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필연 - 05

비랄 2017-02-13 0

폭력은 야만적이다. 하지만 매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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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대화는 성공했다. 나한테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처음엔 저것들이 정신 조작이라도 당한 것인지 궁금했는데 내가 이질감을 정상화 시키는 처리를 깜빡한 것이다. 능력을 가지고도 이딴 실수를 저지르다니. 인간 상태의 내 정신 머리는 참으로 봐줄만 하다. 아주 나쁜 쪽으로 말이다.


이질화를 해결하니 남은 셋이 나한테 날리던 살기가 누그러지고, 눈빛이 달라지더니 미안하단 사과를 들었다. 듣자하니 특경대를 제압한 나를 보자마자 공격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저 성질 급한 나타가 먼저 달려드는 것을 시작으로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를 죽이는 것만 생각했다나.


이건 내 잘못이지만 말하지 않는게 좋다. 대화의 주도권은 감정적인 의미로 나에게 있었으니 말이다. 일단 대화가 성립되고, 차원종이 아니라 다른 세상 사람이라고 설명하니까 당연히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일단 연행되는 형태로 저들의 배에 승선한 다음에 내부에서 조사를 좀 받았다. 내가 가진 힘이 위상력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니 약간이나마 믿는 형태가 되었다.


그렇다고 제대로 믿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일단 차원종은 아니지만 저들의 동료에게 위해를 가한 것이고, 지금 그들의 심리 상태로는 터무니 없이 이상한 나를 이렇게 믿어주는게 기적에 가깝다. 그들의 성품이 원래 나쁘지 않고, 내부에는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으니까 이럴 수 있었지만 말이다. 


물론 전투를 제외한 모든 상황은 내가 계획한 것이지만 말이다.


인간으로서 한국에 활동하던 정보는 깨끗하게 지웠다. 원래 이 세상에 없던 사람이었으니 별로 티도 안날 것이다. 여기가 전에 봤던 기계 문명이나 마도 문명이라면 그래도 날 찾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 문명이라면 안심이다. 애시당초 이런 문명이 아니라면 유흥하기도 귀찮다.


애시당초 내가 이곳에 와서 이런 짓을 벌이려는 이유는 이전에 다른 세상에서 제법 곤란한 일들을 겪어봤기 때문이다. 특히 우주 진출같은 것을 할 수 있던 문명들을 피하면서 귀찮은 일을 피하려면 이 수준의 문명이 적당하다.


자신들의 모성은 물론이고 주변의 모든 것이 기계로 이루어졌고, 우주 전체를 아우르는 방대한 네트워크까지 만들며 그를 완벽하게 활용하던 기계 문명. 마법의 근원인 마력과 그로 인해서 다양히 자아지는 환경을 살아가던 자들이 발전하며 만나고, 잉윽고 모여서는 세상 전체가 하나가 되어 영원한 번영이 이루어진 마도 문명.


저 두 세계는 하도 발달해서 큰 제한을 가진 상태의 간섭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게다가 운이 나빠서 귀찮은 일을 당한 경험도 있다. 그에 비해서 이 세계는 이미 다른 세계와 접촉한 문명이자 저것들 처럼 세상 전체를 아우르는 문명도 아니니 활동하기 딱 좋은 것이다.


그렇다고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 내가 계획한 유흥을 즐기기 위해서는 아직 때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일단 신뢰를 가능하다면 적당한 선에서 쌓고, 짜둔 계획들과 닥치는 상황에 따라서 적절히 일을 진행한다. 아직 시작에 불과한거다. 저들의 삶은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자아낼 모습들도 전부.


그들의 운명을 건드리고 그걸로 자아지는 전혀 다른 미래를 지켜본다. 최선도 최악도 모두 나의 손에 있다. 저들은 나의 연극에 어울릴 배우일지니. 나를 악이라 매도하라. 나를 선이라 생각하지 말라. 지금 이 인격체 안노운은 단지 자신의 유흥을 위해 움직일 뿐이니.


참고로 말하자면 인격체 이름으로 붙인 안노운의 이름은 말장난이다. 진정한 그에게 붙인 이름은 '언노운'. 과거 평범한 인간이었던 자신이 영어로 본인을 표현하고 붙인 이름이다. 과거 인간이었던 존재가 이런 의미불명의 희극을 벌인다. 뭐 어떤가? 자신은 이제 인간이 아니니까.


이름 그대로의 미지. 정체불명의 존재가 자아내는 이야기. 그의 변덕으로 어찌 변할지 모르는 미래.


답은 시간에 따라 그에 머리가 움직이는 방향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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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이다.. 시작이야.... 쓸데 없이 끊고, 필력도 격하게 딸리는데 이거... ** 귀차니즘은 날이가면 갈수록 늘어가니....


참고로 이 짧은 내용에서 쓸데없이 길게 설명을 잡아먹는 마도 문명과 기계 문명에는 노운과 같은 존재들이 있습니다. 노운을 포함해서 격체(格體)로서 존재하는 그런 녀석들이 모이고, 노운이 주도하는 단체가 있고요.

p.s 노운은 자기 단체에 속한 존재들에게 자신의 네이밍 센스로 이명을 붙입니다. 본인에겐 불명(不明).(그냥 문자 자체임)




 








































  

























2024-10-24 23:13:5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