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하보라 ] 질투
혜미치 2017-03-2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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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꺄하하~ 따라와 보라고!! 어떠냐! 이 나타님의 실력이! 이세하, 설마 이게 다는 아니겠지? 푸하하하하!! "
" 우와, 진짜 많이 늘었네. 굉장해, 나타. 😁 "
" 이.. 이 자식! 무슨 이 타이밍에 칭찬이냐! 무.. 무슨 속셈인거지! "
" 아, 됐어. 그럼 취소하지 뭐. 😄 "
" 어이! 줬다 뺐는게 어딨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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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먹고 죽자구~♪ 공짜 뷔페라니! 뷔페 뷔페♪ ♪ "
" 에.. 에또.. 서유리씨.. 많이 먹는건 좋지만 그래도 죽는건.. "
" 레비아도 빨리빨리 담으라구~♪ 룰루랄라~♪ "
" 그.. 그럼, 잘 먹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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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덥지도 않나보군. 이런 화목한 분위기는 나쁘지 않지만, 효율적인 열 배출을 위해서 난 선풍기를 사수해야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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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클로저들은, 데이비드와의 사투에서 승리하였다.
늑대개의 지명수배도 성공적으로 풀렸고, 난 꿈에 그리던 정식 클로저가 되었다.
.. 그런데, 뭔가가 아직 부족해. 다 좋은데, 마음 속에 공허한 무언가의 공백이 있어.
" 바이올렛씨,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시는 건가요? 고민이라도 있는 건가요. "
내 앞의 그녀는 검은양의 팀장, 캐스터의 이슬비다.
그녀는 하이드가 타낸 홍차를 한입 머금고는 먼저 발화했다.
" 네. 고민이야 많죠.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이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아요, 이슬비씨. "
" 그래도 전 검은양의 팀장이니, 상담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불러주셔도 좋아요. "
" 네, 언젠가 제게 필요해지면 부르도록 하죠. 고마워요. "
" 별 말씀을.. ☺ "
그리고, 이슬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 잠깐 저 바보들에게 한 마디만 하고 올게요. 벌써 한시간째 게임만 하고 있다구요. "
" 딱히 거절할 권리는 제게 없죠. 다녀와요. "
그녀는 내게 진심이 담긴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준 후, 언제 그랬냐는 듯 무표정을 지으며 구석에 누워서 게임을 하고있는 남자들에게 다가갔다.
" 이세하. 벌써 한시간이나 됐잖니? 분명 말했잖아. 내가 오늘은 ... "
난 무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수십, 수백가지의, 혹은 그 이상의 감정들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 감정들에 대한 모든 표정을 지을 수 없기에, 난 그저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스스로는 어느 정도의 융통성은 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하기에.
" .. 잖아. 내 말이 틀렸니? "
" 맞ㅇ.. 버.. 벌써 10분째야.. 머리가.. "
" 게임을 많이 하니까 머리가 아픈거지. 하여튼.. "
이슬비는 10분 가량의 잔소리를 끝낸 뒤, 내 앞의 의자로 돌아와 앉았다.
" 홍차가 식어버렸네요. "
" .. 너무 길어져 버렸네요.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
" 아뇨, 괜찮대도요. 그건 리더로서의 의무를 다한거니까. "
- " 이세하~ 나도 이거 해볼래! 에잇~♪ "
- " 무.. 무슨! 야, 야! 다..다.. 닿고 있다고, 바보야!! "
- " 에.. 에이~ 뭐 어때~ 친구사이인데! 설마 이세하, 날 이상한 눈으로 보고 있는건 아니겠지? "
- " 아.. 아니거든! 너, 진짜 바**?! "
서유리.. 저건 분명 노림수야. [ 꽈직 ]
화가 나..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뭔가 나도 수를 써야..
" 저.. 저기요? "
" 네.. 네? 어째서 절 그렇게 빤히 쳐다보시는 거죠? 이슬비씨. "
" 바.. 방금 플라스틱 티스푼을 악력만으로 깨버리셔서.. "
" 아.. 그.. 그렇네요. 하이드, 치워주세요.
딱히 아무 일도 아니니까.. 잊어주세요. 알겠죠?
잊.어.주.세.요. "
" 네.. 네. 저도 가끔씩 화가 나서 주체할 수 없을 때가 있으니까.. "
" 화 안났어요. "
" ...... "
- " 워허~ 이세하! 너 꽤 하는데? "
- " 그.. 그러니까! 내 어깨 위에 기대서 하는건 그만두라고! "
- " 또 또 그런다! 얌전히 있으셩~ "
- " 아.. 아하하.. 난감한걸.. 우읏! "
.. 싫어. 보고 싶지 않아.
난 고개를 돌렸어. 귀를 틀어막았어.
더이상은 싫었어, 듣고 싶지 않았어.
눈을 감고, 귀를 틀어막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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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넋을 놓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숨 막힐 듯이 아름다운 한 밤중의 하늘, 그동은 묵은 피로가 한번에 가시는 듯하다.
" 저기, 바이올렛? "
" 꺄아아아아아아악!!!! "
뒤에서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의 소년이 내 어깨를 톡 쳤다.
상정외의 상황인지라 너무 당황했던 난 부끄러운 소리를 들려줘버렸다, 다른 사람도 아닌.. 그에게.
난, 최대한 진정하려고 했다.
" 아앗, 놀라게 했던 걸까요? 미안해지네.. "
" 따.. 딱히 놀라지는 않았는데요, 이세하군. "
" .. 뭘 하고 있으셨나요? "
" 별을 보고 있었어요. 새벽의 별은, 아름답잖아요? "
" 뭐.. 그렇네요. 전 잘 모르겠지만. "
" .. 좋아해요. "
" ㄴ.. 네? 뭐라구요? "
" 좋아한다구요, 도대체 몇 번을 말하게 할 셈인가요..! "
" 아앗.. 어떻게 대답해야 하려나.. 미연시에서 바이올렛정도의 미소녀라면 바로 킵이지만..
이건 현실.. 이잖아요. "
" .. 됐어요. 두번 다시 볼 일 없었으면 좋겠네요. "
" 자.. 잠깐만요! 바이올렛씨?! "
이세하가, 나의 팔목을 거칠게 잡았다.
싫어, 보여주기 싫어.
" .. 제 얼굴, ** 말아주세요. 부탁이니까. "
" 저도 당신을 좋아하고 있었다구요! "
" .... "
** 말아줘. ** 말아줘..
" 울지 마, 바이올렛. "
그가 내 팔을 강하게 잡아당겨 나의 얼굴을 자신의 얼굴로 가깝기 가져다 대었다.
" 보.. ** 마라고 했는데에.. 진짜, 진짜 나빠요.. 이세하군.. "
그는 말없이 날 안아주었다.
고였던 나의 눈물이 이세하의 어깨에 맺혀 흘러내린다.
좋아, 행복해.. 내가 진짜 원하던 것, 갈망하던 건..
램스키퍼 함교에서 처음 만났던 당신을..
취하는 거였어.
그를 부드럽게 안았다. 거칠게 다루면 부서져버릴거 같아서, 좋아해서, 진짜 좋아해서..
" 이세하군.. 이슬비씨라던가 서유리가 당신에게 앵길때, 원래는 그러면 안되는 건데.. 질투해버려서.. 흐극... "
" 마음고생 많았어. 힘들었지?
나도, 널 처음 봤을때부터 첫눈에 반해버렸어.
그래도, 그땐 초면이었고, 앞으로 할 일도 많았으니까..
이젠, 되는거지? 사랑해도 되는거지? "
" .. 안고 있을래. 조금 춥지만, 괜찮아. 세하군을 안고 있을래. 그럼 따뜻할거야, 분명. "
" 뭐어, 편한대로 해. 사랑해, 바이올렛.
아, 맞다. 너, 원래 이름은 뭐야? "
" .. 「 」 . "
" 사랑해, 잘 자. 이세하. "
고층빌딩의 베란다에서, 그에게 안긴 채 잠들었다.
꿈은 아니련지. 너무나도 행복해서.. 이 모든게 꿈은 아니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