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있나요 - 프롤로그 -

Articulus 2017-06-15 0

 
  ※ 이 이야기에는 시즌 1과 시즌 2의 스포일러가 포함되며, 작중 시간대는 시즌 2 이후의 상황입니다.
  ※ 원작의 설정을 충실히 반영하지만, 글쓴이의 추가 설정 또한 다수 반영됩니다.
  ※ 작중 등장하는 인물, 장소, 기관 등은 현실의 그것과 무관합니다.






  데이비드 리의 유니온 총본부 침공으로부터 약 1개월 후.
  인간과 인간의 싸움의 끝에는 많은 희생이 뒤따랐다. 그 상처가 잊혀지기까지 1개월이라는 시간은 너무나도 부족했다. 미국의 번영하는 제1도시인 뉴욕은 한창 복구사업이 진행 중이었지만, 이 도시가 자랑하는 수많은 고층 빌딩들이 다시 세워지기까지는 앞으로도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완전히 복구되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까지는 적어도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는 것은 단연 도로로서, 파괴된 건물의 잔해들을 치워서 도로를 열고 도시 곳곳의 교통 인프라를 다시 원상복구시키는 것이 최우선 사업으로 지정되어서인지, 파괴된 도시임에도 도로만큼은 많은 곳이 제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뉴욕에 총본부를 둔 유니온은 데이비드 리의 폭로와 유니온 내부의 개혁 움직임으로 인하여 그들이 감추고 싶었던 수많은 진실들이 밝혀지고 고위직 간부들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거나 처벌을 받는 등, 여러가지 비정상이었던 것들이 조금씩이나마 본래의 이치에 맞게 되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상에 도달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기득권층은 그들의 권력을 쉽게 내려놓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유니온의 개혁파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 한 번 권력에 맛을 본 이들이 쉽게 그들의 권력을 내려놓을 일은 없을 것이라는 걸. 그들은 자신들의 추한 모습이 더욱 드러나는 일이 없도록 완강히 저항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벌어질 마찰과 갈등은 필연적일 것이다. 그럼에도 개혁파는 아주 조금씩 조금씩 분명히 그들의 일을 해나가고 있었고, 죄인들이 설 곳은 더이상 없어보이는 듯 했다.

  신서울의 검은양 팀을 필두로 한 개혁파 세력은 이렇게 그들의 입지를 키워나가고 있었다.


  툭.
  투둑.
  툭. 툭. 툭.

  쏴아-.

  시원한 소리와 함께 늦은 봄비가 내린다.
 
  대파된 램스키퍼가 완전히 복귀되기까지는 적어도 1년의 시간은 더 소요된다는 결론이 총본부의 엔지니어팀으로부터 내려진 지 1주일이 지난 지금, 다행히도 파괴되지 않은 뉴욕의 한 국제공항의 활주로 위에는 검은양 팀에게는 익숙한 국적의 항공기가 이륙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항공기의 창 밖으로 보이는 탁한 뉴욕의 하늘은 짖궂게도 비만 뿌리고 있었고, 그 덕에 한동안 격전지였던 뉴욕 중심부와 그곳에 우뚝 솟아있는 유니온 타워 역시 보이지 않는다. 항공기의 왼쪽 창가에 나란히 앉은 세 명의 클로저 - 이슬비, 이세하, 서유리는 신서울로 돌아가는 길에서 마지막으로 보는 뉴욕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눈에 담았다. 해외여행이나 총본부로의 출장 외에는 올 일이 없을 이 영광에 찬 메갈로폴리스의 모습은 처음 그들이 이곳에 오던 그 날부터 그들이 떠나가는 이 날까지 이다지도 초라해보이는 걸까.

  곧 안내방송과 함께 기체(機體)가 움직이는 것이 세 명의 몸에 느껴졌다. 빠른 속도로 기다란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한 항공기는 곧 지상을 떠나 공중으로 이륙하였고, 빠른 속도로 높은 하늘로 비상하며 대도시를 뒤로한다. 짧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길다고 할 수도 없는 시간이 흐르면, 그리운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와있을 것이다. 이 모든 참사의 시작점이었던 그리운 신서울에 말이다.








  안녕하세요, 별빛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써봅니다.
  그동안 일하고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전혀 이야기를 연재하지 못했는데요, 조금씩 틈이 나는대로 써보려고 합니다.

  이번 이야기에는 커플링이 없고, 노멀한 전개로 이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세하슬비를 포기한거냐, 그건 아니죠 ㅎㅎ 여전히 저는 세하슬비 좋아하고 지지합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마지막엔 세하슬비 이야기가 조금 들어갈 예정이긴 해요.
 
  다음 화가 언제 올라갈 지는 저조차도 모르겠습니다만, 상황이 여럿 정리되면 조금씩 조금씩 연재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우선 이 소설의 설정은 거의 다 잡아놨기 때문에 연재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사람 일이라는게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장담은 못하겠네요.

  프롤로그라고 참 짧네요. 1화부터는 정상 분량으로 연재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쓸게 참 많은데, 걱정이 태산이네요 ㅋㅋ...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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