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미티드 인 다크사이드 - 현재는 때론 행복하곤, 때론 불행하다.[3]

Outsideres 2017-02-28 1



"억제기에 아무런 이상이 없죠?"


"예, 암만 봐도 이상이 없습니다. 계속 확인해봤는데, 그냥 겉부분에 살짝 손 댄 부위만 있지. 그 외에는 없습니다. 파손된 게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해요. 근데 누가 이걸 건든 걸까요."


"…글쎄요, 차원종이 건든 걸지도 모르죠. 요새 차원종들도 잔머리가 좋다고 하잖아요."


"그건 그거대로 곤란한데요?"


언제나 나사 풀린 것처럼 서있는 송은이 경정의 대답에, 특경대들과 같이 점검하고 있던 채민우 경감의 속은 자기가 소인배가 된 건지 몰라도 끓고 있다. 대인배라 할 지라도 한계란 게 있기 마련이다. 거기다가 지능이 높은 차원종이 있다치면 그녀 입장에선 상당히 난처하기 그지없다. 평소처럼 쓸어버리려다가 갑자기 도망가버리면 이 열기를 어떻게 식히란 말인가. 노아는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을 보고 쓴웃음을 짓고만 있다. 이대로 둬도 괜찮은 거냐.


"이러면 마음껏 그것들을 처리하고 싶어도 조심해**단 거잖아요. 머리 쓰는 건 귀찮아요─."


"‥노아 요원 님, 언제나 늘 죄송합니다."


"솔직히 머리를 쓰는 것보단 낫죠. 안 그렇습니까, 경감님?"


여기 있는 특경대 한 명이 아주 뒤틀린 듯한 말투로 나오니, 그의 속은 서서히 꼬여간다. 아까 전에 집어넣은 권총을 꺼내보일까하다가 노아 앞에서는 성질을 꾹꾹 참는다. 아마 끝나면 과녁판으로 삼으려 들겠지. 클로저인 본인은 그저 웃으면서 예전과 다를 바 없다며 무난하게 잇고 싶지만.


"노아 요원 님, 경감님은 앞으로 경정님 옆에서 모시고 살 거에요. 공적도 전부 다 경감님한테 넘기고 있걸랑요."


"아, 아아‥ 그렇습니까."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경감님, 총을 안 든 건 다행이지만 전기 진압봉은 후려치시면 안됩니다!"


다른 특경대들이 채민우를 붙잡으며 적극적으로 말리고 있다. 알고 보면 근본은 착한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뒤틀림인지 묘하게 웃고 있는 듯한 소리를 내는 걸 보면 상당히 문제 있는 사람이다.


"역시 민우랑 제 부하들이 가장 일을 잘한다니까요."


"…으아아아아──!!!!"


"현실 도피를 하실 거면 저희도 같이 해요. 혼자 하지 마시고요!!"


"하하핫, 이젠 우리한테 공적을 넘기겠지. 계급이 더 높아지면 총을 들지 못한다고 하니까."


한 명은 이미 해탈하고, 다른 두 명은 말리느라 바쁘고. 또 다른 한 명은 현실 도피에 같이 하자고 제안한다. 이걸 보는 노아 입장에선 정말 변함이 없는 이상이 나타났다. 아니 이런 이상이 아니라, 서서히 다른 의미로 변하고 있다 봐야겠지. 지금은 특경대 분들에게 지킬과 크라일이라는 이름없는 군단 소속의 변절자들이 나타났단 말을 해봤자. 서로가 서로에게 힘든 일을 가중시키는 거 같았으니, 이걸 다른 사람에게 알려줘야할 거 같다고 들었다.


신서울 유니온 지부의 국장이자 자신을 왼팔이나 다름없게 붙여둔 지위에 선 남자, 데이비드 리.

이 사람이라면 이름없는 군단 쪽과 알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기에 노아는 이 사실을 국장에게 알리자는 걸로 판단을 내렸다.


"오늘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차원종도 없는데 억제기 점검만 해달라고 부탁해서 죄송하고요."


"아닙니다. 요원님의 부탁인 걸요."


"네, 맞아요─ 덕택에 애들 일 잘하는 걸 본다니까요."


"그럼요. 선배님들도, 경감님도 일을 열심히 잘하시길레. 보는 제가 감탄해요."


"…너 그럼 일 안했어, 여태까지?"


특경대 선배들의 말에 아까 심기를 거슬리게 하던 후배가 헬멧 뒤통수를 매만지며 웃어넘기자. 채민우 경감은 전기 진압봉을 넘어서서, 어떻게 챙겨온 건 지 알 수 없는 진압 방패를 들어 내려찍으려고 들자. 오늘도 선배들은 그런 경감님을 말리느라 급급하다.


"정말 보기 좋죠?"


"그러게요. 정말로…… 보기가 좋네요."


"이거 놔! 놓으라고!"


"가족을 생각하세요, 가족을! 늘 있었던 일이잖습니까!"


여담으로 채민우 경감은 여동생이라는 분이 있다. 그래서일까? 바로 여동생의 얼굴이 떠오르자마자 괴성에 가까운 외침을 퍼트렸다.


"아아아아아──!!!!"


정말로 보기 좋다고 하기엔 뭐라 표현할 방도가 없다. 그렇기에 노아는 경정님이 활짝 웃으면서 말하는 분위기에 맞춰가는 수 밖에 없었달까. 그렇게 특경대와 헤어지는 인사를 나누고 나서, 경례까지 마치고 가게 되자 바로 자리에 떠나 유니온 본부에 있는 국장실로 향하였다. 노아가 가는 모습을 보고 감정을 겨우 억누른 채민우 경감은 한숨을 내쉬는 동시에 그가 사이킥 무브로 떠나간 뒷모습을 보곤.


"정말이지 노아 요원은 대단하군요. 외국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에 오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까요."


"너무 일하니까 내 입장에선 뭐라 장난치기가 뭐하더라구─."


"‥조금이라도 좋으니 매사에 진지해지시면 안되겠습니까.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고."


채민우는 진짜 1%라도 좋으니 늘 본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되냐는 부탁을 했거늘. 이미 알고 있었다지만, 송은이 경정은 손사래를 치면서 귀찮단 것마냥 핀잔을 부렸다. 


"에이─ 그러면 너희들이 하는 일을 뺏는 거 같아서 싫어."


"……저런 사람이 상사라니. 게다가 부하 한 놈까지 내 속을 썩이고."


이러다가 술 한 잔이 땡겨 마시는 게 아닌지 몰라도, 특경대는 밤에 시간이 없다면 술 마시는 것도 꿈 꾸지 못할 터이다. 더군다나 채민우는 웬만해선 술을 좋아하는 애주가가 아니다. 그냥 진짜로 속이 썩어 문드러질 지경으로 만드는 원인들 때문에 잊어버리고 싶기 때문이랄까. 그렇게 채민우는 특경대들로부터 위로를 받게 되었다.


"힘내십시요. 일이 끝나면 저희가 술을 사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시간이 나니 말이죠."


"‥쯧, 내가 사줘야하는데. 고맙다."


정말 이렇게까지 끝나면 훈훈하게 끝나는가 싶더니, 특경대 후배가 해맑게 웃는 듯한 투로 나오면서 심경을 와르르 무너트렸다. 정말 대놓고 억장까지 아래로 쏟아지게 만드는 한마디.


"그리고 내일도 일하고, 그 다음 날에도 일하고, 그 그 다음날에도 또 일하죠."


"……나 말리지 마라."


"경감님!? 라이플을 조준하시면 안됩니다!?"


"역시 지루할 날이 없다니까─?"


도대체 무엇을 위한 사명으로 일하고 있는 경감님일까. 오늘도 특경대는 평화롭기 그지없는 시간을 보내고, 송은이 경정은 활짝 웃는 얼굴을 그리며 차원문을 막는 위상 억제기의 점검을 끝마친 채 돌아가게 되었다.


*    *    *


유니온 본부의 국장실, 이 곳에서 데이비드 리는 업무를 보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 의문적인 사건으로 남겨놓고 있는 차원문 억제기 건에 대해선 보고가 내려오길 기다렸다. 다른 서류 보고들까지 처리하느라 힘이 들지만, 자기 아랫 사람들은 더한 역경을 딛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행해졌던 S랭크 승급 심사에 관한 건도 한숨을 늘어쉬었다.


"김기태 요원을 승급 심사에 넣지 않았던 이유는 따로 있었지. 그 중 대표적인 게 성품이지만, 다른 하나는…."


그 때 노크 소리가 들리자마자 데이비드는 고개를 살며시 들며, 들어오란 말과 함께 문이 열리자 그는 자리에 일어나지 않은 채 맞이했다. 문을 열고 들어온 클로저, 노아 폰 슈나이더는 유니온 지부의 국장을 보곤 인사를 하였다.


"지금 막 차원문 억제기 건에 대한 보고를 올리러 왔습니다."


"그래, 언제나 수고가 많군 노아 요원. 어디 말해보게."


그리고 차원문 억제기 건에 대해 이야기를 듣자마자, 데이비드 국장은 그런 건가하는 표정을 지으며 이상함을 띄우다가. 그 원인에 대해 노아가 말해주게 되었는데. 이 원인을 알아낸 순간, 데이비드의 눈썹이 살짝 휘어졌었다.


"그게 정말인가? 이름없는 군단이면서 인간형 차원종도 아닌, 순수한 인간이었다고?"


"네, 그것도 제 2 위상력이라고 보기엔 어려웠습니다. 제 1 위상력도 아니었고요."


"……설마, 아니겠지."


"짚이시는 거라도 있으십니까?"


노아는 데이비드가 그들에 대한 존재를 알고 있는 것인지, 분위기가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반대로 국장은 그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주고 싶지 않았는데. 어차피 지킬과 크라일이란 존재를 본 순간부터, 그들의 위상력도 생김새마저도 확연하게 인간이면서 인간답지가 않은 면모가 있다면 이미 그것은….


"노아 요원, 지금 이 순간부터 비밀을 지킬 수 있겠는가? 유니온에선 아직 논리로 밖에 나오지 않았던 거지만. 만약 자네가 말한 알 수 없는 위상력이, 정말 '그거' 라면 차후에 심각하게 바라봐야할 일로 거듭날 수 밖에 없네."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길레 비밀까지 붙이라는 말을 한단 말인가? 노아는 그 점에 대해 겁이 났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각오라는 다짐을 보여낸다. 아무도 발설하지 않기 위해 입을 더더욱 붙여 무겁게 만든다. 데이비드는 그가 경청하고, 후에 지킬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는지. 안심하면서 이에 대해 한 가지 단어를 말해주었다.


"'제 3 위상력', 혹시 이거에 대해 알고 있나?"


"제 3 위상력이요? 아뇨, 저는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제 3 위상력, 차원종의 제 1 위상과 클로저의 제 2 위상이 합쳐진 결과 나타난 새로운 위상력. 제 3 위상을 얻게되는 경우, 제 1 위상과 제 2 위상과는 차원이 다른 절대적인 힘을 얻게 된다고. 다만완벽한 제 3 위상이어야만이 제 기능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제 3 위상의 각성법은 다른 위상을 가지고 있는 쪽에서의 강제 주입, 이차원에서 적응한 상태로 ** 또는 우화하는 경우 생겨난다고 한다. 


이 '차원이 다른 힘' 에 대한 것에는 조금 논란이 있을 수도 있을 법한데. 제 3 위상이 가진 능력이 제 1, 제 2 위상보다 월등하다고 볼 수도 없고. 더군다나 불완전해질 수 밖에 없는실패작으러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 논리를 제시까지 했다. 단순히 이들의 성질만을 비교했을 뿐이지, 실질적으론 실험할 수도 없는 헛된 망상. 제 1, 2 위상이 합쳐진 것이 제 3위상이란 것이지, 제 3위상이 제 1, 2위상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름없는 군단에선 제 3 위상력을 가지고 있는 차원종은 아무도 없다. 아니 지킬과 크라일처럼 같은 종류를 가진 위상능력자가 있다면 이미 그것은 작은 재앙을 본 거나 다름없다. 데이비드는 제 3 위상력에 관한 설명을 해주니, 노아의 입은 아예 비밀을 지키겠다고 한 입이 서서히 떡 벌어지고 말았다. 만약 그들에게 무력을 행했다면 자신은 아무리 경험이 많은 A급 정식 요원이더라도 죽었을지 모른다고.


"자네가 만난 그것들 뿐만이 아닐세. 최근 원인불명으로 폭발한 연구소에서도 칼바크 턱스라는 인물도 제 3 위상력을 가졌었다고 보고가 올렸었지. 그걸 유니온 상부층은 국장인 나까지 포함해서 비밀로 붙여두기로 결심한 거네. 그건 논리적으로 밖에 볼 수 없고, 그 힘을 가진다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었으니."


덤으로 이에 관련없지만 니콜라이 빼드로비치 스미르노프라는 러시아 출신의 과학자가 행방불명으로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데이비드는 니콜라이가 행해왔던 모든 실험들을 가진 논리에 들은 두뇌로 제 3 위상력이라는 논리 밖에 없는 실험을 해내기 위해 칼바크 턱스를 이용했다. 허나 그 날 이후로는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는데, 만약 그 둘이 제 3 위상력을 어떤 경우도 아닌 실험으로 인해 다시 태어난 거라면 상당한 문제를 안겨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위상력을 가진 존재를 상부에선 '반인반차원종' 이라고 불렀네."


반인반차원종, 인간이나 차원종이 각각 다른 성질의 위상력을 받은 채로 합쳐진 제 3 위상력을 얻은 존재를 말한다. 차원종의 경우는 생략하지만, 인간의 경우에는 보통 사람하고 거리가 멀어지게 되는 차원종 기관이라던가 혹은 티는 안 나는데 변화되어있는 모습이란 결과를 남기었다. 그들은 사람이라고 부를 수 없고, 차원종이라고 하기엔 거리감이 멀어보이는 애매모호함을 나타내었기에 그들은 반인반차원종이라 불리었다. 칼바크 턱스도 이에 속해있는 쪽이었다. 


"노아 요원, 제 3 위상력에 관한 비밀은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말게. 오로지 혼자 알고 있도록."


"아, 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래뵈도 독일 사람들은 약속할 때 어기진 않아요."


노아는 비밀 보장은 반드시 지켜내겠다며 미미하게 웃는 모습에, 데이비드는 그러면 됐다며 자기도 웃는 채 안심하였다. 그러다가 문득 책상 위에 올려져있는 서류 하나를 보게 되었는데. 호기심에 그는 보고서 작성하는 중이었냐고 물어보자마자, 국장은 얼버부리는 형식으로 긍정하더니. 수고했으니 이만 쉬라는 말과 함께 노아를 밖으로 돌려보냈다. 노아는 그냥 그러려니하는 눈치를 보인 채 목례를 하고 나서야 바로 문을 열고 나갔다. 이내 문을 닫자마자 들리는 걸음 소리에 데이비드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설마, 진짜였었단 말인가? 만약 제 1 위상력을 차원종이 강제 주입하는 거라면 할 말이 없지만. 그건 부작용이란 게 심해서 자칫하면 죽음에 이르기까지 할텐데. 그거에 성공할 수 없는 확률은 실질적으로 힘들고, 실험으로 행해도 비윤리적을 넘어서는 사형을 내리는 것과 같지. 그런데 한 명도 아니고 둘 씩이나 있다고? 아니 칼바크 턱스가 아직 있단 한정으로 두면 세 명째겠군."


자연적으로 강제 주입한다해도 무조건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고의나 악의적으로 죽일 수 있게 할 수 있는 것이 위상력의 근원이거늘. 지킬과 크라일이란 반인반차원종이 어떻게 그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단 말인가? 방법은 두 가지다. 서로 간의 동의로 인해 자연적으로 완전 각성한 반인반차원종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실험을 증명해냈단 것 밖에 안돼. 그것도 이름없는 군단 측이라면, 거기에 누가 그걸 증명해낸 이가 있단 얘기다."


그야말로 지금 이름없는 군단은 예전하고 비교할 수 없는 전력들을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전력들까지 보충한 거나 다름없다.


"좀 더 신중함을 기울여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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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적 및 불만 비난 관련은 받지 않습니다.)


역시나 특경대들의 캐미는 너무나도 즐겁습니다.

그리고 반인반차원종의 설정을 아무도 안 쓰길레, 제가 한 번 채용해봤습니다.

제 3 위상력을 가진 애들이 메인으로 나오는 적이면 어떨까하고요.

2024-10-24 23:14:1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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