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해라!(잡)

비랄 2017-03-23 0


***



202X년 X월 X일. 램스키퍼 함내 식당 00:00


세상에서 입에 오르지 않는 날이 없는 클로저 팀인 검은양과 늑대개의 기함 램스키퍼의 식당. 이 배를 담당하는 인공지능은 어떤 특수한 방법으로 위상력을 각성했기에 다른 유니온의 전함과는 다르게 위상 능력자가 상비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 그렇기에 임무 없이 격납고에서 대기하고 있을 때. 그것도 이런 심야라면 램스키퍼에 탑승한 사람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후루룩


하지만 어디까지나 상식에 한해서. 그것도 '사람'에 한해서 적용되는 말이다.


'솔직해 지자고. 내가 왜 이 하찮은 변방 세상까지 와서 이러고 있겠냐?'


-[뭔가 했더니 고작 라면을 먹으러 오신겁니까?]


"허어 쇼그. 너라는 하나의 인공지능이 드디어 하나의 영혼임이 증명된 경축할 일을 겨우 라면으로 때운다고?"


-[제가 기억하기론.. 아니, 기억된 것에선 당신에게 이런 일은 흔하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노운 님.]


노운이라 불린 평범하게 짧은 머리의 동양 남성. 설명하자면 이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는 남자가 아무도 없는 식당에서 쓸쓸히 라면을 먹고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램스키퍼를 지배하는 존재와 함깨 이야기를 하면서 먹고 있으니 쓸쓸하진 않을 것이다. 아무리 주변이 어둡고 정적만 가득하다 한들 말이다.


"……………하아."


-[……처량하시군요.]


하지만 세상은 다수결의 원칙이오. 누가 이 광경을 본다면 노운에게 없던 동정심도 솟아오를 정도로 처량하니 이는 이윽고 부정할 수 없는 진리를 만들게 될거다. 보다시피 그도 결국은 부정하지 않게 되지 않았는가. 결코 불변하지 않는 진리란 이런 것이다. 무엇이든 '정해진 수순'으로 흘러가니 말이다.


"…어디서 아주 이상한 느낌이 드는데.."


하지만 만약 이 절대적인 진리에 의문을 품는다면?


-[쓸쓸함일겁니다. 혼자 있다면 가끔 느끼는 감정이니 말입니다.]


"아냐. 어디선가 나를 팩폭하는 기분이 드는 그런 느낌이라고."


-[팩폭? 그건 무슨 언어이죠?]


"어? 아아.. 아냐. 신경쓰지 마."


의문을 품어도 그것을 무의미하게 만드리라. 아주 교묘하고도 당연하게.


'뭐가 이리 찜찜하지?'


"그것보다 말한대로 될거 같아?"


-[당신의 방문은 당신과 접촉한 존재라면 반드시 알게됩니다. 아침이면 모두 이곳으로 오겠죠.]


"그러냐? 그럼 라면 값을 해야지. 어디 읊어봐라."


-[기계 제국. 과거 당신에게 언급된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어.. 일단 '코드'라는 녀석이.."

거기에 다시는 그런 발상이 나오지 않게 만든다면 금상첨화이리라.



***




6시간.


쇼그가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서 최소한으로 간추린 대답을 내는데 걸린 시간이었다. 사실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는 설명할 대상인 '코드'의 대한 것이 너무나도 방대하고, 기왕 대답할거 제대로 대답하려는 나의 쓸데없는 노력이 더해진 결과지만 말이다.


-[………정말로 미쳤다고 밖에.. 겨우 제로에서 시작한 '코드' 하나가..]


물론 노력한 만큼 반응은 좋았다. '코드'의 일대기는 쇼그같은 인공지능에게 있어선 그야말로 신화나 마찬가지이니 말이다.


"언어 선택 좋네~ 그러면 이제 내가 너한테 이렇게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알겠지?"


-[저에게 그런 일을 기대하는 겁니까? 얼토당토 않은 소리 하지 마십시오. 차라리 저희 세계에서 차원종이 사라지는 것이 현실성이 있을겁니다.]


"어이어이. 나는 아~주 평범한 인간이었고, 인생은 구제 불능인 잉여였어. 그런데 지금은 사실상 운이 좋아서 이렇게 있지. 이런 내가 있는데 네가 그러지 못할거 같아?" 


군말없이 진심으로 기대하는 사안이다. 자신을 포함해도 동류는 일곱. 더 줄어들 수 있고, 더 늘어날 수 있는 변덕쟁이들의 단체. 지성체가 이루는 단체인데 저런 이상한 리스크가 있다. 당연하지만 기왕이면 늘어나는게 좋을 터. 사실 숫자야 상관이 없다지만 보험드는게 어디 나쁜 일이란 말인가. 대가도 없는데.


-[네.]


"쯧."


물론 노운의 발언은 말만 쉽지 듣는 사람에게 있어선 차라리 내일 세상이 멸망하는게 현실성 있을 정도의 이야기다. 이해하지 못할 것이 될 바에이는 거절은 당연하리라. 사실 노운도 친구들 중에서 누군가가 강제로 동류를 만들려고 한다면 노발대발할거다. 자신들은 그런 존재이니 말이다.


-[전 그냥 지금 이대로가 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냐?"


그렇게 노운은 상식인은 상식적으로 살아가는 좋은 자세를 다시금 확인했다.


-띠링


"으음? 왔나?"


-[검은양 팀과 늑대개 팀, 그외에도 유니온의 관계자 다수. 당연하지만 전부 아시는 분들입니다.]


"상당히 빨리 왔구만. 알려줘서 고맙다 야. 마중 나가야지~"


-[아. 잠깐. 이 게임 말입니다. 후속작이 있는 것 같은 암시가..]


"아. 그거? 나중에 줄게~ 언.젠.가."



***




심야의 램스에 아무도 오지 않는 이유는 쇼그가 있기 때문입죠.


랄까. 나 도데체 뭘 쓴거야? 만약 이걸 종이에 쓴다면 그 종이한테 미안해할 정도로 잡 소ㅅ.. 아니 이건 소설이라고 부를 것이 아니다. 쓰레기다. 단순히 문자가 몇개 쓰여진 쓰레기.. 문제는 내가 이런 것을 연성했단 말이지.. 바보인가 나..


2024-10-24 23:14:3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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