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팬픽)제이의 일상 1-0~1

미쿠냥팬시작합니다 2017-04-16 0

스토리는 컨셉은 좀 어둡게 잡았습니다. 내용은 아스타롯또 사장님전까지 쓸 예정입니다. 조잡한거 이해좀 부탁드립니다~






내가 여기서 뭘 하던 거였더라. 아 맞다. 오늘 엄마에게 자랑할 것이 있었는데... 성적표 높게 나와서 엄마에게 보여주려고 했는데, 아빠에게 자랑하려고 했는데...

하늘이 갈라진 다는 이야기는 그림책으로도 사진으로도 여러 번 본 적은 있었다. 그것은 보통 넓게 펼쳐진 구름이 두개로 갈라지며 그 아래로 찬란한 금빛의 태양이 내려오는 것, 너무나도 찬란하여 감히 쳐다볼 수 없는 고결함 이었다.
그것이 보통이라 생각했지만 이 상황을 보고 사람들은 과연 하늘이 갈라진 다는 것을 자신들의 눈으로 보고 순결한 표현을 쓸 수 있을까, 아마...적어도 더 이상은 불가능할 것이다.
굳이 설명하자면 하늘이 가라앉고 있는게 옳은 표현이라고 사람들은 대답햇을 것이다.

붉게 내비치는 석양의 태양빛이 뒤틀려지고 넓게 펼쳐진 적란운의 무리가 공간과 함께 뒤틀려지며 마치 초승달과도 같이 휘어져 있었다. 눈앞의 눈부신 태양은 갑자기 물감에 물들듯이 서서히 보랏빛에게 먹히기 시작했고 10여 분도 지나지 않아서 태양은 차디찬 검고 자색으로 빛나는 빛을 사람들에게 쬐어주고 있었다.
고막을 죄여오는 기분 나쁜 비명과 함께 초승달처럼 휘어진 구름의 무리가 마치 바지춤의 지퍼를 내리듯이 찢어지듯 벌려지고면서 말 그대로 하늘이 벌려지는 모습을 너무나도 생생히 사람들에게 충격을 선사하고 있었다.
하늘이 갈라진 시커먼 공간 아래에서 불타는 중 질량의 무언가들이 하늘에서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 마수에 의한 피해는 하늘뿐만이 아니었다.
땅 또한 뒤틀려지고 지반이 융기했고 마치 지진의 양상을 보여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뒤틀린 대지의 안에서 자색의 빛과 함께 무언가 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난생처음 보는, 동물원에서도, 도감에서도, 티비에서도 본적 없는 생명의 종류, 확실하게 호흡하고 움직이며 이곳에 오며 주변을 둘러보는 패턴이 제각각 다름으로 인해 저것들이 생명체라는 것을 알 수는 있었지만 그것들의 정확한 개체가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사람보다  세배 정도의 크기, 두터운 근육질에 갑각류와도 같은 갑주가 몸에 붙어있는, 눈은 보이지 않고 송곳과도 같은 이빨과 불규칙한 치아균열, 굳이 비교하자면 고릴라와도 같은 모습의 존재, 그것이 소년의 바로 앞에 있었다.

그리고 그 소년의 부모가 찌부러져 핏덩이가 뿜어져 나오는 너덜너덜한 신체를 가지고서, 이 상황에서 도대체 어린 소년이 무슨 표정을, 무슨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지 본인도 알 수가 없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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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윽고 공포에 의한 짧은 단말마에 제이는 자신의 목소리에 놀라 깨고말았다.

"이런...멍청할대가 없군."

시커먼 어둠속에 물든 새벽의 하늘, 별하나 보이지 않는 우중충한 날씨에 깨어나 불쾌한 습도에 의해 제이의 턱을 타고 땀이 한 방울 한 방울 흘러 내렸다.
비몽사몽 한 탓일까, 아니면 지금의 제이는 자신의 모습이 궁금해서였을까...제이는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난뒤 몸이 움직여 전등을 켰고 금방 섬광이 펼쳐지며 방에 빛에 자신의 몸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위치의 바로 옆에 있던 ** 거울에 비춰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볼 생각이었지만 제이의 예상과는 다른 무언가가 일어났다.

"!?"

빛이 아직 적응되지 않았던게 문재였던 걸까, 제이가 꾼 무언가가 일어난 것인가, 거울을 보는 한순간, 단 한순간이었다.
1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제이가 바라본 ** 거울에는 현재의 땀에 흠뻑 젖은 제이의 모습이 아닌 옛날, 차원 전쟁에 징병되기 직전의 세상의 모든 것을 잃어 죽은 사람과도 같던 제이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덜컥 놀라며 멈출 듯이 충격을 받은 심장의 앞 가슴을 왼손으로 강하게 잡아 누르며 심호흡을 시작했고, 서서히 안정을 되찾자 이번에는 땀이 비 흐르듯이 흐르며 마루를 땀방울로 적셨다.

"하...이제 좀 봐달라고...언제 까지 반복 해야 만족할껀데..."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될정도로 시야가 아찔하게 흔들리자 정신을 차리기 위해 오른 손으로 벽을 붙들고서 어떻게든 정신력으로 버티려 했지만 제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벽에 등을 기대던중 전등의 스위치를 꺼버린것 뿐, 결국 정신을 못차리며 그 자리에 쓰러져 기절하듯 수면을 만끽하며 다음날을 기다릴 뿐이었다.



...

..

.



찌르릉 찌르릉 울리는 자명종 시계의 알람 소리에 귀가 아파 결국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몸을 움직이며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
어깨결림이 도진 탓인지 두 팔을 마루에 대고서 힘으로 몸을 일으킬 생각이였지만 누군가 봤다면 비웃음을 살 정도로 꼴사납게 제자리에서 자빠지고 말았다.
보기 좋게 벽에 헤드샷, 잠을 확실하게 깨워주는 통각, 청각의 알람에 정신이 번쩍 뜨이자마자 아픈 뒤통수를 오른손으로 문지르며 왼손으로는 알람을 끄며 퍽이나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커튼을 열어젖히자마자 몸을 태울 듯 들어오는 신 서울의 따스한빛은 방안의 수많은 먼지를 비추어 마치 샹들리에와 다운라이트의 연회장을 연상케 하는 묘한 아름다움을 만끽했다.
딱 지금이라고 생각이 들자마자 생각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병든 몸뚱이를 정신력 하나만으로 강제로 이끌며 저벅저벅 걸어가 테이블 위에서 지갑과 함께 굴러다니는 담뱃갑안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문뒤 천천히 걸어와 주홍색의 햇빛에 두 눈을 적시면서 미약해졌지만 체내에서 위상력을 발휘해내 작은 스파크를 반복적으로 일으켜 담배의 끝에 겨우겨우 불을 붙일 수 있었다.

몸이 말이 아니었지만 담배가 없으면 더더욱 말이 아닐 거 라고 생각하며 제이는 담배를 피는것에 감사했다.
아침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뜨겁고 매캐한 연기 한 모금, 애연가들에게 이런 분위기 아래에서의 담배는 정말로 금상첨화일 것이라 자부할 수 있었다.
한 개비만으로는 제이는 메마른 목을 축일 수 없었다.
딱 하 나만, 정확히 한 개비만 더 피우면 제이는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윽."

하지만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하던가. 청색 테두리의 담뱃갑의 안에서 흔들리는 것은 라이터 한 개뿐이었다.

"아아... 나가기 싫다..."

제이는 귀찮았지만 결국 외출을 하는 걸로 결론을 내었다.
아침에 두 개비 점심에 두 개비 저녁에 두 개비가 제이의 신조이지만 아무래도 언젠가 한번 개수를 착각해서 홀수 개를 피웠던 모양이었다.
기억력 마저 점점 가물가물 해지는지 제이는 서서히 걱정마저 되기 시작된다.
벌써 나이에 맞지 않을 정도로 제이의 몸은 말을 잘 듣지 않았다.
흡연 중과 외출 준비를 할 때의 제이의 몸의 거부반응이 너무나도 크게 느껴졌다.
마치 몸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거부하는 듯이, 제이의 몸이면서 제이의 말을 듣지않는 듯한 불쾌함이 뼛속까지 사무쳤다.

하지만 결국 제이는 환복 하고는 외출준비를 끝냈다.
이런 사소한 것마저도 대단함이 느껴지자마자 반대로 제이는 자신에게 조금씩 자괴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도어록이 열리자마자 살며시 문을 연 뒤 제이는 이내 고개만 쓱 내밀어 좌우를 살펴보았다.
감시역들의 존재는 보이지 않았다.
안전하다는 것을 확신하자 제이의 몸이 조금은 홀가분해졌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여 층을 내려가는 동안에 제이는 그동안 쌓인 문자들을 읽고 있었다.

"스팸 17개...알파 퀸에게서 2개의 문자와 4번의 전화. 알파... 알파 퀸? 잠깐?"

제이의 등골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건 죽는다. 분명 빨리 답신하지 않으면 살해당한다.
삐질삐질 흘러내리는 땀을 손등으로 훔치며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자 문이 열리는 순간 바로 전화를 걸었다.
최초의 문자가 2일 전인 것을 감안한다면 재수가 없다면 아마 오늘이 제이의 제삿날이 될지도 모른다.
평소에는 뚜르르 뚜르르 거리는 송신음이 오늘따라 유난히 섬뜩하게 들려왔다.
화만 안나기를 간절히 빌며 안절부절못하는 몸을 이끌며 인근 편의점을 향해 걸어갔다.

'왜 전화 안 받아?'

연결된 것 같았다.
그리고 상당히 익숙한 목소리를 통해 지금 누님이라는 사람의 기분이 안 좋은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누... 누님 그게 제가 이틀 정도 기절해버려서... 지병인 저혈압 때문에..."

'저번에는 고혈압 이번에는 저혈압?'

"아... 누님 제 몸 어떠신지 누님도 잘 아시잖아요."

밖의 생활을 자주 안한 다지만 담배 가격 너무 오른 것에 제이는 혀를 찼다.

'** 기호품이 이렇게 비싸면 사람들 등골 후려먹겠다는 거야 뭐야...'

'흠... 그 보다 너에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었는데 조금 늦어버렸나 봐... 그래서 다른것을 좀 부탁하려고.'

뭔가 불안한 느낌이 잔뜩 느껴지는 대사였다.

"그게...뭔데요?"

'너를 대장으로 내 아들 세하를 포함 세 명의 어린 클로저들의 배치를 요구하려고 했는데 말이지... 너무 늦어서 말이야. 담당자는 이미 생겼고 그 아이들의 보호자 역할을 해주었으면 해.'

한 순간 몸이 움찔거리며 움직임을 멈췄다.
제정신인가? 목숨이 언제 털릴지도 모르는 차원 종들과의 전장에 아이들을, 그것도 자기 아들을 투입 시키겠다는 건가? 내가 노망이 든 건가? 아니면 시대가 패악스럽게 변한 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을 듣자 제이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예? 누님 그거 너무 막 나가시는 것 같은데. 미쳤어요? 자기 아들을 전선으로 내보낸 다고요?"

'나도 알고는 있지만 부탁할 사람이 없어. 애초에 다 죽어버렸는걸.'

"아..."

결제를 위해 제이가 주머니를 뒤적였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지갑은 보이지 않았다.

"아저씨 죄송해요 다음번..."

결제되었다.

검은색 바탕을 베이스로 금색 테두리와 중앙에 붉은색의 유니온 씰이 박힌 카드, 제이의 담뱃값을 결제해준 사람은 절대적으로 유니온의 간부 정도의 인물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간부 정도의 사람은 시커먼 정장에 새하얀 와이셔츠, 푸른색의 넥타이를 맨 장신의 여성이였다. 육안으로 보이는 것은 그것 뿐이었다.

"'공간이동능력'의 응용 같은건가요? 사람의 인식을 흐리게 한다니..."

"이걸로 부탁해도 될까?"

위상력이 조금밖에 남지 않은 제이의 시점에서도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위상능력자들이 타고나는 하늘색의 윤회고리의 눈동자만은 은은하게 빛났다.

"하... 결국 오셨네요."

전설의 팀으로 불리던 울프팩의 여 대원이자. 개인적으로는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던 차원종과의 전투를 수차례나 승리로 뒤바꾼 클로저들의 여제, 발키리와도 같은 존재. 그리고 울프팩의 멤버였던 제이에게는 상관과도 같은, 누나와도 같던 존재,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부분을 어필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며 제이는 선글라스를 고쳐썼다.

'과거의 나는 더 이상 어디에도 없으니...'

"일단... 자리를 좀 옮기죠."

...
..
.


-제이의 방-




그 사건 이후로 알파퀸의 눈앞에 보이는 제이는 과거의 어린 모습과는 너무나도 달랐고, 사람을 잘못 건드렸다라는 생각마저 들정도로 제이는 많이 바뀌어있었다.
그는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었는데 너무나도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부 말해버린것에 대해서 후회하는 마음을 조금은 가지고 있었다.
제이의 눈은 이미 생명을 잃기 직전으로 휘청이는 맹수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띄고 있었고 덜컥덜컥 거리는 신체를 힘겹게 이끌어 침대 위에 풀썩 앉아 버렸다.
무언의 압박 속에 알파 퀸은 제이의 병약한 모습을 보며 자신의 잊고 있던 빈 공백의 시간에 대해 미안함 마저 느끼고 있었다.

알파 퀸이 자신을 쳐다** 못하던 수 초만에 제이는 담배 한개비를 단숨에 피워내며 재떨이에 꽁초를 비비고는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하... 옛날 추억 많이 생각나네요...애쉬더스트, 말렉, 도시 붕괴, 벌처스의 화학약품과 불길에 단백질이 타들어가는 더럽게 역겨운 냄새 속에서 살려달라며 비는 사람들의 목을 비틀고 찌르고 베어 죽이는 미치광이 차원종들...어찌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누님...?"

알파 퀸은 그의 말해 아무말 하지 않으며 그저 오른손으로 왼팔을 강하게 부여잡은 체 고개조차 들지 못한 체 계속 제이의 말을 듣고 있을 뿐이었다.

기후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비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신 서울의 하늘이었건만 제이의 조용한 분노를 가라앉히려는 이유인가, 그의 모습을 더더욱 비참하게 만들어줄 매개체인가, 어느 시점부터 신 서울에 적란운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천천히 하늘이 잿빛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했다.누구나 느낄 수 있는 늦봄의 바람이 신 서울의 전역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누님... 더 이상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너무 지쳤어요, 저는 이곳에서 짧디 짧은 인생... 조금이라도 요양이다 하면서 가겠습니다. 그 나이에도 아름다우신 누님은 전쟁이 끝나면 아들한테 좀 잘 대해 주세요."

마음이 가라앉았는지 제이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말하고 생각하는 시체, 그 이상, 이하로는 제이의 상태를 설명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저기..."

알파 퀸은 미안함에서라도 무언가 말을 꺼내려 했지만 제이는 스윽 손을 내밀어 알파퀸의 대답을 거부했다.

"죄송이라던가 미안이라던가... 들을 맘 없습니다. 누님. 애초에 누님에게 그런 소리 들을 자격도 없고요..."

하지만 이미 마음을 굳힌 제이는 그녀의 말을 딱 잘라 부정한 뒤 완곡함을 보여주며 전 자신의 상관이 눈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이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 버렸다.

"차원 전쟁이... 끝나고... 더 이상 소년병들이 필요 없어진 줄 알았던 내가 바보였죠... 예... 나는 당했으니 다른 아이들은 같은 생활을 겪어선 안 된다... 보통은 이 반대일 텐데 말이죠, 누님. 저도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이제 와서 제가 뭘 해야 할지..."

알파 퀸은 오른팔을 굽혀 두 눈을 가린 체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제이를 안쓰럽게 내려다보며 그에 대한 걱정으로 머리가 가득 차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리고 알파 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제이의 침대 옆, 탁자 위에 올려진 약봉지였다.
내용물은 알 수 없었지만 약봉지에 네임 팬으로 커다랗게 'PTSD, 항우울증'이라고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제이가 얼마나 정신적인 부담을 안고 살아왔는지 알파 퀸은 어느 정도 느끼고 있었다.

"대충...'그 일'이후에 이럴 줄은 알았지만 이 지경일 줄이야... 하지만 [    ]... 한 번만 누나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래? 그 아이들은 강하지만 정신적으로 너무나도 어려, 성숙하지 못했기에 무슨 위험이 있을지 몰라... 그러니 네가 도와줘야 해... 꼭 네가..."

침대에 드러누워 두 눈을 가린 체 천장을 향해 있던 제이의 양볼을 잡은 체 강제로 일으켜 세웠다.
여전히 생기조차 없는 제이의 두 눈동자였지만 눈물이 맺혀있는 알파 퀸의 누 눈동자를 보자 갑자기 심경에 변화를 느꼈는지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알파 퀸을 바라보며 선글라스를 썼며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하하, 누님... 뭘 이런 걸로 우십니까... 역시 저는 우는 여자는 이기기 힘든 것 같군요... 약 값도 필요하고..."

방금 전만 해도 알파 퀸의 부탁을 철저히 무시하며 그녀를 배척하던 모습을 보였던 제이가 그녀의 눈물을 보고서 마음을 바꾸었다.
갑작스레 강렬한 푸른 섬광이 제이의 뒤 창문을 빠르게 지나가며 수 초 뒤에 거대한 천둥소리를 일으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오후 5시의 푸른 하늘이 잿빛으로 물들었고 푸른 섬광의 번개들이 그 힘을 땅을 향해 뻗혀 나가며 굵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번개가 끊임없이 번쩍이는 섬광을 등진 제이는 유독 어둡게 보이고 있었다.

몇 초가 지나기가 무섭게 차단기가 내려가며 방 전체의 빛이 단숨에 사라져 버렸고 완벽한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것은 천둥과 굵은 빗방울이 하늘에서 무차별로 쏟아지는 소리뿐이었다.
멈출 줄 모른 체 계속해서 쏟아지는 비를 등진 제이의 어둠에 알파 퀸의 가슴속에서 무언가를 느꼈다.
깊고도 어두운, 제이의 부정적인 모습 전부를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강한 위상력의 영향으로 다른 사람의 사정도 알 수 있었던 것인가, 아니면 그저 제이의 얼굴에 나는 불행하다가 쓰여있었기 때문이었나 제이의 마음을 느낀 이유는 그녀 자신도 몰랐지만 그의 슬픔을 가슴속에 느끼자 가슴이 요동치며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자신이 옆에 있었음에도 그런 일을 겪었다니, 울프 팩이 해체된 이후 그가 무슨 삶을 살아왔는지 마저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머릿속에 그림과 같이 한 장 한 장 들어오는 심상의 이미지를 통해서 거의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미안해."

"누님이 미안할 거 없습니다. 다음 세대들만이라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면 그걸로 되는 거예요."

제이는 단호하게 말한 뒤 다시 삐뚤어진 선글라스를 고쳐 쓰고서 알파 퀸에게 조용히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꺼진 불들이 자동으로 돌아오며 어둡던 방안에 환한 전열 구의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빛바랜 잿빛의 어두운 세상 속에 색이 입혀진 모습 속에서의 제이의 얼굴은 방금 전과는 다른 긍정적인 면모를 취하고 있었기에 알파 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알파퀸은 이것으로 제이의 위상력은 완전히 망가진 상태에 안 좋은 방향으로 몸 이곳저곳이 망가지고 약과 기호품이 없으면 살지도 못할 정도로 찌들어버렸다는 것을 보다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아. 약 먹을 시간이 되었네요. 그런고로 누님 안녕히 가십쇼~"

제이가 약봉지 속에 손을 넣어 꺼낸 것은 수 가지색이 들어간 십여 종의 정체불명의 알약과 노란색 앰플 한 개였다.
다른 약의 경우 뭐라고 말할 수 없었지만 노랜 색 앰풀 속 내용물 만은 알파 퀸은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T라는 검은색 마킹이 되어있는 노란 액상물질이 들어있는 40ml 용량의 앰풀, 그것의 이름을 알파 퀸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잠깐... 설마... 그거..."

위상 안정제, 차원 쟁의 중반기 즈음에 벌처스와 유니온의 합작으로서 개발된 약품으로 몸 안의 위상 유전자를 제어할 수 없는 사람들의 위상력을 강제적으로 안정시키는 약품들을 칵테일 한 약물이다.
차원 전쟁 당시 정신병으로 인해 미치광이가 되어버린 클로저들과 위상 능력 전쟁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투여하던 약품으로 일반 시민들이 두통약이나 우울증 치료제를 구하는 것과는 다른, 클로저들이 이 약을 먹는 경우 복용자는 사실상 이미 인간말종이라고 생각해두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는 소리마저 퍼질 정도로 위험지정 대상의 외에는 배급조차 하지 않는 약품이었으며 이것을 지금 알파 퀸의 눈앞에서 제이가 복용하고 있었다.

그 행위 하나만으로 제이의 몸 상태에 대한 심각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동생처럼 대하던 아이가 이 정도로 망가진 어른이 되어버리자 알파 퀸의 가슴이 탁 막히는 아픔이 찡하게 느껴져왔다.
이런 몸의 제이에게 부탁한 주제에 이제와서 몸걱정을 한다면 더더욱 자신은 나쁜 사람이 될것이라고 생각한 알파퀸은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아마 내일 바로 배치가 될 거야...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했어... 그리고 너무 고마워."

알파 퀸은 조용히 공단일대를 파장과 같이 일그러 트리며 위상이동을 이용해 순식간에 제이의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하...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 할 말만 하시는 누님이라니까..."

한순간에 말동무조차 사라져 버린 허무뿐인 방, 제이는 약물을 복용한 뒤 앰풀과 찢어진 약봉지를 쓰레기통에 살며시 집어넣은 뒤 타박타박 걸어가며 냉장고의 문을 천천히 열었다.
자석이 빠지는 감각과 함께 부드럽게 열린 냉장고의 안에는 술과 유제품, 그리고 해골 그림 투성이의 약품들이 한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눈에 들어오던 것은 5L의 생리식염수와 50여 개의 진공포장상태의 주사기, 그리고 생리식염수의 옆에 존재하는 ' T'라고 적혀져 있는 800ml의 투명한 약품 병. 제이는 그것 들을 몇 분간 쳐다보며 깊은 생각 속에 잠겼다.

2024-10-24 23:15:0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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