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knights 2부 1화( 빛과 그림자를 안은 채 걷는 남자)

firsteve 2017-06-17 4

겉으로는 너무나도 평온해보이는 한 아파트 안, 검은 후드를 뒤집어 쓴 남자가 팔과 다리가 묶이고 입에는 테이프가 붙은 채 

버둥거리는 남자를 내려다보며 말한다.

"보안팀 과장, 천치원. 나이 55세.가족 관계는 아내와 고등학생 딸. 특이사항, 검은 양팀의 활약을 조작하고 은폐했으며 7년전 

검은 양팀에게 현상금을 걸게 한 장본인....여기까지 틀린 게 있나, 천치원?"

검은 후드의 말에 치원이 버둥거리자 검은 후드가 치원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주며 말하라는 듯 고개를 까딱거린다.

"대...대체 넌 뭐하는 놈이냐!!!너...뭐하는 놈이길래 여기까지 쳐들어온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나, 천치원이야!!유니온의 뒷권

력 중 하나라고!!!그런데 어디서 굴러먹다온 뼈다귀가 나한테....!!!"
 
치원이 시원하게 입을 나불대자 검은 후드의 사나이가 치원의 얼굴을 발로 차더니 차갑게 말한다.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하지?맞냐고."

"크으.....너....나중에 후회할거다....네까짓 놈 하나 찾는 거 아주 쉽거든."

"그래?나중에 유니온 부술 때 너희 쪽 정보력은 살려서 써먹어야겠네....근데 말이야....후회한다는 그 말...그건 내가 할 말인데

?"

검은 후드의 말에 치원이 이해 못한 표정을 짓자 검은 후드가 손가락을 탁 하고 튕긴다.

그 동작에 작은 게이트가 위에서 열리더니 안에서 기절한 두 여성이 나타난다.

"여...여보?!연지야?!내 말 들려?!대답해!!!!"
 
치원의 말에도 미동도 없는 두 여자의 모습에 치원이 세하를 째려보며 말한다.

"너...우리 딸이랑 아내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그저 기절시켜놨을뿐이야. 뭐....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음 상태가 결정되겠지만 말이지만."

검은 후드의 사내가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무기를 들이대더니 치원을 보며 말한다.

"지금부터 40분을 줄게. 40분안에 당신의 죄를 언론사에 보내. 그게 방송에 나오거나 기사에 나온다면 셋 다 살려주고, 만약...

안 나오면.....너희 셋 다 죽는다."

검은 후드가 왼손에 채워진 낡은 시계를 보며 말없이 있자 치원이 검은 후드를 향해 말한다.

"내...내가 그딴 협박에 넘어갈 것 같냐!!쏴 봐!!!지금 쏴보라고!!!"

치원의 도발에 검은 후드가 무기를 들더니 치원의 아내의 머리에 건블레이드 총구를 겨누고는 말한다.

"안 그래도 그럴 건데."

"뭐...?"

치원이 멍한 표정을 짓는 그 순간, 검은 후드의 건블레이드 총구에서 불꽃이 발사되더니 쓰러져있는 치원의 머리를 관통해버

린다.

그 모습에 치원이 절규를 하며 버둥거리자, 시끄럽다는 듯이 치원을 발로 차버리고는 치원의 딸, 연지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며 
말한다.

"다음은 얘야. 그리고 시간은 계속 가고 있다고."

검은 후드가 시계를 흔들며 말하자 치원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풀어달라고 한다.

그러자 세하가 가벼운 손짓으로 치원을 묶고 있는 것을 풀어주고는 고개를 까딱한다.

그 몸짓에 치원이 후다닥 자신의 노트북을 켜고는 자신이 아는 기자에게 검은 후드가 제안한 치원 자신의 죄를 쓰기 시작한다.

말 소리 하나 없이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만 들리던 방 안에 이윽고 소리가 끊기더니 치원이 검은 후드를 돌아보며 말한다.

"다 썼어!!!다 써서 보냈다고!!!이제 우리 연지를 풀어줘!!!"

"무슨 말이야? 난 그게 방송이나 기사에 나와야 풀어준다고 했는데? 안 나오면 끝이지."

검은 후드가 여유롭게 말하며 TV를 켜더니 치원에게 리모컨을 넘기며 말한다.

"뭐해? 네가 보내 그 기자 방송사로 틀어. 나오나 보게."

검은 후드의 말에 치원이 서둘러 채널을 바꾸더니 이내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중얼거린다.

"빨리...빨리 방송하란 말이야, 유 기자....안 그러면 우리 딸이...."

무심할 정도로 빠르게 시간이 흐르기 시작하자 치원의 불안은 커져만 간다..

'빨리...빨리!!유 기자 뭐하는 거야!!!'

그 때....

핸드폰을 보고 있던 검은 후드가 조용히 그를 돌아보며 묻는다.

"날 속였나보네? 안 나오잖아?"

"아...아니야!!!그...그래도 기사는 나왔을 거야!!확인해봐!!!"

치원의 말에 검은 후드가 핸드폰 화면을 그에게 보여주더니 섬칫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 어디에도 그런 글은 없어. 지금까지 계속 봤는데 말이지.....협상은...결렬이다."

그러더니 망설임 없는 손놀림으로 총구를 그의 딸에게 들이대더니 그대로 쏴 버린다.

"으....으아아아아!!!!!이 개x끼야!!!!!너 대체 뭐하는 새x야!!!!내가 뭘 잘못했냐고!!!그깟 애새x들이랑 병x새x끼랑 여자 하나 사

지로 몰아넣었다고 우리 가족을 죽여?!네가 뭔데!!!!!!!!!!"

치원의 절규에 검은 후드가 말없이 후드를 벗어버리자 치원이 두려움에 몸서리치며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킨다.

"너...너는...?!어...어째서...네가?!"

"알 거 없어, 천치원. 네가 알아야 하는 건...이젠 너에겐 기회가 없다는 거지...."

"아...안돼...사...살려줘...살려달란 말이야...!!!내...내가 잘못했어!!내가 잘못했다고!!!그러니까 제발...!!!!"

치원이 눈물콧물을 쏟으며 그에게 매달리는 순간, 건블레이드의 총구가 치원을 향해 불을 뿜는다.

이내 그의 몸이 고꾸라지자, 남자가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며 중얼거린다.

"....사과로 끝날 거였으면....찾아오지도 않았어....아니....이렇게 돌아오지도 않았어....인간 말종. 지옥에서 영원히 썩어라."

남자가 라이터로 불꽃을 일으키더니 이내 그가 서 있는 집에 불을 지르고는 게이트를 열고 옥상으로 향한다.

옥상에 도착한 남자가 저 멀리서 신고를 받고 달려오는 소방차와 경찰차들을 보며 중얼거린다.

"앞으로 많이 바빠질 겁니다, 모두들....우리 애들...내 사람들을 건든 놈들.....한 놈도 남김없이 태우고 없애버릴테니까요...."

그 순간...

남자의 핸드폰이 울리더니 이내 안에서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폐하. 기자 처리가 완료되었습니다. 폐하 쪽은 잘 마무리 되셨습니까?"

"그래. 이쪽도 완료다. 너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계속 평소의 임무를 수행하고. 특이사항이 있을 시 보고 하도록."

"존명."
 
전화가 끊기자 남자가 하늘 위에 불꽃으로 무언가를 쓰며 중얼거린다.

"자....어디....한 번 해보자고, 거짓말 연합님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검은양이 돌아왔으니까."

남자가 하늘에 쓰던 걸 끝내고 사라지자, 그 뒤로 경찰과 요원들이 옥상으로 뛰어들어오다가 하늘에 써진 글씨를 보고는 털썩 

주저 앉는다....

[희생되지 않은 양은 거짓된 연합을 부수기 위해 용이 되어 돌아왔다]

며칠 후...

시끌벅적한 분위기의 밖과 달리 심각한 분위기의 유니온 뉴욕총본부 회의실에서는 유니온의 임원들이 화상회의를 하며 며칠 

전 일어난 사건에 대해 토론을 나눈다.

"아니....다들 일처리를 어떻게 하는 겁니까?!언론 하나 통제 못해요?지금 그 글귀 때문에 인터넷이 얼마나 시끄러운 줄 알아요

? 맨날 유니온의 치부가 들어났다, 방관의 댓가다 뭐다 하고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리고 아주 피곤해요, 피곤해."

임원 중 하나가 입을 열자 저마자 자신의 의견을 표하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려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애초부터 이런 조작

극을 반대하고 유니온의 잘못을 공개하려고 했던 무리, 통칭 검은 양팀 지지 세력은 오히려 그들을 싸잡아 묶어 비난하며 난장

판이 된다.

결국 또다시 난장판이 되서 끝나는 회의에 임원들이 나가자, 그곳에 자신의 어머니를 대신해 참석했던 마리아가 한숨을 쉬며 

나온다.

'어후....idiots(바보들)....그러니까 왜 감당도 못할 일을 벌이냐고.....그 heros와 heroines 중 한 명이라도 복수를 다짐하면 어

떻게 될 지 알면서도, 왜 자기 자식들 출세시키려고 벌집을 건드려서....그만한 능력도 없는 fake heros 와 fake heroines 주제

에... '

 마리아가 이렇게 생각하며 나오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나이가 있어 보이는 노신사가 그녀를 반긴다.

"오, 마리아 재클린 양. 이번 회의는 자네가 대신 왔군. 어머님은 괜찮으신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잭 트루퍼 의원님. 아주 건강하시니까요."

"오 그렇게 신경질적으로 받아드리지 말게. 자네 어머니는 우리와 의견이 다르긴 하지만 아주 중요한 유니온의 인재라서 이러

는 거니까."

잭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을 하지만 마리아는 의심을 거두지 않은 채 잭에게 대답한다.

"그렇군요....좋게 받아들이죠. 그럼 전 어머니 병간호 때문에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마리아가 잭을 지나쳐 걸어가자 그녀의 뒷모습을 향해 잭이 빈정거리는 말투로 중얼거린다.

"그 엄마에 그 딸이군....주제도 모르고 까불긴...."

그러더니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 잭이 은밀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래, 나야. 계획의 완성을 서두르라고....이대로는 답답해서 못 봐주겠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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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 이 시각....

신서울의 어느 세련된 바, 깔끔한 정장을 입은 새하얀 머리의 남성이 바를 정리하며 글라스들을 닦고 있다.

"후우....오늘도 힘든 하루였어....그래도....평화로워서 좋군.....7년전처럼....그렇게 불안에 떨면서 지낼 필요도 없고 말이야..."

그러더니 자신의 핸드폰 화면에 띄워져 있는 자신과 유정의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그래.....내가 선택한 건....잘한 거였어....봐...유정이도...나도....이렇게...웃는데...."

물론 그렇게 말하는 그이지만 동시에 마음 속에 남아있는 죄책감....7년전 사라진 세하의 행방을 찾는 것을 포기해버린 것과 자

신의 [선택]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지자 애써 머리를 흔들고는 핸드폰의 단축키를 누르며 생각한다.

'이럴 때는 유정이 목소리를 들어야지...괜히 이런 걸로 마음 쓸 필요 없고 말이야...'

예쁜 연결음이 들리길 몇 초,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전화를 받는 소리가 나자 남자가 달콤한 목소리로 유정을 부른다.

"유정아, 뭐해? 드라마 보고 있었어?"

"....."

"유정아? 안 들려? 유정아?"

".....안녕, 제이? 잘 지냈어?"

자신의 귀에 들려온 유정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남자의 목소리에 제이가 얼굴을 굳히며 핸드폰을 꽉 쥔다.

"너 누구야....누군데 유정이 전화를 받는 거야!!!"
 
"알고 싶으면 당신 아파트 옥상으로 오라고.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여보세요?여보세요?!.....이런 x...!"
 
제이가 후다닥 외투를 챙겨입자 옆에 있던 직원들이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유정이가 누구한테 납치된 거 같아. 문 닫고 열쇠는 넣어놓는 곳에 둬. 알았지?"
 
제이가 다리에 위상력을 집중한 채 그대로 달려가더니 땅을 박차고 사이킥 무브로 아파트 옥상을 향해 날아간다.

이윽고, 아파트 옥상에 유정으로 추정되는 여자와 하얀 색 머리의 남자의 모습이 보이자 제이가 사뿐히 내려앉고는 그에게 다

가간다.

"누구냐, 너. 누구길래 유정이를...?!"

제이가 다가오다가 어딘가 모르게 눈에 익은 얼굴에 말을 삼키다가 힘겹게 한 마디를 내뱉는다.

"세하....동생?"

"....여, 오랜만이야, 제이. 나 팔아먹고 잘 살고 있었어? 몸도 좋아졌고, 유정이 누나랑 결혼까지 하고 말이야, 응?"

7년전과 달리 자신에게 반말을 하며 자신을 노려보는 세하의 모습에 제이가 주먹을 꽉 쥐며 말한다.

"....팔아먹은 게 아니야....정말....그런 의도가 아니었어...."

"....."

"유정이를 살렸어야 했어!!!네가 떠난 뒤 유정이의 몸 안에 쌓인 위상력 분진이 유정이의 몸을 오염시켰고 빨리 손을 대지 않으

면 유정이는 죽을 수도 있었어!!! 그래서....그래서 세상에 말했어. 우리는 죄가 없다고. 동생의 무모한 행동에 우리는 질렸다고

. 그런 식으로 말하면 유정이를, 검은 양 아이들을 살려준다고 했다고!!!"

"......."

"돌아올지 안 돌아올 지도 모르는 동생과의 의리보단 난!!!!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남아 있는 지켜야할 사람들이 더 중요했다고

!!!"

제이의 말에 세하가 건블레이드를 불러내더니 제이를 보며 말한다.

"....그래요. 당신 입장에서는 그랬겠죠. 저 보단 유정이 누나가, 남은 애들이 더 중요했겠죠....근데, 제이....내가 왜 지난 7년동

안.....이곳으로 안 돌아 온 줄 알아요?"

"안 돌아온....이유?"

제이가 멍한 표정을 짓자 세하가 크큭 거리며 중얼거린다.

"뭐야, 제이.....그럼 내가 괜히 이쪽 시간으로 7년씩이나 안 돌아왔다고 생각한 거에요?도망 간 줄 알았어요?"

"....그래....도망갔다고. 7년씩이나 안 와서우리를 버렸다고 생각했어. 내가 [선택]을 한 그 때는 이미 네가 떠난 지 1년이나 지

났고, 유정이는 그 때 다친 것 때문에 걷지도 못하는데다가 오염된 몸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으니까!!!"

제이의 말에 세하가 검을 등 뒤로 넘겨 꽂더니 머리를 쓱 올리며 말한다.

"7년...이라고 했죠? 하....진짜....당신....은퇴하더니 감 많이 죽었나보네요...그 쪽 세계의 시간이....왜 이쪽과 같다고 생각하

는 거죠?"
 
".....뭐? 그럼....넌....."

제이의 말에 세하가 제이의 눈을 마주보며 말한다.

".....용의 힘을 얻고 나서 영지 내 부하들에게 용으로서 인정받는데 1년, 영지를 회복하는데 1년, 부하들을 새롭게 창조하는데 

3년, 영토를 확장하는 데 2년, 내 힘을 키우는데 3년.....총 10년의 시간을 보냈어요. 그 수라장에서!!!! 아무것도 없고, 차원종 

뿐인, 그 황량한 그 땅에서 나는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고!!!!!"

"동...생...."

"그럼에도 10년이라는 시간동안 내가 왜 버텼는지 알아요? 돌아와서 누명 벗겨주려고. 그러려면 힘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힘이 필요했으니까!!!그래서 ** 듯이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또 죽여가면서 내 군대를, 내 힘을 길렀어요!!!!!그런데!!!!!"

세하가 제이를 노려보더니 원망과 분노가 섞인 목소리로 그에게 쏘아붙인다.

"돌아와서 정보를 수집하는 중 알았어요. 당신을 비롯한 모두가 내가 주범이라고, 자신들은 그저 끌려다니고 챙겨주고 말리려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는 것을."

"....."


"그 때 깨달았어요.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은 날 생각해주지 않는 구나 하고."

세하가 제이를 흘긋 보더니 한손으로는 유정을 잡고 한손으로는 수도(手刀)를 만든 채 말을 한다.

"그래서....저도 착한 아이 행세는 그만두려고요. 당신이나 우리 애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다면....그렇게 굴어드리죠."

세하의 손이 유정의 심장 쪽에 박히자 제이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도...동생....지....지금 뭐하는 거야?"

"말했잖아요. 당신이 세상에 공표한 대로 굴어주겠다고. 자 그럼 전(前) 검은 양 팀 특수요원 제이 요원님. 이 손을 뽑으면 오랜

만에 내기 한 번 하죠. 요원님이 이기시면 유정이 누나는 무사할 거고, 지게 되신다면.....뒷말은 아시겠죠?"

세하가 싱긋 미소를 짓더니 박혀 있는 왼손을 보며 말한다.

"그럼....시작."

촤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세하의 왼손이 뽑혀나오며 선혈색의 궤적을 그리자 이성을 잃은 제이가 세하에게 달려오며 공격을 

퍼붓는다.

"으아아아!!!!!!!!!죽여버리겠어!!!!!!"

"....그래요...그거에요!!!!7년전처럼!!!맹수처럼!!그렇게!!!이래야....싸울 맛이 나죠!!!!"
 
세하가 연신 공격을 막기만 하다가 검을 옆으로 내팽겨치고는 그대로 제이에게 주먹을 날린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날아간 제이가 다시 일어나 달려오자 이번엔 세하도 제이에게 달려가며 주먹에 맞대응한다.

엄청난 충격파가 주변의 물건이나 바닥을 강타하지만 그런 건 신경도 안 쓴 채 오직 세하에 대한 분노에 몸을 맡긴 제이의 공

격에 세하가 말한다.

"그래요, 이거에요, 이거!!!!내가 아는 제이의 주먹은, 기운은, 파괴력은 이거라고요!!!!"
 
세하의 연이은 말에 제이가 뒤로 물러나자 세하가 제이를 보며 말한다.

"뭐죠, 제이? 빨리 안 덤비면 유정이 누나가 죽을텐데요?"

".....그 전에 하나만 묻자....너....왜 검을 안 쓰는 거야.....진심이라면 검을 써야 하잖아....대체 왜!!!"
 
제이의 물음에 세하가 피식 웃음을 짓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말한다.

"이제야 돌아온 것 같네요. 그 판단력도, 성격도, 내가 알던 아저씨의 모습으로."

"무슨...말이야?"

제이의 말에 세하가 건블레이드를 집어들어 아공간에 수납하더니 유정에게 다가가며 말한다.

".....애초에 아저씨랑 진심으로 치고 박고 할 생각 없었어요....그냥.....다시 보고 싶었어요. 내가 기억하는 아저씨의 모습을."

유정에게 다가온 세하가 제이 쪽은 **도 않은 채 묻는다.

"누나가 지금 아픈 건 못 걷는 거랑 분진 오염이라고 하셨죠? 다른 건 없는 거죠?"
 
"그래....계속 투석도 받고 치료도 받고 있지만 분진은 워낙 극소량 씩 나오고 치료는 진전이 없어...."

제이의 말에 세하가 걱정말라는 듯 손바닥을 유정의 심장 위에 얹으며 중얼거린다.

"....선대의 지식을 빌려, 나의 힘을 양식으로 삼아, 명한다. 치유의 불이여, 깃들어라."

세하의 중얼거림에 주변에서 따뜻한 노란 빛의 불꽃들이 유정에게 모여들더니 스며들기 시작한다.

"아, 맞다. 아저씨. 잠깐 귀 좀 막으세요. 소리가 좀 적나라하거든요."

"뭐?"

제이가 이해하지 못한 채 멍 때리는 순간, 뿌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달그락 거리는 뼈의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려오자 세하가 

조용히 한숨을 쉰다.

"진짜....권능의 효과는 좋은데 소리가 흠이야, 흠....."

서서히 유정의 몸에서 손을 뗀 세하가 유정의 상처에서 빛나는 가루를 뽑아내더니 이내 그것을 꾹 눌러 작은 결정으로 만들어 

제이에게 던진다.

"받아요, 아저씨. 누나 몸에 있던 분진으로 만든 결정이에요."

"동생....이게...어떻게 된 거야?"

"....치료하고 고쳐준 거에요, 누나를. 뭐....그래도 당분간은 걷기 힘들 거에요. 몇 년씩이나 안 쓰던 다리니까 근력도 많이 줄

었을 거고. 그래도 기본적인 병이나 안 좋은 것들은 분진을 빼면서 다 치료했으니 걱정 마시고요."

치료. 그 두 글자에 제이가 세하를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동생....설마.....7년전에....내 몸이 갑자기 좋아진 건...."

"....만능은 아니지만 제가 아는 범위 내의 것들은 고칠 수 있거든요....오염으로 인한 부작용 같은 건 못 고치지만."

"동생...."

"...그 땐 모두를 살리고 싶었어요...힘조차 마음대로 못 쓰던 그 시절의 제가, 부족하다 못해 모자랐던 제가 쓰러진 5명의 병명

도 모른 채 눈에 보이는 것 기억나는 것에 의존해서 어떻게든 치료하고 도망가려면.....뭘 댓가로 잡았을까요?"

"서...설마...동생...?!"

제이의 말에 세하가 슬픈 미소를 지으며 제이에게 말한다.

"맞아요, 아저씨. 비록 그 때는 유정이 누나를 완치시키지도 못하는 저급한 반쪽짜리 능력이었지만....소모는 꽤 컸죠.....수명

이.....10년 가까이 줄었으니까요. 한 사람당 2년씩이면 싼 편이지만, 후훗...."

"10...년?그럼 지금 한 것도?!"

"....이제는 그렇게까지 팍팍 줄진 않죠. 해봤자 하루 이틀?"

"줄어드는 건 마찬가지 잖아!!!대체 왜...? 우리를 그렇게 미워하면서 왜?!"

제이의 물음에 세하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전 우리 팀을 미워하지 않아요...그건 옛날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사실이에요. 아까 한 소리는....그냥 형의 힘을 

끌어올리기 위한 쇼였고요."

"....."

"그리고 그건....제가 가진 인간으로서의 부분이 원하는 거에요....못 버렸으니까요..."

세하의 말에 제이가 씁쓸한 미소를 짓자 괜찮다는 듯이 웃으며 유정을 데리고 와 제이에게 안겨주며 말한다.

"잘 데리고 돌아가세요. 설명 잘 해주시고요.....저랑 바꾼 소중한 사람이잖아요?"

"....뒷끝 있었구나, 동생."

"10년 동안 복수 생각만 했다고 생각해보세요. 없던 뒷끝도 생겨요."

제이에게 유정을 넘긴 세하가 저벅저벅 걸어가다가 뒤를 돌아보며 묻는다.

"...아저씨 혹시...정미 어디 사는 지 알아요?"

"....미안하다....최근에 들러서 어디론가 간다는 말을 했는데....주소는 차마 못 물어봤다....자격이 없다고 생각되서 말이야...."

"그래요? 아쉽네요....바로 찾아낼 수 있나했는데...."

세하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더니 제이를 보며 말한다.

"아저씨. 혹시나 정미랑 연결이 되면 주소 알아봐주실 수 있으세요?"

"...찾아가...보려고?"

"...그래도....얼굴은 봐야죠.....절 보기 싫어해도....명색에....남자친구인걸요...."

세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가 이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더니 손을 휘저어 작은 차원문을 만든다.

그 너머를 한참 들여다보던 세하가 뒤를 돌아보더니 제이를 향해 묻는다.

"...아저씨."

"응?"

".....저 가끔 놀러와도 되죠?"

7년전의 세하처럼 뜬끔없는 물음에 제이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래. 놀러와, 언제든."

"....고마워, 형....다음에....또 놀러올게."

형 이라는 말에 제이가 세하를 끌어안으며 말한다.

".....지금까지 고생시켜서 미안하고...또....이렇게 찾아와줘서 고맙다.....남은 이야기는....다음에 바 문 닫고 길게 이야기 하자

."

"응, 형....다음에 봐....혹시 정미 주소를 알게 되면 내가 준 결정에 대고 날 불러. 그러면 나랑 이야기 할 수 있으니까."

"....꼭 찾아서 연락할테니까....가끔씩은 들어라....둘이서...술 한 잔도 못 해봤잖아?"

"그렇네....다음에 올 때는 우리 쪽의 술을 들고 오는 걸 고려해볼게....아...슬슬 가봐야겠다. 다음에 봐, 형."

세하가 인사를 하고 차원문을 통과하자 언제 있었냐는 듯 차원문이 닫힌다.

그 모습에 제이가 세하가 사라진 곳을 향해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다음에 보자....동생...."

한편....

차원문을 넘어서 신서울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공간으로 넘어온 세하가 자신의 거처로 들어가다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아이

를 향해 미소를 짓는다.

"아!!!폐하!!돌아오셨어요?"

"그래, 설아. 다른 사람들은?"

"안드라스님은 참모실에서 하연이 언니한테 박살나고 있고요, 다른 분들은 각자 방에 있거나 수련장에 계셨어요."

"그러냐?내가 조금 늦게 왔나보구나?"

"별로 안 늦으셨어요~시계를 보면.....9시 30분이에요~"
 
그다지 늦지 않는 시간에 세하가 다행이라는 듯 웃음을 짓자, 설이도 배시시 따라 웃다가 들고 있던 바구니에서 아직 따뜻한 

빵을 건낸다.

"저번에 저희에게 알려주신 크림치즈빵이에요. 오늘 만들었는데 제일 먼저 폐하한테 드리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래? 그럼 사양 않고 잘 먹을게, 설아."

빵을 받아든 세하가 한 입 크게 베어물더니 이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한다.

"음! 맛있네? 역시 우리 설이 음식 솜씨는 우리 중 최고라니까?"

"헤헤....진짜요? 그럼  합...."

설이도 작은 입으로 우물우물 먹더니 세하와 똑같은 반응을 보이며 말한다.

"진짜 맛있어요! 폐하가 주신 책을 보고 따라 한 것 뿐인데..."

"그게 실력이고 재능인거야. 역시 대단해, 우리 설이."

세하가 설이의 머리를 쓰다듬자 설이가 배시시 웃으며 좋아한다.

그 때...

"돌아오셨어요, 오라버니?"

예쁜 목소리가 위에서 세하가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하고는 싱긋 미소를 짓는다.

"그래, 하연아. 라스는 좀 알아듣던?"

"어후....라스님은 진짜 꽉 막히셨다니까요? 전투는 전략싸움이라고, 행동대장이라도 기초적인 전략정도는 알아**다고 말해

도 통 못 알아들으신다니까요?결국 또 한바탕 했죠..."

"장수에겐 힘이 최고고, 나는 용의 무기다. 그런 자잘한 것 보단 힘을 더 길러서 적을 하나라도 더 죽이는 게 나의 의무다."

"이런다니까요! 정말이지....융통성 없으시다니까.....오라버니 어떻게 좀 해주세요..."

하연이 입을 삐죽거리며 투덜거리자 세하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기본적인 전술 같은 건 배워두는 게 좋다고, 라스. 계속 그렇게 안 배우면, 너 평생 참모인 하연이 말만 듣고 움직여할 걸? 기

본적인 전략도?"

"......당장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서하연 참모장...다시 배우도록 하지."

"으휴.....진짜 오라버니 말만 듣는다니까....빨리 오세요. 아, 설아. 언니도 그 빵 줄래? 왠지 들어가면 한참뒤에 나올 것 같아서 
그래."

"네!!여기요!!!폐하가 맛있다고 한 거에요!!"

"오라버니가 인정 할 정도면 맛있다는 건데 역시 설이 실력 좋네~"

"에헤헤....뭘요....그럼 전 빵 몇 개만 더 만들고 자러갈게요. 라스님, 언니, 폐하. 안녕히 주무세요~"
 
설이가 아장아장 걸어 주방으로 사라지자, 안드라스는 먼저 올라간다며 참모실로 들어간다.

이윽고, 하연과 세하, 둘만 남게 되자 하연이 세하를 보며 말한다.

"제이 대공하고는 잘 만나셨나요?"

"응. 뭐.....현실에 안주해서 살고 있는데.....붙어보니까 알겠더라고....아직 실력 안 죽었어, 우리 형....."

"....혹시 대공께서는 정미님의 행방을 아시던가요?"

"아니. 최근에 어디로 간다는 말만 듣고 그 뒤로는 연락이 안되나봐...아쉽게 됬어."
 
'후우.....말은 그렇게 하셔도 엄청 기대하셨나보네.....실망 많이 하신 것 같은데.....어떡하지....'

하연이 세하를 보며 생각에 잠기자 세하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렇게 걱정스러워 할 거 없어, 하연아. 천천히 찾지, 뭐....그리고 아직....마음의 준비도 안됬고...."

"오라버니...."

"미안....쓸데없는 말을 해버렸네....라스 녀석 적당히 봐주고 너도 쉬어. 나도 쉴 거니까."

"네. 오라버니. 쉬세요...."

세하가 자신의 방이 있는 층을 향해 계단을 올라가더니 이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입고 있던 옷을 벗고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

은 채 침대에 쓰러지듯 눕는다.

한참을 누워있던 세하가 옆의 작은 선반에 놓아둔 자신의 보물 1호인 액자를 집어들더니 액자의 사진 부분을 만지작거리며 중

얼거린다.

".....언제쯤이면 널 볼 수 있을까, 정미야....벌써....여기 시간으로는 10년이....네가 있는 곳의 시간으로는 7년이나 흘렀는데....

.넌 어떻게 변했을까? 예쁜 건 똑같겠지만....혹시.....네가 날 잊어버린 건 아닌가 하고 자꾸 걱정하게 된다....웃기지? 애들 앞

에서는 용처럼, 황제처럼, 오라버니처럼, 그 외에도 어른처럼 굴어보려고 하는데.....혼자 있으니까 이렇게 바보가 된다....네가 
없으니까....진짜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힌다....보고 싶어...."

세하가 사진을 꼭 껴안은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잘 자, 정미야...오늘도....수고했어...."

세하가 긴장이 풀렸는지 눈이 스르륵 감기며 잠에 빠져들자, 기분 좋은 숨소리가 침실에 퍼져나간다.

몇 시간 뒤, 세하를 찾아온 하연이 세하의 모습을 보고는 피식 웃으며 깔고 자고 있는 담요를 다시 세하에게 덮어주며 작은 미

소와 함께 중얼거린다.

"참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니까....평소엔 다가가기 힘든 부분도 있는데 이렇게 무방비하게 잘 때 보면....마냥 동생 같다니까

...?"
 
세하를 보며 이런저런 감상을 늘어놓던 하연이 문득 자신의 [과거]가 생각났는지 작게 중얼거린다.

"그 때....네가 날 구해주지 않았다면 난 죽었겠지....널 오라버니라고 부르기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만....가끔은 욕심이 난다

고, 나도....."

하연이 세상 모르고 푹 잠들어 있는 그의 몸 옆에 나란히 눕더니 이내 그의 몸을 껴안으며 중얼거린다.

".....그래도....좋아....이렇게 바라보고....가끔 네가 무방비 일 때 이렇게 안을 수 만 있다면....평생 2등이라도 좋아....그러니까

.....넌 내 옆에서 떠나지말아줘....제발...."

하연이 잠든 그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더니 살짝 미소를 짓고는 그를 껴안은 채 작게 말하고 잠이 든다.

"잘자, 세하야....내일....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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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세하가 자신의 훈련장, 용의 전당에서 한바탕 수련을 했는지 하얀 머리를 축 달라붙인 채 나오자, 설이

가 달려와 수건을 건넨다.

수건을 받은 세하가 머리를 털며 설이를 따라 식당으로 향하자 이미 세하의 군대의 간부진들이 앉아서 그를 맞이한다.

"대장. 늦었잖아요. 음식 앞에 두고 참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이렇게 늦게 옵니까?"

"미안, 헤카테. 오늘따라 검이 손에 잘 붙어서 좀 많이 했네."

"오~그런 거라면 이해해야죠. 저도 그 비슷한 기분 아니까요 히히..."

그녀의 말에 세하가 웃음을 지으며 앉자, 식당 안으로 달려오는 발소리와 함께 빨간 머리와 파란 머리를 한 원피스를 입은 쌍

둥이 소녀가 안으로 들어오더니 이내 그 뒤로 하연이 들어오며 세하에게 인사를 한다.

"오라버니, 와 계셨네요?"

"방금 왔어. 청하랑 윤하 왔어?"

"넵~청하 등장입니다!!"

"윤하도 왔습니다!"

두 소녀가 애교있게 세하에게 달라붙자, 하연이 두 소녀를 자리에 앉히고 이내 자신도 자리에 착석한다.

하연까지 모두 착석 한 걸 본 세하가 간부진들을 쓱 둘러보더니 가벼운 목소리로 말을 한다.

"자. 배고플텐데 긴 말 없이 가자. 먹자!!!"

"잘 먹겠습니다!!!'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집어가며 우걱우걱 먹자, 세하도 질세라 반찬 전쟁에 참석한다.

"우아악!!!대장!!!그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기!!!"

"참모장!!!그건 내가 잘 먹는 인간 음식...!!!"
 
서로 맛있는 반찬을 먹겠다며 전쟁 같은 식사를 한 지 몇 십분 뒤, 거실로 나온 세하가 쇼파에 앉아 두꺼운 책을 읽다가 다가오

는 발소리에 고개를 들고는 피식 웃음을 짓는다.

"헤카테. 왔어?"

"에헤헤....대장 또 뭐 봅니까? 책이 억수로 두꺼운 게 전문서적 같은데?"

"무기 같은 건 너한테 일임하고 네가 만드니까 상관없지만, 이건 건물 관련 책이야."

"헤에? 이번엔 또 뭘 지을라고요?"

"뭐....이 집은 사실상 궁궐이고....그래서 회의하기도 편하고 사람모으기도 편하고 아주 만족스러워. 근데 생각해보니까...좀 더 많은 애들한테 지식의 기회를 주고 싶어서. 숙소도 좀 있으면 꽉 차서 새로 만들어야 할 기세고.그래서 찾아보는 거야."

"하여간에 마음씨 넓다니까요....그나저나 대체 어떻게 지으려고 옛날 조선시대 궁궐 같은 걸 봅니까?"

"예쁘고 의외로 과학적이거든. 우리가 만들고 있는 그것도 조선시대 물건을 모티브로 한 거 잖아?"

"뭐....그렇기야 한데.....어째 좀 불안한데....그러다가 올해도 가는 거 아닙니까?"

"무슨 말이야?"

세하의 말에 헤카테가 세하를 보며 말한다.

"대장네 신부 있잖습니까? 여기랑 그기(?)랑 시간 차가 있어도 벌써 7년이나 지났는데 안 보러 갈 겁니까?"

"....."

"또 마음에 준비가 안됬다는 핑계로 피할 생각입니까? 그냥 미뤄붙여요!!!"

"....찾아가고야 싶다고.....근데 어딨는지를 아무도 모르는데 어떻게 가...."

"AC....안되겠네.....정보팀한테 후딱 찾으라고 하던가 해야지....제가 애들 닦달해서라도 찾아낼테니까 대장은 집 만들면서 마

음의 준비하세요! 오케이?"

"오....오케이..."

세하가 새삼스러운 헤카테의 포스에 눌렸다가 헤카테가 떠나자 한숨을 쉬며 중얼거린다.

"후아....진짜.....내가 만든 애지만 진짜 무서워....모티브를 그녀석이랑 엄마랑 섞어 만들어서 그런가...."

한숨을 쉬던 세하가 쇼파에 눕듯 기대더니 예쁘게 장식된 샹들리에를 보며 중얼거린다.

"...진짜...가도 되려나....걔까지 날 버렸다면...나 진짜 다 놔 버릴 것 같은데...."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비서겸 참모장인 하연이 세하의 위로 얼굴을 드러내며 싱긋 웃는다.

"또 정미님 생각하세요, 오라버니?"

"으악!!!까....깜짝이야....하연이 너 언제왔어?"

"오라버니가 중얼거리고 있던 그 시점에요?"

"핵심부분부터 들었냐...."

세하가 민망하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거리자 하연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모 아니면 도 아닐까요? 뭐, 정미님이 좋다고 받아주실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요."

"너까지 불안을 증폭시키지마....나한테 걔가 얼마나 큰 부분인지 거의 처음부터 같이 있었던 너는 알잖아....되돌아가려고 하

는 이유 중 하나인데...."

세하의 말에 하연이 세하의 옆에 앉으며 말한다.

"오라버니. 제가 처음 이 곳의 [가족]이 되었을 때 오라버니가 저한테 해주셨던 말, 기억나세요?"

"....뭐라고 했는데?"

"'난 미래 같은 건 몰라....그래도...난 끝까지 포기 안 하고 힘을 길러서 그 때로 되돌아갈거야' 라고 했어요."

"아..."

세하가 자신도 모르게 숨을 내뱉자 하연이 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한다.

"오라버니. 정미님은 오라버니를 기다려줬을 거에요. 어딨는지 찾게 되면 그 땐....솔직히 말해요. 엮이면 안되는 사람이 지레 

생각하고 물러나지 말고요. 만약, 밉다고 때리면 맞아주세요. 솔직히 맞아도 싸니까."

하연의 말에 세하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이럴 때보면 [원래]의 네가 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게 느껴진단 말이지..."

"히~그래도 지금은 오라버니가 나이가 많은 걸요?"

하연이 배시시 웃으며 말하자 세하도 모처럼 환하게 미소를 짓는다.

그 때....

쿵쾅거리는 발소리와 함께 헤카테가 뛰어내려오며 세하를 부른다.

"대장!!!지금 중요한 정보가.....얼레?참모장도 있었네?"

"헤카테? 무슨 일이야?"

"그....아라 아가씨가 새로운 정보를 보내줬는데 꽤나 중요한 정보가 있어서 급하게 왔어요....일단 자료부터 보시면서 이야기 

하시죠."

헤카테가 세하에게 자료를 건내자 세하가 자료를 넘겨보다가 한 구절에서 시선을 멈추고는 얼굴을 굳힌다.

그 구절은....

"[시설 내에서 벌어지는 실험 중 최근 실험된 몇 가지 실험이 있는데 그 대표격인 것이 사람의 기억을 조작하는 실험으로...주

로 범죄를 저지른 요원들에게 시범적으로 적용되었다]....라고요?이건....설마...?"

하연이 충격을 받은 듯 중얼거리자 헤카테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참모장이 예상하는 게 뭔지 알아.....나도 아라 아가씨도 그 쪽으로 생각하고 있으니까.....하지만....확실하게 대장이 속해있던 
검은 양 팀 분들이 실험에 끌려갔는지는 몰라. 애초에....지금 현재로서는 신서울 내의 그 어떤 곳에서도 그분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으니까....제이 대공과 유정님을 제외하면 말이지...."

헤카테의 말에 세하가 재료를 덮으며 헤카테에게 되묻는다.

"헤카테....자료의 신뢰도는 얼마 정도지?"

"보고를 올리고 조사하신 분이 아라 아가씨인 이상,신뢰도는 100%일 듯 싶습니다. 범죄자들에게 기억조작이 자행됬던 것 또한 
사실인 것 같고요. 검은 양 팀 분들도 그 실험의 여파를 받았는 지는 자료에도 안 나와서 뭐라고 확답은 못 해드릴 것 같습니다

."

"....자세한 건 직접 털어봐야 안다는 거군.....좋아....오후에 비상 간부회의를 소집한다. 지금 당장 이동 가능한 간부들에게 연

락해서 오후에 회의장으로 오라고 하고, 헤카테는 나와 같이 움직일 기사 몇 명 정도 뽑고, 하연이는 아라한테 연락해서 그 시

설의 내부구조를 알아내서 브리핑 준비해줘. 자세한 사항은 회의에서 결정한다.

"네, 오라버니."

"Yes, sir. 대장."

하연이와 헤카테가 빠르게 뛰어가자 세하가 탁자에 놓아둔 자료를 집어들며 중얼거린다.

".....드디어....실마리를 찾은 건가...."

그날 오후.

세하의 집이자 궁궐인 용의 궁전-사실은 세하는 유성궁이라고 부르는-의 회의실 안으로 이동 가능한 간부 11명이 모여들자, 

세하도 평소엔 잘 입지도 않는 자신의 검은 갑옷을 착용한 채 회의실 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모두 모인 것 같으니 회의를 시작하지. 급하게 회의를 소집한 이유는 방금 전 유니온 시설에 대한 정보가 입수 됬는데 상당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어서다. 모두 앞에 있는 자료를 읽어보도록."

세하의 말에 간부진들이 자료를 살펴보고는 얼굴을 굳히며 할 말을 고르는 듯 웅성거리자, 이내 니케가 먼저 입을 열며 말한다.

"이건....그분들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겠군요....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정보의 신뢰도입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라면 오히려 저희에게 독이 될 수도 있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정보를 입수, 정리해서 보고를 올린 사람은 정보 탐색 팀 팀장 아라다. 신뢰도는 두말 할 것 없지."

"아라 아가씨가 가져온 정보라면 믿을 만 하군요. 그분이 직접 입수하고 정리해서 올리시는 경우는 드물기도 하고, 올리신 정

보들은 지금까지 최중요 정보들이었으니까요."

"그래. 그래서 나는 이 시설을 공격해 정보를....아니...정확히는 검은 양팀의 실마리를 찾아보려고한다. 10년 가까이 찾지 못한 실마리를."

세하의 말에 니케가 안경을 밀어올리며 말한다.

"분석팀의 수장으로서 한 말씀 올리자면, 공격을 하시는 게 이득일 듯 싶습니다. 다만....그러기 위해서는 저희 분석팀의 인원

까지 동행해야하는데 인원이 너무 많지 않습니까?"

"그건 걱정마십시오. 방금 전 아라 아가씨에게 시설의 구조와 그 외의 사항을 담은 자료를 전송 받았습니다. 중앙을 주목해주

십시오."

하연이 손가락을 딱 치자 회의실 중간에 입체구조로 된 시설의 모습이 홀로그램으로 나타난다.

"최상부....즉 지상쪽에서부터 밑으로 4층까지는 연구원들이 연구하는 곳입니다. 여기는 평범한 연구소지만....그 밑의 4개 층

은....감옥과 실험병동입니다. 저희가 찾는 실마리는 지하 5층부터 지하 8층까지의 이 구역들에 있을 겁니다. 다만...이곳에 대

한 정보는 천하의 아라 아가씨도 정보를 완벽히 입수하지 못했습니다. 몇 가지 알게 된 사실은 이 안에는 [실패작]과 [폐기처

리]가 써진 방이 있다는 군요."

하연의 말이 거기까지 닿았을 때....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세하가 앉아있는 의자의 팔걸이가 부서지더니 아예 가루가 되어 사라진다.

"오...오라버니?! 괘...괜찮으세요?!"

"....아....미안, 하연아....순간....열이 받아버려서..."

세하가 하연에게 미안한 표정을 짓더니, 계속하라는 눈짓을 한다.

"흠흠....계속 말씀드리겠습니다. 연구동 쪽은 해봤자 경비 몇 명이라 상관없지만 문제는....그 지하층은 꽤나 삼엄한 경계가 있

을 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가드들도 있을 거고요.....마치....영토전쟁 시절 물러나지 않고 침입자를 배제하려 들던 그

것들처럼...."

하연의 말에 세하가 곰곰히 생각하더니 조용히 말한다.

"그럼 생각보다 인원이 많이 가야겠는데....니케. 분석팀을 데리고 가려면 대략 몇 명이 필요하지?"

"대략 5명에서 8명 정도가 필요합니다. 해킹으로 정보를 얻는데는 대략 2시간 정도 걸리고요. 정보를 분석하는 데에는 3시간 

정도 소요될 걸로 예상합니다. 해킹 방법은 툴로 저희가 뽑거나 시간이 없을 경우 저장기구에 옮겨담으면 될 듯 싶습니다."

"오라버니. 호위팀은 필요없을 것 같긴 한데....만약의 충돌을 대비해서라도 전투팀을 조금 데리고 가는 게 어떠시겠어요?"

"귀한 전투원들을 그런데 쓰면 되나....그냥 분석팀을 호위할 튼튼한 녀석들로 뽑아줘. 나는 뭐....위험하면 [그걸] 쓰면 되니까

."

"....되도록이면 쓰지 말라고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마스터.... 그거 몸에 안 좋아요....."

세하의 군대에서 의료팀 수장을 맡고 있는 엘리 - 외관상으로는 어린 소녀의 모습에 토끼 인형을 꼭 끌어안은- 가 세하를 보며 
말하자 세하가 빙그레 웃으며 말한다.

"그래서 위험할 때만 쓸거야. 우리 의사님 말 잘 들어야지."

"어찌 됬든...대략 움직이는 인원은 10명에서 16명정도 인가요....그 정도면 뭐.....작전 짜기 편하겠네요."

"최대한 기사들 안 다치는 쪽으로 해줘.....고치기 귀찮아....."

엘리가 하품을 하며 말하자 세하가 작게 웃으며 말한다.

"오케이,오케이. 의료팀의 의견 접수 완료. 하연아, 수고 좀 해라."

"넵~오라버니!"
 
"자, 이걸로 긴급회의 끝. 명단은 정해지는 대로 보내도록 하지. 다들 고생했어."
 
세하의 말에 각자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자, 맨 뒤에 놓고 간 것이 없나 확인한 세하가 문을 닫고 나온다.

그러자 왠일인지 방에 가지 않고 근처에서 기다리던 엘리가 세하에게 다가와 말을 건다.

"마스터. 질문 있어. 궁금해."

"응? 뭐가 궁금한데?"

세하가 엘리와 눈을 맞추며 말하자 엘리가 세하를 보며 묻는다.

"마스터의 친구들...착해?"

"....응...착하고...나보다 강해. 특히 이곳이..."

세하가 심장 위의 갑옷을 두드리며 말하자, 엘리가 인형을 꼭 안으며 말한다.

"마스터 강해. 마음도, 힘도. 마스터 친구들보다 강할거야."

"걔들이 세....솔직히....걔들이 날 살린 거니까."
 
세하의 말에 엘리가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아직 이해불가....가족이 된 지도 벌써 2년인데 이해불가...."
 
"나중에 하연이한테 물어봐. 걔가 나보다 설명 잘 하잖아?"

"그 부분은 인정. 마스터보다 하연 언니가 설명 능력 좋음. 이 물음에 대해서는 언니한테 묻겠음."

엘리가 홱 뒤돌아서 종종걸음으로 사라지자 세하가 머리를 긁적거리며 중얼거린다.

"으으....빨리 좀 자라줘, 엘리야.....유능해서 인간형으로 급하게 만들어주긴 했는데....애 모습은 좀 껄끄럽다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헤카테가 쿡쿡거리며 다가오더니 세하에게 말한다.

"그러니까 좀 있다 변화시키시지, 벌써부터 변화시키셔가지고 큭큭...."

"설이가 들어올 줄 알았으면 천천히 변화시켰지....덕분에 고생하잖아."

"대신에 전음 안 날리셔도 되서 편하시잖아요. 그리고 성장 속도도 엄청 빠르고."

"그야, 인간화 시키면 전**의 몸 상태가 될 때까지는 성장속도는 빨라지지....엘리는 또 내가 인간화 시킬때 성장 촉진을 걸

기도 했고."

"그래서 지금 대장네 세상의.....한 13살쯤 됬지 않았나요? 처음에 인간형으로 변했을 때는 9살 정도로 변했잖아요."

"그렇지....그런 거 보면 성장이 엄청 빠른 편이긴 한데....나중에 쟤도 싸울 일이 있을텐데...전투력은 나오려나.....솔직히 쟤는 
치료능력 하나 보고 뽑은 거라...."

"아이고, 대장. 전투력이라기 보단 싸우면 쟤보다 더 무서운 애는 없을 걸요....쟤는 어디 찌르면 피가 잘 나는지, 즉사점인지 

잘 알잖아요. 보면 쟤 이름을 헤카테로 하는 편이 나았을 수도 있다니까요?"

"....생각해보니까 그건 소름인데...."
 
"그죠? 그러니까 대장은 빨리 가서 잠이나 주무시라고요. 내일부터는 빡시게 준비해야하니까요."
 
헤카테의 등쌀에 떠밀려 올라간 세하가 이제는 자기 방이라고 부르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오더니 이내 불을 켠다.

불을 켜지자, 방안이 환하게 밝혀지더니, 안의 풍경이 드러난다.

옛날 같으면 게임 팩이나 게임기로 가득 찼을 책장은 사전부터 발음조차 하기 힘든 전문용어집까지 다양한 책들로 벽면을 전

부 채우고 있고, 그 중간에 이질적일 정도로 흰 특수요원복이 걸려있다.

오랜만에 차분히 방안을 둘러보던 세하가 책장 사이에 걸려있는 특수요원복을 만지작거리다가 옆에 붙어있는 검은 양 마크를 

보더니 작게 중얼거린다.

"....조금만 기다려줘....7년이나 늦은 재회지만....조금만...조금만 더 기다려주라...."

그러나 그는 알지 못했다. 그곳에서 그가 무엇과 마주하게 될 지, 그리고......누구하고 마주하게 될 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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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firsteve입니다.

참 날씨도 덥고 사람 기운 빠지게 하는 날씨네요.ㅎㅎㅎ

오랜만에 black knights 2부 1화로 인사드립니다.

일주일 뒤면 유격인지라 좀 빡시게 작성해서 올려드립니다.

다음에 올라올 글은 아마도 클로저스 이세계 이야기 5화 일 겁니다.

2부 2화는....당분간 안 올라올 겁니다.(제가 힘들어요 ㅠㅠ너무 어두워서 멘탈관리하고 올게요.)

아무튼 끊임없이 노력해서 여러분들께 좋은 글 보여드리려고 노력중이니 앞으로도 변함없이 사랑해주세요.

이상 firsteve였습니다.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질문 사항이나 궁금하신 건 댓글 또는 메일 주소 [email protected] 으로 보내주

시기 바랍니다. 시간내서 성실하게 답변하겠습니다.)

(블로그 주소:http://blog.naver.com/coo584)
2024-10-24 23:16:0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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