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이볼브][석봉] 괴물이 되었어도 먹고는 살아야지. - 1 -
남자인지여자인지난모론다 2017-05-28 1
"...어라."
눈을 뜨니 정말 침대 위에 있었다. 몸을 일으키고 내 몸을 내려다보자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신발신고 있네. 게다가 이 신발 정말 더러워졌는데. 여러모로... 정말이지. 여기까지 기대하는건 아직 이른가. 주변을 둘러보자 현관에서 이 침대까지 찍힌 발자국이 보인다. 한숨을 쉬면서 신발을 벗고 몸을 일으켜 시계를 바라본다.
"...오늘 월요일인데...하아."
시계는 1시를 가리키고 바깥은 밝다. 스마트폰을 집어들고 화면을 키자 몇번이고 걸려온 전화아 여러통의 문자 메시지가 보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게 보였다. 그것을 본 나는 두눈을 부릅 떠야만했다. 참고로 난 학교에 다니며 친구는 적지만 있긴하다. 그런데 그 친구가 보낸 문자 메시지가...
[ 세하 : 석봉아. 1시 30분까지 너희집에 갈게. 무슨 일 없는거지? ]
"...큰일이다."
나는 바로 침대에 스마트폰을 던져버리고 엉망인 집안을 향해서 달려들었다. 심각하게 어질러진거는 상관없지만 최근에 보여서는 안될 '그 일'을 했기에 그 흔적을 치워야만 했다. 그게 들킨다면 내 입장이 매우 곤란해진다. 또 다시 도망쳐야만하며 친구들과는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30분이라는 시간안에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것이라는게 그나마 다행이려나. 나는 '그 일'의 흔적을 지우면서 어제의 일을 떠올려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래...분명히...
쾅!
괴물 한마리가 벽에 처박히고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쉰다. 주변에는 나의 불곷으로 일어난 불길이 번져서 여기저기서 일반인들의 비명성이 터져나오며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사이렌 소리는 가까워지지 않고 있다. 아마 저들이 손을 쓴거겠지. 내가 이렇게까지 저항을 해올줄은 몰랐을테니 반응이 늦었을 것이다.
방금 벽에 처박힌 괴물이 몸을 일으키려하자 그 머리를 발로 짓밟았다.괴물은 뭐라도 해보려고 했지만 이이 그 양팔을 부러져있었고 다른 괴물들과 같이 촉수처럼 늘어져있던 날개는 한쪽은 불타고 다른 한쪽은 뜯어진채 바닥에서 꿈틀대고 있었다. 나는 숨을 몰아쉬면서 괴물을 내려다보았다.
"...우르르..."
"...넌 이미 끝났으니 그냥 뻗어있어."
콰직-
머리를 짓밟은 다리에 힘을 줬다. 그 이상은 말하지 않겠다. 나는 늘어진 괴물의 시체를 지나쳐 남은 둘에게로 다가갔다. 그들은 으르렁 거리면서 자신의 날개에 전류를 흘려보냈다. 누가보아도 내가 저들을 이길 것처럼은 보이지 않으려나. 하지만 나는 알고있다. 저들은 '실패작'이다.
기껏해야 괴물의 형상을 취해서 육체능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그 괴물의 능력을 조금 사용하는 정도가 한계이다. 상중하로 등급을 매기자면 '최하'에 속할테지. 아까전 나에게 당한 사내가 '하'정도이고. 그에 비해서 내 입으로 말하기에는 뭐하고 또 개인적으로도 그렇긴 하지만. 나는-
"...덤벼."
"우르아아아-!"
"크오오오-!"
'최상'이다.
"흡...!"
쾅-!
발에 힘을 줘 도약하고선 맨 앞으로 뛰어나오던 푸르른 색의 크라켄을 향해 손을 둔기처럼 휘둘러 내리찍는다. 크라켄의 날개가 날 후려치며 전류를 흘려보내지만 그 따위 것은 무시하고 깔아뭉개버린다. 전류 때문에 옷이 조금 타기는 했지만 내 피부 자체는 매우 멀쩡했다.
내손을 뒤덮은 갑피를 내려다보았다. 한쪽은 방금전의 사내와 유사하지만 더욱더 견고해보이는 갑피이고 반대쪽 손은 마치 바위와도 같은 갑피가 뒤덮여있었다. 자신의 양손을 내려다보던 나는 다시 정면을 바라보았다. 내 아래에 뻗은 동료를 바라보던 붉은 몸의 크라켄은 몸을 낮추고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아아. 안되는데."
'엘더 크라켄'이 포효하며 달려들고 의식이 흐릿해진다. 달려드는 엘더 크라켄의 몸을 양손으로 잡아낸 다음 뒤로 넘겨버린다.
"으가아아-!"
쾅.
"...하아...하아...안되는데..."
화르륵-
거칠어지는 숨결. 숨을 내뱉자 작은 불꽃이 뿜어져나왔다. 열기가 이제 내 이성으로는 참지 못할 정도로 뜨거워졌고 이것이 뜻하는 것은 하나였다. 그들이 전투를 원한다. 자신들이 전투를 이끌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제 겨우 한마리 남았는데 이리 간단히 빼앗길수는-
'싸운다. 싸운다. 싸운다. 잠시 빌린다.'
'부순다. 부순다. 부순다. 잠시 빌린다.'
"둘이 쌍으로..."
내 의식은 거기서 끊겼다. 그래 여기까지가 내가 기억하는 것. 정말이지 티비틀고 뉴스보기가 두렵다. 내가 막 흔적을 모두 지우고 몸을 씻고나오면서 옷을 입으려는 순간에-
띵동-
"석봉아! 나왔어!"
"나도 왔어! 문 열어봐~"
"너희들. 주변에 민폐니 크게 소리치지마."
뭔가 아주 큰 재앙이 닥친 것 같다. 왜 여자 목소리가 끼어있는거니 세하야.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