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버린 장미꽃(2)-(하피&홍시영)
카르비엔 2017-04-15 1
내 심장을 그녀에게 바친 철없었던 나.
그저 그녀가 내 맘을 받아줄거라는 믿음에 찬 나.
설령
이용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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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스트레스가 정신에 충격을 준 듯 합니다.”
의사는 헛기침을 하며 홍시영이 잠들어있는 병실 침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곧 일어나겠죠? 의사선생님.”
내 떨리는 말에 당연하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기운을 차리고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한동안은 환자의 기분을 맞춰줄
의무는 있죠. 괜히 히스테리컬하게 난리치다가 정신줄이 똑-하고 사라질수도 있으니깐요. 저분은 보통 환자분들보다는 더 건강한듯하네요.“
“...”
“그럼 저는 이만...”
의사는 몸을 일으켜 병실밖을 나갔다.
스트레스라니...
그저 행복해보였던 그녀에 얼굴이 사실은 가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나.
그녀가 깨어나면 뭐부터 해야될까 싶었던 나는 그저 멍하니 창문 밖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이처럼 푸른데
새들도 아름답게 춤을 추는데
나는 왜 날수 없는걸까?
만약 그림자가 아니었다면 난...
자유로운 바람이 될수 있었을까?
“으음....”
그때 홍시영에 낮은 신음소리가 들렸다.
“감시관님! 괜찮으신가요?”
“아..물론이죠. 겨우 이런걸로 병실에 누워있다니. 나참...”
홍시영은 최대한 몸을 일으키며 낮은 한숨만 쉬었다.
나는 이틈을 타 품속에서 장미꽃 한송이를 건내주었다.
“감시관님 생일 축하드려요.”
“....아 고마워요.”
홍시영은 뭔가 맘에 안들었는지 얼굴을 찌푸리며 꽃을 받았다.
이상함을 느낀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혹시..맘에 안드십니까?”
“아뇨. 근데 이 꽃은 저랑은 안어울리는 듯 하군요.”
“...네?”
“하피씨한테 어울리는 꽃을 가지고 오다니. 그저 놀랄 다름이군요.”
“...!?”
홍시영은 옆에 있던 가위로 꽃 줄기를 자른 다음에 하피의 머리칼에 조심스럽게 꽃았다.
오묘하게 닮아가는 꽃과 하피.
홍시영에 갑작스런 행동에 놀란 나는 놀란눈으로 쳐다보았다.
“실패하셨군요 하피. 그냥 보는것만으로도 만족할게요.”
“....”
“역시 나의 그림자 답군요. 예쁘기도해라.”
홍시영은 보여준적없던 매혹적인 미소로 하피의 뺨을 감싸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
그리고는 만족했는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병실 문을 열고는 속삭였다.
“당신은 제가 가장 아끼는 그림자입니다. 이용가치가 충분하다 못해 넘칠정도죠.”
나는 스쳐지나간 그녀의 입술을 느끼며 조심스럽게 입을 가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도 내 곁에 있어줄거죠? 나의 그림자.”
“네, 감시관님 저는 당신의 그림자입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하늘을 나는걸 버리고 바닥에 기어다닐게요.
설령 숨을 쉬지 못할정도로 괴로운 한 이 있더라도.
[당신을 사랑하기에 곁에 있는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