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비 차원종화하는 글(단편이기도하고 제목이 떠오르지도 않아서...

리네라임 2015-02-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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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미플레인 주인: 아스타로트>>애쉬&더스트
2. 애드거는 순간이동기...(?!)

"....치직.....잘 들려, 요원님들?"
임무 사이에 다음 임무를 브리핑 받던 슬비가 들은 것은 김유정의 무전기에서 들려오는 애쉬의 목소리였다. 
"애쉬....!"
"아아, 그렇게 반가워할 것 없어. 곧 직접 만나게 될테니까.... 이슬비, 너 혼자 데미플레인으로 올라와. 다른 녀석들도 데려오는 건 상관 없지만 우리가 보장하는 건 네 목숨 뿐인건 알고 있겠지?"
애쉬와 더스트, 정확히는 애쉬의 일방적인 통보로 끝난 무전은 다시 조용해졌다. 
"슬비야."
"안 갈거에요. 다음 작전 브리핑이나 마저 해주세요."
딱잘라 말하는 슬바의 모습에 막연한 불안감을 삼키며 유정은 브리핑을 재시작했다. 
"....차원간섭 현상이 다량발생하는 지역에 가서 그 원인을 조사해 오렴."
"네, 언니." 
슬비는 작전구역통제기기, 애드거로 다가가며 유정을 돌아보곤 슬퍼보이는 미소를 지엇다.
"안녕히 계세요."
"그래, 잘 다녀와." 
평소의 슬비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긴 유정은 곧 그 선택을 후회하고 말았다.
"애드거, <데미플레인-용의 전초기지>로." 
"슬비야!!"
유정이 슬비를 소리쳐 불렀을 때는 이미 작전구역, 다시 말해 애쉬와 더스트가 기다리고 있는 그곳으로 사라진 후였다.

밟을때마다 기분나쁜 느낌이 나는 데미플레인은 언제 와도 역겨왔다. 하지만 이곳에서 내 새로운 인생이 시작될 것이다. 아마도. 유정언니, 은이언니, 세하, 유리, J 아저씨, 테인이한테는 미안하지만 난 차원종....이 되기로 결심을 맞췄다.
"애쉬! 더스..."
"그렇게 소리쳐 부를 필요는 없어. 네 뒤에 있거든. 솔직히 올 줄은 몰랐는데.... 왜 왔어? 우린 아무것도 건 게 없는데."
"칼바크한테 이야기는 들었어. 나에게 차원종의 힘을 빌려줘. 너희들의 표현에 따르면... 군단의 힘을."
"빌려달라고? 천만에, 아예 줄게!"
"어머, 이제 옷 입히기할 인형도 생긴거야~?"
나는 옆에서 애처럼 기대에 부풀어있는 더스트는 무시하고 애쉬에게 다가갔다.
"내가, 뭘 하면 돼?"
내 자신이 듣기에도 떨리는 목소리였다.
"아무것도. 그냥 눈을 감고, 세례식을 받아들여."
그 말을 좇아 눈을 감고 기다렸다. 애쉬가 걸어와 내 등에 손을 다고 천천히 뒤로 눕히는 것이 느껴졌다.
그 순간,
"흐으으윽...!"
무언가 다른 자아가 내 손끝, 발끝까지 퍼지는 기분이 들었다. 생전 처음 겪는 느낌에 머리가 이상해질것만 같았다. 
"귀엽네. 아니었으면 끝나기도 전에 내가 널 죽였을지도 몰라."
더스트의 말이 조각조각 머리속에 들어왔으나 해석되진 않았다. 등에서 사지 끝까지 간 무언가가 다시 사지 끝부터 나를 좀먹기 시작했다. 이상야릇한 기분이었다. 아픈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약간 쾌감이 있을 정도였다. 그와함께 의식도 서서히 옅어져갔다.
.
.
.
.

"국장님! 슬비.... 슬비가!"
슬비가 데미플레인으로 떠나자 급히 데이비드를 부른 유정이었다.
"알고 있다네. 이미 세하 군을 보내놓은 상태니 너무 심려치 말게나."
"그...그래도..."
"김유정 요원. 내가 검은양 프로젝트를 시작한건 실수였다고 생각하는가?" 데이비드의 뜬금없지만 정곡을 찌른 질문에 김유정은 쉽게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래, 실수였을지도 몰라. 그 때문에 유니온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유니온과 유정 씨에게 미안할망정 후회스럽진 않다네." 
마치 모든것을 안다는 듯 말을 하는 데이비드에게 유정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누나,슬비 데려왔어요."
세하는 안아온 슬비를 조심스레 눕히며 대충 보고를 했다. 당장에 슬비를 추궁하려던 김유정은 슬비가 의식이 없는걸 깨닫고 한숨을 크게 쉬었다.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야.... 그런데 걔들은 어쩌고?"
걔들이란 애쉬와 더스트를 가르키는 말이었다.
"그냥 보내주던데요? 슬비도 데려가라면서. 그보다 슬비는 괜찮은건가요?"
걱정스러운 얼굴로 슬비의 안부를 걱정하는 세하는 이어진 김유정의 명령을 듣고 놀란 눈치였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슬비를 격리시설에 구금해두고 오도록 해."
".....네.
쓰러져있는 슬비에게 수갑을 채워 격리시설로 업어가는 세하의 표정은 영 좋지 않았다. 하지만 세하도 이렇게가지 해야하는 이유를 알고 있었고, 그렇다면 명령을 이행할 뿐이었다.

누군가 온 몸을 쥐고있는 듯 평소의 몇배의 힘을 들여야 겨우 움직일수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볼까...난 데미플레인에 올라가서 애쉬에게 '세례'를 받은 후 의식을 잃었고.... 그리고 이곳, 강남의 격리시설이었다. 내 담당지역이었으니 모를래야 모를수가 없다.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는데 원래 요원들을 격리하는 목적으로 지어진 시설인만큼 수갑도 상당히 두꺼운 위상억제수갑이었다. '세례'를 받은걸 벌써 걸려서 구금당한건가? 바로 그때, 안쪽에는 손잡이가 없는 문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쪽으로 가까워진 발소리는 곧 문 두드리는 소리로 이어졌다.
"슬비야, 정신이 들어?"
이유도 없이 짜증이 확 솟구쳐올라서 대답 대신 수갑을 한번 거칠게 절그럭거렸다.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건 용서해 줘. 이유는 너도 알지?"
"...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욕지기가 튀어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내고 대답하는데 성공했다. 유정언니이게 욕을 할 뻔했다. 나는 그렇게도 실패를 인정할 수 없는건가?
"그래, 조금만 참고 지내면 예전처럼 돌아갈수 있을거야. 나중에 또 올게."
나는 멀어지는 발소리를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나는 위상력을 각성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항상 전장에 몸 담아왔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로 인류를 위해서였다. 그런데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하지? 참을 수 없이 분하다.  애쉬 덕분에 힘이라면 충분하다. 이 수갑, 나아가서는 이 격리시설도 통째로 분해해 버릴수 있을 것 같다. 
그러게, 왜 안 하고있지?
"부숴, 전부 부숴버려."
머릿속에서 내가 아닌 무언가가 명령을 내렸다. 마치 뇌 한가운데에 통신기가 있는것 같이 그 목소리는 내 행동을 강제하려 들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거부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슬비는 어떻게 됬고, 또 어떻게 될까. 세하는 슬비에 대한 온갖 상념이 떠올라 게임을 하면서도 답지않게 게임오버 화면을 수도없이 보는 중이었다. 면회조차 허가받지 못한 소년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막연한 걱정뿐이었다. 
"세하야, 임무야."
"뭔데요?"
심각한 얼굴을 한 김유정의 호출에 끝을 알수없는 불안감이 세하의 심장을 엄습했다.
"벌써 B급 클로저 세 명과 특경대 한 부대가 행방불명이야. 모두 최전방이라고 할 수 있는 데미플레인에 정찰임무를 수행하러 갔었고, 구조요청 한 번 없이 돌아오지 못했어. 나도 이런 일을 맡기긴 싫지만.... 그 정찰임무가 검은양으로 내려온 모양이야. 데미플레인에 정찰만 갖다와 줘. 위험하다 싶은 기분이라도 들면 바로 도망오고. 알았지?
" 예 그러죠 뭐. 걱정하지 마세요. 애드거, 데미플레인."
데미플레인에 세하가 모습을 드러내기 무섭게 몇몇의 차원종들이 그를 반겼다.
"하나,둘... 일곱이군."
맨 앞에 있던 스컬 스피너의 회전해오는 공격을 고개를 숙여 피한 세하는 건블레이드 끝부분을 해골덩어리의 심장이 있을법한 부위에 박아넣고 발포했다. 역겨운 액체를 흩뿌리며 산산이 부서지는 뼛조각엔 눈길도 주지않고 다음 대상, 저 멀리있는 드라군슈터 무리로 질주했다.
"하나."
건블레이드를 땅에 박으며 인력을 발생시켜 무리를 하나로 모은 후 유성검을 시전. 사방으로 날아가는 드라군들을 흘끗 보고는 우로보로스에게 뛰어갔다.
"다섯."
횡으로 크게 휘둘러진 건블레이드를 투명화하며 흘린 우로보로스가 있던 그 자리로 건블레이드를 되돌렸다. 투명하게 보이던 그곳에 처참하게 으깨지며 바닥에 처박히는 미끈한 체조직이 나타났고, 세하는 그 체조직을 짓밟으며 고꾸라지듯 고개를 푹 숙였다. 그 순간, 베가본드의 칼이 세하의 등을 스치듯 가로로 그어졌다. 세하는 칼이 공간을 훑고 지나간 풍압으로 그 주인의 위치를 짐작해보며 뒷차기를 날렸다. 복부에 위상력이 실린 발차기를 맞고 쓰러진 베가본드의 머리에 건블레이드를 대고 발포하는 세하의 모습은 마치 사신과도 같았다.
"일곱."
결코 길다고 할 순 없지만 세하의 성장을 엿볼수 있는 전투였다. 세하는 고개를 돌려 데미플레인 깊은 곳을 보며 말했다. 그 언제보다 비장한 얼굴로.
"거기에서 기다려, 이 슬 비."

"역장 전개."
원래는 자기 주변에 나이프를 회전시켜 방어용으로 사용하던 기술이었지만 나이프가 없어도 그 인/척력은 여전했다. 곧 슬비 주변에 회전하는 기류가 생겨났다.
"역장 축소."
슬비는 힘을 천천히 모아 역장을 수갑주변으로 점점 줄여나갔다. 슬비가 힘을 주자 수갑에 차차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곧 소리도 없이 깨져 쇳조각의 집합이 되었다. 수갑의 파손을 확인한 슬비는 두가지 기술을 동시에 시전했다.
"역장 확대, 무너져라!"
쇳조각을 나이프삼아 결계를 펼친 후 광범위한 중력장 생성. 격리시설이 통째로 무너지고, 슬비의 머리위로 떨어지는 파편은 수갑이었던 쇳조각이 요격했다.

절대방어의 결계를 둘러치고 나타난 슬비는 눈에 보이는 모든 클로저와 특경대원을 닥치는대로 죽이기 시작했다. 날아오는 위상관통탄은 쇳조각에 요격당하고, 그렇게 추진력을 잃은 탄환은 슬비의 레일건의 탄환으로 재사용되었다. 슬비의 제어능력과 애쉬가 준 차원종의 힘은 시너지가 상상을 초월했다. 현재 슬비의 전투능력은 낮게 잡아도 S급 클로저 2~3인분 이상이었다. 
첫 살인을 하는 순간까지는 아직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애쉬의, 아니, 애쉬가 준 힘의 명령에 저항하려 했던 슬비는 자신의 힘에 저항도 못하고 피를 토하며 죽는 클로저를 보눈 순간, <힘>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이고 나는 인간과 적이며 주인님의 군단 소속이다. 이렇게 재밌는 일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깨부수고, 내던지고, 죽이는 것은 차원종 소탕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게 유쾌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드라마 따위를 보면서 즐거움을 얻던 과거의 내가 불쌍해질 정도였다.
"환영해, 우리의 부군단장."
머릿속에서 울려퍼지는 목소리는 지금껏 들려왔던 무생물적인 세뇌가 아닌 애쉬가 직접 전하는 목소리였다.
"마침내 받아들였구나, 이슬비."
-fin.-
2024-10-24 22:23:0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