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력 범죄수첩 파일 : 주폭

검은코트의사내 2017-07-15 0

2034년, 세상은 바뀌었다. 나는 바뀐 세상을 통해 사람들의 생활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듯 했다. 새로운 직장이 생겨났고,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서 발전되기도 했지만 새로운 범죄도 등장하고 있었다. 그건 바로 위상력 범죄다. 위상력 능력자는 Union 소속 클로저로 보통 활동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다. 클로저가 되는 건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전에는 성인이 되면 무조건 Union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그건 자유 민주주의에서 인권침해라고 반발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기에 Union에 무조건 취직하는 법안은 폐지되었다.


평범한 생활을 하면서도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범죄때문에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기 마련이다. 특히나 위상력 능력자들이 많아지면서 경찰의 범죄 단속도 변화되는 게 있었다.


시민들 대다수가 불안하는 바람에 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로 했다. 동영상 카메라 준비하고, 필름도 넉넉히 준비하고 일단 파출소를 찾아와서 이번에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서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게 경찰의 활약을 알리려고 한다고 하자 파출소 경찰들은 한창 고민을 하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하는 게 보였다. 아마 이번 일은 처음이라 경찰관들도 상당히 고민을 하고 있을 것임에 분명했다. 난 어느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감독이었다. 한 시간 후에 촬영을 허락한다고 말하자, 나는 카메라맨 한사람을 데리고 곧바로 촬영에 임하기 시작했다.


"촬영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요. 뭘."

"신고 접수되었습니다. 도로에서 능력자들의 폭행시비가 붙었답니다."


신고를 받던 경찰관의 말에 파출소에서 대기하던 경찰관들은 즉시 분주하게 움직였고, 나와 카메라맨도 달려가서 순찰차에 탑승하여 동행을 했다. 지금부터 나는 그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하면서 경찰관에게 답변을 들을 생각이었다. 말 그대로 촬영시작이었다.


Q. 위상력 능력자들의 가해자가 되는 주로 발생하는 범죄는 어떤 게 있나요?


A. 전국 파출소에서 범죄발생율을 기록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58%가 음주로 인한 사건으로 발생된다고 합니다. 음주로 인해서 사람이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발적으로 위상력을 사용해서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을 다치게하거나 살인을 저지르게 됩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모르는 사이일때 주로 우발적인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데요.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묻지마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전에 위상력이 없을 때도 음주로 인한 범행으로 인해 저지른 이후에도 가해자가 기억을 못하는 그런 일이 있잖아요.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저질렀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2위로 차지한 게 절도로 인한 사건인데요. 30%정도 차지했습니다.


Q. 절도 사건은 왜 많이 일어날까요?


A. 20대 중후반정도가 된 채로 Union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평범한 생활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막노동이나 회사의 행정일이라도 일을 하면서 임금을 받고 사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을 하다보면 상사에게 질타를 받거나 일을 하면서 안 좋은 소식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러한 감정이 쌓여서 폭발하는 경우도 있어요. 위상능력자들의 감정폭발로 인해서 자신도 모르게 사용된 능력으로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죽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때문에 사건 이 몇번 일어난 이후로,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능력자들을 안받아주려고 하죠. 능력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면서 그들도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뭔가를 하고 싶다... 라는 욕구가 생기잖아요. 그런데 일자리도 안 받아주고 그러면 자기들이 먹고 살 게 없어진다는 거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Union에 입사하는 능력자 분들도 있지만 반대로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값나가는 물건을 쉽게 훔치는 그런 사건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생존권 문제가 있다고 봐도 되는 거죠. 절도범죄를 전문으로 하는 절도 범죄조직이 생겨날 정도였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00지구대 21년차 박현철 경위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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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에 도착한 우리는 순경들이 현장으로 부리나케 달려가면서 현장상황을 살펴보는 중이었다. 경찰관들은 지금도 서로 밀치면서 싸우는 능력자들을 서로 떨어뜨렸다.


"선생님들, 진정하세요. 일단 진정하세요."

"뭐야... 니들!! XX 비켜!"


나는 카메라맨에게 현장을 생생하게 찍으라고 했다. 경찰관들이 둘이 서로 몸싸움 벌이는 것을 말리는 장면이다. 일단 두 사람을 떨어뜨리고 사정을 들으려고 하고 있었다. 둘 중 한명이 흥분하면서 경찰관에게 위상력을 사용하려는 게 보이자, 경찰관 한명이 재빨리 곤봉으로 그의 팔을 내리치자 능력이 강제 취소되는 게 보였다. 그리고는 다른 경찰관들이 그 능력자들이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재빨리 수갑을 채우고 있었다. 나는 일단 현장을 지휘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단 현장 통제를 하는 경찰관에게 다가가서 인터뷰를 진행한다.


Q. 사건 현장에 도착하시면 원래 어떻게 대처하세요?


A. 이번같은 경우에는 곧바로 현장에 도착하게 되면 즉시 수갑을 채우게 되어있습니다. 저 두분이 금방 진정하신다면 수갑을 굳이 채울 필요가 없는데. 지금처럼 저렇게 흥분상태면 곧바로 수갑을 채워야 됩니다. 아, 그리고 설명드리는 걸 깜빡했는데, 이 수갑은 그냥 수갑이 아니에요. 능력자들의 능력을 봉인하는 수갑인 거죠. Union 기술부에서 개발한 새로운 수갑인 거죠. 일반인 범죄자도 체포할 때 쓰고, 능력자를 상대로도 쓰고, 일석 이조죠. 다만 능력자 분들이 수갑도 채우기 전에 경찰관들에게 공격을 퍼붓는 바람에 동료경찰이 몇 명 순직하거나 크게 다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Q. 만약에 수갑만으로도 안 되면 어떻게 하시나요?


A. 그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여기 권총을 사용합니다. 여기 총알에는 마취총이 하나 들어있거든요. 위상능력자의 몸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그런 기능이 있어요. 딱 한발입니다. 그 뒤로는 위상력 관통탄이라고 위상능력 범죄자들을 상대로 쏘는 실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경찰관들은 보통 권총을 쓰기 싫어하는 편이에요. 잘못하다가 실탄이 먼저나가서 과잉대응논란이 일어날 것을 걱정했으니까요. 무엇보다 시민을 위한 경찰인데, 아무리 범죄자라도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도 최소화하면서 검거를 하는 게 우리 목표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00지구대 22년차 이선일 경위와의 인터뷰


일단 두 사람 모두 수갑에 채워진 채로 순찰차에 탑승해 지구대로 연행된다. 일단 가서 사정을 알아봐야했으니 말이다. 경찰관들은 항상 출동할 때 조끼를 필수적으로 입는다. 위상력을 막아주는 방어기능이 설치되어있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우발행동하더라도 경찰관들에게 오는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어기능이 있다고 해도 능력자들 중에서는 그 한계 기능을 넘을 수도 있으니 경찰입장에서도 조심해야되는 상황이었다.


지구대로 도착한 우리는 다시 촬영을 시작했다. 수갑이 채워진 채 흥분하는 능력자 남성이 카메라맨을 향해 욕설을 퍼부으면서 뭘 찍냐고 욕하고 있었다. 경찰관 두명이 와서 그를 제지시켰고, 일단 두 사람을 격리조치한 다음에 계속해서 달래야하는 입장이 되었다. 파출소는 그야말로 주폭들의 큰소리로 가득했고, 경찰관들이 어떻게 해서든 참으려고 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보였다.


그 표정 하나하나를 다 촬영하게 했다. 그리고는 아직 들어온지 1년도 안된 8개월 경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는 곧바로 승낙했다.


Q. 지구대에 근무하면서 이러한 상황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세요?


A. 처음에는 좀 당황스러웠죠. 세상에 진짜 이런 사람들이 다있나? 정말로 내가 이런데에서 일할 수 있는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그 때마다 선배님들이 저를 챙겨주셔서 지금은 이게 좀... 뭐랄까... 익숙합니다. 하하하하. 사람이 살아가면서 친구랑 싸울 때가 있잖아요. 저도 학창시절때 많이 싸우고 그래야지고 파출소에 불려간 적도 있었어요. 그 때 그 시절을 생각이 나기도 했는데 여기 들어오니까 그 때 당시의 저보다 더 하는 사람이 많네요. 하하하하.


-서울 영등포구 00지구대 7개월차 지석진 경장과의 인터뷰


두 사람의 서로 엇나간 주장은 4시간이나 지속되었고, 어느 정도 숙취가 풀리자 그제서야 진정이 되기 시작했는지 흥분을 가라앉히는 기색이 보였다. 그리고 나서 수갑을 풀어주고 경찰관들이 두 사람에게 그동안의 경위를 자세하게 설명하자, 두 사람은 다툰사실을 인정하면서 서로 화해하는 분위기를 가졌다. 그리고는 경찰관들의 훈훈한 마무리로 두 사람을 돌려보낸다. 이러한 경우는 하루에 한번아니면 두번꼴로 겪는다는 지석진 경장이었다.


그리고 훈훈하게 떠나서 화해하는 모습을 봤던 경찰관들에게도 미소가 서리고 있었다. 능력자든 일반 시민이 저지르는 짓이든 똑같이 대하는 경찰관들, 시민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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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출동하는 신고접수, 새벽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이번에는 차량이 서로 충돌한 교통사고였다. 신고를 받고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는 순찰차, 경찰관들은 불안한 기색을 보이고 있었다. 교통사고라면 운전자가 크게 다쳤을 수도 있다는 것 때문이다. 그 때문에 순찰차는 평소와는 다르게 고속으로 달리면서 사이렌을 울리면서 도착한다.


차량 두대가 서로 충돌한 사고였다. 경찰관들이 걱정을 하는 건 교통사고로 인해서 발생하는 사고를 걱정하는 게 아니였다. 사고를 낸 차량이 능력자들의 서로간의 몸싸움을 걱정한 것이다. 현장에 도착하니 능력자들이 서로 대치중에 있었다. 주변에 싸운 흔적이 있다. 도로 간에 균열이 생겨났고, 차단벽이 손상이 된 정도였다. 경찰이 도착하자 능력자들은 상대방을 가리키면서 저놈이 먼저 사고를 저질렀다고 말하고 있었다. 일단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현장 통제가 먼저였다.


경광봉으로 지나가는 차량을 통제하는 경찰관도 있고, 아까 몸싸움을 말리듯이 두 사람의 간격을 벌리게 했다. 그리고 절차대로 조사를 하면서 피해차량을 촬영하고 견인차량도 불렀다.


"두분 음주 측정을 할게요."


한 경찰관이 나서서 음주측정을 우선 하려고 했다. 두 사람은 망설임 없이 음주측정을 받았고, 0.18, 0.161로 면허 취소에 해당되는 수치였다. 두 사람의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였다. 그리고 주변 도로에도 파손이 심해서 운전자들이 매우 불편해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을 대비해서 현장 복구팀이 출동한다. Union에서 오는 팀이었다. 파손된 부위를 그대로 복원하는 능력을 가진 위상능력자가 주로 Union의 현장 복구팀의 요원으로 도착하여 곧바로 위상력으로 현장을 복구하기 시작했다. 사고 난 차량까지 원상복구시켰지만 사건 경위 조사를 위해 두 사람 다 지구대로 가서 조사를 받기로 했다. 흥분한 상태였지만 다행히 경찰관을 상대로 위협적인 정도는 아니었기에 굳이 수갑을 채울 필요는 없었다.


Q. 음주로 인한 사고 중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건을 뽑는다면?


A. 주로 음주로 인한 폭행시비가 많이 일어나죠.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일어나긴 하지만, 위상력 능력자들은 민간인의 신체보다 더 단단해서 교통사고가 나도 멀쩡할 정도에요. 일반 실탄에 맞아도 그냥 아픈 수준으로만 끝날 정도인 걸요. 저희는 능력자들이 교통사고를 저질렀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몸싸움을 벌이는 것부터 생각하게 됩니다. 일반인이라면 서로 좋게 끝낼 수도 있을 수도 있는데, 능력자들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자신이 능력을 가진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에게 힘을 과시하는 경우도 있죠. 능력자들끼리 싸움이라서 이정도로 끝났는데 능력자와 일반인의 싸움이라면 일반인이 크게 다치거나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점에서 저희가 매우 불안해하는 경우도 많아요. 한 해에 능력자가 민간인을 상대로 살해하는 경우도 증가하는 상황이에요. 따라서 민간인들에게 최근에 위상능력 범죄자를 상대로 어떻게 대처해야되는지 교육도 실시하는 상황이거든요.


-서울 영등포구 00지구대 27년차 배성일 경위와의 인터뷰


사고 낸 두 사람은 지구대에서 조사 후 사건을 종합한 뒤에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결정할 예정이었다. 도로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대해서 경찰관들도 능력자들 상대로 다양한 검거작전을 펼치면서 사건을 해결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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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느 정도 촬영했다고 생각한 나는 이제 촬영을 종료하겠다고 했다. 괜히 오래 촬영했다가 경찰관들 업무에 지장이 있을까봐 하는 일이었다. 안 그래도 바쁜데 촬영에 협조하느라고 시간 뺏은 것도 미안하니 말이다. 다른 지구대에 가서 다시 촬영을 할 계획이었다.


"오늘 촬영에 협조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감독님도 수고하셨습니다."


우리는 영등포구 지구대 경찰관들과 악수를 한번씩 나눈 다음에 지구대를 나왔고, 바로 다음 지구대로 연락을 하면서 촬영 허가를 요청하자, 그 지구대 책임자도 허락한다고 하자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 쪽으로 차를 몰라고 했다.


The End

2024-10-24 23:16:2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