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속 픽션] 자유분방한 꼭두각시

연탄소 2017-02-04 0

2019.01. 03 AM 1 : 00 유니온 본부 지하 실험실




"실험체 64번. 64번의 특징은 굉장히 특이하다. 다른 물질이나 무기따윈 없이 오로지 위상력 만으로만 무기나 물체를 만들어 내는 아주 신기한 재주다. 여태 다른 실험체들은 이런 일은 없었는데 말이지. 이것만 본다면 클로저가 되면 실로 강력한 요원이 될테지만, 신체가 많이 약하고 64번으로 인해 이 실험이 알려지면 유니온은 언론에 의해 인식이 낮아지겠지. 실험체 64번은 보류하고 가능성이 없어지면 처분한다. 처분... 구역질이 난다. 페르시아 역사책을 읽어주는 것 만으로도 좋아하는 아이를..."




꼭두각시라 함은, 줄을 매달아 조종하는 인형이지.




"실험체 64번의 가능성이 보인다. 64번은 위상력으로 팔이나 다리 등을 잠깐 생성하여 D급 차원종과 싸우기 시작했다. 자신이 휘두르는 팔을 따라가는 위상력 팔은 D급 차원종을 완전히 제압 할 수 있을 정도다. 64번이 순간적으로 발현하는 위상력 보호막은 차원종의 공격이 무색하게 막아낸다. 자신이 성공하지 못하면 처분당하는 것을 아는 것 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를 우리 유니온에 소속시키는 것. 명령을 따르지 않고 적대적이라면 그것은 소속된 것이라 할 수 없다. 목줄을 채워두길 잘한 것 같다. 가급적이면 리모컨을 작동시키고 싶지 않지만."




하지만 이 꼭두각시는 구속받지 않으며, 강하다. 스스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이 얼마나 모순된 것인지.




"상황이 심각하다... 실험체 64번은 날뛰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는 64번은 이미 쓰러졌다. 하지만... 64번의 힘이 날 뛰고 있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 녹음일지도 모른다. 사실 어제 64번을 위한 장치를 완성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다못해 간략한 설명서라도 적어둬야 겠다. 그리고 그가 적어도 바깥에서도 이성을 잃은체 날뛰지 못하도록 시설을 폐쇄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다."




그 날, 시설은 닫히고 꼭두각시는 지칠때 까지 날뛰었다.






2020. PM 4:02 신서울 강남





이게 무슨소리일까? 고기가 썰리는 소리? 유리가 썰리는 소리? 아니, 차원종이 깔끔하게 잘리는 소리다.

피부는 창백하리만치 하얗고, 붉은 눈동자는 살의를 품은 것 같았으며, 하얗게 샌 머리카락은 햇빛에 빛났다. 이것이 그의 모습이다. 블랙 와이셔츠에 하얀 수트를 입고도 잘도 차원종을 자르며 다니는 남자. 위상력이 짙게 느껴지는 그의 도검마저도 하얗다.



"이번코스는... 과격하게."



도검을 검집에 넣자, 그것이 곧 대검으로 변하였다. 차원종들은 저항하지만, 그의 과격한 칼질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약탈도 멈추지 않았다. 이차원 금화, 동상 등 돈이 되는것은 모조리 빼앗아 갔다. 이것은 그의 식비로 나갈 것이요, 그의 여관 숙박비로 나갈 것이다. 약탈을 끝내고 돌아가려던 찰나,



"트레이너님, 여기... 민간인이 있어요."

"민간인? 어째서 민간인이 있는거지? 일단 호위하면서 지역을 벗어나도록 도와라."


뒤를 돌아보았는데 그곳에는 인간을 닮은 차원종이 있었다.



"아, 미안미안미안. 내가 일거리를 빼앗아 갔어? 그럼 나가지 뭐."

"아, 아니에요. 혼자서는 위험할 거에요. 여긴 차원종이 자주 출몰하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어째 안나오네요?"



그것은 이미 일대를 혼자서 쓸어버렸기 때문이다.



"알았어. 그럼 길 안내 좀 해줘."

"아, 알겠습니다..."


신서울에 석양이 진다...



"뭐죠? 민간인을 구출해온건가요? 그럴 필요없이 그냥 없애버리면 되지않나요?"

"그, 그치만 트레이너 님이 구하라고 하셨어요... 민간인이 위험에 처하면..."

"그런 건 유니온의 클로저들 한테 맡기세요."



말투만 들어도 국민 암덩어리 같은 여성이 차원종에게 구박한다. 차원종은 용서를 빈다.



"뭐, 어쨌든 거긴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이에요. 그런데 어쩌다가 들어간거죠?"

"먹고 살아야지."



성의없는 대답에 여성은 한쪽 얼굴을 가리며 분개했다. 굉장히 어이가 없다는 식으로.



"민간인 주제에 먹고 살기위해 차원종이 득실거리는 곳에 가요? 재밌군요. 당신, 대체 누구죠? 뭐하는 사람이길래 그 구역에 침입한거죠?"

"난..."

"아 잠시만요. 먼저 제 소개를 하는게 맞군요. 저는 벌처스 처리부대의 감시관 홍시영 이라고해요. 이제 말하시죠."



솔직히 대답안하고 그냥 뺨때리고 튀고 싶은 심정일지도 모른다. 그랬다간 처리부대에게 쫓길지도 모른다만...







고층빌딩 꼭대기에서, 소년과 소녀가 아래를 보고있다.



"흥. 잘도 그렇게 날뛰어 놓고 인간들 앞에서는 얌전하군."

"그러게 말이야. 애쉬, 저 꼭두각시 말야 우리가 가지면 안될까?"

"글쎄. 솔직히 우리가 가질 수 있을지 없을지도 의문이거든. 저 녀석, 굉장히 짙어."

"그러니까 갖고 싶다는 거야. 저렇게 힘이 짙은 녀석은 처음봐!"

"뭐. 시도는 해보자고."



차원종들은 그를 이렇게 부른다.



"웨펀마스터 키루스. 너의 그 약탈 행세는 얼마 가지못할거야."













아예 새 인물 넣어보고 싶어서 끄적임 반응 괜찮으면 2편도 내놓을거에요

2024-10-24 23:13:4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