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나: 이상한 사람. (4)
주아이 2017-02-05 2
자신을 에이라고 부르며 내 앞에 서 있다. 고운 목소리와 귀여운 눈동자. 눈보다 순수한 머릿결이 나를 사로잡았다.
"에이 ... 라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이 ... 이세하의 위협이 되는 존재. 그렇다면 이 아이는 지금 위험 인물이다.
이세하 그리고 이슬비가 이 아이를 본다면 분명 죽자 덤빌 게 뻔한 얘기다. 그러니 이 아이를 지켜주고 싶었다. 내 꿈에서 본 아름다운 그녀는 지금 내 앞에 있다. 죽게 할 수는 없다.
"에이. 너 그림 더 보고 싶어?"
"그럴 시간 없어. 그림 잘 봤어. "
에이는 목례 비슷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바람이 휩쓸어 간 것처럼 사라졌다.
어디로 갔지? 어디지? 나는 에이를 찾아야 한다. 외로운 표정을 짓는 그 아이를 외롭게 죽게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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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하 ... 죽인다."
에이는 학교 뒷편에 서서 중얼거린다. 신강고등학교. 일이 커지면 학교를 부술 걸 각오를한다.
"누구를 죽인 다고?"
이세하가 에이 뒤에 나타났다. 오른손에는 여전히 게임기를 들고 양 손을 하늘로 뻗어 싸울 의향이 없다는 걸 보여줬다.
"이 ... 세하.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진정해봐. 나는 싸울 생각이 없으니까."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이미 정신까지 망가진 듯한 에이는 최면에 빠진 듯 '죽인다'는 목적 하나만으로 이세하에게 뛰어들었다.
"죽어!"
"곤란하게 됐군."
에이는 빠르게 이세하 바로 앞까지 접근해 권총을 꺼내들었다. 손을 뻗어 이세하 머리를 겨냥해 한 발.
'탕'하는 소리와 동시에 고개를 옆으로 돌려 총알을 피한 뒤 뒷걸음질을 했다.
"위험해. 위험해."
"다음은 안 놓쳐!"
나는 간신히 뒤쫓아와 뒷편으로 갔다. 이세하가 에이와 대치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소리쳤다.
"에이!"
" 너는 ... "
"진. 여기는 뭐하러 왔어. 위험하니까 ..."
나는 이세하의 말을 끊었다. 나의 시선은 에이에게 향했다. 총구를 내쪽으로 향했고 반쯤 흥분한 상태로 정신이 먹혀들어가고 있었다. 이대로면 위험하다. 구하고 싶었다.
"에이, 그만해!"
"방해하지마."
"맞아. 진, 너는 얼른 도망이나 가라고."
"그렇게는 못 해!"
떨리고 무섭다. 그래도 몸은 다리는 에이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
에이 앞에 섰다. 총구가 내 가슴쪽을 향했다.
"죽고 싶은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왜 이런 짓을 해야하는 건데!"
"그건 ..."
"어쨰서!"
나는 울고 있었다. 처음으로 불쌍하다고 느낀 상대. 아무런 힘도 없는 내가 구하고 싶어한 첫 상대.
에이는 이런 나의 행동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이상한 사람."
에이는 웃으며 아까와 같이 사라졌다. 그야말로 자유라는 바람을 타고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