모님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급히 박물관쪽을 향해 달렸다.
"... 엄마... 아빠...?"
박물관에 도착한 내가 본 것은 나의 정신을 무너트리기에 충분하다 못해 넘칠 정도의 광경이었다. 도착한 내 눈앞에 보인 것은 심각한 중상을 입은채 땅에 쓰러져계신 부모님이었다.
"엄마...! 아빠...!"
나는 쓰러져계신 부모님에게 달려가 두 분께 말을 걸었다. 그러자, 엄마는 힘겹게 몸을 움직이시며 나를 쳐다보시더니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기쁜 미소를 짓고 말씀하셨다.
"아아... 왔구나... 우리 하나뿐인... 아들... 석봉아...!"
"엄마...!"
"살아있어서... 다행이야... 정말로... 다행... 이..."
"... 엄마...?"
엄마는 말을 다 잇지 못하신채 그대로 숨을 거두셨다. 아빠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는 몸을 떨며 아니라고 몇 번씩 중얼거리며 지금 눈앞에 보이는 현실을 부정하려고 하였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다.
"으으... 으아아아아!!!"
하늘을 향해 절규할때, 누군가가 나의 뒤로 걸어왔다.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자, 분명히 떠났던 그 노인이 나에게 다가와있었다.
"이 두 사람은... 정말로 유감이야. 유니온에 의해, 그것도 하찮은 이유로 이렇게 희생되다니..."
"유니온이라뇨...? 엄마랑 아빠는 차원종들한테..."
"사실 떠난뒤에 자네가 잘 돌아갔을지 걱정이 되어 주변에 스텔스 드론을 풀어놓았었네. 그때, 이 상황을 목격했지. 한 번 봐주겠나?"
그리고 그 노인은 허공에 영상 하나를 띄웠다. 그 영상을 본 나는 당혹스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저런 평범한 민간인들 따위보다 나의 목숨이 몇 배 더 중요하단 말이다! 인질들은 상관말고 차원종들을 공격해! -
목소리까지도 너무나 생생하게 들려왔다. 그 영상에서 본 것은 유니온의 간부로 보이는 한 남자가 차원종들에게 인질로 붙잡힌 부모님을 신경조차 쓰지않고 클로저들로 하여금 공격하게 만들어 부모님께 심각한 중상을 입힌 것이었다. 게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심각한 중상을 입은채 쓰러져있는 부모님들을 내버려둔채 가버린 것... 그렇게 그 영상을 다 보고 난 뒤, 나는 한 가지 감정에 완전히 집어삼켜졌다. 그 감정은... 바로 '분노'였다.
"유... 니온... 유니온...! 유니온!!!"
"!!!"
나는 분노에 휩싸여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였고, 그 감정에 영향이라도 받은듯 나의 오른팔은 다시 원래의 모습인 건틀릿으로 되돌아왔다. 나는 건틀릿으로 바닥을 있는 힘껏 내리쳤고, 그 충격으로 바닥은 여러 방향으로 갈라지며 뒤흔들렸다.
"진정하게! 자네의 기분은 이해하네. 하지만, 이런식이면 단지 화풀이일 뿐이야."
"......"
"한석봉군. 자네의 부모를 죽게만든 유니온에게... 복수하고 싶나? 그렇다면, 나와... 우리들과 함께 하세. 자네라면 분명히 해낼 수 있을걸세."
"... 좋아요. 그래서 반드시... 유니온을 몰락시키겠어요."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하겠네, [둠피스트]."
그날로부터 일주일 뒤, 둠피스트의 이름은 다시 전 세계에 울려퍼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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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처음부터 유니온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ㄱㅅㄲ들'
제가 게임할때부터 해왔던 생각이어서 이렇게 적어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