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레비/현대물]#6 그는 갑작스레 요청 했다.

Respiratory 2017-02-19 4

(나타시점)
".....지루하구만."
월요일 4교시.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며 난 주변에 들리지 않게 중얼거린다.
교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창가쪽 가장 뒷자리.
그런 구석자리에 앉은 채로 나는 교사가 하는 수업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멍하니 허공을 응시한다.
"아...그리고 이 공식은 중요하니까 기억해두는게 좋을거다."
중요한 공식이라며 교사가 칠판에 외계어 같은 공식을 써내려가자 다른 녀석들은 그걸 따라적기에 바쁘다.
나 또한 나중에 복습할 때를 대비해 받아적곤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지루하다.
월요일이라서 그런가?
몸에 힘은 안들어가고 나른하고 의욕도 없다.
그냥 다 내려놓고 자고만 싶다.
그런 생각만 하며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으니 갑자기 주머니에 넣어뒀던 핸드폰이 진동한다.
교사의 눈을 피해 확인해 보니 한통에 메일이 도착해 있엇다.
'...이시간에 누구지?'
의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는 메일함에 들어가 발신자를 확인하니 전혀 의외의 이름이 나타났다.
「레비아」
핸드폰에 표시된 이름을 확인한 나는 의아함에 눈썹을 찡그렸다.
이 시간이면 그녀 또한 한층 아래의 1학년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을 것이다.
성실한 그녀석이 수업중 보낸 메일이 뭘까 하는 궁금증에 메일을 열어보았다.
「나타 선배. 괜찮으시다면 오늘 점시시간에 옥상에서 만날수 있을까요? 저번 주말에 저녘을 사주신 보답으로 선배의 몫까지 도시락을 싸왔거든요. 그럼 연락 기다릴게요.」
너무 의외의 내용이라 나는 멍한 표정으로 메일을 다시 확인했다.
암만 다시 읽어봐도 같이 도시락을 먹자는 내용이었다.
'...참나. 이런건 애인이나 친구들이랑 하라고.'
속으로 푸념하면서 나는 짧게 알겠다는 답장을 입력, 송신한다.
사용을 마친 휴대폰을 주머니에 찔러넣고 나는 강의를 끝마칠 준비를 하는 교사를 바라본다.
"자, 오늘은 이정도까지만 하도록 하자. 오늘 배우건 중요한 부분이니 집에가서 보습하길 바란다. 그럼 점심 맛있게 먹어라."
할말을 마친 교사는 종이 울리기도 전에 교실을 나선다.
뭐 어차피 1~2분 뒤에 종이 울릴테니 상관 없겠지만.
나는 의자에 걸쳐뒀던 자켓을 입으며 이동할 준비를 한다.
딩~동~댕~동~♪딩~동~댕~동~♬
곧이어 종소리가 울려퍼지고 몇몇 남학생들을 선두로 모두 급식실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학생들이 대부분 빠져나가고 한산해진 것을 확인하고 교실을 나왔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며 조용히 목적지인 옥상의 출입문에 도착했고 평소 처럼 철사등을 이용해 손쉽게 잠겨진 문을 열었다.
끼이이-익....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서니 언제나 처럼 맑고 깨끗한 하늘이 펼처졌다.
널부러져 있는 박스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고있으니 옥상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만 돌려서 확인해 보니 역시나 익숙한 은발의 소녀가 문 너머에서 고개를 내민다.
"아,선배. 역시 먼저 와 계셨네요?"
"그러는 넌 나오라고 한 주제에 늦게왔다?"
내가 비꼬듯이 말하자 레비아는 찔리는 듯하 표정을 지으며 사과했다.
"우..죄, 죄송해요. 더 빨리 오려고 했는데 친구들한테 말하고 오느라..."
"..뭐 됬고. 어서 도시락이나 꺼네. 배고프다."
녀석의 사과를 대충 넘기며 나는 점심을 재촉했다.
그러자 내 옆으로 다가온 녀석이 양손으로 들고있던 보자기를 편다.
보자기 안에는 두개의 도시락통과 보온병이 하나 들어있었다.
"자, 여기 이게 나타님 몫이에요."
두개의 통중 하나와 식기를 받은 나는 조심스레 뚜껑을 열고 안의 상태를 확인한다.
밥칸에는 아직 온기가 느껴지는 흰 쌀밥이 차있었고 반찬으로는 오이지와 취나물 무침 그리고 양념 닭강정이 들어있었고 구석엔 식후 입가심 용인지 껍질이 벗겨진 귤이 몇조각 들어있었다..
딱히 화려하거나 특이한 것 없는 평범한 도시락이었다.
"여기. 목이 막히시면 마시세요."
녀석이 보온병 뚜꺼에다가 내용물인 차를 따라 건네준다.
"뭐. 드럼 잘 먹으마."
대충 감사인사를 전한 나는 수저를 들어 식사를 시작한다.
"...저...어떻게...입맛에 맞으세요?"
내가 먹는 모습을 바라만 보던 레비아가 조심스레 물어온다.
"...뭐 나쁘진 않네...너도 눈치만 **말고 어서 먹지 그래?"
솔직히 도시락은 제법 맛있었다. 
간을 적절히 맞춘 덕분에 멈춤없이 술술 잘 넘어갔다.
내 대답을 듣고서야 안심했는지 그제서야 식사를 시작한 녀석을 보며 나는 몰래 쓴웃음 지으며 식사를 재개했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적당히 잡담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뭐 주말동안 계속 같이 있던 탓에 별로 할 예기는 없었다만.
"그러고 보니...이제 곧 기말고사네요?"
"아아..그런가...귀찮게시리..."
생각해 보니 다다음주 수, 목, 금은 기말고사 기간이다.
미술부라곤 하지만 요즘은 그림만 잘그려 가진 안된다.
공부도 어느정도 해줘야지 좋은 미대에 갈수있다.
"하....뭐 형상유지만 해도 목표로 하는 대학은 무난히 가지만 말이지..."
"후후. 선배는 대단하네요. 전 이번 기말고사가 끝나면 다음 대회에 나가야 되는데."
"하...벌써 대회일정이 잡혔냐? 저번 대회 끝난지 한달도 않되지 않았냐?"
미술쪽에 재능이 뛰어난 나와 달리 레비아는 음악쪽의 재능이 뛰어나다.
특히 이녀석이 부르는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매료시키는 힘이 있다.
저번에 연습삼아 불러본 곡을 들을 때 나도 모르게 정신을 놓고 들을 정도였으니.
"좀 커다란 대회가 열리게 되서요. 뭐 준비기간은 꽤 있으니까 충분히 연습할수 있어요."
"...무리하진 마라. 그러다 목 쉬기라도 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후후~ 네.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걱정한거 아니다만....아 맞다."
대화를 나누던 도중 나는 잊고있던 물건을 떠올리고 자켓 주머니에서 그걸 꺼낸다.
"나, 이거."
"어라?이건..."
"주말에 우리 집에 왔을때 떠러뜨린 것 같더라."
그날 작업실에서 주운 립클로즈를 건네주자 레비아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감사의 말과 함께 립클로즈를 받아든다.
그뒤 쓸대없는 얘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넨 우리는 점심시간이 끝나기 10분 전에 뒷정리를 마치고 조용히 옥상을 떠났다.
.
.
.
(레비아 시점)
선배와 해어진 나는 화장실에 들러서 양치질을 한후 교실로 돌아왔다.
"아, 레비아~어디 갔었어?"
교실에 돌어서다 사물함을 정리하고 있던 미스틸이 눈치채고 다가왔다.
미스틸과는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동기로 어릴때 부터 줄곧 같이 어울려온 친구다.
"으음~ 글쎄... 어디를 갔던 걸까?"
"에에~그게 뭐야. 궁금하게 하지만 말고 알려줘."
선배와의 만남을 말할수 없기에 얼버무리자 미스틸이 다가와서 칭얼거린다.
남자라곤 생각 하기 힘든 예쁘장한 얼굴로 칭얼거리자 왠지 미안한 감정이 솟아오른다.
그래도 이건 선배와의 비밀이기에 끝까지 모른척 하자 결국 미스틸도 포기한건지 한숨을 쉬며 물러났다..
"후우...정말. 그럼 나중엔 알려줘야해?"
"응. 그럴게."
"아, 그나저나 레비아 너 기말고사 준비 잘돼거 있어?"
"으음...어느 정돈? 하지만 약한 과목들은 아직 자신이 없네..."
"아, 그럼 이번주 주말에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할래?"
"응. 그러자 그럼."
그렇다 미스틸과 짧은 잡담을 나누고 나니 어느새 수업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수업준비를 위해 자리에 앉으니 문득 주머니에 넣어둔 립클로즈가 떠오른다.
'....어디갔나 했는데 선배네 집에 있었구나...'
선배가 찾아주신 립클로즈를 보고있으니 왠지 얼굴에 옅은 웃음이 떠올랐다.
"별로 비싸지도 않은 건데...선배는 참 상냥한건지 아닌지 모르겠다니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뚜껑을 열고 입술에 립클로즈를 발랐다.
손거울을 꺼내 확인해 보니 립클로즈를 바른 입술이 촉촉하게 빛나고 있었다.
확인을 끝낸 나는 손거울과 립클로즈를 집어넣었고 곧이어 앞문이 열리더니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선생님은 진도가 급하다며 곧바로 수업을 시작하셨고 학생들은 모두 급하게 책을펴며 선생님이 말하시는 내용을 받아적었다.
수업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고 다음에 들어오시는 선생님들도 기말고사가 다가온 탓에 다 못나간 진조를 빼기위해 빠른 속도로 수업을 해나가셨다.
"으아.....선생님들 너무 빡빡하게 나가신다."
"으음...기말고사는 범위가 많으니까."
겨우 모든 오후 수업이 끝나자 미스틸은 신음소리를 내며 책상에 늘어진다
그런 미스틸을 달래며 나는 천천히 짐을 싸기 시작했다.
"우우...레비아는 야자 안하지? 무럽다..."
"후후~.미안하지만 먼저 갈게."
우리학교는 다른 학교들보다 야간 자율학습에 자유로워 참여를 학생들의 선택에 모두 맡기고 있다.
그래서 혼자있을때 더 집중이 잘되는 나는 야자를 하지 않고 집에서 공부하는 쪽을 선택했다.
미스틸과 인사를 나눈 나는 하교하는 학생들 틈에 섞여 교문을 나섰다.
그런데 교문을 나선지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여보세요?"
"아, 받았네. 야 너 지금 어디냐?"
"?? 이 목소리는....나타 선배? 무슨 일이세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선배의 다급한 목소리에 나 또한 긴장한 목소리로 묻는다.
"너 지금 어디야? 아니아니 것 보다 너 이 뒤에 학원이나 뭐 그란거 없지?"
"네? 아...네 뭐 딱히 정해진 일은 없는데요?"
"아,그래? 그럼 잘됬네."
수화기 너머 선배의 목소리에 안도의 기색이 떠오르나 싶더니 의외의 말이 날아들어 왔다.
"너 나랑 같이 영화좀 보러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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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시간이 없어서 다쓰고 다듬는 시간이 부족해 오타가 많을수도 있겄을 텐데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주에 뵈요~
2024-10-24 23:14:0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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