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Remake) (13화) - 다시 모인 가족 (2)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7-06-0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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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오스? 특이한 이름이네...'
"흥...! 초면에 그런 말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하는 사람이랑 가까이 지내고 싶지는 않거든요?"


"흐음, 내가 한 말이 그렇게나 불쾌했나? 그렇다면 사과할게. 그래도 나는 솔직한 생각을 말한 것 뿐인데 말이지."


"돼, 됐어요! 어쨌든 구해주신건 감사했고, 저는 이만 가보겠어요. 안녕히 가세..."


욱씬...


"읏...!"


이 사람과 계속 대화를 했다가는 머리가 어지러워질 것만 같다... 라는 생각이 든 나는 감사인사를 다시 한 번 대충하고 곧장 뒤돌아 그 자리를 뜨려하였다. 그러나 아까전까지 차원종들에 의해 부상을 당했던 나는 걸으려는 순간 부상에 의한 통증때문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역시 많이 다쳤나보구나. 애써 아픈걸 참을 필요는 없어. 자, 상처를 보여줘봐."


"네? 그건 왜..."


"됐으니까 얼른."


"꺅?!"


내가 상처가 난 부위를 그에게 보여주는 것을 조금씩 머뭇거리다가 그는 다짜고짜 한 손으로 나의 팔을 붙잡아 나를 자기쪽으로 끌어당겼다. 갑자기 잡아당겨진 나는 깜짝 놀라 짧은 비명을 질렀다.


"음... 심한 정도까지는 아니고, 그렇다고 가벼운 것도 아니고... 뭐, 결론은 치유하기 딱 적당한 수준이네."


"치유?"


"조금 따끔할테지만 잠깐만 참아."


화륵-


"!? 자, 잠깐! 뭐, 뭐, 뭘 하려는 거에요?!"


그는 먼저 팔에 난 상처부위를 보며 잠깐 중얼거리더니, 자신의 한 손가락을 바짝 세웠다. 그러자 토치로 불을 뿜는 것처럼 그 손가락 끝에서 푸른 불꽃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 불꽃을 천천히 내 팔에 난 상처부위로 갖다대고 있었다. 그걸 본 순간, 나는 설마하는 생각과 함께 몸서리쳤다.


"서, 설마 그 불꽃으로 지지려는건 아니겠죠?!"


"맞는데?"


"힉! 그, 그만해요!! 누구 화상 입힐 일 있어요?!"


"괜찮다니까 그러네."


치이이익-!


"꺄아아! ...어?"


나의 거부의사따위는 묻지 않고 그는 손가락 끝의 불꽃을 내 팔에 난 상처에 갖다대어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장을 지지듯이 지져버렸다. 그 불꽃이 상처부위에 닿은 순간 나는 비명을 질렀으나, 어찌된 일인지 신기하게도 방금 그가 말한 것처럼 조금만 따끔거릴 뿐, 상상했던 것 만큼 아프거나 뜨겁다거나 하지 않았었다. 오히려 불꽃에 지져진 상처부위가 마치 재생하듯 서서히 치유되고 있었다.


"나았어..."


"어때? 괜찮지? 자, 그럼 나머지 상처들도 보여줘."


"아, 네..."


그의 말에 따라 나는 나머지 상처부위들도 그에게 보여주었고, 똑같이 그 불꽃으로 지져서 차원종들에 의해 생긴 상처들은 말끔히 치유되었다. 유니온이 가진 의료기술로도 회복하는데 2일 정도가 걸릴 정도의 부상을 그는 단숨에 회복시켜버린 것이었다.


'신기해... 그 많던 상처들이 전부...'
"고마워요. 또 빚을 져버렸네요... 이 빚은 꼭 갚을게요."


"아니, 괜찮은데. 그리 큰 일을 해준것도 아니고."


말한 것처럼 그의 표정은 정말로 자신은 그렇게 감사를 받을만한 행동은 안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래도...


"저는 누군가에게 빚을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에요! 그러니까 언젠가는 빚을 꼭 갚아드릴게요, 알았죠?!"


나는 대강 이런 사람이었다. 누군가의 앞에서 기죽는다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망설임없이 하는... 일단은 이런 사람이었다.


"으, 응... 알았어."
'상당히 기가 센 아가씨인걸.'
"그보다, 어째서 이런 위험한 곳에 혼자 있었던건지 말해줄 수 있겠어? 혹시 곤란한 상황이면 내가 도와주도록 할게."


"그야 저는 클로저니까 이런 전장에 있는게 당연하죠. 그리고 잠깐 아까전 녀석들 때문에 동료들과 갈라지게 된 것 뿐이에요. 알아서 잘 돌아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돼요."


"음,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럼 조심해서 돌아가. 나는 따로 해야할 일이 있으니까 먼저 가보도록 할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보자고."


그렇게 말하고 그는 땅을 가볍게 한 번 박차고 뛰어올라 날아갔다.


"저 사람... 대체 누구였던걸까... 어?"


날아간 그의 모습이 점점 멀어져갈때, 나는 그에게서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그 기운은 전장에서 매일같이 느끼고 방금전까지도 그와 만나기전에 나를 포위하고 있던 차원종들에게서 느낀 기운, 차원종의 기운이었다. 아까전에는 힘이 다하고 부상까지 당해서 주변의 기운을 잘 분별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그에게서 치유를 받아 주변의 기운을 감지고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이 회복된 나는 날아간 그의 기운을 구별할 수 있었다. 그 기운은 명백히 차원종의 기운이었다.


"그렇다는 설마...? 아니, 그럴리가... 그 사람은 아무리봐도 나랑 똑같은 인간인데..."


차원종들은 전부 영화에 나올법한 괴수의 모습을 한 문자 그대로 괴물들밖에 없었다. 정확히는 이때까지 전장을 헤쳐오면서 그런 괴물들밖에 ** 못하였다. 그런데 만약 내 감이 틀리지 않고 그 헬리오스라는 남자가 정말로 차원종이라면? 그때부터 나는 그가 정말로 차원종이고, 그와 똑같이 인간의 모습을 가진 차원종들이 있는걸까? 라는 의문점을 마음속에 품은채 다시 동료들과 합류하여 다른 전장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그런 의문점은 전장을 헤쳐나가며 시간이 지날때마다 서서히 마음속에서 잊혀져가고 있었다. 그런 일이 있고 어느덧 반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차원전쟁 발발 1년후


차원전쟁도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1년이라는 시간이 우리 인간들에게 있어서는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매일매일을 피튀기는 싸움으로 범벅되는 일들밖에 없고, 그런 싸움속에서 시간을 보내었기 때문인지 이미 전쟁이 1년 정도 지속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였고, 신경쓸 이유조차 없었다. 왜냐하면, 숨막히는 싸움으로 조금의 쉴 틈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고통과 비명, 선혈을 이곳저곳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전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다시 한 번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또 갈라져버렸어..."
'왠지 데자뷰가...'


반 년 전의 그날처럼, 그때와 다른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차원종들에게 포위당하거나 부상을 당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는 것. 어쨌든, 나는 또 다시 동료들과 갈라져 혼자 전장 한 가운데를 동료들을 찾으며 천천히 걷고 있었다.


"...응?"


천천히 걷다가 골목이었던 길을 꺾는 그 순간, 나는 다시 그 사람을 보게 되었다. 바로 인간형 차원종이 아닐까하는 의문점을 품게 만들었던 정체불명의 남자, 헬리오스였다. 그를 본 순간, 나는 반사적으로 빠르게 몸을 숨겨 고개를 빼꼼 내민 채로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였다.


"키이익..."


"그래, 착하지. 많이 무서웠나보구나."


"!!!"


놀랍게도 그는 작은 스케빈저 한 마리의 머리를 우는아이를 달래주듯이 부드럽게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스케빈저라면 지성은 거의 없는 수준이지만 인간을 보면 즉시 달려드는 호전적인 차원종들이었다. 크건 작건 어느 종류든 마찬가지였다. 그런 스케빈저가 그에게는 울면서 어른에게 안기는 꼬마아이처럼 그의 손길을 아무런 거부감조차 없이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장면을 목격한 나는 반 년전에 그의 기운을 느끼고 품게된 의문점인 그가 정말로 차원종이고 그게 정말이라면 그 밖의 다른 인간형 차원종들도 있는게 아닐까하는 의문점을 다시 한 번 떠오르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의문점은 그 장면을 보고 나서야 확신으로 바뀌었다.


'틀림없어... 역시 저 사람은...'


'아무리 지성이 없는 일족이라고 해도, 이런 성장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한 유아를 전쟁에 내보내다니... 너무하는군...'


툭-


"?"


'아차!'


잠깐 발을 움직였을뿐인데 하필 그 발의 바로 앞에 작은 돌맹이 하나가 있었고 나는 발로 그 돌멩이를 건드려버렸다. 돌멩이는 작은 소리였지만 이런 정적이 흐른 곳에 한해서 큰소리를 짧게 내며 내가 서 있는 곳을 그가 눈치채도록 만들었다.


"누구지?"


"......"


"... 너는...?!"


숨어있어봤자 달라질 건 없었기에 나는 순순히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는 나를 보자 반 년이 지났지만 기억하고 있었다는듯, 조금 놀란듯한 반응을 보였다.


"키이이...!"


내가 모습을 드러내자 그의 곁에 있던 스케빈저는 방금전 순한 모습은 완전히 사라지고 다른 스케빈저들과 마찬가지로 잔뜩 나를 경계하는 반응을 보였다.


"지수... 또 만났네."


"그렇네요... 그보다, 오랜만에 만나서 갑자기 이런말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답해주셔야겠어요. 헬리오스씨, 당신은... 차원종인거죠?"


"차원종? ...아, 그래. 분명 너희들이 우리들을 그런식으로 부르는 명칭이 그거였었지. 어느정도 눈치는 채고 있었던 모양이구나."


"설마했는데 정말로 그랬다니..."


나는 믿고 싶지 않았다. 인간과 똑같이 생긴 차원종이 있었다... 라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처음 만난 나를 아무런 대가나 망설임조차 없이 나서서 도와주고 언동이 조금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상냥하게 대해줬던 그 사람이... 설마 우리 인류 전체의 적이자 하루아침에 모든것을 앗아간 원수인 차원종이라니... 믿고 싶지 않았지만, 그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어쩔거야? 나를... 공격하기라도 할거야?"


"!..."


그건 도발이라거나 그런 하찮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말투에는 말한 그대로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자신이 차원종이라는 사실을 내가 알게 되었으니, 내가 자신을 공격할건지 아니면 어떡할건지 정말로 그것을 묻고 있었다. 그의 물음에 나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그건... 물론이에요. 당신이 차원종이라는 사실을 안 이상, 클로저로써 못 본척 할 수는 없으니까요!"


"결국... 이렇게 되는건가..."


나의 대답을 들은 그는 마치 이렇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어째서인지 그는 너무나 안타깝다는 표정 또한 짓고 있었다. 왜 그런 표정을 짓는 것일까. 의아하였지만 나는 더 이상 생각하지않고 그를 향해 공격을 행하였다.


'어쩔 수 없지...'


슈욱-


내가 덤벼들려고 할때, 그는 한 손을 자신의 뒤로 펼쳤다. 그러자 작은 차원문 하나가 생겨났고, 그는 자신의 곁에 있던 작은 스케빈저를 그 안으로 들여보내 자리를 피하도록 하였다. 나는 그런것에 신경쓰지않고 오직 헬리오스에게로 모든 신경을 쏟아부었다.


"하아앗!"


슈악-!


'염동력자인가?'


나는 위상력을 이용한 염동력을 펼치며 땅에서 거대한 바위를 분리시켜 그를 향해 힘껏 내던졌다. 그러나,


화아아악-!!!


그가 한 손을 내가 내던진 바위 앞으로 가볍게 펼치자 바위는 모닥불의 나무장작과 다름없이 재가 되어 공중에서 불타 사라졌다.


'바위가 불탔어...?!'


"....."


"으읏...!"
'그렇다면...!'


나는 양 팔을 펼쳐 나를 중심으로 하여 주변에 강력한 중력장을 발생시켰다. 나는 반 년전보다 확실히 강해졌고, 지금의 내가 발생시키는 중력장은 힘을 집중시키면 B급 차원종들은 땅바닥에 파묻힐 정도로 짓눌러버릴 수 있었고, 반 년전의 나로는 상대하기 힘들었던 A급 차원종조차도 움직임을 완전히 거북이처럼 만들어 버리는것도 가능하였다. 그래서 나는 그 남자 또한 예외는 아닐것이라 생각하며 힘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내 두 눈을 의심하였다.


저벅- 저벅-


"?!"
'어... 어떻게?! 지금 최대출력의 힘을 주고 있는데...!'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이럴리가 없어! 흐아아앗!!!"


나는 전력을 쥐어짜내 중력장의 중압을 더더욱 증폭시켰다. 이미 내 중력장의 영향이 미치는 부분에 해당하는 땅은 조금씩이었지만 금이 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땅과는 똑같이 되지는 않겠다는듯, 그 남자는 중압을 증폭시킨 나의 중력장 안에서도 방금전과 마찬가지로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계속해서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하아... 하아..."


"......"


"으으..."


결국에 힘이 다한 나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숨을 헐떡였다. 이러한 나와는 달리 그는 매우 멀쩡한 상태였다. 즉 나의 힘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금의 나는 다른 요원들과 비교해서 상당히 강한축에 속하는데, 그런 나의 힘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 그 남자는 너무 강한 것이었다.


'이제 나... 정말로 죽는걸까...'


목숨을 구해준 은인에게 목숨을 잃는다... 이렇게 악질적인 장난스러운 시츄에이션은 보기 힘들것이다. 


"...역시, 내가 잘못 본게 아니었어."


"무슨... 소리죠?"


"지수, 너의 눈에서는 알 수 없는 큰 고독함이 보여. 마치 지금껏 계속 혼자서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살아온 것처럼 말이야. 겉으로는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가 한 말은 마치 내가 살아온 나날들을 지켜봐온 사람처럼 말했기 때문이었다. 차원전쟁이 일어나기 전, 나는 어느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다. 가질거라면 다 가졌지, 부족함이 없는 삶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말이다. 나는 어릴때부터 부모님에게 누구에게도 꿇리지않을 높은 사람이 되라는 압박감을 받으며 살아왔다. 부모의 사랑같은 것은 받지 않고, 그저 부모가 자신들의 욕망을 대신 충족해주는 것을 기대하며 시켜주는 교육과 살아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식사, 그것만이 부모가 나에게 해주는 것이었다. 하루하루가 지루하기 짝이없고 불쾌하기까지 한 생활... 그래서 나는 가장 가까이 있는 부모에게조차 마음을 열지 않고 홀로 고독한 삶을 보내었다. 그건 집이 아닌 곳에서도 마찬가지, 조금의 애정조차 주지 않는 부모를 봐오며 자라왔던 탓인지 또래아이들에게조차 일절 신경쓰지않고 오직 나 혼자만의 시간으로 학창시절을 보내었다. 그래서 날이 가면 갈수록 나의 고독감은 더욱 더해져만갔다. 


"당신이 뭘 안다고..."


시간이 지나 차원전쟁이 일어나고, 나는 가족을 잃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슬프다거나 그런 감정은 느끼지 못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가족이라고 해봤자 나에게는 허울뿐인 존재들이었고, 가진게 많았다고 해봤자 순전히 물질적인 것들 뿐, 내 마음을 고독감이 아닌 다른 것으로 채워주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가족을 잃은 것을 신경쓰지않고 전쟁을 피해 피난하였다. 그러다가 나는 위상력에 각성하고 클로저가 되어 반강제적으로 클로저로써 전장에 내보내졌다. 그렇다고 날 전장에 내보낸 이들이 원망스럽다거나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미 나는 모든걸 잃었고, 그 전에도 나는 가진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가진것은 나 자신도 그 끝을 모를 고독감뿐... 이 고독감은 오직 나만이 알 수 있었고, 다른 누군가가 그걸 알 수는 없었다. 지금의 동료들도 말이 동료지, 나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우연히 자신들과 같이 싸우게 된 사람... 정도로밖에 안본다.


"?"


"당신이 뭘 안다고!"


그런데 이 남자는, 여태까지 같이 싸워왔던 동료들도 그 누구도 아닌, 그저 반 년전에 딱 한 번 잠깐동안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던 남자가 뭘 안다고 나의 고독감을 그저 눈을 한 번 본 것으로 알겠다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나는 왠지모를 울분이 치밀어올라 그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당신이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그런 말을...!"


"몰라, 그런거!"


"뭐?"


"내가 무슨 신도 아니고, 예전에 잠깐 보고 대화를 나눈 정도로 너의 모든것을 다 안다는 게 말이 돼?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그 정도는 알 수 있다고. 눈을 통해 보여주고 있어. 네가 어느정도의 고독감을 가졌는지, 그리고... 누군가가 자기자신을 제대로 봐주고 그 고독감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원하는 마음이 보인다고."


"나는... 그런거...!"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해. 그런다면 너에게 다가가 너를 제대로 봐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어. 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내가 믿도록 해주겠어. 내가 곁에서 너의 모든 것을 제대로 지켜봐주는 걸로 말이야. 부족하다해도 그걸로 너의 고독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내 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 어째서... 그렇게까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예전에 딱 한 번, 그것도 잠깐동안 대화만 나누고 헤어진 사이. 심지어는 인간과 차원종... 즉 서로가 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그는 적이나 다름없는 나에게 그렇게까지 말해주니 나로써는 도저히 이해할 방도가 없었다. 그래서 나의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하였다.


"도움이 필요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돕는데에 특별한 이유라도 필요해? 나는 그저 너를 도와주고 싶을 뿐이야. 적 대 적, 인간과 차원종, 그런 입장으로써가 아니라 그저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도움을 주는 사람끼리로써 말이야. 그러니까 지수, 내가 널 도울 수 있도록 해주지 않겠어?"


"헬리오스씨..."


그의 말은 느껴본 적은 없었지만 어머니의 부드럽고 따스한 손길처럼, 동시에 아버지의 넓고 든든한 품속처럼 나의 마음속에 와닿았다. 그리고 동시에, 이때까지 태어났을때를 제외하고 단 한 번도 스스로 흘려본 적이 없는 눈물이 조금씩 나의 두 눈에서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흐... 흐윽...!"


"지금까지 쌓였던 것들 전부 토해내도 돼. 내가 그 전부를 받아내줄 테니까."


"흐아아아아아아!!!"


나는 지금껏 살아오며 나의 마음속에 쌓여있던 모든 것들을 그의 품에 안긴채 큰 소리로 흐느끼며 전부 토해내었다. 그리고 그는 내가 마음속에서 토해내는 모든 것들을 나를 껴안은 채 다독이며 전부 받아내주었다. 그때부터 나는 고독감과는 다른 것을 마음속으로 품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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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하 G타워 에픽퀘 中

데이비드가 서지수는 늘 고독해 보였다고 한 말에서 생각하여 이번편은 이렇게 적어봤습니다

암튼, 다음편에서는 회상 마무리 하구요(회상이 너무 길면 노잼이잖아요?)

회상이 끝나면 슬슬 제대로 돌입할겁니다

그럼 이만~



+

내가 옵치를 사람들이랑 하는건지, 동물원 원숭이들이랑 하는건지 구분이 안가네...

5판중에 4판꼴로 위한을 만나니... 이거야 원...
2024-10-24 23:15:4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