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레비/현대물] #5 그녀는 매우 부끄러웠다.

Respiratory 2017-02-12 6

(레비아 시점)
"저...선배?"
"....움직이지마..."
조용한 방안.
들리는 거라곤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뿐.
그런 장소에 나는 선배와 단 둘이 마주보고있다.
"하...하지만...."
"...움직이지 말랬지?"
'하지만....부끄러워서..."
입고있던 옷은 속옷을 포함해 전부 벗어놓은 상태였고 얇은 이불 한장만으로 몸을 가리고 있다.
그런 내 모습을 선배는 진지한 눈으로 바라보신다. 그리곤,
"....움직이지마...자꾸 움직이면..."
멈춰뒀던 손을 움직이며 입을 여셨다.
"...그림을 그릴수가 없잖아."
.
.
.
10분전.
"...지금 당장 옷을 벗어 줬으면 하는데?"
한순간 선배가 무슨 말을 하셨는지 이해할수 없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선배가 한 말을 반복 재생했고 곧 그 말의 의미를 알수있었다.
".....네?!!!!!!!"
"아우! 시끄러! 귀청 떨어지겠다!"
"서..선배야 말로 무슨 말을 하시는 거예요?! 오, 옷을 벗으라니....서,설마 선배 정말로 절..."
"...이게 지금 무슨....아, 아니다. 오해 할 만도 하지..."
당황해 하는 내게 선배는 머리를 긁적이며 설명하셨다.
"일단 난 너한테 그런 사심이 있어서 한말 아니니까 일단 진정해라. 내가 옷을 벗으라고 한건 그림의 모델이 되어 줬으면 해서 그런거다."
"....에? 그림의...모델이요?"
"그래. 이거 참... 생각해보니 다짜고짜 옷을 벗으라니...내가 봐도 오해할만 하네."
"그....그런데 모델을 하려면 꼭 벗어야 되나요?"
쓴웃음 지으며 자조하는 나타 선배를 보며 나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물었다.
"음...내가 그리려고 생각해둔 그림에선 벗는 편이 좋겠지. 뭐 중요부위는 이불보로 가리게 해줄테니 너무 걱정말고. 그래서 어떡할래? 해줄거냐 말거냐? 어느쪽을 선택하는 난 상관 없다고."
어깨를 으쓱거리며 될되로 되라지라는 분위기를 풍기는 선배를 보며 나는 고민에 빠졌다.
솔직히 말해 부끄럽다. 
가릴 곳은 가린다고 해도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을 처음으로 가족외에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했던 말 때문에 거절하기도 힘들다.
고뇌에 빠진 나는 나타 선배를 바라보았다.
선배는 아무말 없이 평소와 같은 눈으로 날 바라보고 계셨다.
선배의 눈엔 어떤한 강요나 압박의 기세도 없었다.
아마 여기서 내가 못하겠다고 하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실거다.
하지만,
"...할게요."
"....진짜냐?"
이대로 물러날순 없다.
받기만 하면서 어리광 부릴순 없다.
"네! 부끄럽긴 하지만...그 모델이란거 하게 해주세요!"
오기와 용기를 한데 섞어서 대답했다.
.
.
.
그리고 현재.
선배의 방 옆에 붙어있는 개인 작업실에서 나는 나타 선배가 요청하셨던 대로 옷을 벗고 부탁하신 자세를 잡으며 얇은 이불 한장만으로 중요부위만 가린체 선배의 앞에 앉아있다.
부탁을 호기롭게 받아들인 것 까지는 좋았는데...
역시 막상 시작하니 정말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
정면에 앉아 계신 선배는 나와 캔버스를 번갈아 가며 신중하게 그림을 그려나가고 계셨다.
분명 선배의 눈은 일말의 사심도 없는 그림을 그리는 것에만 집중하는 눈이었지만 남자의 시선에 자신의 맨살을 집적적으로 관찰하는 감각에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머리가 어지러워져 간다.
"....어이, 이불 잡고있는 손. 움직이지마."
"아. 네!"
아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불을 잡아 당겨 가슴을 가리려 했던 모양이다.
조심히 손을 원위치 시키자 선배는 다시 그림에 집중하신다.
그렇게 또더시 한동안 침묵속에서 작업이 이어진다.
그러다 선배의 시선에 내가 어느 정도 적응했을 때쯤이었다.
"아....**..."
"?왜...왜 그러세요?"
갑자기 선배가 한숨을 쉬더니 머리를 헝크러 뜨리며 중얼거리셨다.
뭐가 잘못 됬나 싶어 내가 걱정되서 물어보자 선배는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셨다.
"...그게....미안하지만 그 이불 좀 치워도 될까?"
"에?"
예상 이상으로 엄청난 말을 해오셨다?!!
"..그게...원래는 가려진 곳을 내가 상상해서 그릴려 했는데...허리나 복부 같은 중요부위가 이불에 가려져서....잘 안되네? 어떻게. 싫으면 관두고."
"그..그건...."
이불로 가릴 곳을 가린 지금도 부끄러워 죽을 것 같은데 여기서 이불을 치우고 말 그대로 맨몸이면 어떻게 될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되돌아 가기엔 늦었다.
난감해 하는 선배의 표정을 보니 여기서 물러서면 아마 모델 일도 취소하고 미안해 하실거다.
결국 난 동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고 뒤이어 눈을 딱감고 천천히 가슴과 다리 안쪽을 가리고 있던 이불을 치웠다.
그리고 이불 대신에 양 팔을 이용해 그 자리를 그렸다.
그러자 또래에 비해 커다란 가슴과 모양 좋게 살이 붙은 허벅지가 양팔에 달라붙어 온다.
"윽.....최대한 빨리 끝내줄게...."
이에 선배도 당황한 낯빛을 보이며 아까보다 좀더 빠름 속도로 그림을 그려나가셨다.
영원과도 같았던 시간이 흐르고 부끄러움을 잊기위해 멋릿속으로 해아리던 소수가 4자리를 넘겼을 무렵 선배가 드디어 손에든 붗을 내려놓으셨다.
"...다 됐다. 난 나가있을테니 어서 갈아입고 나오라고."
어제 빨아둔 교복과 속옷을 건네준 선배는 내 대답도 듣지 않은 채로 방을 나가셨다.
부끄러움이 한계에 다달았었기에 나 또한 제빨리 교복을 착용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우.....부끄러워 죽는줄 알았어요..."
화끈거리는 얼굴을 손부채로 식히며 방을 나서려던 순간 문득 방금전까지 선배가 그림을 그리시던 캔버스가 눈에 들어왔다.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그 앞으로 다가가 그림을 확인했고 이어서 놀라움에 눈을 크게떴다.
그림속 인물을 확실히 자신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약간씩 다른 부분이 보였다.
허리가 조금 길고 얇아졌으며 그와 동시에 팔이나 다리같은 부위들도 조금씩 길이가 늘어나 잔체적인 신체의 균형을 맞추었다.
가슴이나 둔부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었으며  중요 부위를 가리고 있는 양 손은 작고 아담했지만 손가락 하나하나가 가늘고 길었다.
턱선은 좀더 갸름해졌고 눈은 어떻게 그렸는지 선명한 보라색으로 반짝거렸고 상상해서 그려넣은 것인지 아니면 당시에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양 볼에 올라온 홍조 덕분에 그 표정은 훨씬 사실 적이었고 생동감이 넘쳤다.
전체적으로 보면 자신이 몇년 정도 더 성장했을 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고 조금만 손을 뻗으면 손에 닿일듯이 사실적이었다.
"우와.....나타 선배 대단하시다...진짜 잘 그리셔...."
딱히 그림에 소양이 있는 건 아니지만 가끔 학교에서 미술관으로 현장학습을 간적은 있었다.
그런 그림과 비교해 보아도 선배의 그림은 그 사이에 끼어도 전혀 꿀리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와 더불어 자신을 이렇게 예쁘게 그려준 선배에게 감사한 기분이 들었다.
'...빚을 갚으려고 했던게 왠지 빚을 더 진것 같네요.'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나는 조심히 선배의 작업실에서 나왔다.
"아, 나왔냐?"
밖으로 나와보니 선배는 그 사이에 손이나 얼굴에 묻은 물감자국을 전부 씻어내고 옷도 갈아입고 있으셨다.
"아, 네. 세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 빨래 할 때 같이 빤거니까 신경쓰지마. 것보다."
"네?"
"나가자. 저녘 사줄게."
선배의 말에 놀라 창밖을 보니 내리던 비는 그치고 어느새 해가 천천히 지고있었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P.M 5:20.
확실히 저녘때가 되긴 했다.
"근처에 제법 괜찮은 음식집이 있거든. 비도 근친 것 같고 나가서 한끼 사먹자고."
다황한 나는 옷위에 외투를 걸치며 압상서서 나가는 선배를 나는 제빨리 쫓아간다.
.
.
.
(나타시점)
레비아에게 저녘을 사준 나는 그대로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 줬다.
"그...바래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뭐 모레 학교에수서 보자."
허리 숙여 감사인사를 하는 레비아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발길을 돌렸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갑자기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한다.
"...네? 아, 미술쌤?"
"오~ 나타. 어때? 어제 말했던거 말인데 생각해 봤냐?"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나는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네. 참가해볼까 합니다. 마침 좋은 소재를 찾았거든요."
"오! 그래? 어떤 건데?"
"그건 그 때 가서 보여드리죠. 어쨌든 이번달 말까지만 완성시키면 되는 거죠?"
"아~그래. 이번달 까지만 완성시키면 돼. 신청은 그럼 내가 내일 학교에서 해놓으마. 그럼."
역시 자기 할 말이 끝나저 칼같이 끊으시는 구만.
통화하던 도중 집앞에 도착한 나는 곧바로 작업실로 들어선다.
캔버스 위에는 방금까지 그렸던 레비아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자...이제 이걸 기초로 작업을 해야하는데...."
그림을 보며 머릿속에서 작품을 구상하던 중 여기 있을리 없는 물건이 눈에 들어온다.
"...이건...립클로즈? 이게 왜 여기에...그녀석이 떨어뜨리고 간건가?"
확실히 모르니 학교에서 만나면 물어보도록 하고 나는 립클로즈를 챙겨서 주머니에 넣는다.
그 뒤 그림의 구도를 머릿속에서 완성한 나는 샤워를 끝나치고 침대에 들어눕는다.
"으아....내일 부턴 그림 그리는데 집중해야 겠네..."
낮에 그림을 그리는데 정신을 집중한 탓에 피로한 몸은 점점 의식이 옅어져 간다.
그러다 문득 옅여진 단콤한 향기가 코를 스친다.
"이건...그녀석 냄새인가...."
아마 하룻동안 이불을 덮고 자면서 이불에 레비아의 냄새가 밴 것이리라.
그 냄새가 레비아의 것 이란 걸 인식하자 갑자기 머릿속에 오늘 낮에 봤던 그녀의 나체가 떠오른다.
가느다란 팔다리,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가슴, 여성스런 곡선을 그리는 엉덩이, 홍조로 붉게 물든 어여쁜 얼굴.
그 모든 것이 한번에 떠오르며 몰려오던 잠에서 순식간에 깨어난다.
"끙....나참. 그 순진한 녀석을 상대로 뭔생각을 하는 건지..."
한쪽팔로 두 눈을 가린 나는 자조의 웃음을 지으며 다시 한번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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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주에 다시만나요~^^(추천과 댓글은 저의 힘이 된답니다.)
2024-10-24 23:13:5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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