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의 주먹] (2화) - 계승자 (2)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7-08-0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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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차원종들이 건틀릿을?'


"뭐, 알려주시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건틀릿이 이곳에 있다는 정보는 확실하니, 조금만 찾다보면 금방 발견하겠죠."


"크륵, 크륵!"


그러던 때에 차원종 한 마리가 칠흑의 미라주에게 다가와 마치 무슨 보고를 하듯 말하였다. 그 차원종의 말을 듣자 칠흑의 미라주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이슬비를 보며 말하였다.


"아무래도 금방 찾은 모양이군요. 그럼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


그렇게 말하고 칠흑의 미라주는 다른 차원종들과 함께 어딘가로 향하였다. 그 방향은 박물관의 중앙광장, 바로 둠피스트의 건틀릿이 전시되어 있는 장소였다. 건틀릿을 찾았다는 말과, 차원종들이 향하는 방향을 보고 이슬비는 그들을 급히 뒤쫓아갔다. 아무리 그 누구도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이 되어버린 건틀릿이라도 인류의 영웅이 남긴 유산을 차원종따위들에게 넘겨줄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이슬비였다.


'절대로 넘겨줄 수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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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차원종이라구요?"


한편, 집에서 느긋하게 게임을 하고 있던 이세하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고, 이세하는 게임기를 잠시 일시정지 시켜놓고 그 전화를 받았다. 그 전화는 김유정에게서 온 전화였다. 전화의 내용은 차원종들이 출현했다는 것이었다. 


"그래, 그러니까 어서 서둘러서 와줘! 장소는..."


"...네?!"


차원종들이 출현한 장소는 바로 이슬비와 한석봉이 같이 간다고 들었던 박물관, 그 장소에 차원종이 출현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이세하는 깜짝 놀라며 다급히 나갈 준비를 하였다.


'거긴... 슬비랑 석봉이가... 슬비라면 괜찮겠지만, 석봉이는...!'
"치잇!"


준비를 끝마친 이세하는 집 대문을 박차고 나가 사이킥 무브로 빠르게 차원종들이 출현한 박물관으로 향하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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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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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박물관에서는...


"오오... 이것이..."


칠흑의 미라주와 다른 차원종들이 건틀릿이 있는 중앙광장에 도착하고 그곳에 전시되어 있는 건틀릿을 발견하였다. 건틀릿을 보자마자 칠흑의 미라주는 경이로워하며 절로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다.


"이것이 둠피스트의 건틀릿... 인간이 만들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물건이구나... 과연, [그 사람]이 탐낼 만도 하군."


쨍그랑-!


건틀릿을 보던 칠흑의 미라주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건틀릿을 지키고 있는 강화유리를 간단하게 깨부수고 그 안의 건틀릿을 가져가려 하였다. 그런데,


슈욱-


"?!"


칠흑의 미라주가 건틀릿을 잡으려는 순간, 갑자기 건틀릿이 공중에 붕- 하고 떠올랐다. 그리고 그 건틀릿은 칠흑의 미라주가 아닌 그들을 뒤쫓아온 이슬비의 손으로 날아갔다. 이슬비가 염동력으로 칠흑의 미라주가 건틀릿을 가져가기 직전에 재빨리 낚아챈 것이었다.


"...어서 그걸 내놓으십시오."


"그렇게는 못해. 이건 너희 같은 차원종들에게 줄 만한 물건이 아니야."


"어쩔 수 없군요... 얌전히 건틀릿만 가져가려 했습니다만, 다소의 희생은 감수해야겠군요."


칠흑의 미라주가 가볍게 손 짓을 한 번 하자 차원종들은 일제히 이슬비를 향해 덤벼들었다.


"케륵!"


"읏!"


이슬비는 건틀릿을 뺏기지 않도록 건틀릿에 염동결계를 펼치고 자신에게 덤벼드는 차원종들에게 맞섰다. 최근들어 많은 사건사고들을 통해 성장하여 강해진 이슬비였지만, 건틀릿까지 지키면서 그 많은 수의 차원종들을 혼자서 상대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처음에는 어느정도 대등하게 맞섰지만, 시간이 조금씩 지날수록 열세에 몰리는 것이 보이고 있었다.


'지금!'


파앙-!


"앗!"


차원종들과 맞서던 이슬비에게 잠깐의 틈이 생긴 그 짧은 순간에 칠흑의 미라주는 놓치지 않고 건틀릿을 보호하고 있는 이슬비의 염동결계를 공격하여 깨트렸다. 염동결계가 깨지고 그 안에 있던 건틀릿이 날려졌다가 땅바닥에 떨어졌고, 차원종들은 이슬비에게서 시선을 돌려 건틀릿으로 달려들었다. 


'큰일났다!'
"안돼!"


이슬비가 다급히 건틀릿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막아보려 하였으나, 이미 한 발 늦은 상황이었다. 그렇게 차원종들이 건틀릿을 빼앗나 싶었는데,


"으아앗!"


"!?"


갑자기 누군가가 달려와 차원종들보다도 먼저 땅바닥에 떨어져있는 건틀릿을 낚아챘다. 건틀릿을 낚아챈 것은 다름아닌 먼저 대피한 줄로만 알았던 한석봉이었다.


'석봉이?! 어째서...!'
"석봉아! 네가 왜... 대피하라고 했잖아!"


이슬비는 한석봉을 보자 건틀릿을 뺏기지 않은 것에 안도하면서도 한석봉이 대피하지 않고 이곳에 남아있었다는 사실에 왜 대피하지 않은 것이냐고 한석봉을 나무랐다.


"하지만...!"
'슬비를 혼자 두고... 도망치고 싶지는 않아...!'


"캬아악!"


"으앗...!"


그 틈에 차원종들이 한석봉에게로 달려들었다. 한석봉은 기겁하며 반사적으로 몸을 웅크렸다.


"크윽!"


이슬비는 한석봉의 주변에 염동결계를 전개하여 한석봉에게 달려드는 차원종들을 막아내었다. 그러고는 재빨리 한석봉의 곁으로 가서 한석봉을 붙잡고 사이킥 무브로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깨진 창문틈으로 도망가고 싶지만, 저 차원종들 중에는 대공사격이 가능한 차원종들이 상당수 있어... 게다가 지금은 석봉이까지도 함께 있어서 섣불리 빠져나가려고 하면 되려 위험해질거야. 일단은 주변에 숨어서 확실하게 도망갈 수 있는 틈을 노리자...!'
.
.
.
.
.

"유정 누나!"


"세하야, 왔구나!"


이세하가 박물관에 도착하였다. 그곳에 도착하니 자신과 이슬비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 3명은 이미 모여있었다. 박물관 주변은 이미 봉쇄되어 있었고, 특경대가 모여 진입 후 차원종들을 섬멸하는 작전을 모색하고 있었다.


"현재 박물관 안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대피한 상황이야. 하지만, 대피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분홍머리의 작은 여자애인 클로저가 자신들이 대피하는 동안 차원종들을 막아주는 바람에 아직 안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하더구나."


'일단 석봉이는 무사하다는 건가. 그보다...'
"분홍머리의 작은 여자애... 슬비가 아직 안나왔다는 건가요?"


"응, 그래서 지금 막 슬비한테 연락을 취하는 중이야. 어서 받아야 할 텐ㄷ..."


- 여보세요? 유정 언니! -


"아! 슬비야!"
.
.
.
.
.

"유정 언니!"


차원종들에게서 잠깐 몸을 숨긴 이슬비는 김유정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냉큼 받았다. 전화를 받고 김유정이 걱정하는 목소리로 괜찮느냐고 물었다.


"저는 괜찮아요. 하지만... 상황이 썩 좋지는 않아요."


- 상황이 어떤지 말해주겠니? 이제 곧 특경대와 함께 돌입할 생각이니... -


"...지금은 몸을 숨기기는 했지만, 차원종들에게 포위당한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에요. 아마 후퇴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윽...!"


- 슬비야? 왜 그러니?! -


이슬비는 왼쪽 옆구리를 손으로 감싸며 작은 신음소리를 내며 고통을 호소하였다. 아까전에 도망칠때 한석봉을 보호하다가 그만 차원종들의 공격에 부상을 당한 것이었다.


"슬비야...!"


"나는 괜찮아... 걱정하지마."


- ? 누가 같이 있는거니?! -


"...석봉이와 함께 있어요."


- 석봉이...? 분명히 너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전부 빠져나왔다고 들었는데...! -


이슬비만이 아직 박물관 안에 있는 줄 알았는데, 한석봉이 이슬비와 같이 있다는 사실에 김유정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김유정은 잠깐동안 생각하는가 싶다가 이슬비에게 말하였다.


- ...아무튼 슬비야, 조금만 더 버텨주렴! 금방 특경... 대와... 함... ㄲ... 치직... -


"?! 유정언니? 무슨 일이에요? 여보세요!?"


갑자기 전화소리가 치지직거리더니 전화가 끊겨버렸다. 이슬비는 김유정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봤지만, 어찌된 일인지 방금처럼 치지직 소리만 나며 전화는 걸리지 않았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외부와의 통신을 차단시킨겁니다."


"!"


전화가 먹통이 되어 당황하고 있는 이슬비를 발견한 칠흑의 미라주가 다가오며 외부와의 통신을 차단시켰기 때문에 더 이상 연락을 주고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였다. 


"자, 지금이라도 순순히 건틀릿을 내놓으시죠. 그렇다면 목숨만은 살려드리겠습니다."


"슬비야... 그냥 줘버리자... 저 녀석들이 노리는건 우리가 아니라 이거잖아... 어차피 이제는 누구도 사용 못하는 물건인데 줘버려도..."


"그건 안돼!"


"슬비야..."


확실히 학석봉의 말대로 칠흑의 미라주를 포함한 차원종들은 오직 건틀릿만에 관심을 두고 있었고, 그 건틀릿을 넘겨주면 흥미없는 자신들은 신경쓰지않고 돌아갈 것이었기에 한석봉은 어차피 현재는 누구도 못 쓰는 형태뿐인 물건일 뿐이니 그냥 넘겨줘서 이곳에서 무사히 빠져나가자고 하였다. 그러나 이슬비는 절대 그럴려고 하지 않았다.


"분명 이 건틀릿은 이제 누구도 사용못하는 모양뿐인 물건일지도 몰라. 하지만... 그래도 이건 절대로 넘겨줄 수 없어! 이건 단순한 물건이 아닌, 우리 인류의 영웅이 남긴 유산... 평화의 상징과도 같은 거니까!"


"그런건 알 바 아닙니다. 어쨌든, 건틀릿을 넘길 생각은 없다는 거군요. 유감입니다."


칠흑의 미라주가 차원종들에게 명령을 내렸고, 차원종들은 이슬비와 한석봉에게서 건틀릿을 빼앗기 위해 다시 한 번 덤벼들었다.


"하앗!"


[중력장]


이슬비는 중력장을 전개하여 덤벼드는 차원종들을 바닥에 짓눌러버렸다.


푸슉-


"윽...!"
'상처가...'


차원종들을 짓눌러 무력화시키기는 했지만, 힘을 크게 사용한 탓에 아까전에 차원종들의 공격에 생긴 상처가 덧나기 시작하였다.


"부상당한 몸으로 이렇게까지... 그 근성만큼은 칭찬해드리죠. 하지만!"


피융-!


"꺄악!"


상처가 덧나 주춤거리고 있는 틈에 칠흑의 미라주는 이슬비에게 보라색 광선을 발사하였다. 보라색 광선은 이슬비의 복부에 명중하였고, 이슬비는 피를 약간 토하며 쓰러졌다.


"스... 슬비야...!"


"으으..."


'그 짧은 틈에 결계를 만들어 충격을 덜었나... 하지만 소용없다.'
"지금입니다!"


이슬비가 쓰러진 탓에 중력장이 풀려 짓눌러져있던 차원종들이 몸을 일으킨 뒤 다시 괴성을 지르며 덤벼들었다.


"으... 하아앗!"


[레일캐논]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이슬비는 위상력을 한데 모아 덤벼드는 차원종들에게 레일캐논을 발사하였다. 여러 갈래의 밝은 섬광이 뻗어나가며 덤벼드는 차원종들을 맞춰 우수수 떨어트렸다. 그리고,


[웜홀 생성]


웜홀을 만들어 이슬비는 곧장 한석봉과 함께 웜홀을 통하여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순간이동이나 다름없는 웜홀을 이용한 이동이었지만, 웜홀을 이용한 이동은 그리 먼 거리를 갈 수도 없었고 연속적으로 사용한다고 해도 한 번에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는 최대횟수는 3번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차원종들에게서 완전히 도망치지는 못하였다.








"하아... 하아..."


"슬비야... 괜찮아...?"
'너무 다쳤어... 슬비가 이렇게 다치는데도 나는...'


부상까지 당한 몸으로 힘들게 도망쳐서 숨을 헐떡이며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하려는 이슬비의 모습을 보고 한석봉은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지금도 그저 이슬비를 바라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괴로웠다.


"하아... 석봉아... 여기 올때 물 한 병 가지고 들어왔었지...? 혹시 지금도 있어?"


"어... 있긴 한데..."


"그것 좀 줄래...? 너무 지쳐서... 조금만 마실게..."


이슬비는 지친 몸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한석봉이 가지고 있는 생수를 달라고 부탁하였다. 한석봉은 이런거라도 아주 조금이든 도움이 된다면 상관없었으니 냉큼 가지고 있는 생수를 꺼내 이슬비에게 건네주려 하였다.


'...!'
"...여기 있어, 슬비야..."


"고마워..."


생수를 받은 이슬비는 달리기를 전력질주하고 난 뒤의 육상선수처럼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걸 마신다고 부상이 낫는 것은 절대 아니었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피로함이 더욱 심해질 것만 같았다. 생수를 다 마시고 난 뒤, 이슬비는 한석봉을 보며 말하였다.


"석봉아, 건틀릿을 이리 주고 너는 어서 도망쳐."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마음같아서는 건틀릿을 들고 도망치라고 하고 싶지만... 놈들이 노리는 건 그 건틀릿이기 때문에 내가 막는다고 해도 건틀릿이 없는 나는 제쳐두고 건틀릿을 들고 도망치는 너를 노릴거야. 그러니까 내가 건틀릿을 들고 차원종들을 막는 게 네가 확실하게 안전히 도망칠 수 있는 방법이야. 그러니까..."


"내가 듣고싶은 말은 그게 아니야...! 왜 혼자 도망치라고 하는 건데...!? 같이 도망치면 되잖아...!"


한석봉은 이슬비가 건틀릿을 들고 혼자 남아 차원종들을 막겠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 아니, 받아들이기가 싫어 대체 왜 그러느냐고 이유를 따지고 들었다. 이에 이슬비는 이렇게 답하였다.


"아까 그 차원종이 외부와의 통신은 차단시켜놨다고 했어. 그건 즉, 이미 박물관 안은 전부 장악시킨거나 다름없다는 거야. 이런 박물관 안에서 둘이 함께 도망쳐봤자 금방 따라잡히겠지... 그럴바에는 차라리 한 명이 확실하게 도망치는 편이 나아."


"그렇다고 네가 남아야 할 이유가...!"


"나는 클로저야. 클로저의 의무는 시민의 생명을 반드시 지키는 거야. 석봉이 너도 예외는 아니야. 그러니까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이곳에서 안전하게 내보내겠어."


"......"


이슬비는 이미 자기 혼자 남아서 차원종들과 맞서는 동안 한석봉을 박물관 안에서 도망가게 하겠다는 뜻이 확고해보였다. 그렇다면 이미 무슨 말을 해도 이슬비는 그 뜻을 꺾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잠깐이었지만 이슬비가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지켜봐온 한석봉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 슬비야... 혹시 기억나...? 너랑 내가 처음 만났을때..."


"어? 그 얘기는 갑자기 왜... 그야 기억나긴 하지만..."


"그때 네가 내게 해줬단 말들이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몰라... 그래서인지 나는 그때부터 줄곧 너만을 생각하면서 살아왔어..."


"서, 석봉아...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 어...?"


한석봉이 갑자기 낯뜨거운 말을 하자 이슬비가 당황하던 그때, 이슬비는 갑자기 눈 앞이 침침해지더니 조금씩 눈이 감기며 잠이 몰려오기 시작하였다.


"뭐야... 왜... 이러지...?"


"미안해, 슬비야..."


'저건...!'
"수면... 제...?"


한석봉은 손에 들고 있는 것을 이슬비에게 보여주며 미안하도 말하였다. 한석봉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바로 수면제였다. 한석봉은 최근 불면증이 있었기 때문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휴식시간이 되면 그때만이라도 수면을 취하기 위해 수면제를 들고 다녔는데, 바로 그것이었다. 어쨌든, 한석봉은 그 수면제를 아까전에 이슬비가 달라고 한 생수에 몰래 넣어 이슬비가 마시도록 하였고, 보다시피 지금 이렇게 이슬비는 수면제의 효과로 서서히 잠에 빠져들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때... 너한테 한 번 구원받았어... 그 은혜는 평생 잊지 못할거야. 그러니까... 이번에는 내가 너를 구할께..."


"석... 봉... ㅇ..."


이슬비는 말을 다 잇지 못하고 곯아떨어져버렸다. 이슬비가 잠에 빠져든 것을 확인하고 한석봉은 건틀릿을 들고 몸을 일으켰다.


'아까 전화내용을 들었을때, 이미 밖은 세하네 팀이랑 특경대 분들이 도착해있는게 분명해... 그렇다면 곧 이 안으로 들어올거야. 그러니까 적어도 그때까지 차원종들의 주의를 끌면돼...!'
"... 슬비야... 네가 깨어있을때 이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이 말만은 꼭 하고싶어..."


"......"


"널 좋아해, 슬비야...'






타앗-!


한석봉은 달렸다. 곯아떨어진 이슬비를 보다 안전한 곳에 숨겨둔 채, 건틀릿을 들고 차원종들에게 쫓기면서. 차원종들은 한석봉을 죽일세라 뒤쫓고 있었다.


'그 소녀는 어디갔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상관없겠지. 어차피 우리의 목적은 저 건틀릿이니까.'
"어서 빼앗으십시오! 그걸 위해서라면 팔 한 두개 쯤은 상관없습니다!"


"허억... 허억...!"


차원종들에게 쫓기는 한석봉은 점점 속도가 느려지며 숨이 목까지 차오른 상태였다. 원래 위상능력자도 아닌 일반인에다가 다른 또래아이들과 비교해 몸도 허약한 한석봉이 그정도까지 달릴 수 있다는 것부터 이미 신기하다고 해도 될 정도였다.


'따라잡히든 말든 상관없어... 슬비가 구출만된다면...! 그러니까...!'


그때였다.


서걱-!


"어...?!"


무언가가 빠르게 베는 소리와 함께 한석봉을 지나쳐 땅에 착지하였다. 그 차원종은 데드 리퍼, 양 손이 반월 모양의 날카로운 칼날로 되어있으며 재빠른 스피드로 적을 베어버리는 차원종이었다. 한석봉은 그 데드 리퍼의 등장과 함께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그리고 그 옆을 함께 나뒹구는 것이 있었으니...


"으...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바로 데드 리퍼에 의해 절단된 채 떨어진 자신의 오른팔이었다. 한석봉은 공포, 고통이 한껏 뒤섞인 비명을 크게 질렀다. 


"팔이... 내 팔이...!"


"순순히 건틀릿을 넘겼으면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것을... 자! 지금이라도 어서 넘기십시오. 나머지 팔 한 쪽도 잃고싶지 않다면 말입니다."


칠흑의 미라주가 다가오며 어서 건틀릿을 내놓으라고 말하였다. 한석봉은 오른팔의 절단면을 손으로 감싼채 찰나동안 생각하였다.


'너무 아파... 이젠 싫어... 죽고싶지 않아... 맞아... 지금이라도 이 건틀릿을 준다면 살 수도...'



[이건 절대로 넘겨줄 수 없어!]




"!..."
'그래... 이건...'
"... 넘겨줄 수 없어...!"


아까전 이슬비의 건틀릿을 절대로 넘길 수 없다는 그 한 마디를 떠올린 한석봉은 고개를 돌려 칠흑의 미라주를 바라보며 이슬비와 똑같이 건틀릿을 절대 넘겨줄 수 없다고 말하였다.


'이건 슬비가 지키려고 했던 거야... 그러니까 나도 이걸 지키겠어...!'


"어리석군요. 그럼... 이걸 봐도 그런 소리가 나오는지 한 번 볼까요?"


"...!"


칠흑의 미라주가 그렇게 말하며 손짓을 한 번 하더니, 차원종들이 무언가를 붙잡은채로 칠흑의 미라주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 차원종들이 붙잡고 있는 것은, 바로 이슬비였다.


"스... 슬비야..."


"그렇게 나올걸 예상하여 절반은 이 소녀를 찾도록 명령시켜놨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이 소녀를 죽이도록 하겠습니다."


"뭐...?! 안돼...! 슬비를 풀어줘...! 너희들의 목적은 이거잖아...!"


"당신이 순순히 건틀릿을 줬다면 모를 일이지요. 당신의 안일함때문에 이 소녀가 죽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까 한석봉의 팔을 절단시켜버린 데드 리퍼가 이슬비의 앞으로 다가와 칼날의 손을 이슬비의 목에 갖다대었다. 이슬비는 지금 한석봉의 수면제로 인해 정신을 잃은 상태, 저항은 불가능하였다. 한석봉 또한 지친데다가 오른팔까지 절단되고, 그 이전에 위상력조차 없는 일반인이기에 이슬비를 구해낸다는 것도 불가능하였다.


"그만... 그만해...! 슬비를 죽이지마...! 제발 그만둬...!"


스윽-


"안돼...!"
'나 때문에 슬비가... 나한테도... 나한테도...! 힘이 있었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 분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워...!'


"죽이세요."


'누구라도 좋으니까... 누구라도 좋으니까 슬비를... 살려줘...!'





[힘을 원하는가?]


'누, 누구...?'


[힘을 원하느냐고 물었다.]


'... 나는... 나는 그저... 슬비를 지키고 싶을 뿐이야...! 그러니까 내게... 힘을 줘... 슬비를 지킬 수 있는 힘을...!'


[맞물렸다.]


철컥-!






"? 방금 무슨 소리가..."


퍼어어어어억-!!!


이상한 소리가 짧게 들린 순간, 데드 리퍼의 얼굴에 무언가 강렬하게 꽂히며 데드 리퍼의 얼굴을 흔적하나 남기지 않고 분쇄시켜버렸다.


"무, 무슨!"


칠흑의 미라주가 깜짝 놀라며 데드 리퍼의 숨통을 끊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보았고, 경악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것은 바로, 방금전까지만해도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땅바닥에 쓰러져있던 한석봉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 달랐다. 그렇게 허약한 몸을 가지고 있던 한석봉의 몸이 웬만한 보디빌더의 몸은 저리가라할 정도로 근육이 불어나 2m에 가까운 거구가 되어 있었고, 절단되었을 오른팔에는 그 대신이라는 듯 둠피스트의 건틀릿이 착용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건틀릿은 기존의 형태와는 다른, 겉표면이 어깨까지의 길이로 늘어나 있었고 어깨부분은 3개의 뿔이 달린 방어구로, 전체적인 색이 황금색으로 변해있었다.


'말도 안돼! 건틀릿은 이제 그 누구도 사용할 수 없다고 들었는데!'


"놔."


"!?"


"그 더러운 손 치우라고."


[라이징 어퍼컷]


푸화아아아악-!!!


한석봉은 평소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칠흑의 미라주를 살짝 내려다보며 이슬비를 내려놓으라고 짧게 한 마디를 던진 뒤, 건틀릿으로 칠흑의 미라주에게 밑에서부터 위로 가공할 위력의 어퍼컷을 날리며 날아올랐다. 어퍼컷에 맞은 칠흑의 미라주는 그 튼튼한 몸이 과자처럼 간단하게 박살이 나며 그 몸이 한석봉과 함께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 힘을 어떻게 쓸지는 지켜보겠다, 계승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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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어퍼컷↗!



p.s 꿈은 이루어진다
2024-10-24 23:16:4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