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이머 5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05-26 0
우리 둘이서 이야기하고 있는 데 갑자기 강도가 나타나서 권총을 겨눈다. 뉴스에도 가끔 나오는 편의점 강도, 강도마다 사정은 있었기에 이러는 건 나도 알고 있다. 이런 장면이 나오는 게임류를 해보았으니 말이다. 범인이 인질을 잡을 때 교섭인으로 플레이하면서 인질범과 협상하는 게임을 말이다.
"저기, 진정하시고, 대체 왜 이러시는 거죠? 원하는 게 뭐에요?"
제이 아저씨는 일단 침착하게 그 강도를 진정시키려고 했다. 역시 아저씨는 이런 상황에도 침착할 수 있었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떨리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우리 둘은 이제 위상력 능력자가 아니기 때문에 권총에 탄환을 맞으면 일반사람처럼 즉사할 수도 있었다. 예전에는 위상력 능력자였을 때 그냥 아픈 정도로 끝났지만 지금은 다른 상황이었다. 일단 양 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면서 무저항 의미를 표시한다.
"거기, 너 고삐리... 엎드리고 있어!! 야, 넌 가진 돈 전부 다 내놔!!"
"저기, 손님, 한번만 봐주시지 않겠습니까? 이 편의점 오픈한 지 얼마 안되었거든요. 거기다가 아직 갚아야 할 빚이 있어서..."
"시끄러워!! 그딴 거 알게 뭐야!? 죽고싶지 않으면 어서 돈이나 내놔!!"
제이 아저씨는 침착하게 말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강도는 흥분한 상황이었다. 엎드리면서 나는 어떻게 해야될 지 몰랐다. 제이 아저씨는 이 가게를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셨다고 했다. 클로저들은 해체된 이후에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 그렇다면 제이 아저씨도 이 가게를 차리느라 빚이 쌓였을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장사를 해서 빚을 갚으려고 노력 중이었던 것, 하지만 강도 때문에 하루 아침에 망하게 생긴 상황이었다.
이렇게 내버려둬도 될까? 절대 안 된다. 아저씨가 어떻게 마련하신 가게인데... 이렇게 된 이상 내가 나서는 수밖에 없었다. 강도가 들어줄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저기, 손님. 제발 이러지 마세요."
"입**!!"
권총으로 제이 아저씨 이마를 내리치기까지 하자 이제 더는 안 되겠다는 듯이 가게에 진열되어있는 총을 하나 빼내서 강도에게 소리를 질렀다.
"이봐요! 아저씨!!"
"뭐야? 고삐리... 죽고싶어!!?"
강도가 나에게 시선을 둔다. 확실히 총구방향이 나에게 향하니 무섭긴 했다. 하지만 이것도 심호흡을 몇번 하면서 진정해**다. 그리고 이런 강도보다 우리는 더한 것도 이겨낸 것을 떠올린다. 클로저시절에 차원종과 싸웠던 것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점점 차분해지고 있었다.
"아, 진정하세요. 아저씨... 어차피 우린 인질인데... 그리고 강도짓 하시려면 셔터를 내리라고 지시하셔야죠. 목격자가 신고하면 아저씨만 곤란해지잖아요. 제이 아저씨, 방화셔터 닫으세요."
"뭐? 무슨 소리야?"
"아, 그렇지 참... 야! 셔터 내려!!"
강도가 그제서야 깨달았다는 듯이 제이에게 명령했고, 그는 영문을 모른 채 셔터를 내려 밖으로 나가는 출입문을 닫아버렸다. 이제나갈 수 있는 곳은 편의점 직원들만이 들어오는 뒷문 뿐이었다. 강도는 나를 보면서 피식 웃었다.
"너 바보냐?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데 나한테 이득이 되게 하다니... 무슨 의미야? 그 장난감 총은 들어서 뭐하게?"
"아저씨, 게임을 하나 하지 않겠어요?"
"뭐? 게임이라고?"
"서부극 영화에서 보이는 갱단들의 총격전알죠? 듀얼, 결투라고도 불리는 거죠. 우리 서로 권총을 이렇게 주머니에 꽂는 다음에 편의점 아저씨가 하나, 둘, 셋 하면 권총을 뽑아서 상대를 쏴서 정확하게 맞추는 사람이 이기는 거에요. 진사람은 이긴사람 소원들어주는 걸로 하고 어때요?"
"그거 재미있겠군. 서부영화라... 하긴, 나도 그 영화 좋아했지. 한번쯤은 따라해보고 싶었어. 그런데 고삐리, 너는 그 장난감총으로 서부극을 하겠다는 거냐? 우습구만. 크하하하하!!"
"이건 게임이잖아요. 아저씨도 그 총, 사실 BB탄 총인 거 안다고요."
"뭐? 푸하하하, 이게 장난감으로 보이냐? 뭐 좋아. 건방지게 어른에게 까불면 어떻게 되는 지 깨닫게 해주마. 이미 죽을 지도 모르지만 말이지."
"단, 결과는 깨끗하게 승복하기에요. 승복하지 않으면 무시무시한 벌칙을 받게 될 거에요."
"벌칙? 이 꼬마가 날 완전히 웃기게 하는 군. 오냐, 한번 해보자."
서부극 영화, 카우보이라고 불리는 미국 서부사람들이 모자를 쓰고 권총이나 엽총을 꺼내 갱단활동을 벌이면서 무법자로써 야망을 꿈꾸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무법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무법자들을 쏴죽이기도 하기도 한다. 그 무법자들을 소탕하기 위해 보안관과 부관이 와서 그들을 소탕하려는 내용이 떠오른다. 그 서부시대의 무법자들이 결투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저 총이 실탄이 든 총이라는 건 나도 잘 안다. 일부러 떠보는 것이다. 상대방이 나에 대해서 방심하게 하기 위한 유도였던 것이다. 아마 저 사람은 내가 정말로 그 총이 BB탄 총인줄 알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줄 알고 그러는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저씨, 부탁해요."
"정말 괜찮겠어?"
"빨리 해!! 이**야!!"
강도가 재촉하자, 제이 아저씨는 어쩔 수 없이 카운터를 세고 있었다. 아저씨 표정에 불안한 기색이 보인다. 내가 총에 맞아서 죽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겠지. 원래 서부극에서 결투라는 건 타이밍에 맞춰서 권총을 재빠르게 뽑는 것은 물론이고 누가 먼저 빨리 발포해서 맞추냐에 따라서 승부가 결정난다. 나는 괜찮다는 것을 알리려고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고, 아저씨는 1부터 천천히 세면서 마지막에 큰소리로 말했다.
"셋!!"
타앙-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