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 Ardua ad Astra - 어두움은 늘 뒤에서 존재한다.[7]
Outsideres 2017-05-28 0
"핫따─ 더럽게 끈질기다고 생각 안하는 겨?"
"네 놈들이 벌인 일에 그걸 내비두는 클로저가 어딨다고 보는 거냐."
김기태 뿐만 아니라 노아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이들이 벌이고 있는 행위에 가만히 있을 상대는 아무도 없다. 특히나 클로저라면 더하다. 아무렇지 않게 벌이고 있는 이들을 저지하지 않으면 그 이상의 희생이 벌어질 게 뻔하다. 그러니 김기태는 더더욱 이들을 막기 위해 실력을 쏟아붓는 사이에, 노아는 츠바사를 향해 총을 들어 사격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위상관통탄처럼 꿰뚫어버리려는 관통력을 높이려 들자. 츠바사는 정권을 내찔렀을 뿐인데. 노아의 능력인 탄알 생성 조작으로 쏘아낸 덕에 아까보다 위력이 상승되었을 거라 본다.
그런데 그 탄알들이 정권을 내찌른 후에서 뭔가 막혔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도대체 뭐지? 게다가 허공에서 깨져보이는 것처럼 보여내었기에, 노아는 빨리 옆으로 피해냈는데. 유리 파편처럼 보여낸 형상이 투명하게 나타났다? 노아는 이것으로 대강 츠바사의 능력이 무엇인지 알아내었다. 어디까지나 확신이길 드는 추측이길 빌었지만 말이다.
"설마 무형의 능력을 형상화를 만들어낼 줄이야."
"눈치도 빠르군. 이미 알아내봤자 그걸 어떻게 추측해낼 거냐?"
맞는 말이다. 아무리 눈치를 챘어도 오는 방향이나 크기에 대해 모르면 전혀 알아볼 수도 없다. 그야말로 근, 중, 원거리에서 전부 다 상대할 수 있는 타입이니 노아한테 있어선 상당히 힘겨운 상대이다. 김기태 쪽도 마현수의 능력에 대해 조금씩 알아차렸는지, 자신의 칼바람 뿐만 아니라 검을 막아내었다기보단 여러 번 쳐내버린 듯한 검격에 뒤로 물러나버렸으니 말이다.
"허, 설마 빠르게 베어내어서 상대방의 몸이나 무기를 아예 절단하려 들 줄은 몰랐군. 능력이 아니라 순수한 신체로 나타낸 결과물이었다면, 필히 졌겠구만 **."
"그만 궁시렁대고 편히 갈 수 있게 서로 못 본 척이라도 하장께."
"아까도 말했을텐데. 그럴 수 있냐고 말야."
그리고 어째선지 1층과 2층 사이에서 들려오는 비명이 곧 저항하려는 듯한 목소리로 가득 채웠고. 제 1 뿐만 아니라 제 2까지 꿈틀거린단 것을 노아랑 김기태는 여기서 물러날 수 없다는 의미를 만들어냈다. 자신들이 꼴 사납게 무너져내리는 어른이 되버리면, 아이들한테 뭐라고 말할 수 있냔 말이다.
"생각해보니 무슨 목적으로 클로저 아카데미에 나타난 거지? 시간의 광장에선 칼바크 턱스가 나타난 것도 모자라, 급습이라니."
노아 입장에선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들이 가득했지만, 학교로 들어가는 정문 앞에서 스케빈저 여러 마리가 클로저 한 명을 붙잡고 차원 공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 공간을 열어준 쪽은 다름아니게도 가이스트 장교로 추정되는 타입의 차원종이었다. 그걸 본 노아에 이어 김기태도 두 눈이 시퍼렇게 뜨고 말았다.
"그런 거였나. 칼바크 턱스는 처음부터 미끼였고, 진짜 목적은 아카데미생들을 납치하는 거였어."
"정답이랑께. 이제 목표는 거의 달성해냈으니 그만 돌아가는 게 좋을 거 같다 아이가, 츠바사."
"흥, 어차피 그럴… 으극! 그럴려고 했어."
"이것들이 이딴 꼴을 만들어놓고 도망치려 그래!"
도저히 봐줄 수 없다는 듯 노아가 두 총을 집어넣자마자 양손을 들만큼 생성된 레이저 라이플라는 전자포를 생성해내어 발포하자. 그것을 본 츠바사는 무형으로 만들어낸 형상화란 방벽을 세워넣었고. 마현수가 곧바로 차원 공간을 열자마자, 두 명이 그 안으로 들어간 덕에 연기로 퍼져버렸던 저 한가운데를 김기태가 바람으로 치워버리지만 이미 그들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제 1 위상력을 가진 차원종들도 각자 할 일을 다했단 형식으로 반응이 없어졌으니 말 그대로…… 패배감을 안겨버렸다.
"**할! 이 ***들이!"
"…결국 다 놓쳐버렸군."
김기태가 욕을 내뱉으며 쓰라린 속을 달래고, 노아는 허무해져버린 이 상황 속에서 우수수 떨어진 무형 파편들이 사라져가는 걸 보질 못했다. 애초에 무형인데 볼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평생 볼 수 없는 것이 무형이거늘. 그렇게 반인반차원종들과 다른 차원종들이 아카데미생에 이어 학교를 지키는 클로저들까지 납치를 해갔단 사실만큼은 변함없다. 한마디로 말해 이름없는 군단은 언젠가 무슨 짓을 벌일 게 분명하단 얘기다.
"김기태 요원, 지금 안에 남아있는 학생들과 교사 분들이 있는지 확인하면서 교문 밖으로 데리고 나가. 나는 특경대에 연락할테니, 경비 쪽에 사람들이 있는지 확인하러 가볼게."
"…알겠습니다."
노아는 욕지기를 더 내뱉을 뻔한 김기태에게 신속한 지시를 내려주면서 흩어졌다. 그가 경비들이 있는 쪽으로 가보니 경비 클로저들이 이미 그들에게 당하기라도 한 것인지, 피가 쏟아져나온 것이 눈에 들어왔다. 상당히 끔찍할 수 밖에 없는 현장이다. 목이 잘려나간 건 그렇고, 몸이 분리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학생들에게 보여서는 안될 현장이라 여긴다. 그렇기에 그는 마침 공사 현장으로 쓰이는 천막 하나를 구해내어 그들의 시신을 한꺼번에 덮어냈다.
"목적을 위해서 사람까지 죽일 수 있는 변절자가 될 줄이야."
반인반차원종, 그만큼의 각오를 했기에 사람들을 죽였다는 소리 밖에 안된단 거다. 그 후로 노아가 특경대에 연락하는 사이에 김기태는 안에 들어서니 차원종들을 끝까지 저항을 해냈던 무리들이 보였다. 거기에 다친 사람들은 꽤 있었는지 대부분이 멀쩡하다고 볼 수 없는 노릇이었다. 무엇보다도 트라우마에 휩쌓여 벌벌 떨거나, 겨우 살았음을 느끼며 슬픔을 터트리는 학생들의 모습에 그는 마음 속으로 나오던 분노를 억눌러야했다.
'이 망할 자식들, 너희들이 벌여낸 짓을 아무렇지 않게 행한 덕에 저 아이들에게 명목을 잃은 거나 다름없어.'
클로저로서 살지 말고 다른 인생으로 차원종과 싸우지 않는다면 더더욱 좋긴 하다. 안타깝게도 유니온이라면 클로저를 강제적으로 시킬 것이다. 유니온의 권력을 저 아이들의 등살을 떠밀 정도로 높았으니까. 무엇보다도 클로저 관리 축소에 대한 건까지 합해보면, 김기태 자신에게도 권한이 이토록 없다는 것에 대해 씁쓸함까지 물들였다.
"모두 힘들겠지만, 서로 부축하면서 교문 밖으로 나오도록 해. 나도 거들어줄테니까."
평소처럼 이 김기태 님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김기태는 그러지도 못할 상황이란 걸 알고 있기에 한숨을 깊이 눌러쉰다. 그렇기에 학생들이나 다치거나 위상력 소모만 심한 교사 분들이 이에 어떻게든 응하면서 모두를 부축하며 밖으로 나가고 있다. 그 사이에 김기태는 너무 움직이기 힘든 사람이 있다면 직접 거들려고 하던 찰나, 한 남학생을 어깨동무로 지탱해주는 분홍머리 여학생을 보게 되었다.
"거기 학생, 꽤나 버거워보이는데 도와줄게."
"아뇨, 저는 괜찮으니까."
"한 쪽이 덜 괜찮아보이잖아."
"…하핫, 괜찮습니다. 제 발로도 걸어나갈 수 있거든요."
이슬비와 이강현, 지금 두 사람은 김기태라는 클로저를 만난 덕에 상황이 끝났음을 느꼈지만. 끝났다는 자체에 안도감은 커녕, 그 다음이 문제였다. 강현이가 너무 힘들게 힘을 쏟고, 머리에 피까지 흘릴 정도로 싸우다보니 시야가 흐트러져있고. 슬비도 힘을 다하긴 했는지 다리가 후들거린다는 게 김기태의 눈에 확연하게 들어왔다. 너무 티날 수준인 지라, 어딜 의연한 척을 굴려고 하는지 강현이의 다른 어깨를 빌려 지탱하는 것이 아닌가? 덕택에 슬비가 놀란 눈으로 자빠질 뻔했지만, 주춤거리다 겨우 중심을 잡은 덕에 한숨을 몰아쉬었다.
"저기 다른 사람들부터 도와주시는 게."
"밖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선배 격이신 분이 도와주고 계실 거야. 그리고 학교 안에는 확인하지 않아도 없단 걸 알아냈거든."
그렇다. 충분히 말하지 않아도 이 학교 내부에는 지금 세 사람 말고는 아무도 없다. 반인반차원종들이 벌여낸 계획으로 인해 끌려가고 말았으니까. 이 광경을 직접적으로 목격하거나 얘기만 들은 사람들에겐 가장 충격적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모두가 나오게 되니, 특경대가 여기로 도착하게 됨으로써 다친 사람들부터 먼저 후송하는 작업 과정을 시작했고. 간단한 상처 치료라던가 정신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안정적으로 취하는 일부터 행했다. 슬비는 모두가 후송하거나 치료를 받는 걸 보면서, 자기도 붕대까지 묶고 나니 오늘 안에 일어났던 일들이 거짓이 아닌 현실이란 실감을 일으켰음을 증명했다.
"…사람들을 구해내지 못했어요."
"너무 자책하지마. 우린 최선을 다했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봐."
"그, 그치만 저는…."
"거기 학생. 무슨 얘기인지 다 알겠는데, 지금은 살아남은 걸로 기뻐하도록 해.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있어선 고마워한다고. 너희들이 죽거나 그들에게 끌려갔다면 죄책감을 더 안겨야만 했으니까. 그러니 구해내지 못했다면 강해지겠다고 하는 마음 먹은 순간, 악바리로 강해지도록 해. 어떤 고난이 **와도 말야."
김기태는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말을 여기까지 마친 채 노아가 서있는 자리에 가보니, 그는 손을 양쪽 주머니에 꽂은 채로 있는 인상으로 하늘을 바라보니.
"노아 선배님도 보기 싫은 광경들이 있었나보군요."
"그래, 끔찍하게 저지른 광경이었어. 한때 사람들이 저지른다는 게 이리 무섭단 게 말야."
"저도 그래요. 어떻게 하면 그런 식으로 변할 수 있는지, 사람으로서 소름돋아요."
그것이 너무나도 끔찍할 수 밖에 없는 결과물이었다. 노아는 뒤를 살짝 돌아보니 조금 축 처진 듯한 김기태의 어깨를 본 덕에 다가가서 자기 손으로 살며시 다독였다.
"우리들은 이미 죄를 저지른 거나 다름없지만, 그 죄를 안고 살아갈 수 있는 계기는 있어. 주저앉을 수만은 없잖아. 그러니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고. 그들에게 갚아야할 건 산더미가 되버렸으니까."
"‥알고 있어요. 괜히 멋진 척 하지 마시죠. 닭살 돋습니다."
"윽, 그러냐."
"하지만 선배님 같은 사람이 있으니 안심이 되는군요."
그걸 끝으로 사탕 하나를 맛보겠냔 식으로 건내는 김기태의 손길에, 노아는 그 막대 사탕을 받으며 능숙하게 까대곤 입에 머금었는데. 레몬맛 사탕이었다. 노아가 가장 좋아하는 사탕맛 중 하나를 그가 잘 알아주니 옅게 웃었다. 대놓고 웃을 수 없는 분위기인 지라 쓰디 쓴 웃음을 보일 뿐이지. 클로저 아카데미 습격 사건과 시간의 광장 테러 사건. 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으킨 이름없는 군단의 반인반차원종들이 저지른 악행. 그들이 어떤 과거를 지녔든 간에 현재로선 용서할 수 없는 악당이다.
"이름없는 군단에 대해선 책이나 정보로만 들었는데. 직접 겪으니 할 말을 잃게 만드네."
"노아 선배님이 본 건 일부에 지나지 않아요. 좀 더 악랄한 방법들로 나올 겁니다. 무지막지한 차원종 군단을 침공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악랄함을 유지해낼테니까요."
그렇게 그들은 서로 막대 사탕을 문 채, 클로저 아카데미를 바라보았다. 이제 이 학교를 쓸 일이 없을테니, 다른 시설로 가서 교육받을 예정. 그 전에는 부상과 심리 치료를 거듭해야겠지만 말이다.
* * *
보름달이 뜬 밤, 홀로 창가에 앉아있는 남자가 있었다. 노란 선글라스를 하얀 머리 위에 얹어놓는 형식으로 써있고, 검게 물들인 두 눈을 드러낸 남자. 상체는 아무 것도 입지 않은 채로 달을 바라보았는데. 춥진 않은 것인지 두 눈을 감으며 회상에 빠진 듯한 추억을 그려냈다.
"유니온에서 은퇴한 몸에게 주는 상이 여기 멘션이라니. 참전 용사라 할 지라도 연금마저 쥐꼬리지 않나. 이제 쓸모없다고, 남들에게 잊혀지는 방식으로 만들어내지 않나."
그의 이름은 제이(J), 과거 차원 전쟁에 참전했던 역전의 용사라 불리운 영웅이었다. 울프팩 템의 멤버 중 한 사람으로서 목숨을 걸고 싸워온 젊은 소년이었었다. 지금은 소년이라기엔 어른이 되고 만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몸은 어딘가 모르게 성하지 않단 걸 보일 수 있었다. 양손은 시퍼렇게 질릴 대로 질렸었는지 차가움을 느껴야만 했다. 물론 자기 몸은 어떻게 되든 상관 안했다. 제일 신경썼던 것은 딱 하나가 있는데.
"‥모두 잘 지내고 있으려나."
데이비드는 유니온 관리요원이 아닌 국장 자리에 올랐다는 소문을 들었고.
서지수는 가족 생활을 잘 보내고 있을 거라 생각하며 전화를 걸지 못했다. 절대로 무서워서 그런 게 아니다.
울프팩의 교관은 단 한 번도 연락해본 적도 없는지라, 어떻게 지내는지를 잘 모르고 있다.
특히나 교관 다음으로 더 알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니.
"성현이 형은 여전히 연락이 안되는구나."
데이비드랑 공동 순위로 개인적으로 가장 연락하고 싶었던 사람. 백성현, 붉은 거신이라 불리었던 울프팩 팀 최전선에서 싸워나간 멤버. 그는 서지수와 함께 싸워나갈 만큼 강했지만, 그 댓가가 너무나도 크다는 걸 보여준 사람이었다. 그 사람하고 연락이 안됐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아쉬움을 토로해낸다. 어제도 물론이고 오늘도 연락할 수 없단 사실에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단 사실만으로 자기 자신이 싫어져만갔다.
"근데 내가 왜 연락을 하고 싶어했더라…."
오히려 이런 모습으로 연락한다고 생각하니, 가슴 찢어지는 건 본인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제이는 그립다는 감정이 묻어나왔다. 하지만 이제 그만 절제해**다. 남한테 피해를 주는 건 그만하자고 해놓고도 또 해버리는 자기 자신에게 이러면 안된다는 걸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 폴더인 휴대폰을 닫자마자 고요함은 소리로 채워졌지만 일시적일 뿐더러, 고독함이 다시 채워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채워지자마자 엄습해오는 그늘은 달빛 때문에 그의 몸을 이불처럼 덮질 못했다. 오히려 그 경계선에 서있는 어둠이 되었다.
"하아, 수면제를 먹고 자야겠어."
그것도 독하게 먹어야겠지만 말이다. 예전부터 시작되온 계기는 작은 소리만 들려도 눈을 뜨게 되는 일들이 허다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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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적 및 불만 비난 관련은 받지 않습니다.)
그렇게 기태나이트와 갓노아는 후에 있을 일들을 위해 막대 사탕으로 결의하고.
제이는 쓸쓸하게 창 밖을 내다보며... (울컥) 그렇게 수면제를 먹는다..(주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