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Remake) (19화) - 지옥훈련 (完)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7-07-0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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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현재로 돌아와 [불의 성역]에 오고나서 하루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빠른 시간에 신기를 발현한 제이와는 달리 나타는 하루가 지났음에도 신기를 발현하는 것에 대한 진전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크으...!"


어느덧 시간이 계속 지나 이미 아침이어야할 시간이 넘어가고 인간세계의 시간으로 치자면 6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나타는 아직까지 신기를 발현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타님, 역시 이제는..."


"시끄럽다고 했지...! 계속 할거라고...!"


아프란은 거듭 나타에게 이제 그만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몇 번씩 말했으나, 나타는 이를 듣지않고 계속 할거라며 매달렸다.


"하지만...! 이미 한계를 넘어선지 오래입니다! 정말로 정신이 붕괴될지도 모르는...!"


"그냥 하라고! 어차피 네가 겪는 것도 아니잖아!"


"...알았습니다."


아프란은 지금의 나타에게 뭐라고 한들 듣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깨닫고 나타의 고집을 들어주기로 하였다.


"크으... 아아악!"
.
.
.
.
.

########


오래전의 일이다. 전쟁 고아였던 나는 벌처스의 수용시설에 들어오게되고 그곳에서 몇 년을 보내고 있었다. 그것도 이런저런,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고약한 실험의 대상인 실험체로써 말이다. 일과는 간단하였다. 우선 아침이 되면 기상, 그리고 그때부터 온갖 실험의 대상이 되어 시간을 보내고 그것이 끝나면 다시 어둡고 추운 수용시설에서 잠에 든다. 참으로 보잘것 없는 간단한 일과, 그런 일과는 나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보내었다. 밥? 실험체에게 줄 밥이 맛이 있을리가 있나? 당연히 개똥을 씹는듯한 맛이었다. 바깥의 햇빛? 어쩌다 가끔씩 수용시설의 인간들이 던져주는 책을 통해서 알았지만 실제로는 본 적도 없었다. 24시간을 그 안에서 보냈으니까. 그런 일과를 아무런 생각도 없이 보내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답답하고 짜증난다는 느낌은 계속해서 느끼고 있었다.


"......"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3개의 공간으로 나누었던 수용시설을 완전히 통합한다는 것이었다. 통합이 되면서 동시에 나는 다른 공간에서 지내고 있던 나와 같은 다른 실험체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 중에서 그 여자애를 만났다.


"안녕?"


"...?"


나나 다른 실험체들은 하나같이 반쯤 정신이 나간 모습들이거나 아니면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시비를 걸어대는 녀석들이었는데, 그 여자애는 달랐다. 처음보는 나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먼저 인사를 해온 것이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오렌지색 머리칼, 보옥같은 청록색 눈동자, 여기 실험체들은 전부 강제 위상력 주입수술을 받은터라 그 여자애의 모습이 특별히 튄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남들과는 다른 인상에 상당히 특이하게 느껴졌다. 이름이라... 이름따윈 모른다. 우리 실험체들은 이름따윈 없었으니까. 이름 대신에 번호가 붙기는 하였다. 그때의 나는 '13번'이었다. 그리고 그 여자애는 자신이 말하길 '7번'이라고. 얼핏 들은 바로는 실험체들의 번호는 단순하게 먼저 이곳에 들어온 순으로 붙인다고 했었으니, 그 여자애는 나보다 먼저 들어온 실험체였다.


"죽을래?!"


"아앙? 뭐라고 임마?!"


"하아... 수용시설이 통합되어도 쟤들은 여전히 또 싸우네."


"......"


"...얘, 너는 왜 그렇게 조용하니?"


어느날 갑자기 나에게 던진 질문, 왜 말이 없느냐고? 그거야 간단하다. 괜히 싸움을 해봤자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기 말이다. 당시의 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쓸데없는 문제는 만들지 않으며 그저 조용히 날을 보냈다. '7번'은 이런 나의 모습이 이상하게 보여서 그런 질문을 한 모양이다.


"저런 쓸데없는 일에는 관심 없으니까."


"그럼 뭐가 관심있는데?"


"......"


이 이상 '7번'과 대화를 하면 피곤해질 것 같았던 나는 그냥 무시하기로 하였다. 내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잠깐동안 아무말없이 가만히 나를 주시하고 있던 '7번'은 갑자기 이런 말을 하였다.


"나는 말이지, 바깥에 관심이 있어."


"?"


"오랫동안 잊고 있던 바깥의 공기, 그리고 밝게 내리쬐는 햇빛, 그런것들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어. 그러니까 언젠가는 꼭 여기서 나갈거야."


"그래... 힘내라."


건성으로 대답하고 나는 '7번'을 피해 구석진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나는 때때로 실험후에 남는 시간동안 하는 것을 하였다.


슥- 슥-


"헤에~ 귀엽다."


"! 뭐, 뭐야!"


그때, '7번'이 관심을 보이며 내 뒤로 다가왔다. 깜짝 놀란 나는 평소에 하지않는 소리치기라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해보았다.


"네가 조각한거야?"


"...그래."


실험후에 남는 시간동안 내가 하는 것, 그것은 우리 실험체들에게 책과 동시에 가끔씩 장난감으로 쓰라는듯 던져줬던 나무블럭 하나를 칼로 조각하여 '새'를 만드는 것이었다.


"우와, 정말로 똑같다! 직접 보고 조각한 거야?"


"책에 그려져있던걸 그냥 따라 조각한 것 뿐이야."


"그런데 왜 이런걸 하는거야?"


"그냥 할짓 없으니까 하는거지."


이런게 대체 뭐라고 이렇게나 호들갑을 떠는건지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7번'은 한동안 내가 계속 새를 조각하는 것을 보다가 나에게 가볍게 인사하고 자신이 잠자는 곳으로 돌아갔다.


"이상한 녀석..."


'7번'을 처음 만나고 일주일 정도가 지났을 무렵, 그때동안 '7번'은 나에게 꽤나 관심이 생겼던 모양이었는지 실험후에 남는 시간동안 항상 나에게 찾아와 대화를 하려 하였다. 물론 상대하기 귀찮았던 나였지만, 매일같이 찾아와서 결국 두 손 들었달까,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나도 '7번'에게 약간의 관심이 생겼던걸까, 어쨌던 간에 지금은 '7번'과 짧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오늘 실험은 많이 힘들었지?"


"평소를 똑같은데 뭐."


"... 저기, 너는 이런 생각 안해봤어? 우리가 왜 이런곳에서 그런 실험들을 받아야 하는건지."


"......"


'7번'은 나에게 그런 말을 귓속말로 하였다. 그 말을 듣고 나는 '7번'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것인지 대강 짐작이 되었다. '7번'의 말에 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해본적은 있기야 하지. 하지만,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기나 해?"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냥 조용히 있는게 낫다고."


"...난 말이지. 언젠가는 반드시 이곳에서 나갈거야."


"...하?"


나는 잘 못들었다는 듯한 반응을 표하였다. 이곳에서 나가겠다니... 이곳은 실험체들이 지내는 시설들만 완전 개판이지, 나머지 시설들은 하나같이 전부 제대로 갖춰진 철통과도 같은 곳이다. 그런 곳에서 나가겠다니, 그 말을 들은 나는 '7번'에게 맛*** 없는 밥들을 먹다보니 맛이 간거냐고 비꼬듯이 말하였다.


"난 진심이야. 언젠가는 반드시 이곳에서 나갈 거라구. 그래서 이 비인도적인 시설을 폭로하고 나나 너, 그리고 다른 실험체인 아이들을 이곳에서 해방시켜줄거야. 그리고..."


"그리고?"


"바깥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갈거야."


"바깥 세상에서... 평범하게?"


"응."


바깥 세상으로 나가서 바깥 세상에서 사는 다른 사람들과 다름없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겠다... 그런 생각은 이때까지 단 한 번도 해본적이 없고, 그런 생각을 하는 녀석도 이 수용시설 안에서는 본 적이 없다. 그런데 '7번'이 바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진심이었다. '7번'의 눈에서는 한 점 흐트러짐 없는 진심이라는 것이 보이고 있었으니까.


"... 그래, 힘내라."


"저기... 부탁 하나 하고싶은데 말이야."


"부탁?"


"내가 이곳에서 나가는 날이 올 때, 너도 나와 함께 가줬으면 해."


"... 뭐?"


나는 황당하기 그지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갈거면 혼자 나갈것이지 왜 나까지 같이 가줬으면 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봤을때, 너는 이곳의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달라. 싸움도 멀리하고, 겉으로는 티내지 않고 있지만 꽤 상냥하기도 하고. 한 마디로 마음에 들었달까? 그러니까..."


"상냥하기는 무슨! 됐어, 이제 그만하고 가."


"... 한 번만 잘 생각해줘."


그 말을 하고 '7번'은 다시 자신이 있던 곳으로 되돌아갔다. '같이 나가자'라는 말을 들은 나는 '7번'이 돌아가고 나서 마음속이 어째선지 복잡해졌다. 그리고 나의 그 복잡해진 마음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일이 터졌다.




다음날


"뭐... 라고...?"


하루가 지나고, 난데없이 이른 아침에 모든 실험체들은 집합시켜놓고 관리자가 무슨 얘기를 하나 싶었더니, 그 얘기를 들은 나나 '7번', 그리고 다른 실험체 모두가 자신들의 귀를 의심하였다. 관리자가 한 말은 이것이었다.


"자, 이제 실험의 성과들을 보여줄 때가 왔다. 지금 당장, 너희들 전원은 이곳에서 단 한 명만이 남을 때까지 서로와 싸우도록. 그것도 단순히 싸우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숨통을 끊어라. 패자는 실패작이나 다름없는 것, 그러니 죽든 말든 상관없지. 그렇게 최후의 1인이 된 실험체는 이곳에서 내보내주겠다."


"여기서... 내보내준다고...?"


"......"
'7번...'


그 얘기를 들은 내 옆의 '7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멍하니 관리자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것도 잠시, 관리자의 신호가 울리자마자 모든 실험체들이 모인 그 집합장소는 순식간에 피튀기는 살육장으로 변하였다.


"죽어라!"


"크아악!"


'이런 빌어먹을...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된 거야...!'
"...응?"


그 피튀기는 싸움속에서 조용히 몸을 피해있던 나의 앞으로 '7번'이 천천히 걸어왔다.


"7번..."


그때 나는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다. 귀찮은 녀석이긴 했어도 항상 만나 대화를 나누며 어느정도의 연이 있기에 나를 공격하는 일은 없을것이라고. 하지만, 그 생각은 틀렸었다.


슈악-!


"!!!"


'7번'은 평소와 같은 밝은 미소는 완전히 사라지고 오직 눈앞에 있는 나를 죽일 것 같은 살기를 내뿜으며 아무런 망설임없이 손에 든 소태도로 나의 가슴을 향해 찔렀다. 기습이었지만 나는 아슬아슬하게 '7번'의 공격을 피하고 땅에 주저앉았다.


"너...!"


"내가 말했었지...? 나는... 반드시 이곳에서 나갈거라고... 그리고 지금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읏!!"


"죽어줘!!!"


푸샤아악-!!!


그 순간, 내 얼굴에 붉은 선혈이 물풍선이 터지듯 흩뿌려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 어...?"


"... 쿨럭...!"


내 손에는 옆에 떨어져있던 날선 칼 하나가 쥐어져있었고, 그 칼은 '7번'의 심장을 정확하게 관통한 상태였다. '7번'이 나를 공격하는 순간, 나는 나 자신도 모르게 손을 움직여 반격을 가한 것이었다. '7번'은 피를 토하고 손에 쥐고있던 칼을 떨어트리고 몸을 조금씩 떨다가 천천히 쓰러졌다. '7번'이 쓰러지고 그 쓰러진 자리에는 피로 된 웅덩이가 만들어졌다. 나는 그런 '7번'을 넋을 잃은채로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아... 아..."


"......"


'7번'이 뭐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나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말을 마친 '7번'은 눈을 감았고 완전히 숨통이 끊어졌다. 그 직후, 나는 이성을 잃었다.






"놀랍군...!"


"하아... 하아..."


정신이 돌아왔을때 쯤에는 그 곳에서 서있는 것은 오직 나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전부... 싸늘한 시체가 된 채 이곳저곳에 널부러져 있었다.


"이건..."
'설마... 내가...?'


나는 조심스럽게 내 양손을 살펴보았다. 내 양손에는 모든것을 말해주듯, 완전히 붉거나 약간 검붉은색인 피들이 섞인채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그렇다, 내 손의 피는 바로 이 싸늘한 시체가 되어버린 실험체들의 피였던 것이다. 즉, 이성이 없는 동안 내가 전부 죽였다는 것이었다.


"......"


그때부터였다.



[난 말이지, 언젠가는 반드시 여기서 나갈거야.]

[내가 이곳에서 나가는 날이 올 때, 너도 나와 함께 가줬으면 해.]

[바깥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갈거야.]



'... 멍청하기는...!'
"하... 하하...!"


나의 몸과 마음이 완전히 뒤틀려버린 것은.


"하하하하하하!!!"


############




"왜... 죽어주지 않은거야...? 왜 죽인거야...?"


"그만... 이제 적당히 좀 하라고!"


나타의 눈앞에서는 '7번'의 환상이 온몸이 피로 샤워를 한 듯한 모습으로 중얼거리며 나타의 귀와 머릿속을 강하게 어지럽히고 있었다.


"왜 죽어주지 않은거야... 왜 죽인거야... 왜...! 왜!!!"


"입 다물어! 네년이 날 죽이려고 덤벼들었으니까 나는 그에 대응해서 역으로 네년을 죽인 것 뿐이야! 죽이려고 했다가 역으로 죽으니 억울하냐? 농담도 정도껏 하라고! 그랬으면 네가 나보다 더 강했으면 됐을 거 아냐!"


"왜... 왜..."


"이... 귀머거리 년이...! 당장 사라져!!!"


나타는 주먹을 '7번'의 안면에 냅다 꽂아박았다. 나타의 주먹이 꽂히자 '7번'의 안면에 가볍게 분쇄되며 곳곳에 피가 흩뿌려지고 '7번'의 몸은 뒤로 벌러덩 쓰러졌다.


'헉!'
"하아... 하아...!"


'7번'의 환상을 죽인 나타는 잠깐동안 숨을 헐떡거리다가 조금씩 몸을 낮추더니 무릎을 꿇고 양손으로 땅을 짚은 채 주저앉아버렸다.


"***...! 왜 자꾸 이 기억만...!"


"왜 이게 너의 가장 괴롭고 슬픈 기억인지 모르겠어?"


"?"


그때, 나타의 뒤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자 나타는 깜짝 놀라였다. 그건 자신... 수용시설에 갇혀있을 당시의 자신이었다.


"넌... 그보다 뭐...? 이게 왜 나의... 가장 괴롭고 슬픈 기억인지 모르겠냐고...?!"


"그래."


"그야 당연하지... 이때는 나의 진정한 존재이유를 깨달은 때니까. 그래... 오히려 좋은 쪽에 해당하는 기억이라고...!"


"그럼 너는 지금 왜 그렇게 괴로워 하는거지?"


"시끄러워! 그건...! 그건..."


나타는 뭐라고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반박을 할 말이 어째서인지 전혀 떠오르질 않아 입을 어물거릴 뿐이었다.


"... 그건 말이야. 네가 처음으로 마음을 열었던 상대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진짜 자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야."


"마음을 열었다고...? 웃기지 마! 그년은 그저 귀찮은 녀석들 중에 하나였을 뿐이라고! 게다가 날 배신하고 죽이려고 했어! 그런 빌어먹을 년이 뭐가 좋다고...!"


"왜 '배신'이라는 말을 쓰는건데?"


"뭐?"


"'배신'했다... 그것은 즉 너는 마음속으로 그 아이에게 마음을 열고 신뢰하고 있었다는 뜻이 아니야?"


"!..."


그 말을 듣자 나타는 금새 꿀 먹은 벙어리가 된 채 뭐라고 반박해야 할 말을 찾기 위해 머리를 싸매었다. 하지만, 그 말에 반박할 말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그것은 자기도 모르게 그 말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었다는 걸 나타는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 너는 이때 마음속에 큰 상처를 입었지. 이후에 늑대개팀에 들어가고, 검은양팀과 만나 서로 함께 지내면서 조금씩 과거의 자신을 잊으며 마음속의 상처를 치유하기는 했었지만, 그런다고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지."


"?"


"그건 말이야. 너의 손은 이미 더럽혀질 때로 더럽혀졌다는 거야."


나타의 환상의 말은 계속 되었다.


"그 일 이후로 모든것이 비틀려버린 너는 처리부대의 일원이 되어 많은 생명의 피로 그 손을 씼었지. 이미 너는 구제할 길이 없는 더럽혀진 존재라는 말이야."


"......"


"그렇기에 너는 '7번'... 그녀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는 것조차 이미 불가능해졌지."


"마지막 부탁이라면... 나보고 자신과 같이 그곳에서 나가자고 한 그거 말이냐...?! 하, 그딴 부탁따윈...!"


"내가 말한 그녀의 마지막 부탁이라는 것은 그게 아니야. 좀 더 뒤다."


"뭐?"


그러자, 갑자기 나타의 뒤로 화면 하나가 비춰졌다. 그 화면에서는 나타가 '7번'의 심장을 꿰뚫고 '7번'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죽어가고 있는 장면이 비춰졌다.


"저때 그녀가 했던 말... 듣긴 했어도 기억은 나지 않지?"


"... 무슨 말을 한거야...?"


"직접 들어보시지."


"......"


나타는 귀를 기울여 그 화면속에서 '7번'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려 하였다. 곧 '7번'이 말을 하기 시작하고, '7번'이 그때 하였던 말의 목소리가 들렸다.


- 하하... 왜 그랬냐고... 하는 듯한... 눈빛이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됬으니까... -


'뭐...?'


- 비록... 같이 나가지는... 못하게 됬지만... 적어도 너만이라도... 그러니 부탁해... 꼭 나가서.... 내 몫까지... 열심히 살아줘... 상냥하고 좋은 사람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살... ㅇ... -


'7번'의 숨이 끊어지는 것이 보이자마자 화면은 다시 사라졌다. 화면이 사라지고 나타는 넋이 나간채 화면이 있던 곳을 바라보았다. 그때,


뚝-


"젠... 장... **...! 으아아아!!!"


나타의 눈에서 처음으로 눈물이 흘러나와 한 방울씩 흘러나와 땅과 땅을 짚고있는 나타의 손 등에 떨어졌다. 눈물을 흘리며 나타는 절규하듯 울부짖었다. 왜냐하면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때 '7번'이 자신을 공격한 것은 일부러 나타의 손에 죽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그래서 나타가 자기 대신 바깥으로 나가줬으면 했다는 것을. 그 사실을 깨달은 나타는 이런저런 복잡한 감정이 한 번에 물밀듯이 밀려왔다.


"네가 필사적으로 살려고 했던 것도, 너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부탁 때문이겠지..."


"크으... 으으..."


"하지만, 너는 이미 더럽쳐진 존재야. 네가 어떤 짓을 해도 네가 지금까지 해온 것들은 변하지 않지. 물론, 그녀의 부탁을 저버렸다는 것 또한 변하지 않아. 자신을 희생해서 네가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줬어도 너는 잘못된 길로 들어서서 절대 깨끗해질 수 없도록 자신의 손을 새까맣게, 붉게 더럽혔지. 너는... 구원받지 못해."


"... 그렇다면... 내 손으로... 박살내버리면 그만이잖아."


"?"


"'지금까지의 나'라는 것을!"


콰직-!


"!!"


갑자기 나타는 괴성을 지르며 주먹으로 땅바닥을 **듯이 내려치기 시작하였다.


"'지금까지의 나'라는 존재를 완전히 박살내버리고! 그냥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간단한 거라고오!!!"
'그러면 그 녀석의 마지막 부탁을...!'


쩌적...!


"하아아아아!!!"
.
.
.
.
.
.


"자, 내가 만든 요리란다. 한 번 먹어보렴!"


"와, 먹음직스러워 보이네요."


"비주얼만 그렇지. 누님의 요리는 실제로 먹어보면 그리 맛있는 것도 아니라고. 오히려 맛없..."


"오호? 그럼 너부터 제일 먼저 먹여줘야겠는걸?"


"읏! 하지마십ㅅ..."


쿠우우우웅-!!!


"우왓!"


"우븝!"


"지, 지진?


"아니... 지진이라기에는 부자연스러운 진동이야... 진동이 난 쪽으로 가보자!"
.
.
.
.
.
.


"뭐야? 혹시 지진?"


"아니, 불의 성역에서 지진은 일어나지 않아."


"그렇다는건..."


"누군가에 의한 것... 이라고 봐도 되겠지. 훈련은 잠깐 멈추자. 진동이 일어난 곳을 확인하러 가봐야해."
.
.
.
.
.


갑자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일어난 짧고도 불의 성역 전체를 울리게 만들 정도의 진동, 그 진동을 느낀 모두는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진동이 일어난 쪽으로 가보았다. 진동이 일어난 곳에 도착했더니, 그곳은 다름아닌 현재 아프란과 함께 나타가 훈련을 하고 있는 곳이었다. 그곳의 땅은 마치 작은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거대한 크레이터와 함께 땅이 이곳저곳 갈라져 있었다.


"이건...!"


"주인님."


"아프란!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그때 아프란이 헬리오스에게 다가왔다. 헬리오스는 아프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고 물었다. 아프란은 말 대신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리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알려주었다. 아프란이 손가락을 가리킨 곳에는 나타가 서있었다.


"나타? ...잠깐, 저건...!"


나타를 자세히보니 나타의 손에는 평소에 사용하는 쿠크리가 아닌 다른 것이 쥐어져있었다. 그것은 곳곳에 금이 간 것 같은 자국들이 새겨진, 나타의 몸의 절반 가량 되는 커다란 크기의 망치였다.


"예, 나타님이 신기를 발현한 것입니다."


"그럼 아까의 그 진동은..."


"신기를 발현함과 동시에 나타님께서 저 신기로 땅을 내리치면서 생긴 진동입니다."


"뭐...?!"


'그보다... 정상적으로 평온함을 얻은게 아니라 괴롭고 슬픈 기억을 완전히 백지화 시킴으로써 강제로 평온 아닌 평온함을 얻다니... 터무니없는 사람이다...'


"하하... 해냈다고... 빌어먹을...!"


[신기 - 강요저]
.
.
.
.
.
.
.


"좋아, 이제 용의 힘이 완전히 정제되었군. 생각보다 빨리 됐는걸?"


"그렇다면 이제..."


"그래. 때가 되었다. 그럼 시작해볼까... '용의 부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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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슬비, 제이, 나타 상향(?) 완료

남은 애들은 언제가 될려나?
2024-10-24 23:16:1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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