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forcement 2.5 (5) 두 사람이 나아갈 방향
소드쉽 2017-07-02 0
펠롭스는 일단 치료를 겸해서 김시환과 베로니카한테 수업을 받고 있는 사이, 자청은 늑대개 팀과 함께 연습했던 기술들을 시험해 볼 겸 보조인원으로 따라 나섰다.
일단 자청의 능력은 손을 대거나 보이는 대상을 순간이동 시키는 좌표 교환의 경우 그때그때 필요한 물품들을 자청이가 가져다주거나 급습할 시 뒤로 순간이동 해주는 역할을 한다.
차원의 벽 소환은 일종의 거대한 방패를 소환했다고 보면 되는데 일단 이 벽의 강도를 최종적으로 측정해 준 사람이 트레이너이다.
그 만큼 믿을 만한 벽이었고 뉴욕 중심가에서 헬즈 드릴과 싸울 때 이걸 증명했다.
트레이너는 자청에게 차원의 벽을 바닥에 깔아서 소환 해 보라고 했고 땅에서 올라오는 드릴들을 사전 차단하는데 성공했다.
이걸 보고 있었던 트레이너는 일단 이 정도 선에서 만족하기로 했다.
자청은 그 동안 건강을 회복하는데 신경을 쓰느라 전투 관련의 훈련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보조적인 활동만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도움이 되고 있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나중에도 그럴 수는 없었다.
----------------------------
“기다리고 있었다.”
자청을 비롯한 하피, 티나, 슬비, 유리는 무척이나 당황하고 있었다.
이리나의 힘이 몇 시간 만에 엄청나게 커져버렸으니 당연할 수밖에 없다.
“호… 혹시 일시적으로 힘을 크게 만드는 무언가가……”
“갑자기 차원이 다를 정도로 위상력을 강화 시키는 건 통상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적이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를 썼을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자청… 일단 당신은 이곳에서 벗어나세요. 한번 싸움이 시작되면 보나마나 저 여자는 당신을 집중적으로 노릴 거예요.”
“하지만… 티나 선배님, 하피 선배님.”
“자청아… 물러나… 이건 내 감인데… 이길 수가 없을 것 같아.”
“타워 밑의 다른 사람들한테 원군을 요청했으니까 우린 괜찮아, 자청아.”
“어딜!!!”
‘펑!!!’
이리나가 쏜 화살은 티나의 저격에 상쇄되었고 그 충격파로 자청은 넘어지고 말았다.
“어서 가라!!! 류자청!!! 망설이지 말고 다른 사람과 합류하라.”
결국 자청은 다른 유니온 타워로 순간이동을 해야 했다.
그런데…
“어이쿠. 하필 여기로 순간이동을 하는 군.”
하필이면 베리타 여단하고는 다른 복장을 한 용병들이 있는 곳에…
“넌 날 처음 보겠지. 하지만 저기 있는 괴도는 아닐 거야.”
자청은 그제야 누군지 파악했다.
도피생활 중이던 자신을 잡으러 온 '콘도르'에서 고용된 용병을…
그러다 한 때 벌처스 소속이었던 하피에게 제압당했고, 특경대 본부에 나타날 땐 위상력 강화 수술까지 받아서 다시 리벤지를 신청했다가 갑작스런 상황에 유야무야로 끝난 그 용병들을…
“미안 아가씨. 하지만 다시 저 여자와 만나기 위해서라도 널 잡아가야겠어.”
자청은 재빨리 다른 곳으로 순간이동 할 장소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순간이동은 포기해. 네가 이 타워를 벗어나는 동시에 너의 동료들이 있는 곳이 폭발할 거야. 널 그동안 연구해온 ‘그 사람’이 개발한 거라 뻥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거든. 베리타 여단의 여단장님은 이젠 괴물급으로 강해졌으니 뭐 괜찮겠지만…”
“당신은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일단 저 여자가 꽤 괜찮은 여자고… 그런데 생각하면 할수록 그때 당했던 게 떠오르고… 그냥 애증이지. 수다는 이걸로 끝이야.”
그러자 안드로이드와 수하들이 나타나 협공을 해대기 시작했고 자청은 손에 들고 있는 봉으로 간신히 쳐내면서 버텼다.
“봉이라니…… 개인적으로 봤을 때, 참 어정쩡한 물건을 사용하는 군. 하긴 그런가? 네가 죽인 놈들이 어지간히 많으니까 말이야.”
차라리 원거리 공격이라도 해대면 그걸 되돌리기라도 할 텐데 이번엔 아예 모두 근접 무기들로 무장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그쪽으로 옮기고 나선 어땠나? 그럭저럭 맛있는 음식도 먹고, 좋은 곳에서 잠자리도 드니…… 심장을 뽑은 기억은 이제 잊을 수 있겠군.”
공격을 피하고 있는 자청의 머릿속을 후벼 파는 말에 자청의 팔에 나이프가 박히고 말았다.
‘저 아이는 상당히 심각한 트라우마를 안고 있네. 그쪽으로 공략하면 어렵지 않게 사로잡을 걸세.’
짜증나게도 자청의 기억을 본 사람은 검은양과 늑대개 팀 연합뿐만이 아니라 데이비드도 마찬가지로 봤었고 그래서 콘도르의 용병대장에게 일러준 것이다.
차원의 벽을 소환하는 능력으로 어느 정도 버티고 있었지만 용병대장은 마이크까지 켜서 자청의 정신을 후벼 파고 있었다.
자청은 결국 가장자리로 간 다음 자신이 딱 있을 위치만 확보한 뒤 벽을 세웠다.
하지만 그것도 예상했는지 폭탄 드론들이 다가왔고…
‘펑!!!’
벽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자청은 결국 타워 안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콘도르의 용병대장은 그런 자청을 머리채를 잡고 위로 들어 올렸다.
“이제 또 만날 수 있겠군. 아니지… 그냥 저쪽에다 널 흔들어 대 볼까? 그러면 저 여자가 올려나?”
“저… 대장… 환기성 씨가 일단……”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부하가 자기 대장에게 말을 올리는 사이 자청이 절망적으로 주먹을 내 질렀다.
용병대장은 같잖아 보이지도 않은 주먹을 맨 손으로……
‘콰직!!!!’
무언가가 깨졌다.
그리고 용병대장은 소리의 진원지를 파악하고 경악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그 경악한 얼굴마저도 단면적으로 봤을 때 금이 가 있었다.
또 다른 단면으로 봤을 때 자청의 절박함과 이성이 날아간 얼굴이 금이 가 있었다.
그리고 용병 대장은 자신의 손을 보았다.
마치 허공에 떠있는 것 같은 깨진 금대로 손이 박살이 난 것을……
기겁한 용병 대장은 자청을 놓아 버렸고……
‘나 때문에…… 물리 쳐야 돼!!…… 하피 씨가!!!…… 다른 사람들이!!…… 이럴 순 없어!!!’
대략 자청의 머릿속은 이런 생각들로만 가득 차 버렸고 자신의 생각을 통제할 여유도 없었다.
자청은 그저 있는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고 그 균열에 다른 안드로이드와 용병들은 접근조차 못했다.
용병대장은 깨달았다.
자신이 무었을 건드려 버렸는지를……
왜 환기성 그 인간이 이토록 집착 했는지를……
자청의 주먹이 자신의 몸에 다가오는 순간, 여태까지의 주마등이 뚜렷하게 보였다.
그리고……
--------------------------
“이게…… 대체……”
바이올렛을 비롯한 타워 밑의 병력들을 처리하고 올라온 사람들이 본 것은 마치 누가 움푹 파 놓은 듯한 구덩이와……
“……난……나는……”
완전히 망연자실해 하고있는……
“누나!!! 정신 차려요 누나!!!”
미스틸의 소리가 들리는데도 무릎 꿇은 채 멍하니 있는 자청이었다.
--------------------------
“남아있는 영상으로 추측해 봤는데요… 아무래도 자청이가… 공간을 부수면서 그 일대가 그걸 견디지 못하고 차원 폭발을 일으킨 것 같아요.”
이빛나가 내린 결론은… 아니 누가 봐도 그런 것 같았다.
문제는 이젠 누가 위로해도 기운이 나는 것 같지도 않을 듯한 자청이었다.
자신이 일으킨 폭발에 하마터면 이리나와 교전을 벌이고 있었던 4명까지 휩쓸릴 뻔 하기까지 했으니 안 그래도 정신적 데미지가 심각한 자청이에겐 말 그대로 결정타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콘도르의 용병들은 모두 무사히 특경대에 의해 구금되었고 대장도 여기에 포함되어 기절된 채 감금되어 있었다.
미스틸이 위로해주러 왔는데도 그저 눈물을 흘리며 안은 채……
“네가 없어서 다행이야. 네가 없어서…… 만일… 네가 다쳤다면… 죽었다면…”
결국 잠시 시간에 맡겨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트레이너는 자청이를 쉬게 내버려 두었다.
자청은 그렇게 무심히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오만가지 생각이…… 어두운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고 있었다.
이전처럼 완전히 부정적이진 않은 점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러다 류자청은 펠롭스가 김시환한테 씨앗을 받아서 어디론가 빠르게 걸어가고 있었다.
무심코 류자청은 펠롭스를 뒤따라가 보았다.
그리고 거기엔…… 뭔가 심각하게……
“아닌가? 이게 아닌가? 자꾸 안 되네?”
뒤틀린…
“다른 씨앗으로 해 봐야겠다.”
차라리 씨앗에게 무슨 짓이냐고 소리 칠 만큼 엉망인 화단을 보게 되었다.
그러다 시선을 느낀 펠롭스가 ‘안녕’하고 인사하자 류자청은 뒤로 물러나려고 했지만…
“저기서 쭈그리고 있는 것 보다 차라리 저쪽에 가서 펠롭스랑 같이 좀 있어주렴.”
김시환이 떠미는 바람에 결국 그 엉망진창의 화단으로 입장했다.
펠롭스는 계속해서 자신의 능력으로 꽃과 나무를 정상적으로 피워내려 했고 그때마다 꽃과 나무들의 불행을 동정해야 했다.
그럼에도 계속 자청은 가만히 있었다.
그런 자청의 앞에도 꽃이 자라고 있었고 꽃망울까지 열렸다.
‘펑!!’
그리고 펠롭스의 능력대로 자란 꽃은 모아둔 꽃가루를 한꺼번에 자청의 얼굴 앞에 터트려버렸다.
“뭐 하잔 거야?”
“계속 그렇게 침울해 하니까 그렇지. 유니온 타워에서 돌아온 뒤론 쭉 칙칙하게 있었으면서… 형은 그런 거 싫어한다고.”
“네가 상관 할 바 아니라고 했잖아!!! 미스틸과 나에 관해서는!!!”
“그럼 제발 그렇게 있지 좀 마라고!!! 네 주변 사람들이 널 얼마나 신경 쓰는데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형이 널 얼마나 불안하게 보는 줄 알아? 형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인거 몰라?!”
매번 덩치에 안 어울리게 어린애 말투로 말하던 펠롭스가 벌컥 화를 내자 자청은 놀라서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내가 형하고 너 이야기 꺼낼 때마다 왜 자꾸 화를 그리 벌컥 내냐? 내가 아직 뭘 몰라서 잘못 말한 것도 있긴 한데 넌 나한테 매번 그래. 그냥 너 형 좋아하는 줄 알고…… 그냥 약간 도움 좀 줄려고 한 것도 있다고.”
“……네가 약간 눈치 없는 것도 있지만…… 솔직히… 잘 몰라. 가끔… 미스틸을 볼 때마다… 볼 때마다……”
“혹시 네가 실수로 죽인 남자아이가 생각나서?”
그러고서 펠롭스는 무심히 나무 묘목을 심으면서……
“그럼 더더욱 형을 그런 눈으로 보면 안 되지. 자길 볼 때마다 네가 슬퍼하면 형은 대체 뭐가 돼?”
“……넌 안 무서워?”
“나라고 왜 안 무섭겠냐?”
김시환은 둘의 대화에는 끼지 않은 채, 조용히 지켜보았다.
“나 때문에 드라코리치가 난리를 피웠고 가족들도, 늑대개들도… 심지어 특경대와 다른 사람들도 나 때문에 죽거나 다쳤어. 그때를 생각하면 아무리 그래도 가슴이 먹먹해. 그리고 내가 왜 태어난 건지, 왜 이런 능력이 생겨난 건지도… 우울하지.”
묘목은 서서히… 이번엔 제법 제대로 된 모양을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우울해 할 순 없더라고. 다른 사람들이, 그리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 우리가 우울해 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진 않잖아. 그러니까… 난 지금도 내 능력을 제어하고 싶어. 그래서… 도움이 되고 싶어…… 오 이번엔 잘 됐다!!”
“우와!! 그건 진짜 잘 자랐네? 펠롭스.”
“형아!!!”
자청은 헛숨을 들이키는 동시에 어디로 도망가려고 했지만…
“자청이 여기 있어.”
펠롭스가 기어이 붙잡아서 미스틸앞에 대령했다.
“누나,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에요.”
“어……응.”
“이제 울지 말아요, 누나.”
미스틸은 가져온 부식거리를 함께 나누어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반하나가 세상을 바꾸었다니…믿기지가 않아.”
“내 힘도 그 원반에서 나온 거야, 형? 대체 무슨 기준으로 나누어 주는 건지 모르겠네?”
“그것까진 잘 모르겠지만 지금의 이리나가 엄청난 힘을 가진 건 그 원반 덕분인 것 같다고 다들……”
그리고 멀리서…
“다행이에요. 기운을 차려서…”
“하피, 네가 미스틸을 보낸 건가?”
“그래야 아이가 기운을 차릴 것 같아서요.”
“하피 선배님~!!”
자청이 하피를 불렀다.
“같이 드세요.”
“이런… 전 지금 다이어트……”
대답을 기다릴 새도 없는지 자청은 순간이동으로 하피의 앞에 나타나선 손을 잡았다.
“같이 먹으러 가요.”
“나도 가도 되나?”
“당연하죠. 선배님.”
그리고 서서히 다른 사람들도 모여들기 시작 했다.
괴상한 정원 안에서 즐거운 티타임이 잠시 벌어졌다.
----------------------
그 뒤로 자청이는 자신의 능력을 좀 더 다양한 활용 방도를 연구하고 있었고 펠롭스는 본격적으로 다른 능력들을 사용해 보기 시작 했다.
“오오~!! 구멍이다!! 구멍!!”
“손 넣지 마!! 잘못되어도 책임 못 진단 말이야.”
두 아이는 서서히 자신들이 가야 할 길을 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전쟁 또한 가야 할 길을 가고 있었다.
======================================
아예 다시 새로 지어 올렸습니다.
제가 얼마나 대충 썼는지 느껴져서 이렇게 올립니다.
다시는 엉망으로 쓰지 않겠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제 능력대로 최선을 다해서 고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도 제 소설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콘도르의 용병은 시즌 2때 나온 등장인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