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리. 가까운 미래에 너희들은 ‘블랙(Black)’ 녀석의 꼭두각시 인형이 될 거야.’

“응? 너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니야. 아무것도.”

“......?”

“마에라드. 그거 뭐 그린 거야?”

“......그냥 한번 바람이나 좀 쐬고 싶어서 그려본 거야.”

서유리와 우정미. 두 사람과 가까이 지낸 이후로 마에라드도 조금씩이지만 뭔가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 같다. 지금까지는 단 1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행동들을 여럿 취하는 것에서 이를 파악할 수가 있는데 일상생활에 대해 재미를 좀 얻은 덕분인지 그림 그리는 걸 요즘 시작했단다. 절대무적 최강에 냉혹하기 그지없는 그녀가 그림을 그리는 취미생활을 하게 되다니 이건 완전히 해가 서쪽으로 뜨는 정도가 아니다. 본인의 입으로는 친구에게서 배웠다나 뭐라나? 그녀에게 그림 그리는 방법을 가르쳐준 친구란 자도 정말 누군지 궁금해지는 일. 누군지 정말 궁금하다.

“네 친구가 가르쳐줬다고?”

“그래서? 그 친구 요즘은 뭐한대?”

“......‘사랑과 차원전쟁’ 이라는 드라마를 들어봤겠지.”

“응!”

“그거 슬비가 정말로 좋아하는 드라마잖아!?”

“그거...... ‘라이트노벨(Light Novel)’ 버전이라고 하면 될까. 그......”

“혹시?!”

“사랑과 차원전쟁 라노벨의 작가?”

“......삽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

“......!!”

사랑과 차원전쟁. 이슬비가 정말로 좋아하는 드라마이기도 하고, 동시에 세하의 어머니도 정말 유심히 보는 드라마다. 그 드라마가 인기가 많았던 덕인지 이걸 약간 다르게 변형시킨 라이트노벨 버전도 출간되었다. 문제는 그 라노벨이 기존의 드라마 등장인물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등장인물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드림 라이트노벨(Dream Light Novel)’ 이라고 분류하는 독자들도 있다고 한다.

아무튼, 그 드림 라노벨의 삽화 담당이자 일러스트레이터가 바로 마에라드에게 그림 그리는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해줬다는 것. 마에라드는 친구라고 하는데, 정작 그녀 본인이 유리와 정미에게 ‘전 신강 고등학교 특수F반 출신’ 이라는 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 친구가 요즘은 어디서 지내는지 알 수가 없지만. 그래도 만나서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해준 것을 보면 마에라드만 아는 비밀의 장소에서 가르쳐준 것으로 그렇게 보이는데...... 그 사랑과 차원전쟁의 드림 라이트노벨이 정말로 수위가 높다는 게 함정! ‘19세 이상’ 이라는 등급을 매겨도 부족할 정도로 수위가 높다.

사랑과 차원전쟁. 그 라이트노벨 책을 읽고자 한다면 극도로 주의하기 바란다.

“독서를 좋아하는 나타, 그리고 바이올렛 아가씨도 절대로 봐서는 안 되는 책이지.”

“......”

“유리야. 마에라드 쟤... 슬비에게 정말로 그 라노벨을 선물하려는 거 아냐?”

“정미야. 현재 몇 권까지......”

“현재는 휴간 중이지만, 8권까지 발매가 되어 있다고 해.”

“천하의 이슬비라도 절대로 봐서는 안 되는 라노벨이지. 수위가 정말 높거든.”

“마에라드. 수위가 높다니?”

“쉽게 말해서 ‘19세 이상’ 등급을 매겨도 부족할 정도로 수위가 극히 높아.”

19세 이상. 그러니까 ‘청소년 이용불가’ 라는 등급을 매겨도 위험하기 그지없다는 수준으로 수위가 극히 높다는 사랑과 차원전쟁 라이트노벨. 라노벨은 각 권당 칼라 삽화 3장 정도를 포함하고, 흑백 삽화가 약 5개 정도가 있어 대략적으로 총합 8개 정도의 삽화가 있다. 물론 10개 정도의 삽화를 내놓는 라노벨도 있기 마련. 사랑과 차원전쟁 라이트노벨. 이거 읽어본 사람들은 삽화가 정말 장난 아니라고 말한다. 온갖 요소들이 있는 그대로 너무 정교하게 묘사가 되어 있다나 뭐라나?

그러니까 ‘신사’ 라고 불리는 분들도 코피를 쏟으며 기절해버릴 정도로 수위가 극히 높은 삽화란다. 그 때문에 다른 라노벨 들과 달리 이 라노벨은 규제가 엄격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발매중단이 아니다. 밀수와 같은 식으로 얼마든지 구하면 된다. 뇌물을 먹여서 그 라노벨을 밀수를 하듯 구매하면 되니까.

밀수를 하듯 구해야만 하기에 가격이 ‘부르는 자 맘대로’ 그 자체다.

“마에라드! 그 친구...... 슬비를 한번 만나달라고 부탁할 수 있어?”

“유리 네가 원한다면야 전화는 해볼 수 있어.”

“정말이야?!”

“근데 사실상 힘들 거야.”

“왜?!”

“사랑과 차원전쟁 라이트노벨. 그게 경찰 측에서 그 삽화가를 체포하려고 안달이거든.”

“왜?!”

“그 어떤 표현으로도 부족하기 그지없는 극한의 수위이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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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ovel.naver.com/challenge/detail.nhn?novelId=572594&volumeNo=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